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괴이의 주인 63
김호현은 샬롯의 고치 안에 갇혀있었다
샬롯의 말로는 잘만 가지고 있으면 죽지도 살지도 못한 채 영원히 그 안에서 살 수 있다고 한다
나는 그 말에 만족하고 베타의 안에서 나왔다
제임스 님과 벨라 씨는 그런 나를 보면서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나오셨다
“자네는 생각보다 비밀이 많군.
그 말씀에 나는 그저 어깨를 으쓱일 뿐이었다
우리는 그렇게 김호현의 사건도 해결하고 이제 남은 거라곤 리암 씨의 파티와 대결만이 남았다
언론에 알리진 않았지만, 우리 길드와 가디언즈 길드와는 공개적으로 내 아이들과 리암 씨와 파티원이 싸우는 걸 알렸다
마침 한국에 있는 가디언즈 길드원 2명과 우리 별비 길드원 대부분이 우리의 대결을 구경하러 오셨다
가디언즈 길드에겐 나의 힘과 동시에 내가 속한 별비 길드를 알리고 별비 길드는 가디언즈 길드의 최상위 파티의 힘을 아는 어떻게 보면 우리 길드만 이득 보는 대결이지만 뭐... 그건 두고 봐야 알 일이겠지
하지만 내 생각보다 일이 너무 커졌다
리암 씨의 파티원이 4명이고 마침, 내 아이들도 4 아이니 딱 떨어졌다
시리, 이리, 엘리, 그리고 샬롯
그런데 벨라 씨는 샬롯의 힘을 간접적으로 보고 난 이후에 자신은 대결을 그만둔다고 하신단다
리암 씨는 벨라 씨가 왜 그런지 몰랐지만 뭐 하고 싶지 않을 수도 있겠거니 하고 넘어가셨다
그래서 나는 시리를 제외한 이미 알려진 이리와 엘리, 샬롯이 대결에 참여하기로 했다
나는 샬롯의 상태를 보고 대결을 며칟날 할지 정했고 그동안 우리는 쉬면서 컨디션을 회복했다
물론 나는 부모님에게 그런 위험한 곳을 왜 갔냐면서 엄청나게 혼났지만
그사이에 김대식 의원은 김호현이 사라져서 전국적으로 아들을 찾는다는 소문을 내고 아들을 찾는 자에겐 엄청난 보상을 주기로 약속했다
김호현을 살려서 김대식 의원에게 갖다 준다면 어떤 보상을 줄까 궁금하긴 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샬롯의 마나를 회복하는데 괴수의 마석이 큰 도움이 되었다. 그녀가 다른 아이들처럼 강해진다거나 그렇진 않았지만 마나는 크게 회복됐다고 한다
그리고 생태계 던전과 샬롯의 거처에 있는 거미 괴수를 잡고 모은 마석들을 대부분 이리와 엘리에게 먹였다. 물론 시리에게도 먹였긴 했지만, 최근에는 시리가 힘이 없어 보여 불안했다
시리는 내가 부를 때만 얼굴을 비췄으며 분명 겉모습은 똑같았지만 내가 보기에는 힘이 없어 보였다
다행히 마석은 잘 받아먹지만 그래도 시리가 힘이 없는 모습을 보니 불안했다
그렇기에 시리를 이제는 밝혀도 된다고 생각했었지만 지금 시리의 모습을 보면 대결은 불안했다
그래서 대결에서 시리를 빼고 샬롯을 넣었지만 샬롯과 싸울 누군가에게는 묵념을
대결 당일. 윌리엄 씨가 엘리와 대결하고. 올리버 씨가 이리. 대망의 리암 씨는 샬롯이랑 대결한다
윌리엄 씨는 방어와 파워형 신체 강화 헌터라 엘리와 대결하고. 올리버 씨는 속도형 신체 강화 헌터라 이리. 리암 씨는 바람 능력 헌터지만 전에 보았던 쓰레기 같은 놈과 달리 몸에 바람을 부여해 속도가 빨라지기도 하며 속도가 빨라지면 힘도 강해진다. 그리고 바람을 칼날처럼 던져 사용할 수도 있으니 사실상 만능형 헌터라고 한다
구경 중인 벨라 씨는 흔히 말하는 회피형 딜러로 압도적인 공격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길드장 님은 아예 드넓은 축구 경기장을 미리 빌리고 전체적으로 마나를 코팅했다고 한다
물론 최상위급 헌터들이 싸우는 경기장이라 경기 당일에도 계속 마나를 주입해야겠지만
가디언즈 길드는 제임스 님과 한국에 있던 인원 2명 벨라 씨까지 총 4명이 있었지만 별비 길드원들은 최소 수백 명이었다
우리 길드원이 이리 많은 줄은 나도 처음 알았다
별비 길드는 소수 정예로 운영되고 있는 줄 알았건만 이 정도는 소수인 건가
첫 대결은 엘리와 윌리엄 씨의 대결이었다
나는 엘리를 경기장 안으로 던졌고 윌리엄 씨와 대치를 했다
엘리에게 모든 경기를 맡기겠지만 뭔가 알아낸 게 있다면 생각으로 몰래 전해줄 거다
대결은 시작됐고 시작은 윌리엄 씨가 시작했다
윌리엄 씨는 특이하게도 버프와 신체 강화를 할 수 있는 헌터로 심지어 그의 버프는 아티팩트에게도 적용이 되는 형식이었다
그는 오른손에는 한 손 둔기 모닝스타를 왼손에는 방패를 들었고 온몸에 갑옷을 끼고 있어 마치 중세시대에 망치 전사로 보였다. 윌리엄 씨는 들고 있는 아티팩트에게 버프를 준 뒤 소리를 지르며 엘리에게 달려들었다
우어어어
내 아이들은 죽이는 것밖에는 하지 못했기에 나는 최대한 신중하게 공격하라고 말했다
다들 노련한 헌터였기에 그들을 믿었으니깐
하지만 윌리엄 씨는 진심으로 엘리를 향해 공격을 가했다
나는 그 모습에 깜짝 놀라 엘리에게 급히 능력을 사용해 막으라고 말했고 이내 둘은 난타전에 들어갔다
엘리의 공격 능력은 부족했으며 꼬리에 있는 독은 애초에 윌리엄 씨의 갑옷을 뚫지 못했다
윌리엄 씨의 공격은 둔기로 엘리에게 통할 것 같았지만 최근에 마석을 먹고 폭풍 성장한 엘리의 마나로 코팅된 갑각에게 타격을 주지 못했다
엘리는 자신의 몸이 큰 것을 이용해 윌리엄 씨를 압박했지만, 갑옷을 입고도 덤블링도 가능한 그의 움직임은 말도 안 됐다. 그 모습은 본 엘리는 오히려 2~3 미터 정도의 크기로 작아져 자신 또한 속도에 따라가려 노력했다
하지만 그건 임기응변이었고 언제나 그리 싸워왔던 윌리엄 씨에겐 무리였다
엘리는 마땅한 타격을 윌리엄 씨에게 주지 못했지만, 윌리엄 씨는 처음부터 끝까지 엘리의 몸을 두드렸다. 엘리가 중간중간에 윌리엄 씨를 집게로 집기도 했지만, 윌리엄 씨는 오히려 힘으로 집게를 벌려서 나왔고 엘리가 들이받아 몸이 저 멀리 날아가기도 했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달려와서 싸우셨다
윌리엄 씨는 다른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지만 순수히 몸으로 싸웠으며 전투는 장장 1시간이 지속됐다
엘리는 1시간 동안 싸웠는데도 몸에 생채기 하나 없었지만 나는 엘리의 마나가 다 돼 가는 것을 깨달았다
“그만!!
나는 마나까지 사용해 목소리를 키워 둘을 말렸다
관중들은 시끄러우면 둘의 싸움에 차질이 생길까 봐 그저 흥미진진하게 보고 있다가 무슨 일인가 싶어 나를 쳐다봤지만 나는 직접 경기장으로 뛰어 내려가 엘리를 챙겼다
“죄송하지만 제 아이의 패배입니다. 더는 싸움을 이어나갈 마나가 없습니다.
엘리의 마나를 볼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었으니 다들 의아해했지만 내가 안 된다고 했으니 다들 이해하셨다
윌리엄 씨도 거친 숨을 몰아쉬고 계셨지만, 망치와 방패를 들어 올려 싸움의 시작과 같이 소리쳤다
우아아아
그 목소리에 감회 되어 경기장에 있는 모든 관중도 같이 소리치셨다
“우리 길드장 님이 안 보면 후회할 거라더니 대단하군.
“그러게. 부 길드장님 조차도 이런 말씀 잘 안 하시는데 꼭 보러 오라더군. 그 반응 때문에 궁금해 온 게 절반일 거야.
“설시우란 헌터. 다른 길드라면 몰라도 우리 길드에서 같은 길드원한테까지 힘을 숨기는 것 보고 맘에 안 들었는데도 부 길드장님이 감싸고 도는 이유가 궁금했거늘. 저 정도면 힘을 숨길만도 하지.
“가디언즈 길드의 최정예 헌터와 비견 될 괴수라니. 우리 길드에서도 저 괴수를 이길 헌터가 있을지 모르겠군.
다들 신이 나셔서 소리치며 떠들고 계셨고 가디언즈 길드원들은 고개를 끄덕이고 계셨다
“별비 길드란 곳은 처음 들어 보는데 저런 괴수를 테이밍 한 헌터가 있다면 길드장 님의 선택이 이해가 가네.
“괴수 혼자서 윌리엄 씨를 상대하다니. 대단하군. 게다가 저 헌터. 한 마리만 테이밍한 게 아니더군.
제임스 님도 엘리의 힘을 보고 깜짝 놀랐으며 다음에 대결할 올리버 씨는 긴장하고 계셨다
하지만 제일 놀란 건 나였다
엘리는 던전을 2번밖에, 마지막 던전 공략을 제외하고는 2번 밖에 가지 않았다
물론 내 아이들이 던전을 많이 가보진 않았지만, 경험이 가장 적은 엘리가 최정상급 헌터와 비등하게 싸웠다는 것이 나는 뿌듯했다. 마석을 엄청나게 먹이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강할 줄은 몰랐다
나는 조그매진 엘리를 쓰다듬으며 내 머리에 올렸다
그리고 엉망이 된 경기장을 정리하는 인원이 들어왔고 나는 숨을 고르고 계신 윌리엄 씨에게 다가갔다
“어땠나요? 우리 엘리.
나는 마치 자식을 가르친 선생님에게 자식의 성적을 묻는 부모님의 심정으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윌리엄 씨에게 물어봤다
“아직 경험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아직 태어난 지도 며칠 되지 않았다고 했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괴수로 있었던 생활이 아니라 내 아이, 괴이가 된 지 별로 안됐으니
“아마 괴수의 본능이 이끄는 그대로 싸웠을 겁니다. 설시우 헌터가 혼자서 던전에 간다면 별문제가 없겠지만 설시우 헌터는 파티가 있죠. 파티는 서로 간의 협동이 중요합니다.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말입니다.
올리버 씨가 말씀하시고 싶은 게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 사실은 생태계 던전에서 알게 되었고 그 이후 우리 파티는 내 아이들을 자유롭게 하고 다른 일행들이 협력하는 방식으로 전투가 진행된다
이게 완벽한 방법은 아니겠지만 내 뇌가 여러 개가 아닌 이상 동시에 모든 아이에게 일일이 하나하나 코칭 할 수가 없다
그리고 애초에 똘똘한 아이들이라 내가 일일이 하는 행동에 간섭하면 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다
그저 내가 할 일은 전장을 보고 파악하며 일행이나 아이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내가 대신 봐줘야 한다
이것도 어렵겠지만 그렇다고 던전에서 멍만 때릴 순 없는 노릇이다
“알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는 엘리의 힘을 물어봤지만, 오히려 우리 파티를 걱정해 주셨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저도 버거웠습니다. 10분만 더 싸웠다면 마나가 없이 아티팩트로만 싸웠어야 할 수도 있었겠습니다.
하지만 잊지 않고 엘리의 평가를 높여주셨으며 나는 그 말씀이 너무 고마웠다
“제 아이를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비록 내가 싸우진 않았지만 나는 윌리엄 씨에게 악수를 건넸으며 윌리엄 씨는 내 손을 맞잡으셨다. 알렉산더 님에 뒤지지 않는 근육을 가진 윌리엄 씨였지만 악수를 했을 때 팔이 가늘게 떨리고 계셨다
그 모습을 보고 계시던 관중들은 다시 한번 환호를 했고 경기장은 정리가 끝났다
다음 대결은 이리와 올리버 씨의 대결이었다
그때 올리버 씨가 제안하셨다
“자만은 아니지만, 알렉산더 님도 속도만 보자면 내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신다. 저 늑대 아이가 내 속도에 따라오면 내 패배로 하지.
아마 이리가 속도가 빠르다는 걸 어디선가 들으신 것 같았다
관중들도 죄다 헌터라 올리버 씨의 목소리를 듣고 고개를 끄덕이셨다
“올리버 헌터. 가디언즈 길드에서 가장 빠른 속도를 가진 자로 알고 있는데.
“자만이 아니라 자신감인 거군.
하지만 이리를 알고 있는 일행은 웃고 계셨다. 물론 나도
“그 말씀. 후회 안 하시죠?
“...? 그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