소설리스트

괴이의 주인-89화 (89/164)

#89. 괴이의 주인 88

하지만 왕 씨가 적는 것은 중국어였다. 내가 끼고 있는 아티팩트는 통역이지만 단어를 번역할 순 없었다

나는 잠시 당황했지만 태연하게 말했다

“좋은 배후를 두셨군요.

그렇게 말하며 나는 핸드폰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핸드폰 앱으로 깔아 놓은 중국어를 번역기로 사진을 찍어 번역했다. 물론 소리 없이

왕 씨가 적어 놓은 글자는 딱 두 글자였다

도청

나는 그가 중국에서 왜 이런 취급을 받는지 이해가 안 갔다. SSS급 헌터에게 도청 장치를 달다니. 가능한 모든 것을 대접해줘도 모자랄 판에 말이다

“제가 편견을 가지고 있었네요. 그런데 할 말은 그것이 끝인가요?

“아뇨. 중국 정부에서 알렉산더 님과의 대결이 10분이 넘는다면 한 가지 제안을 있다고 말했죠.

하지만 왕 씨는 온몸으로 반대를 표출하고 계셨다

“중국으로 귀화하지 않으시겠습니까? 만약 귀화하신다면 한국과 다르게 중국은 강한 헌터들이 많습니다. 많은 만큼 벌어 들이는 돈도 압도적으로 많죠. 설시우 헌터의 가족을 포함한 전원에게 한도가 없는 카드를 드린다고 합니다. 그리고 중국 내에서는 설시우 헌터에게 면책권을 드리겠습니다.

“면책권이요?

내가 흥미가 생긴 것 같이 되물어서일까. 왕 씨의 얼굴에 그늘이 졌다

“예. 면책권. 말 그대로 설시우 헌터가 중국 안에선 그 어떤 짓을 해도 면책권을 가집니다. 마약을 하든 사람을 때리든. 그리고... 사람을 죽여도 중국 안에선 아무 죄를 묻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원하는 여성이 있으면...

“알겠습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해보죠.

나는 왕 씨의 말을 끊고 말했다. 우리는 그 말을 끝으로 술집이지만 배가 고팠기에 샬롯과 함께 음식을 시키고 밥을 먹었다. 물론 샬롯의 거미줄을 풀었다

왕 씨는 안주를 깨작깨작 먹더니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셨다

“제가 낸 것이니 맘껏 드세요.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들어가세요.

나는 사양 않고 밥과 비싼 술을 먹었다. 양주 비슷해 보였는데 나는 입에 안 맞아서 그냥 안주를 많이 시켜서 안주만 먹었다

“중국이면 그 글레이가 삼킨 나라죠? 그곳에 가면 글레이의 소재를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샬롯의 말은 타당했다. 하지만..

“그게 함정일 수도 있지. 애초에 면책권이라는 것부터가 말이 안 돼. 그 말은 즉 자기네들 국민을 맘대로 해도 된다는 거잖아. 그러면 반대로 맘대로 조종할 수도 있겠지. 그런 곳에 제 발로 걸어가는 것은 너무 위험해.

나는 이리가 왠지 모르겠지만 술집에서 나온 스테이크에 관심을 가지길래 그냥 통째로 넘겨주면서 말했다

“그럼 레비아탄의 힘을 이용하면 되지 않을까요?

“잊었어? 베타는 전에 글레이의 힘에 봉인된 적이 있잖아. 원래 비장의 수는 하나만 있으면 안 돼.

“지금 레비아탄의 힘은 이미...

“응? 뭐라고?

“아니에요.

싱겁기는. 이리가 스테이크 먹는 것에 처음으로 시기가 그것에 관심을 가지길래 스테이크 여러 개를 더 시켜서 애들에게 나눠주었다

시리는 탈피를 한 이후로 성격이 바뀐 것 같았다. 그게 좋은 방향으로 바뀐 것 같아서 상관없지만

우리는 거의 수백만 원어치에서 천만 원 가까이를 술집에서 먹고 나왔다. 그 뒤에는 이리와 시리. 그리고 마지막에 흥미를 보인 엘리까지 더해졌다

나는 그냥 적당히 먹었고 샬롯은 은근 술과 잘 맞는지 비싼 술을 여러 개 시켜서 먹었다. 뭐 왕 씨에게는 수백만 원 정도야 별거 아니겠지

솔직히 지금 당장의 나도 수백만 원 정도는 던전 한 번 가면 벌 돈이니깐. 뭐 SSS급 헌터가 이런 거로 화를 내겠어

“그러고 보니 오베른들은 안에서 뭘 하고 지내? 답답하겠는데. 그냥 애들을 밝히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 어차피 SSS급 헌터들에게 전부 들켰으니.

“세계수가 그래서 몸살 나기 직전이에요. 꼬마 아이들 10명을 혼자서 돌보고 있으니 힘들겠죠.

아... 맞네. 호기심 많은 오베른들이니 힘들겠구나. 세계수에게 뭔가 보답할 것이 없으려나... 가 아니라 물어볼 게 생겼네

“내가 부몬데 너무 세계수에게만 맡겨놨네. 마침 물어볼 것이 있으니 같이 가자.

베타의 몸속으로 들어오니 엔트의 형태인 세계수에 몸에 오베른들이 붙어있는 것이 보였다. 오베른들은 재잘재잘 뭔가를 떠들고 있었고 세계수가 하나하나 다 대답해주고 있었다

“진짜 엄마 같네. 엄마는 그런데 너 아니야?

“그럼 아빠는 주인인가요? 나쁘지 않네요.

우리는 쓸데없는 말을 하면서 들어왔고 이내 세계수와 오베른들이 나를 발견하고 내게 날아왔다

“오랜만이군. 괴이의 주인.

나는 엔트의 표정을 읽을 순 없었지만, 세계수의 목소리에서 피곤함이 느껴졌다

“미안해 세계수. 오베른들을 너무 너한테만 맡겨놨지? 이젠 내가 데리고 다닐게.

“고맙군.

왠지 그 말이 내게 와닿았다. 세계수뿐만이 아니라 오베른들도 좋아하는 것을 보니 진작에 이럴 걸 그랬다

“그런데 세계수? 묻고 싶은 것이 있는데 혹시 아나리엘이라는 이름 알아? 그 이름이 맞는 것 같긴 한데 흘려가면서 들은 거라 잘 모르겠네.

전에 엘프가 지금 세계수를 알고 있는 것으로 보아 지금 엘프의 높은 사람으로 보이는 자는 알고 있지 않을까

“아나리엘이라... 그렇군. 갈라드리엘의 아이인가... 다행이군.

다행? 아... 설마

“괴이의 주인이여. 엘프가 몰살당한 것은 알고 있나?

“...응.

“그것이 괴이가 멸망시킨 것도 말인가?

“...알고 있어.

나는 지금 동안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 왜 글레이가 아예 세계를 멸망시켰다고 생각했지? 그는 분명 인간형만 죽였다고 했는데

“나를 섬겼던 엘프의 수장 갈라드리엘. 그자는 괴이에게 죽었다. 아니 엘프 전체가 몰살당했지. 내가 살았던 세계에 살고 있던 엘프 전체가 말이야. 다행히 그의 아이는 살아남았군.

세계수는 그저 내게 덤덤히 말하고 있었다. 세계수는 나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내가 이름을 주는 것을 극히 경계하고 있었다

“사실상 내가 너무 늙어서 죽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때. 한 엘프가 내게 찾아왔지. 엘프를 살려달라고 말이야. 그리고 그자는 내 눈앞에서 터졌다. 그리고 그곳에서 검은색 남자가 나오더군. 그는 거기서 나오더니 그리 말했다.

“인간형이 아니군.

“그자는 정말 압도적으로 강했다. 내 본체가 그곳에 있었지만 아무 저항도 못 했다. 검은색 쇠사슬로 내 몸을 묶으니 나는 그 어떠한 힘도 낼 수 없었다. 거기서 깨달았다. 그자가 괴이라는 것을.

나는 거기서 말문이 막혀버렸다

“물론 그게 지금 주인의 잘못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네. 뼈저리게 느꼈지.

...그랬었지. 내가 세계수에게 잘났다고 설교를 했었지

“미안해. 내가 네 사정도 모르고 심한 말 했던 것 같네.

“아니네. 그리고 그대라면 사정을 알았어도 똑같은 말을 했을 걸세. 물론 그때와 말투는 다르겠지만.

음..

“그래서 본제로 돌아오지. 모든 엘프가 모든 세계수를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아나리엘이라... 나도 만나보고 싶군.

처음으로 세계수가 먼저 베타의 몸속을 나가고 싶어 했다

“상관없어. 아마 그 엘프들이 내가 요정을 다루는 것을 알고 나랑 대화하고 싶은 것 같아서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난감했는데 말이야. 네가 나서준다면 나야 좋지. 네 핑계 되도 괜찮아?

“상관없다.

나와 세계수가 얘기하는 동안 이리는 오베른들과 놀아주고 있었고 샬롯도 마찬가지였다. 엘리와 시리는 그다지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얌전히 있었다

“구스타프야. 넌 어때?

시리와 엘리는 항상 내 곁에 붙어있기에 느껴지는데 구스타프는 내 그림자 속에만 있다보니 얘가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그래서 이 녀석이 어디 갔나 싶어 계속 녀석을 불렀고 구스타프는 귀찮았지만 들어주는 게 역력하다는 눈빛으로 그림자 속에서 나왔다

“너 근데 점점 색이 까매진다?

분명 처음에 봤을 때는 회색 악어였는데 애가 점점 까매지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시리도 그렇고 이리도 그렇고 엘리도 그렇고. 심지어 구스타프까지

“왜 다 점점 까매지냐 애들이.

내 마나 때문이라고 보기에는 내 마나는 붉은색인데 말이야

“너도 까매질꺼니?

“...네?

샬롯은 그게 무슨 말이냐는 듯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다음 날. 설아는 그제 서야 피의 날개를 활짝 펼치고 아침에 돌아왔다

“뭐하다 이제 왔어?

“하암... 응? 미국은 넓더라. 여기저기 날아다녔거든. 그런데 갑자기 전투기가 날아오더니 나를 막더라고. 내 정체를 막 물어보더라. 알고 보니 미확인 비행물체가 미국 상공을 날아다닌다고 정체를 알아보러 왔다고 하더라고. SSS급 헌터라고 말했는데 잘 모르던데? 그래서 잡혀갔다 왔어.

설아가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게 어이가 없었다

“또 제임스 님한테 도움받았니?

“응!

너무 해맑게 웃으며 말하는 그녀의 모습에 그저 나는 한숨을 쉬었다

“그러다가 미사일이라도 맞았으면 어찌하려고 그랬어.

“피해지던데?

“응?

“난 이만 피곤하니 자러 가볼게. 오늘 이종족들이랑 만나러 간다고 했지? 나도 가고 싶은데 아쉽다. 엘프들 이쁘던데.

설아는 그렇게 말하고 제임스 님이 마련해주신 호텔에 자연스럽게 들어갔다. 그 모습에 나는 깊은 한숨이 나왔다

“그래... 저게 SSS급 헌터지 뭐.

나는 존 씨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려고 했다. 그래서 지하철을 이용하려고 했다. 물론 오베른들은 아직 베타의 몸속에 있었다

겸사겸사 엘프들과 만났을 때 오베른들과 같이 지내기로 했다

그런데 다들 이리를 보고 인상을 찡그리고 계셨다. 알고 보니 이리와 같은 강아지(?)는 가방에 넣고 다니는 법? 같은 게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내 경찰 같은 사람이 오더니 나를 지하철에서 내리게 했다

“죄송하지만 강아지는 지하철에 탈 수 없습니다.

“제가 테이머여도 말입니까?

“...혹시 괴수입니까?

“네.

그 말에 갑자기 어디론가 무전을 했다

“괴수를 데리고 다니는 헌터를 발견했다. 급히 지원 바람.

그러더니 순식간에 나를 체포하려고 했다

“가디언즈 길드에서 테이머를 모집 후 테이머가 거리에서 괴수를 데리고 다니며 사건이 일어난 적이 있습니다. 테이머가 자신의 마나를 파악하지 못하고 괴수가 날뛴 적이 있습니다. 그 이후로 법으로 막혀있습니다. 최근에 생긴 법이라 잘 모르실 수 있습니다. 죄송하지만 괴수를 제압해야겠습니다.

그렇게 말씀하시고 미란다 원칙을 말씀하시며 내게 수갑을 채우셨다. 내가 법을 어긴 것 치곤 얌전히 나를 체포하셨다. 영상에서 볼 때는 막 총 쏘고 거칠게 수갑을 채우는 영상만 봐서 그런지 내가 체포되는 상황에도 이게 신기했다

샬롯은 내가 눈치껏 얌전히 잡히는 것을 보고 자신도 가만히 있었다. 하지만 이리를 제압하려고 하시길래 나는 급히 말렸다

“그 아이는 내버려 두셔도 됩니다. 제가 다룰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죄송하지만 이게 법이라서요. 혹시 등급이 어떻게 됩니까?

“어...

잘 모르겠는데. 이리는 등급이 어딜까

“그 아이가 나보다 강하니 그만두는 것이 좋을 거네.

그런데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랜만이네. 설시우 헌터.

그곳에는 이리와 대결한 올리버 씨였다

“올리버 헌터십니까? 그런데... 그게 무슨 말입니까?

“말 그대로야. 나 저 아이한테 졌어. 이길 줄 알았는데 사실 날 봐준 거였어. 그때 자존심이 조금 상하긴 했는데 어쩌겠어. 졌는데.

그때 경찰분이 무전으로 지원한 사람들이 오고 계셨다

“경찰이 왜 혼자 다니나 했더니... A급 헌터였군. 자네 한 트럭이 와도 저 아이를 상대하긴 무리야. 저 뒤에 사람들도 마찬가지지.

아니 왜 올리버 씨가 내 사생팬이 된 것 같은 기분이지

“그리고 설시우 헌터 지금 몸에 최소한 두 마리 이상에 아이가 있을 거야. 지금 미국에 누가 와도 못 막을 껄? 옆에 이쁜 여성분은 말이지...

“이제, 그만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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