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괴이의 주인-71화 (71/164)

#71. 괴이의 주인 70

근데 이 녀석은 내 그림자에 들어간 채로 게이트로 이동할 수 있나

바로 실험해봤다. 우리는 던전의 공략을 만족스럽게 끝내고 게이트를 통해 나왔다

“구스타프?

그리고 조심히 이 녀석을 불렀고 구스타프는 아무렇지도 않게 내 그림자에서 얼굴만 쏙 나왔다. 나는 이번에도 아무것도 안 주면 삐질까 봐 마석을 주고 콧잔등을 쓰다듬어주었다

그제 서야 만족스러운 얼굴로 다시 그림자로 들어갔다

“근데 이 녀석이 얌전히 내 그림자에 있는지 어떻게 안담.

아무리 내 그림자를 빤히 쳐다봐도 뭐가 다른지 알 수 없었고 일행도 전혀 모르겠다고 한다

“나는 그나마 시우, 네 그림자에 위화감이 느껴져. 근데 솔직히 알고 있으니 위화감이 드는 걸 알지, 아니면 전혀 모르겠어. 실제로 시우, 네 뒤로 이동할 때 전혀 느끼지 못했으니깐.

설아는 어느 정도 구스타프를 느낄 수 있다고 했지만 다른 일행들은 전혀 느끼지 못했다

애초에 아예 다른 마나를 가지고 있으니 감지에 걸리지도 않는다고... 아? 그러고 보니

“설아야. 네가 사용하는 피의 능력. 아마 우리 세계가 아닌 다른 세계의 마나일 거야.

그리고 괴이의 힘을 받은 설아니 샬롯이 힘을 다루는 방법을 알려줄 수 있을 거다

나는 애초에 주인의 마나로 샬롯도 모르는 마나니 알려 줄 수 없었지만, 설아는 다를 거다

우리는 던전의 공략을 끝마치고 쉰 다음 설아를 불러 베타의 몸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샬롯이 나를 보더니 나를 반겼다

“마나가 거의 회복이 다 되었습니다. 이제 같이 다닐 수 있어요!

“그래그래. 잘됐네.

적당히 그녀의 말을 받아주면서 말을 이어가려 했는데 샬롯은 내 그림자를 보더니 말했다

“어느새 새로운 아이를 구해오셨네요? 이 아이는 그래도 시리와 나이가 비슷한 것 같네요.

그렇게 말하며 내 그림자에 손을 갖다 대다가 구스타프가 그림자 속에서 입을 벌리더니 샬롯의 손을 물려고 했다. 샬롯은 손을 휙 빼더니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이 녀석은 다른 아이들과 다르게 성격이 사납네요. 다른 애들은 얌전했는데.

“이름은 구스타프라고 지었어. 대단하네. 어떻게 내 그림자에 숨어 있다는 걸 알아차린 거야?

샬롯은 그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허투루 오래 산 게 아니랍니다. 그래서 뒤에 계신 분은 전에 주인의 일행으로 알고 있는데 무슨 일이죠?

“맞아. 이름은 설아야. 내 마나를 다루는 법은 네가 모르겠지만 설아는 다를 것 같아서. 설아도 마찬가지로 우리 세계와 다른 타입의 마나를 써. 만약 너랑 마나를 쓰는 방식이 같다면 네가 마나를 다루는 방법을 알려줄 수 있는 것 같아서.

그렇게 말하니 설아와 샬롯은 서로를 쳐다보았다. 설아의 정확한 힘은 모르겠지만 아마 우리 파티에서 가장 강한 것이 설아일 것이다. 그래서 일부로 우리 파티에서 최대한 활약을 하지 않고 피를 꾸준히 흡수하는 중이었다. 물론 그 와중에도 점점 설아의 힘이 강해지고 있겠지. 마치 내 아이들처럼. 그래도 설아가 자신의 힘을 다루는 방법을 알면 좋겠지

하지만 설아는 딱히 배우지 않아도 괜찮다고 했지만 그래도 모르는 것보단 낫지 않겠냐고 설득해서 간신히 데려왔다

그런데 샬롯이 고개를 저었다

“제 아이라면 모를까 다른 녀석의 힘을 받은 자의 힘을 다루는 방법은 저도 모릅니다. 저희도 마찬가지로 각자 자신의 마나를 다루는 방법을 깨달았을 뿐. 남을 가르칠만한 처지가 못 됩니다.

즉 그녀의 말은 알아서 깨달았기 때문에 누구를 알려줄 처지가 못 된다. 즉 나와 같다

괜히 헛걸음한 것 같아서 설아에게 미안했지만, 아직 샬롯의 말은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피를 다루는 자를 알고 있습니다. 그자가 저 아가씨에게 힘을 준 자인지는 모르겠으나 피를 어떻게 다뤘는지는 알려드릴 수 있어요.

나는 샬롯의 말에 의문을 표했다

“전에 모른다고 하지 않았어?

“피로 된 슬라임의 형태인 괴이는 들어본 적이 없어요. 하지만 피를 다루는 자는 알고 있습니다. 그자의 이름은 모리스. 레비아탄과 같은 강력한 괴이 중 하나입니다.

그렇게 말하며 샬롯은 모리스란 자가 어떻게 피를 다뤘는지에 대해 설아에게 알려줬다

... 물론 설아는 샬롯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기에 옆에서 하나하나 내가 다 설명해줬지만

설아는 온종일 샬롯에게 1:1 강의를 받았고 처음에는 흥미 없는 듯 보였지만 샬롯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하나하나 자기가 직접 사용해봤다. 개중에는 정말 듣도 보도 못한 사용 방식도 있었고 몇몇 개를 제외한 능력은 설아가 지금 당장 사용할 수 없었다

과연 능력의 사용 방식은 어려웠고 설아는 이걸 사용해보고 싶다며 열심히 수련 중이었다

하지만 나는 다른 걸 걱정하고 있었다

전장은 위험한 곳이다. 설아는 신분증과 헌터 자격증을 발부했지만, 피를 다루는 능력은 내가 알기론 설아 혼자였다. 아무리 1등급 헌터 범죄자라도 모든 헌터가 알고 있지 않겠지만 전장은 수많은 헌터가 온다. 설아의 힘을 숨길 수 있는 노릇이 아닌 거다. 그렇다고 밝히면 설아의 힘을 아는 헌터가 나올 것이고 헌터 범죄자로 낙인찍혀 헌터들에게 죽임을 당할 것이다

도대체 이 난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나는 우선 설아의 정체를 알고 있는 길드장 님과 부 길드장 님, 그리고 일행과 이 일을 고민했다

“피를 다루는 능력을 사용 안 할 순 없나?

“그게 무슨 말이에요. 당신은 전장에 나갈 때 신체 강화하지 말고 나가세요.

길드장 님의 뼈를 때려버리는 부 길드장 님이었다. 나는 가장 중요한 것을 물었다

“헌터 범죄자가 되는 정확한 조건이 뭡니까? 아니 그 헌터 범죄자를 어떻게, 어디서 정하는 건가요?

김지훈 이사가 헌터 범죄자가 된 건 알고 있지만 나도 정확히 어떻게 되는지 모르고 있다

“협회에서 정합니다. 아마 김지훈 이사가 헌터 범죄자가 된 것도 아마 임정훈 협회장이 꼬리 자르는 형식으로 직접 압력을 넣어 빠르게 헌터 범죄자로 만든 것일 겁니다. 이렇게까지 빠르게 헌터 범죄자로 처리되는 건 저도 처음 봅니다.

준석 씨가 말씀하셨다. 결국엔 헌터 범죄자도 협회에서 만드는 것인가..

“그러면 설아를 헌터 범죄자로 만든 협회는 어딘가요?

그 말에 다들 침묵하셨고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근데 또 귀신같이 내 휴대폰이 울렸다

“설시우 헌터. 이번엔 또 뭐를 고민 중인가?

하지만 정확한 사정은 모르고 계셨다. 근데 고민 중인 건 어떻게 안 거야..

“제임스 님. 제 근처에 뭐 감시자라도 두셨나요?

아니 애초에 감시자가 있었다면 이리나 시리가 가만있지 않았을 거다

“다 아는 방법이 있지. 그래서 뭔가?

나는 신통방통한 그의 모습에 한숨을 쉬며 말했다

“제임스 님도 설아의 정체를 알고 계시죠?

애초에 우리는 알렉산더 님에게 들켰었고 제임스 님에게도 정보가 전달됐을 테니

“설아... 아 엘리자베스 바토리 말하는 건가? 알고 있지. 그렇군. 그녀의 힘을 전장에서 사용하면 문제가 될 것 같아서 그런 건가? 알았네. 잠시만 기다리게.

그렇게 말씀하시고 또 전화를 끊으셨다

나는 또 무슨 일을 벌일까 싶어 잠시 기다렸고 이내 다시 핸드폰이 울렸다

“전장에 가기 전까지 헌터 범죄자를 풀어 주겠네. 대신 한 가지 조건이 있네.

제임스 님은 아무렇지도 않게 설아를 헌터 범죄자를 풀어주겠다는 말씀을 하셨다

우리는 그것에 놀랐지만 한 가지 조건이 있다고 한다

“어떤 조건인가요?

그때 핸드폰을 누군가에게 주는 소리가 들리더니 목소리가 들려왔다

“전에 못다 한 대결을 해야 하지 않겠나. 전장에 정리가 끝나고 대결을 다시 신청하겠네.

핸드폰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알렉산더 님이었다

“이번에 리암이 그 여자에게 된통 깨졌다지? 궁금하군.

어느새 리암 씨가 알렉산더 님에게 가서 다 일러바쳤나 보다

나는 왜 이리 대결을 좋아할까 다시 한번 생각하고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하... 그녀의 의사를 물어보고요.

물론 그녀는 내 말을 딱히 거절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물어는 봐야지

알렉산더 님은 내 말에 만족하고 다시 제임스 님에게 핸드폰을 넘겼다

나는 제임스 님에게 남은 궁금한 것을 물어보았다

“제임스 님이 아무리 영향력이 높다 하더라도 설아. 그러니깐 릴리의 헌터 범죄자를 그렇게 쉽게 풀 수 있는 건가요?

그렇다면 위험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반대로 헌터 범죄자를 쉽게 만들어 낼 수도 있다는 뜻이니깐

“엘리자베스 바토리. 그녀를 헌터 범죄자로 등록한 것이, 우리 미국 협회네. 그녀는 헝가리 출신이지만 그때 헝가리는 제대로 된 시설도 없는 터라 협회도 당연히 없었지. 그래서 미국 협회가 대신 나서서 그녀를 헌터 범죄자로 등록했지. 그리고 그 미국 협회장. 나랑 친구야. 그 녀석에게 말했다네. 만약 그녀가 이번 전장에서 제대로 활약한다면 그녀를 헌터 범죄자에서 제외하겠다고. 정확히는 그녀의 사정을 인정해 주겠다고 말이지. 뭐가 어찌 됐든 그녀는 SSS급 헌터를 죽인 자니깐.

우리는 제임스 님의 말에 깜짝 놀랐다. 미국 협회에 협회장이 제임스 님의 친구인 것이 놀라웠고 이미 설아에 대해 손을 쓰셨다는 게 더 놀라웠다

설아가 이 자리에 있었으면 엄청나게 좋아했을 텐데..

아쉽게도 설아는 베타의 몸 안에서 수련 중이었다. 샬롯이 그녀의 힘이 폭주하지 않게 봐 주고 있었고 세계수도 같이 보고 있었다

이럴 거면 그냥 세계수에게 샬롯의 말을 번역하게 시켰으면 됐는데..

엘프가 보면 기겁할 일이겠지만 알 게 뭔가. 이미 베타의 안에 있는데

“아. 그리고 이성민 씨와 김지현 씨. 전에 내가 심한 말 했던 거를 사과하겠네. 비록 내가 한국에 못 가지만 이렇게라도 사과를 해야겠네.

제임스 님은 길드장 님의 이름과 부 길드장 님의 이름을 알고 계셨고 두 분에게 사과하셨다

길드장 님과 부 길드장 님은 괜찮다고 말씀하셨고 제임스 님은 뒤에 한마디를 덧붙이셨다

“이번에 별비 길드가 작정한 것 같으니 우리도 도와주겠네.

제임스 님은 그렇게 말씀하시고 전화를 끊으셨다. 이미 도와주시기로 했는데 뭘 더 도와주실까

나는 기쁜 소식을 안고 베타의 몸 안으로 들어갔다

설아에게 이번 제임스 님과의 말을 전했고 설아는 기뻐하며 나를 안았다

“정말... 고마워 시우.

갑자기 설아가 안겨 와서 깜짝 놀랐지만 나는 그녀가 몇 년 동안이나 도망자 생활을 해왔고 지금도 사실상 위조 신분으로 살고 있어서 불안했겠지. 하지만 아예 이번 일이 끝나면 해결되니 본래의 이름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아냐. 설아. 이름 이쁜 것 같아.

하지만 릴리. 아니 설아는 자신의 새로운 이름이 맘에 들은 듯하였고 그 이름을 계속 사용하기로 했다

사실 김칫국 마시는 거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희망이 눈앞에 생겼으니 나 또한 기쁘게 생각했다

그러더니 설아는 지금까지 수련 중이었는지 온몸이 땀 범벅이어서 이제 그만하고 쉬러 가겠다고 말해 나는 베타에게 설아를 내보내게 했다

얌전히 보고 있던 세계수는 다시 돌아갔고 샬롯이 내게 다가오더니 말했다

“이번에 전장을 가신다고 하셨죠. 그때 저는 갈 수 있겠지만 제 아이들도 있다면 도움이 될 텐데 도대체 언제 깨어날까요?

샬롯의 아이들은 아직도 깨어나고 있지 않았다

나는 도대체 이 아이들이 왜 깨어나지 않을까 생각하며 거미 고치에 손을 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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