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괴이의 주인-70화 (70/164)

#70. 괴이의 주인 69

우리는 아예 대대적으로 전장을 정리하겠다는 홍보를 했고 가디언즈 길드와 협업해 전장을 정리하겠다고 공표했다

비교적 젊은 헌터들은 전장에 무서움을 몰랐지만, 전장을 겪은 헌터들은 우리의 행보에 집중했다. 특히 아직 우리나라와 같이 전장을 정리 못 한 나라들은 특히 우리에게 집중했다

하지만 전장을 가자고 말하고 바로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철저히 준비하고 가야 했다

우리 길드는 우선 전장에 갈 인원들을 선별하고 그 전장에 나가는 인원들에게 아티팩트를 지원했다

우리 일행은 이미 가디언즈 길드에서 많은 아티팩트를 받은 터라 별비 길드의 창고에서는 더는 쓸만한 아티팩트는 없었다

길드장 님과 부 길드장 님은 우리 파티를 아예 별비 길드의 최고 파티로 정했고 사실상 우리는 한국 최고의 파티가 되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김정태와 이지안 사건 이후에 민정 씨와 준석 씨는 다시 협회로 가서 SS급 헌터 판정을 받았다

단순히 헌터 등급만 보아도 SS급 헌터 3명, S급 헌터 1명, B급 헌터 1명이다

당연히 설아도 SS급 헌터 이상이었고 나는 애매했지만 내 아이들은 달랐다. 내 아이들까지 합한다면 SS급 헌터 7명 이상인 파티가 되는 것이다. 게다가 측정 불가한 샬롯도 있으니..

게다가 우린 그것에 만족 못 하고 새로운 괴수를 테이밍 하러 가는 것으로 외적으로는 되어있다. 나는 그저 던전에 갇힌 내 아이를 구하러 가는 것뿐이었지만

우리는 그렇게 시현 누나가 공략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S급 던전을 들어갔다

던전은 늪지였다. 던전에서 나오는 괴수는 리자드맨이었고 화염에 약해 시현 누나가 쉽게 공략할 수 있는 던전이었다. 그때의 시현 누나는 이프닉스도 없었고 지금보다 훨씬 약했지만 혼자서 공략할 수 있는 던전이었으니 지금의 우리에게 던전의 공략은 별거 아니겠지

그렇게 우리는 가벼운 마음으로 던전에 들어왔고 이내 첫 리자드맨을 만났다

시현 누나의 말로는 리자드맨은 무슨 무사 수행하는 것처럼 단독 개체로 다닌다

그들은 분명 지성이 있지만, 그들은 인간을 보면 맹목적으로 달려든다고 한다. 오크나 다른 3 종족들은 그 던전에 들어가도 리자드맨이 싸우려 들지 않는다고

그런데 우리가 만난 리자드맨은 4마리였다. 그들 하나하나가 S급 헌터에 버금가는 대 4마리가 나온다면 이미 S급 던전에 범주를 넘어섰다

리자드맨은 3마리가 검과 방패를 들고 있었고 나머지 1마리는 활을 들고 있었다

괴수들은 우리를 보자마자 바로 전투태세로 들어섰고 활을 든 리자드맨이 바로 화살을 날렸다

그 화살은 의도한 건지 모르겠지만 정확히 내게로 날아왔고 애초에 던전에 들어올 때부터 엘리의 등 위에 타고 있었던 터라 엘리의 꼬리가 움직여 날아오는 화살을 막아줬다

그런데 시리가 그 모습이 뿔이 났는지 갑자기 내 몸에서 나와 늪지인데도 땅속으로 들어갔다

처음 있는 일이라 흥미롭게 땅을 쳐다봤다. 화살이 쉽게 막혀서인지 리자드맨들은 긴장한 채 방패 뒤에 숨어 지켜보고 있었다

나는 시현 누나가 공격하려는 걸 말리고 잠시 리자드맨을 쳐다봤고 땅에서 뭔가 솟구쳐 오르더니 2마리가 꼬챙이가 되어 땅으로 빨려 들어갔다. 리자드맨이 당황하기도 전에 땅에 거대한 구멍이 뚫리며 빨려 들어갔다

키에엑

리자드맨의 비명이 들리고 시리는 어느새 내 옆 땅에서 나오더니 내게 들러붙었다

신기하게도 늪지 임에도 불구하고 시리의 몸에 그 무엇도 달라붙어 있지 않았고 나는 시리를 안아 몸에 붙였다

일행은 마치 싱크홀처럼 크게 난 구멍을 보고 놀라셨으며 S급 헌터 4명 수준의 괴수들을 한 번에 처리한 시리의 능력에 놀라셨다

엘리도 그 구멍에는 손쉽게 빠질 것 같았고 나는 원래의 시리의 크기를 생각해 보니 그저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대단하네요! 제대로 된 시리의 능력을 본 적이 없는데. 이 정도였을 줄이야.

민정 씨는 그 모습에 즐거워하셨고 설아는 이리와 엘리까지는 친하게 지냈지만 유독 시리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양손을 몸에 비비며 으으 거리는 소리를 내고 계셨다

그리고 준석 씨와 시현 누나는 그 모습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씀하셨다

“시리가 그 정도 수준이면 전장에서도 활약할 수 있겠네.

“누구든 그렇겠지만 땅에서 기습적인 공격은 막기 힘들 겁니다.

두 분은 전장에 대한 생각을 끊임없이 하고 계셨다. 우리 일행 중 전장에 가 본 사람은 준석 씨와 시현 누나 둘 뿐이었다. 민정 씨는 자신을 지킬 수단이 애매하기에 전장에 굳이 가지 않았다고. 하지만 다들 착각하고 계시는 것들이 있기에 말씀드렸다

“리자드맨들은 한 마리씩만 다닌다고 하지 않았나요? 지금 너무 쉽게 죽이긴 했지만 이건 명백한 이상 현상입니다. 특수 개체 혹은 제 아이가 있을 수 있어요.

사실상 지금 던전은 SS급 던전 수준까지는 모르겠지만 일반적인 S급 던전보다는 수준이 너무 높았다. 우리 일행은 내 말에 정신을 차리고 전부 엘리의 등 갑각 위로 올라와 천천히 공략을 진행했다

이리가 주변을 수색하며 진행했고 시현 누나 또한 감지를 써서 주변을 확인했다

던전을 공략하면서 리자드맨은 계속 4마리 이상이 나타났으며 그때마다 준석 씨가 나서서 돌을 던지고 진형을 붕괴시킨 다음 순식간에 각개격파했다

리자드맨이 4마리 이상이 나왔는데도 우리는 아무렇지도 않게 던전 공략을 진행했고 던전 전부를 샅샅이 뒤졌다. 그러다가 문뜩 생각난 게 있어서 나는 일행에게 리자드맨 한 마리를 산 채로 잡아달라고 부탁했고 일행이 리자드맨을 잡는 사이에 나는 샬롯을 데리고 나왔다

데리고 나왔더니 엘리의 집게에 리자드맨이 잡혀있었고 나는 샬롯에게 이 괴수의 정보를 빼낼 수 있냐고 물어봤다

“지성이 어느 정도 있는 괴수는 가능해요. 하지만 아예 짐승 같은 것들은 불가능합니다.

그렇게 말하며 리자드맨의 머릿속을 아예 뒤집어놨다. 애초에 죽여도 된다고 했으니 샬롯도 개의치 않고 과감하게 정보를 빼냈다

샬롯의 거미줄이 리자드맨의 머릿속에서 나옴과 동시에 리자드맨은 혀를 빼놓고 죽어 마석으로 변했다

“이 아이들의 언어를 모르니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일반 리자드맨보다 두 배는 더 큰아이가 다른 아이들보고 모여 다니게 하더군요. 그 아이들은 뭔가에 겁먹은 것 같았습니다.

샬롯은 그렇게 말하고 베타의 안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이미 고치를 더 만들지 않았지만 아직 마나가 다 회복되지 못해서 베타의 안 세계수 근처로 들어갔다. 그녀는 들어갈때도 아쉬운 눈을 했지만 그래도 얌전히 안으로 들어갔다. 미안하지만 조금만 참으렴

“보통 리자드맨보다 두 배 더 큰 리자드맨은 들어본 적이 없어. 아마 그 리자드맨이 특수 개체인 것 같아. 그런데 그 특수 개체가 겁먹었다면... 아마 내가 본 괴수일 것 같은데.

시현 누나가 말씀하셨고 나는 놀랐다. 그러면 특수 개체가 내 아이를 두려워하는 건가? 한 번도 특수 개체와 내 아이가 같이 나온 적은 처음이니 나도 놀랐다

우선은 던전을 마저 공략을 진행하기로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리자드맨은 전혀 보이지 않았고 샬롯이 말한 두 배 더 큰 리자드맨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이리에게 따로 던전 전체를 돌아보라고 시켰고 이리는 순식간에 달려나갔다. 애초에 이리는 전에 올리버 씨와 싸운 모습을 보았을 때 리자드맨 4마리가 한 번에 달려들어도 이리가 이길 것 같았기에 이리를 풀어주었다

그리고 이내 이리가 돌아오더니 리자드맨이 한곳에 모여 무언가와 싸우고 있다고 전했다. 그곳에는 엄청나게 큰 리자드맨도 있다고

우리는 이리가 안내하는 곳으로 급히 달려갔다

우리가 그곳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상황이 종료된 상태였다

리자드맨은 없었고 거기에는 엘리보다도 커 보이는 악어 형 괴수가 있었다

그 악어는 늪지에 떨어진 마석을 주워 먹고 있었으며 순식간에 전부 먹어치운 다음 우리를 쳐다보았다. 시현 누나는 살짝 떨린다는 듯이 내 손을 잡았고 나는 그 악어를 빤히 쳐다봤다

내가 느끼기에는 저 아이는 내 아이가 맞다. 하지만 저 아이는 맹목적으로 나를 따르는 이리와 시리랑 다르게 그저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마치 내가 너를 따라가면 너는 내게 뭘 해줄 수 있냐는 듯이

지금도 그렇고 시현 누나에게서 들은 것도 그렇고. 샬롯을 제외한 내 아이는 마석을 먹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잘하면 간식 주듯이 아이들에게 준다. 근데 저 아이는 그 욕망이 다른 아이보다 훨씬 강한 것 같았다

일행이 긴장하며 나와 악어를 마주 보고 있을 때 나는 애들 주려고 가져온 마석을 들고 아이에게 다가갔다

이미 시현 누나에게 악어의 형태였다고 들었고 떠오른 이름이 있었다. 잔인하지만 나도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한 악어의 이름을 따왔다. 마침 생김새도 나일악어와 비슷하니 딱 맞네

“네 이름은 구스타프야.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을 잡아먹은 악어로 알려진 이름이지. 너는 사람이 아닌 괴수를 가장 많이 잡아먹은 악어로 세계에 알려지게 될 거야.

그렇게 말하며 다가가는데 갑자기 구스타프가 땅속으로 꺼졌다

““시우야!”

그런데 갑자기 뒤에서 시현 누나와 설아가 외치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어느새 내 뒤에 구스타프가 있었다

어떻게 내 뒤로 갑자기 이동했는지 모르겠지만 이리와 엘리, 시리가 가만히 있는 거로 보아 나를 공격하는 것 같진 않았다

구스타프는 빤히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정확히는 내 손에 있는 마석을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얌전히 구스타프에게 손을 뻗어 마석을 주었다

“네가 나를 따라주면 이런 얼마든지 더 먹게 해줄게.

구스타프가 있는 던전은 S급 던전이었으니 S급 마석만 먹었을 거다. 하지만 내 손에 있는 마석은 전에 SS급 던전을 가서 나온 괴수의 마석. 아마 이 녀석은 처음 먹어보는 것이겠지

구스타프는 천천히 내 손으로 다가와 내 손을 물지 않게 조심히 마석만 먹었다

구스타프가 싸우는 모습을 본 적은 없지만, 생각보다 소심한 녀석인가 싶었다

물론 나는 이 녀석이 괴이인 것을 확인한 이상 내게 해를 끼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한 행동이다

하지만 이 아이는 던전에서만 살아왔기에 내게 해를 끼치지 못한다는 것을 몰랐는데도 이런 행동을 하는 것 보면 뭔가 느껴지는 게 있나 싶었다

마석을 얌전히 받아먹더니 파충류의 눈빛은 나도 잘 모르겠지만 이 녀석의 눈동자가 커진 듯했고 잠시 나를 바라보더니 이내 다시 땅으로 꺼지더니 다시 나오지 않았다

나는 당황해 주변을 둘러보아도 구스타프가 안 보이자 혹시 내 일행에게 해를 끼칠까 급하게 이름을 불렀다

“구스타프!

그런데 이 녀석은 갑자기 내 그림자에서 튀어나오더니 왜 부르냐는 듯 나를 쳐다봤다

“시우 씨 뒤에서 나올 때도 시우 씨의 그림자 안에서 갑자기 튀어나왔습니다.

준석 씨가 상황이 정리된 것처럼 보이자 다가오시며 말씀하셨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말을 했고 이 녀석은 싱겁다는 듯이 다시 그림자 속으로 들어갔다

... 아니 이 녀석은 엘리보다도 큰 녀석이 어떻게 내 그림자에 들어가는 거지

나는 그림자로 들어가는 능력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이리 큰 녀석이 어떻게 내 그림자에 다 들어가는지가 더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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