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괴이의 주인-60화 (60/164)

#60. 괴이의 주인 59

“그런데 글레이란 자는 왜 다른 아이들과 같이 은거를 선택하지 않은 거야? 그도 그렇게 한다면 주인이랑 상관없어지는 거 아니야? 대충 상황 보니 너도 은거한 것 같은데?

샬롯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네. 저도 은거를 선택했죠. 사실 모든 괴이는 은거를 선택했습니다. 지금 주인께서 데리고 다닌 괴이들. 주인께서 괴이의 주인으로 계승되고 나서 태어난 아이들일 겁니다. 괴이들은 주인께서 존재해야 태어나니깐요. 한동안 주인께서 존재하지 않아서 아이들이 태어나지 않았는데 그사이에 글레이같은 자들이 주인을 배신한 거죠.

그러면 주인만 배신해야지 왜 우리 세계에서 난리인 건가

솔직히 내게만 화를 내도 억울할 판에 지구 전체를 휘말리게 해

“그런데 레비아탄을 따르는 자라는 건 뭐지?

어느 정도 짐작은 하고 있지만 확실하게 해야지

“주인의 일행 중 괴이의 힘을 받은 자가 있더군요. 그와 같습니다. 레비아탄은 함부로 누군가에게 힘을 나눠주지 않았지만 물론 나눠준 자도 있지요. 아마 그런 자들을 포섭한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설아가 자신에게 힘을 준 피의 슬라임에게 대든다는 건가

이렇게 예를 들면 못할 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힘을 나눠주는 거에 한계가 없는 거야?

샬롯은 고개를 저었다

“아뇨. 말 그대로 힘을 나눠주는 거라 무한정 나눠줄 순 없죠. 하지만 힘의 크기를 정해 나눠줄 순 있습니다. 하지만 강한 괴이일수록 그 힘을 받을 수 있는 자가 극히 적어지죠. 만약 억지로 힘을 주면 자멸합니다. 그렇기에 강한 괴이일수록 힘을 함부로 나눠줄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하지만 의문인 점이 있다

“괴이. 그러니깐 내 아이들은 왜 다른 자에게 힘을 나눠주는 거야?

샬롯에게서 의외의 답변이 나왔다

“모든 괴이가 자신의 힘을 잘 다루는 건 아닙니다. 그들의 힘이 새어나와 반강제적으로 그들의 힘을 받아들이는 예도 있죠. 하지만 자의적으로 힘을 준 괴이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 각자 자신이 원하는 게 있으니 힘을 나눠 주었겠죠.

“샬롯은 힘을 나눠준 사람이 없어?

내 말에 샬롯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제 힘 하나 다루기도 벅찬데 다른 자에게 나눠줄 힘은 없어서 말이죠.

그 이후로도 샬롯에게 궁금한 모든 것들을 다 물어봤다

요약하자면 베타를 글레이란 자는 베타와 비슷한 힘을 가졌으며 그를 돕는 세력이 있다

그 세력 중 하나는 베타의 힘을 받은 자가 있었고 그 힘을 이용해 지구로 게이트로 침공을 하고 있으며 그 이유는 모른다

내 아이들 괴이는 게이트의 안에 갇혀있으며 글레이에게 협박을 받고 있다

그들이 협력을 해주지 않는다면 인간의 힘을 빌려 그들을 제거하고 있다는 듯했다

그걸 알아도 내가 해야 할 일은 변하지 않는다

내 아이들이 던전에 갇혀있다면 그들을 구해줘야 하는 건 변함없다

그리고 우리도 강해져야 한다

그들도 자신의 세력을 키워 지구를 침공하는데 우리가 가만히 있어 도태될 이유는 없다

하지만 과연 이 사실을 믿을 사람이 몇이나 있겠는가

우선은 믿을만한 사람들에게만 알리자. 그리고 나의 힘을 증명하자

전 세계 사람들이 내 말을 믿을 수 있도록

그러기 위해선 결국엔 다른 던전들을 공략해야 한다

하지만 그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세계가 우리에게 침공당하는 상황이다

과연 우리가 우리 살겠다고 그 던전을 침공해도 되는 걸까? 이렇게 생각해도 별수 없다

우리도 결국엔 먹기 위해 살생을 하지 않는가. 던전을 공략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때 샬롯이 만들었던 거미 고치가 깨어났다

“어머? 이건 또 처음 보는 능력이네요?

그 거미 고치 안에서 태어난 것은 수백, 수천 마리에 해당하는 새끼 거미들이었다

“이 아이들 전부 이어져 있어요. 게다가 레비아탄의 몸 속이라 그런가요? 훨씬 질이 높아요.

나는 그 모습을 보고 깨달았다. 가만히만 있어도 내 세력을 늘릴 방법이 있구나

“샬롯. 너는 네 아이와 대화를 할 수 있나?

“네.

“이 아이들 전부?

샬롯은 잠시 아이들을 쳐다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내게 괴이의 주인으로서 마나를 다루는 방법을 알려줘. 이 아이들을 전 세계에 뿌려 내 아이들이 있는 장소를 알아야겠다.

샬롯은 시리와 이리, 엘리가 게이트를 넘나 들을 수 있는 이유는 내가 이름을 주어서였으며 애들에게는 내 마나가 담겨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아이들에게도 내 마나를 주어 게이트를 넘나 들을 수 있게 만든다면 내 아이들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있겠지

하지만 문제는 괴이가 어딨는지 알고 난 이후인데..

“주인께서 뭘 생각하시고 걱정하시는지는 알겠습니다. 저는 이 아이들과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통신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게이트의 안은 제가 알 수가 없죠.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이상 주인의 방법은 쓸 수 없습니다.

가장 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내 계획은 별 쓸모가 없다

“아쉽군.

하지만 샬롯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괴이의 힘을 받은 자를 선택받은 자라고 한다지요? 그들이 지구에 있다면 저희는 그 소재를 찾을 수 있겠지요. 그리고 이번의 아이는 제가 마나를 보여주기식으로 거의 쓰지 않았습니다만 이 정도 수준의 아이들이 태어났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샬롯이 새끼 거미들에게 손짓하니 새끼 거미들은 무슨 합체 로봇처럼 서로에게 달라붙더니 이내 큰 거미로 변했다

그 거미의 크기는 전에 보았던 4 미터 크기의 은신 형 거미와 똑같았다

“주인께서 전에 보셨겠지만, 그 거미에게 능력이 추가된 상황인 것 같습니다. 저는 단 한 번도 제 아이를 만드는 데 마나를 많이 사용하지 않았지만 이번에 주인께서 원하신다면 제 마나를 최대한 넣어서 만들어 보겠습니다.

“너의 마음은 고맙다만 샬롯. 너는 주인을 피해 은거를 하는 괴이가 아니었나? 굳이 내게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뭐지?

샬롯을 의심하는 말투였지만 어쩔 수 없었다. 모든 괴이가 주인에게 신물이 나, 은거를 택했으며 이미 주인을 배신한 괴이도 있었으니깐

하지만 샬롯은 오히려 내게 방긋 웃으며 말했다

“주인께선 당연히 모르셨겠지만 이름을 가진 괴이에게 또 이름을 주는 건 매우 위험합니다. 그들의 힘이 매우 강해지기 때문이죠. 대표적으로 주인께서 알고 계신 레비아탄과 글레이입니다. 그들은 여러 주인에게 많은 이름을 받아왔죠. 어떻게 보면 이 사태를 초래한 것도, 전 주인들의 탓이죠. 전 그런 순진한 주인을 이용해 이름을 받고 도망치려 했죠. 하지만 주인의 곁에 있는 아이들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괴이가 새로 태어난 것을 본 것도, 오랜만이지만 그 괴이가 이렇게까지 주인을 믿고 따르는 모습도 처음 봤습니다. 지금 동안 제가 봐온 주인들은 본성이 착한 자였어도 자신이 주인임을 깨닫자 타락했습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지금의 주인을 믿어보고 싶은 게 제 심정입니다.

그렇게 샬롯은 그저 덤덤히 말했지만, 표정은 울기 직전의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미 그녀는 주인에게 수많은 배신을 당했음에도 믿을 사람은 주인밖에 없었다

나는 그녀의 심정을 함부로 이해한다거나 공감한다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저 나는 그녀를 어색하게 안아주며 말했다

“내가 타락하지 않는다고 함부로 말하지 않을게. 분명 그리 말한 주인도 이미 있을 테니깐. 하지만 부모가 타락하지 않게 막는 것도 자식의 의무야. 내가 엇나갈 거 같으면 전력으로 저지해주렴.

그저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고작 이런 말로도 샬롯은 고마웠는지 내 품에 얌전히 안겨있었다

나는 둘대 없는 손을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녀가 진정되기를 기다렸다

샬롯이 눈물을 흘린다거나 그러진 않았지만, 그저 내 품에 안겨있었다

시간이 지났는데도 계속 안겨있자 뻘쭘해진 나는 물어봤다

“진정 좀 됐어?

그제 서야 샬롯은 내 품에서 일어났으며 그와 동시에 바로 내게 설명을 시작했다

“이 세상 그 누구도 주인의 마나를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줄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제가 그동안 봐왔던 주인들도 자신의 마나를 사용할 줄 알았죠. 하지만 그 주인들 모두 각자 자신의 마나를 쓰는 방법이 달랐습니다. 어떤 주인은 자신이 이름을 준 괴이의 능력을 사용할 수 있었고 다른 주인은 괴이가 어디 숨었든 귀신같이 찾아내는 능력을 가진 주인도 있었죠. 하지만 그들의 공통점은 어느 순간 주인의 마나를 깨달았죠. 그런데 지금 주인의 경우는 특이합니다. 주인의 마나가 아닌 다른 마나를 이미 가지고 있습니다. 주인의 마나를 깨닫고 다른 마나를 가진 주인은 봤어도 주인의 마나를 깨닫기 전에 이미 다른 마나를 가진 주인은 처음 봅니다. 아니 어쩌면 그 마나가 주인의 마나일 수도 있죠.

결국엔 샬롯의 말은 주인의 마나를 알아서 깨달으란 말이구나

그래도 희망적인 말은 전 주인들도 마나를 다루었다는 말이니 오히려 두근거렸다

과연 내게 무슨 능력이 생길지

베타의 몸속에서 나왔을 때는 이미 늦은 시간이었다

하지만 나 때문에 분위기를 다 망쳤던 일행들에게 사과와 설명을 하기 위해 그들을 불렀다

“괜찮은 거야 시우야? 네가 그 선택받은 자와 얘기를 나누고 심각한 표정으로 돌아갔을 때 다들 걱정했어.

하지만 시현 누나가 대표로 말했으며 오히려 일행들은 나를 걱정했다고 한다

나 때문에 분위기 다 망쳐서 놀러 가지도 못했을 텐데 마음씨가 다들 고마웠다

“놀러 갔는데 시우 씨 생각이 나서 제대로 놀지도 못했잖아요. 어쩔 거에요?

민정 씨 말로는 놀긴 놀았다고 한다

...그래 그나마 다행이지 뭐

나는 샬롯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일행들에게 전부 설명했다

“그러면 시우. 시우의 아이가 내게 힘을 준 거야?

설아의 물음에 나는 조금 긴장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엔 그렇게 되면 내 아이 중 하나가 설아의 가족을 다 죽인 거니깐

하지만 설아도 마찬가지로 고개만 끄덕일 뿐 내게 별말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시우 씨? 그 말씀은 자칫하면 게이트 침공의 사태가 전부 시우 씨의 탓으로 변질될수 있습니다. 그런 말은 함부로 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준석 씨가 말씀하셨고 나는 그 말에 답했다

“당연히 여러분이니 말씀드린 겁니다. 하지만 저희만 알고 있을 순 없어요. 저희 길드는 물론 그나마 신뢰를 쌓은 가디언즈 길드에게도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일행은 내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 가디언즈 길드가 시우 씨의 말을 믿는다면 전 세계에서 가장 강한 원군을 얻는 겁니다. 하지만 길드란 공동체입니다. 제임스 님과 알렉산더 님이 믿어주셔도 길드원들이 믿어주지 않는다면 말짱 도루묵입니다. 물론 저희 길드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시우 씨도 저희에게만 알린 거 아닙니까?

맞는 말이다. 내가 내 힘을 알리려 한 것도 내 말을 믿어줄 사람들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내가 뭔 짓을 해도 나를 믿어줄 사람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샬롯이라고 했죠? 샬롯이 마나를 이용해 자신의 아이를 만든다고 하셨는데 그러면 내일 알렉산더 님과 대결은 어떻게 해요?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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