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괴이의 주인-83화 (83/164)

#83. 괴이의 주인 82

SSS급 헌터 심사를 보기 전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직 남아있다

“중국에서 연락 없었습니까? 꽤 시간이 지난 것 같은데.

이 일에는 제임스 님이 끼기 매우 위험한 문제였다. 자칫하면 미국 전체의 뜻을 제임스 님이 대변하시는 게 될 수도 있으니깐

“안 그래도 잘 전화했네. 중국에서 긴밀히 우리에게 말해온 게 있어서 말이야.

그래서 대표로 우리나라 정부와 별비 길드에서 중국과 연락을 취했고 드디어 나온 결과를 내게 알려주시는 길드장님이었다. 하지만 내가 예상한 것과는 달랐다

“이번 가디언즈 길드에서 주최하는 자네 SSS급 헌터 심사. 거기에 중국 SSS급 헌터가 있지?

“예. 있습니다.

이종족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중국 헌터가 있긴 했다. 한 명뿐이었지만.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그 헌터도 신체 강화형 헌터였는데 SSS급 헌터였다

“그 헌터가 중국에서 보낸 헌터라더군. 나도 정확히는 모르네. 그저 그렇게 말했으니. 그리고 나도 정부도 그걸 인정했다. 그게 무슨 뜻인지 아나?

“...아뇨.

“자네가 한국 대표 헌터라는 거지. 자네가 무슨 짓을 하면 그건 한국의 의지가 되는 것이네. 자네는 조용한 생활을 원하는 것 같았지만 이미 글렀네. 어딜 가든 자네를 쳐다보는 눈초리가 생길 것이야.

... 예상은 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솔직히 가진 게 많은 사람은 숨길 것도 많다. 내 아이들이 워낙 유능해야 말이지

“알겠습니다. 그래서 제가 어떻게 하면 될까요?

“말했다시피 자네 맘대로 하게. 중국이랑 협의하든 싸움을 하든, 자네 선택이네. 이미 자네 개인의 힘이 별비 길드는커녕 한국 전체도 자네를 따라가기 힘들 걸세. 물론 그 힘을 정확히 아는 자는 몇 안 되겠지만 만약 이번에 SSS급 헌터 10명 전원이 자네를 SSS급 헌터로 인정한다면 전 세계에서 자네를 알게 될 거네.

책임이 막중했다. 이미 나는 국가유공자 수준이 아니라 한국 대표가 돼버렸다. 내가 잘못을 한다면 한국이 욕을 먹을 것이고 내가 칭찬받을 일을 한다면 한국이 칭찬받을 것이다

“자네는 현명한 사람이니 알아서 잘할 거라 믿네.

그렇게 말씀하시고 전화를 끊으셨다

“이제... 어쩐담.

어쩌긴 어째. 평소와 같은 생활이지 뭐

SSS급 헌터가 심사 일주일 전. 괜히 알렉산더 님이 샬롯보고 시차 적응을 못 해서 자신이 이겼다는 둥 말이 나올 것 같아서 미리 미국으로 떠났다

역할이 반대가 된 것 같았지만 알렉산더 님은 그런 분이니깐

물론 우리 일행은 오지 않았다. SSS급 헌터만 참여하는 곳이니 일행은 아직 자격이 부족하다. 하지만 예외는 있었다

“둘이서 여행 가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네. 그런데 마나가 없는 사람은 헌터가 못 된다고 하지 않았어?

설아였다. 설아는 전장에서의 활약을 펼쳤고 처음 보는 헌터로 판단. 유일한 피를 다루는 능력으로 SSS급 헌터가 되었다

“명백히 말하면 둘이 아니지. 샬롯도 있고 애들도 있으니. 그리고 아마 마나가 없다면 그런 기이한 능력을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나 보지. 그런데 그렇게 치면 나도 굳이 SSS급 헌터가 될 필요는 없지 않나?

왜 나는 사서 고생을 하는가. 내 붉은색 마나를 다루는 것도 처음 있는 일 아닌가...? 어...

“진짜 멍청하네. 나.

됐어. 이미 벌어진 일이니깐. 샬롯이랑 내 붉은색 마나에 대해 열심히 연구했다. 아쉽지만 내 마나를 기껏해야 조금 무거운 돌덩이를 들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건 아무리 마나를 퍼부어도 더는 들지 못했다. 하지만 마치 내 손과 같이 움직일 수 있어 섬세한 작업이 가능했다

전에 했던 실뜨기는 물론 펜을 집어 글을 쓸 수도 있었다. 심지어 나는 악필인데 마나로 쓰면 명필이었다

물론 그게 끝이 아니었다

“주인의 마나는 솔직히 끔찍합니다. 주인의 마나가 제 몸에 스며들었을 때 분노에 잠식되는 것 같다고 말씀드렸죠? 이걸 이용만 할 수 있다면 상대가 이상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게 이성을 흐리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상대의 감정을 조종할 수 있다는 것. 그건 매우 무서운 일입니다.

나는 그 즉시 던전에 가서 능력을 시험해봤다. 결과는 명확했다. 한국에는 SS급 던전이 여럿 있긴 있지만 땅도 작은 터라 그리 많진 않았다

즉. 여러 던전에서 실험을 하지 못했다는 거다. 그래도 실험한 결과 괴수에게는 강력하게 통했다

구스타프가 나왔던 S급 던전. 리자드맨들 한 테는 덜 통하고 SS급 던전 사자의 형태에 뿔이 2개가 달린 검치호나 스밀로돈으로 불리는 괴수한테는 잘 통했다

물론 검치호는 송곳니 같은 이빨이 달린 생물체였지만 어찌 됐든 이름을 그리 지었단다

이 말은 즉. 뛰어난 지성을 가지고 있는 개체 에게는 잘 통하지 않고 짐승과 같은 생물에게는 잘 통한다

이것은 마나의 유무와 관계없이 평범한 동물에게도 실험해봤는데 똑같았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문제가 있었다

“아무 반응이 없는데?

말 그대로 통하기만 했다. 내가 특별히 어떠한 감정이 없이 마나를 사용하면 마나를 받은 생물도 특별히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았다

“확실히 제게 마나가 들어올 때도 그때 당시에 편안한 감정과 포근한 감정이 들어왔습니다. 전과 달리 천천히 저를 감싸듯이 말이죠. 흠... 조금 더 연구를 해 봐야겠네요.

아쉬웠다. 그래도 드디어 내가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기분이 좋았다

여태껏 사실 구경꾼에 지나지 않았는데 말이지. 솔직히 편안했던 건 맞지만 미지의 던전을 공략할 때는 솔직히 자괴감이 들 수준이었다

“무슨 생각을 그리해?

아 맞다. 지금 설아랑 있었지. 음..

“우리 던전 갈래? 미국에 있는 신기한 던전들도 있데.

설아는 기껏 미국에 와서 가는 곳이 던전이냐며 뭐라 했지만 결국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래. 시우 네가 그렇지 뭐. 이시현이가 와도 똑같았을 거야. 그래서. 어디 알아본 데도 있어?

솔직히 말하면 없다. 미국은 땅덩어리가 큰 만큼 던전도 많으니... 제임스 님한테 물어보지 뭐

“미국에 온 건 알고 있었는데 특이한 던전? 굳이? 전장을 공략한 지 얼마나 됐다고 또 던전을 찾나?

“한국에서도 던전은 계속 갔는데요?

“... 자네는 던전에 못 가서 죽는 병이라도 걸렸나?

애초에 나는 던전을 가는 이유가 애들이 강해지는 것을 보는 것도 즐겁지만 내 애들이 어디서 갇혀 있을 거로 생각하니 던전을 끊임없이 갈 뿐

그래서 나는 웬만하면 같은 던전을 다시 가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한국에서 안 가본 던전이 없기도 하다

SS급 던전을 가지 못할 땐 낮은 등급의 던전들도 전부 찾아갔다. 하지만 그 어떤 던전에서도 괴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래서 있나요?

“하... 조금 멀긴 한데 있긴 하네. 자네 지금 LA에 있지?

어떻게 LA에 있는 건 알고 있담. 설아가 오자고 보태서 같이 놀러 다니고 있었는데 말이지

“시카고에 특이한 던전이 있네. 도플갱어라고 아나?

“음... 상대를 복제하는 괴수입니까?

“맞네. 하지만 그들의 약점은 약한 헌터고 일반인이네. 도플갱어는 마나가 없는 일반인은 복제하지 못하고 약한 헌터를 복제하면 어차피 약하니. D급 헌터나 C급 헌터가 대부분 그 던전을 찾지. 어떤가?

“흠... 알겠습니다.

요즘은 던전을 가면 오로지 던전에 대한 생각이 아닌 다른 생각이 든다. 글레이는 왜 이런 던전을 만들었을까. 그리고 왜 이렇게 곳곳에 퍼트려놔서 인간들의 성장을 돕고 있는 걸까

“아니면... 이미 괴이는 죽고 없어지고 남은 던전인 건가?

그럴 수도 있긴 하겠다만 그러면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게이트 침공이 시작됐는데 솔직히 마나도 전혀 없던 시절이었는데 글레이가 우릴 멸망시키지 못한 게 더욱 이해가 안 갔다

굳이 우리를 키워서 잡아먹을 이유가 있나...

“아! 전에 시리가 엘프를 잡아먹었었지. 그것도 마나가 몰려있는 심장을. 그것 때문인가...?

헷갈리는 것이 너무 많다. 아직 북한에서 열린 게이트의 조사도 끝마치지 못했다. 우선 그곳에 있는 괴이를 전부 처치했으니 당장은 괜찮겠지

당연히 이미 베타의 몸속에 있는 보고와 일라를 심문하려 했었다. 하지만 더는 정보를 주고 싶지 않았던 탓일까. 글레이 녀석이 어떤 조치를 했는지 거미 고치 안에서 이미 죽어있었다

그리고 게이트의 조사를 미뤘다. 사실상 게이트에서 나온 괴수 때문에 북한은 멸망한 것이다. 실험체도 물론 막강했지만 가장 강한 건 곰 괴수였으니

아니... 그 곰도 실험체에 일환이었을 까? 그건 아직 모르는 거다

어찌 됐든 게이트 속은 전장인 북한보다 훨씬 위험할 수도 있으니 함부로 들어갈 수도 없었다. 다행히 베타를 이용해 자신의 몸속에 그 게이트의 세계를 부를 수 있었으니 나 말고도 다른 헌터들도 부를 수 있었다

만약 내가 SSS급 헌터가 된다면... 베타의 힘을 밝혀도 되지 않을까? 미국에 오기 전 SSS급 헌터들에 대해서 조사해 봤다

확실히 그들은 인간을 넘어섰다고 봐도 된다. 아니 헌터만 해도 인간을 넘어섰으니 헌터를 넘어선 헌터들이라고 말해도 되겠지

이종족들은 딱히 밝혀진 게 별거 없어서 알아볼 게 없었지만 다른 헌터들은 달랐다

가장 먼저 중국에서 오는 왕. 이 자는 신체 강화형 헌터였다. 이미 알렉산더 님이 SSS급 인데 왜 그런가 했더니 신체 강화형 헌터가 너무나 많아 분류하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먼저 알렉산더 님. 알렉산더 님 같은 경우는 순수하게 몸으로만 부딪치는 육체파 SSS급 헌터

그리고 중국의 왕. 이분은 자신의 몸을 변형시키며 싸우는 신체 변형형 헌터. 준석 씨도 이 반열에 든다

왕은 온갖 생물의 형태로 변할 수 있다고 한다. 신체 일부만 곰으로 변한다거나 할 수도 있고 아예 몸 전체를 호랑이로 변해 싸우기도 한단다

물론 일반적인 동물이 아닌 곤충도 그리고 일정 괴수도 가능하다고

그리고 마지막. 마사무네. 이분은 무기를 전문적으로 사용하는 무투파. 윌리엄 씨가 이 반열에 든다

세상 모든 헌터 중에서 공격력으로는 마사무네 님을 따라갈 사람이 없다고. 그리고 알렉산더 님이 유일하게 패배를 느낄뻔한 사람이라고

그 어떠한 공격도 먹히지 않는 최강의 육체를 가지고 있는 알렉산더 님의 팔을 뼈가 보이는 수준으로 자르셨다고

하지만 뼈에서 막혔다고 한다. 마사무네 님은 전 세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헌터로 헌터가 되기 전에도 검을 다루셨다고 한다

그 전부터 검도장을 운영하셨으며 검을 사용하는 헌터에 우상 적인 존재라고 한다

그리고 러시아와 인도에서 SSS급 헌터 한 분씩 오시는데 이름은 까먹었다. 그 둘에 이름은 어려워서

하지만 확실히 알고 있는 것은 러시아에서 오는 헌터는 얼음과 물을 다루는 헌터의 최정상이었고. 인도에서 오는 헌터는 시현 누나의 앞길을 막고 있는 헌터였다

그는 화염을 다루는 헌터였고 엄청난 위력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뭐... 생각은 여기까지 하고 던전이나 가자. 설아야. 자신의 복제품을 보는 기분은 어떨까? 엄청 기대되네.

설아는 한숨을 쉬며 조용히 속삭였다

“이젠 괴이를 찾는 게 아니라 던전 자체를 좋아하는 것 같아.

하지만 그 소리는 안 들렸다. 그저 옆에서 던전에 간다는 걸 알고 꼬리를 흔들고 있는 이리를 쓰다듬어주고 있었으니까

아 그러고 보니 샬롯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베타의 몸속에 있었는데... 따로 가면 삐지려나? 그냥 오베른도 부르고, 다 부르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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