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괴이의 주인-57화 (57/164)

#57. 괴이의 주인 56

던전에서 나오니 여전히 일행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방금 괴수도 이레귤러 인가요?

“사람의 형태로 변한 괴수는 처음 봅니다.

일행들은 쉴롭이 인간의 말을 한 게 들리지 않았나 보다

애초에 쉴롭도 게이트로 들어온 헌터들과 의사소통이 통하지 않았다고 했으니

“그녀의 이름은 쉴롭이라고 합니다. 제 아이들의 의사는 전해지지만 정확한 의사소통이 불가능했지만, 쉴롭은 달랐습니다. 저도 짧게 대화를 나눈 거라, 정확히는 모르니 알아보고 전해드리겠습니다.

언제까지고 던전에 있을 순 없었으니 쉴롭을 베타에게 맡기고 던전을 나왔다

“가디언즈 길드의 헌터분들은 괜찮은 건가요?

“아 네. 다행히 그냥 잡아둔 것뿐이라 음식이나 물을 마시지 못해 탈진이 온 상태라고 합니다. 일반인이었으면 금방 죽었겠지만, 그들 또한 헌터라 버텼다네요.

준석 씨가 깔끔하게 설명해 주셨다

다행히 그들이 살아있으니 알렉산더 님이 나를 적대하진 않겠지

“우리 그러면... 동맹 길드가 되는 건가요?

아 맞네. 그 사건이 있었지

우리는 가디언즈 길드가 마련해준 공간에서 잠시 쉬고 있는데 제임스 님이 직접 오셨다

“이 빚을 어떻게 갚아야 할지. 정말 고맙네. 알렉산더의 아들이 아니더라도 그들은 우리 길드의 최정예 파티 중 하나였다네.

제임스 님은 직접 오셔서 고개를 숙이셨다

“아닙니다. 저희는 그저 할 일을 했을 뿐이에요. 사실 구한 것도 우연입니다.

“우연이든 아니든 구한 건 사실이니 이미 준 아티팩트를 제외하고 원하는 보상을 말하게. 뭐든 해줄 테니.

세계 1위의 길드의 길드장 님이 고개를 숙이신 것만으로도 부담스러웠는데 원하는 보상을 말하란다

나는 더더욱 부담스러워 일행들을 보았더니 일행 전원이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왠지 나에게 선택을 맡긴 것 같아 부담감이 더 심해졌다

하지만 그때 생각나는 것이 있었다

“혹시 선택받은 자에 대해서 알고 있으신 것이 있나요?

내 말에 설아는 깜짝 놀랐다

하지만 설아만을 위한 게 아니라 나에 대해서도 알 수 있는 힌트가 선택받은 자다

설아가 죽인 범죄자는 자신은 신에게 선택받았다 했고 설아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설아는 게이트에서 나온 괴수, 피의 슬라임의 선택(?)을 받아 피를 다루는 능력이 생겼다

그런 설아도 내 아이와 같은 이레귤러, 괴이인 것 같았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만약 설아가 괴이가 맞는다면 그 피의 슬라임도 괴이, 내 아이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렇게 되면 선택받은 자들은 내 아이들에게서 힘을 받은 거고 선택받은 자들을 찾게 된다면 내 아이들의 행방을 알 수도 있겠지

물론 이 이야기는 전부 가설일 뿐이지만 만약 맞는다면 내 아이들을 말려야겠지

무분별하게 힘을 주면 안 되니깐

“선택받은 자를 왜 궁금해하는 거지? 그들은 대부분 범죄자다.

“대부분 범죄자지만 일부는 범죄자가 아니겠죠. 그들의 행방을 알고 싶습니다.

제임스 님은 잠깐 머뭇거리더니 알겠다고 말씀하셨다

“그건 대가 없이 알려줄 수 있다네. 애초에 그들은 헌터 범죄자의 감옥에 있으니. 하지만 만나는 걸 추천하진 않는다네. 최소한 헌터 범죄자 감옥에 있는 그들은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할 걸세.

“그리고 부탁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이 던전이 재생성 될 때까지 이곳에서 머물러도 될까요?

나는 일행들과 상의 없이 말한 게 미안하지만 실험해 볼 게 있었다

“얼마든지. 더 원하는 게 있으면 얼마든지 말하게.

제임스 님은 자신의 개인 핸드폰의 번호를 알려준 채 돌아가셨다

“이제 좀 쉬죠. 다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더 알아낸 게 있으면 알려 드릴게요.

우리는 각자 가디언즈 길드에서 배정된 방으로 들어가 쉬었다

사실 8시간 넘게 던전을 공략했으니 다들 피곤함에 곯아떨어지셨다

나도 피곤한 건 마찬가지지만 쉴롭을 계속 베타의 안에 내버려 둘 수 없었으니 베타를 불렀다

베타의 안으로 들어갔더니 쉴롭은 천진난만하게 여기저기 둘러보고 있었다

“신기합니다. 이 공간은 무한대와 같아요. 일정 상태의 공간을 계속 이어 붙인 겁니다.

베타에 대해 새로운 걸 또 알았다

“미안하지만 실험해보고 싶은 게 있어. 너도 기억을 읽어 대충 알겠지만, 게이트를 통해 들어간 곳은 던전이라고 하는 건, 너도 알고 있겠지. 그 던전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괴수들이 재생성 된다. 그래서 묻고 싶은 게 있는데 그 던전안에 있던 아이들은 너의 아이들이야?

“맞아요. 하지만 얼마든지 만들 수 있는 아이니 신경 쓰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렇게 말하며 쉴롭은 눈앞에서 거미줄을 만들어 냈다

쉴롭은 거미줄을 이리저리 만지더니 거미고치를 만들어 냈다

“이렇게 해서 시간이 지나면 아이가 태어날 거에요.

나는 쉴롭이 만들어 낸 거미고치를 유심히 살펴보니 안에서 뭔가 꿈틀거리는 게 느껴졌다

“신기하네. 혹시 이 고치에서 어떤 아이가 나올지 선택할 수 있어?

“아뇨. 하지만 이 아이가 태어난 환경에 따라서 변합니다. 저도 이런 숲과 같은 환경에서 제 아이를 만들어 낸 건 처음이라 어떤 아이가 태어날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마치 사람과 같았다. 사람도 자라난 환경에 따라 사람이 변하니깐

“아 말이 샜네. 그래서 말하고 싶은 건 던전이 재생성 됐을 때 거기서 태어난 괴수가 너를 알아볼까? 라는 생각이다. 물론 너도 그 아이들이 너의 아이들인지 구분할 수 있으면 좋고.

“흠... 그런데 저는 던전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건가요?

“응?

생각해보니 그걸 시험해 본 적은 없었다

“우선 시도해 볼게. 베타?

나는 베타를 불러 나와 쉴롭 둘 다 집어삼켰고 이내 내 방에서 같이 나왔다

“여기가 주인께서 살고 계신 곳인가요? 신기하군요.

“뭐가 그렇게 신기한 게 많니. 그래도 다행이네 같이 나와서.

쉴롭은 레비아탄의 몸속에서와 똑같이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었다

“조심해. 내 집이 아니라 물건 같은 거 부수면...?

뭔가 이상했다. 분명 쉴롭은 거미의 하체에 인간 여성의 상체인 아라크네의 모습이었는데 지금은 온전히 인간의 모습이었다

“너... 그 모습은 뭐야?

쉴롭은 자신의 몸을 보았다. 그녀의 모습은 머리가 허리까지 오는 흑발의 장발이었으며 차가운 인상의 미녀였다. 아라크네의 모습일 때는 인간의 상체가 뭔가 이질감이 느껴졌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미인이었던 것 같긴 하다

그녀의 옷은 어디서 얻었는지 모르겠지만 겨드랑이가 훤히 드러난 검은색 원피스였고 하체에서도 옆트임이 있어 노출이 상당했다

“인간의 사회로 나가니 인간의 모습으로 가야 문제가 없을 것 같아서요. 위화감은 없죠?

나는 그 모습을 멍하니 쳐다보다가 말했다

“그래. 근데 그 모습으로 나가면 수많은 남자에게 대시 받을 것 같은데.

하지만 쉴롭은 그게 무슨 단언지도 몰랐다

나는 그냥 좋은 거라고 말하고 휴식을 취하려고 했는데 쉴롭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저도 이름을 지어주실 수 있으신가요? 저도 레비아탄처럼 이름을 갖고 싶어요.

쉴롭이란 이름도 어디선가 들어보긴 했다

나는 그 이름도 좋다고 생각했지만 새로운 이름을 원하니..

요즘 따라 이름 지을 일이 많네

“나는 쉴롭이란 이름도 이뻐서 괜찮은데. 그러면 샬롯. 샬롯 어때?

쉴롭이란 이름도 비슷하고 샬롯이란 이름도 이뻐서 지었다

“감사합니다. 샬롯. 앞으로 제 이름은 샬롯입니다.

원래 이름도 있었으면서 내가 이름을 지어주니 기뻐했다

그래... 기뻐해서 좋긴 한데 이제는 머리까지 아파지는 게 한계다

“미안하지만 샬롯. 나는 피곤하니 이만 잘게. 방 안에서 돌아다니는 건 상관없는데 다른 사람들에게는 들키면 안 돼.

그렇게 말하고 나는 바로 기절하듯이 잠들었다

“주인께서 이름을 지어주시다니... 아. 그런가. 게이트를 지나갈 수 있는 아이들은 이름을 받았기에 이동할 수 있었던 것인가?

주인께서 데리고 다니는 괴이들은 진짜 아가들이었다

하지만 주인이 이름을 지어주셔서 그런가, 아가들이 금방 자라났네

그럼 나도 제대로 된 이름을 받았으니 레비아탄과 같은 수준의 힘을 얻을 수 있을까

주무시고 계신 주인의 얼굴만 봐도 기분이 좋았다

주인께서 돌아다녀도 된다고 하지만 주인이 없는 곳은 의미가 없었다

주인의 옆에서 같이 누워있는 늑대 아이의 모습을 보고 질투심이 일어났지만... 어쩔 수 없지

“그러고 보니. 레비아탄은 묶여있었다고 해도 그 힘은 어디로 사라지지 않았을 텐데... 그러면 지금 레비아탄의 힘은 도대체 어느 수준인 거지?

설마 레비아탄의 몸 안에 있는 세계가... 그가 직접 만든 세계인 건가

세계를 만들 수 있다고? 게다가 이 세계는 게이트로 침공을 당하며 침공을 하고 있었다

레비아탄이 침공한 줄 알았지만, 주인께서 그는 묶여있었다고 했다

그럼 누군가가 레비아탄의 힘을 이용하고 있는 것 같았다

검은 쇠사슬의 힘은 누군지 알겠지만, 그 혼자서 레비아탄을 막을 순 없다

주인이 없는 틈을 타 배신을 한 건가. 누구의 손을 잡은 거지? 천사? 악마? 용

누구 손을 잡았든 주인을 배신한 대가를 치러야겠지

하지만 오늘 본 주인은 너무나 순박해 보였다

주인이 못할 땐 내가 해야겠지

그 순간이 기다려지네

샬롯에게 미안하지만 더는 대화할 컨디션이 아니라 기절하듯 쓰러졌다

꿈을 꿀 새도 깊이 잠을 자다가 내 머리를 누가 쓰다듬는 기분이 들길래 눈을 떴더니 차가운 인상의 미인이 나를 쓰다듬고 있었다. 나는 귀신인 줄 알고 깜짝 놀라 일어났다

“잘 주무셨나요?

다행히? 샬롯이었다

“어? 어... 근데 왜 그러고 있어?

나는 잠을 덜 깨서 뭔 상황인지는 몰랐지만 그래도 물어봤다

“그냥 보고 있었어요.

샬롯은 그 말만 남기고 여전히 나를 쳐다보며 환히 웃고 있었다

나는 그런 샬롯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는데 밖에서 초인종이 울렸다

띵동

“제가 나가 볼게요.

샬롯은 내가 말릴 새도 없이 밖에 나가서 문을 열었다

아니 문 여는 건 또 어떻게 알았데

“시우 씨~ 던전 재생성 되려면 아직 시간 남았으니 다들 놀러 가자고...?

찾아온 건 민정 씨였다

“시현 씨가 있으면서 여자를 들이다니. 실망입니다.

굉장히 사무적이고 딱딱한 말투로 내게 실망을 건네오셨다

그렇게 급하게 뒤로 달려가시는 민정 씨를 보고 나는 한숨을 쉬었다

샬롯은 영문 모른 채 머리 위에 물음표를 띄우고 있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미안한데 저 아가씨 좀 잡아 와. 공손하게.

샬롯은 고개를 끄덕이고 순식간에 사라졌다

거미줄에 꽁꽁 묶인 채 잡혀 온 민정 씨였다

혼란스러운 민정 씨의 얼굴을 보며 나는 말했다

“지금 묶인 거미줄은 민정 씨도 알다시피 쉴롭의 거미줄입니다. 이제는 제가 샬롯이라는 이름을 지어줬고 지금 앞에 보고 계시는 여성이 샬롯입니다.

“안녕하세요. 샬롯입니다.

샬롯은 내 당부대로 내 일행에게는 매우 공손히 대했다

여전히 혼란스러워하는 민정 씨였다

어떻게 설명해야 한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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