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 괴이의 주인 54
“혹시 주시는 건가요?!
처음 보는 민정 씨의 흥분한 모습이었다
“당연히 줄 수는 없지. 하지만 멀쩡하게 던전에서 나온다면 그중 하나는 줄 수 있네.
그렇게 말씀하시며 길드원분을 부르시려 했는데 알렉산더 님이 말씀하셨다
“다 줘서라도 환심을 잡는 게 좋을 거라고 말만 하겠네.
제임스 쿠퍼 님은 그게 무슨 말이냐며 알렉산더 님은 쳐다보셨지만, 알렉산더 님은 어깨를 으쓱이며 말씀하셨다
“이렇게 말하면 미안하지만 가디언즈 길드의 최정예 파티보다 강하다고 감히 말하겠네.
“내가 알고 있는 이름은 이시현 씨 하나뿐인데 자네가 그리 칭찬하는 거 보면 대단한 헌터인가 보군. 별비 길드장의 딸로 알고 있으니 영입하기는 어렵겠군. 아 눈앞에서 할 말은 아니었나?
하지만 알렉산더 님은 정정하셨다
“이시현. 그래. 확실히 대단한 헌터더군. 최근에 우리 테이머들 영입했는데 전혀 쓸모가 없었지. 그래서 우리가 모셔야 할 분을 내가 데려왔다.
얼굴은 무표정하신데 말씀을 하시는데 뿌듯함이 느껴졌다
제임스 님은 시현 누나에게 향한 시선을 나로 바꾸셨다
“최근에 SS급 헌터가 된 사람과 이제 SS급 헌터가 될 S급 헌터 2명 S급 헌터 1명 그리고 거기에 왜 있는지 모르겠는 B급 테이머 한 명. 그런데 자네는 오히려 B급 테이머를 칭찬하는군.
이미 우리를 전부 조사한 것 같았다
하지만 최근에 생긴 내 일에 대해선 잘 모르시는 것 같았다
“2년 뒤 SSS급 헌터가 될 거라고 내가 장담하지. 아니... 2년 뒤면 모르겠군. 과연 얼마나 성장해 있고 얼마나 더 많은 괴수를 테이밍 할지. 30년 동안 지켜왔던 내 입지가 떨어질 수도 있겠어.
“...뭐?
그때 제임스 님이 부르신 길드원 분이 오셨다
“부르셨습니까?
제임스 님은 나를 잠시 쳐다보시더니 길드원 분에게 말씀하셨다
“...그래. 자네가 아티팩트를 제일 잘 알지?
“그렇습니다.
“저분들에게 알맞은 최적의 아티팩트를 우리 길드 창고에서 찾아 선물하게. 부족하면 사서라도. 알았나?
“...네 알겠습니다.
그 말씀에 별 의문을 가지지 않고 길드원 분은 바로 대답하셨다
오히려 우리가 당황했다
“아니 괜찮은 건가요?
하지만 제임스 님은 개의치 않고 더 큰 폭탄을 터트리셨다
“던전을 공략하고 나오신다면 별비 길드를 공식적으로 저희 길드에 동맹으로 맺고 싶습니다.
그 말에 우리는 입을 쩍 벌렸다
“지금 동안 가디언즈 길드가 동맹을 맺어온 길드는 자국 내에 있는 사실상 산하 길드였습니다. 그런데 외국에 있는 그것도 세계에서 보자면 보잘것없는 저희 길드와 동맹을 맺다니요? 이건 말도 안 되는 상황입니다.
준석 씨도 마찬가지로 처음 보는 흥분한 모습으로 말씀하셨다
“이건 오로지 시우 씨 덕분이에요. 알렉산더 님을 만나고 같이 던전을 가고 게다가 가디언즈 길드에서 아티팩트에다가 동맹? 길드장님과 부 길드장님이 알면 놀라서 졸도하실지도 모르겠는데요?
민정 씨도 똑같으셨다
시현 누나는 이미 어디론가 전화를 하고 계셨다
나는 얼떨떨했고 설아는 별 관심이 없었다
알렉산더 님은 우리의 모습을 보면서 뭔가 흐뭇해하는 표정을 지으셨다
“자네들의 단순히 헌터 등급만 계산해도 SSS급 헌터 1명과 SS급 헌터 4명 S급 헌터 2명이네. 전 세계를 뒤져도 이 정도의 파티는 찾기 힘들지. 물론 테이머 한 명은 참가 안 했네.
알렉산더 님의 말을 듣고 나니 확실히 엄청났다
물론 알렉산더 님은 단순히 계산만 한 거지만 그래도 객관적으로 봐도 대단한 수치긴 했다
나와 설아를 빼곤 다들 호들갑을 떨며 길드원분의 안내를 따라갔다
우리는 우리의 능력을 대충 설명했고 길드원분, 이름은 브로디라고 하신다
브로디는 우리에게 맞는 아티팩트를 창고에서 가져오셨다
아티팩트의 대부분은 악세사리였다
애초에 우리는 무기를 사용하는 헌터가 없다 보니 사용할 수 있는 아티팩트가 매우 제한적이었다
준석 씨도 골렘으로 변하다 보니 갑옷이나 무기를 전혀 사용할 필요가 없었으니 사실상 우리에게 필요한 건 마나에 관련된 아티팩트 뿐이었다
민정 씨나 준석 씨 시현 누나도 마나에 관련된 아티팩트는 거의 없었다
알렉산더 님도 아티팩트를 사용하지 않으시는데 그 이유를 물어보니 자신의 신체 능력을 버틸 수 있는 아티팩트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가디언즈 길드에 고작 창고에서 나오는 아티팩트였는데 죄다 마나와 관련된 거였다
준석 씨는 한 쌍의 가죽 장갑과 귀걸이를
민정 씨는 목걸이와 반지를
시현 누나는 귀걸이를 가져오셨지만 이미 하고 계셔서 반지 2개를 받으셨다
내게는 무슨 채찍하고 개 목줄 같은 걸 갖고 오셔서 이게 뭔가 싶어 물어봤더니 테이밍 하는 데 매우 좋다고 한다
나는 괜찮다고 말씀드렸지만, 문제는 설아였다
설아는 마나를 사용하지도 않아서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애매했지만, 혹시 마나가 없더라고 신체를 강화할 수 있는 아티팩트가 있냐고 물었지만 그건 없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 전체가 사용할 수 있는 각종 내성이 있는 아티팩트들을 받았다
우리가 갈 던전이 어떤 던전이니 모르니 아무거나 닥치는 대로 내성이 있는 걸 챙겨주신 거다
물론 내성이 있는 아티팩트도 가지라고 말씀하셨다
그렇게 나와 설아는 필요한 아티팩트를 받지 못했지만 브로디는 우리에게 필요한 걸 말하라고 사 드리겠다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더는 기다리면 1퍼센트라도 살아있을 확률이 있는 알렉산더 님의 아들이 더 위험해지겠지
이미 2주가 지나고 하루가 더 지났지만 말이다
나와 설아를 제외한 일행이 들뜨는 걸 진정시키고 우리는 알렉산더 님께 말씀드려 미지의 던전으로 향했다
미지의 던전은 은근 위험한 곳에 있었다
가디언즈 길드가 주변을 통제하고 있었지만 던전이 나타난 공간은 평범한 아파트의 옥상이었다
여기서 살고 있었던 평범한 사람들은 가디언즈 길드가 다른 곳으로 이동시켰다고 한다
“가디언즈 길드와 동맹을 맺기 위해서라도 공략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나는 다르게 생각했다
“우선은 알렉산더 님의 아들분을 먼저 찾는 거로 생각하죠. 만약 구하게 되거나...
나는 알렉산더 님에게 최대한 들리지 않게 말했다
“시신을 찾게 되면 공략을 취소하고 바로 돌아가죠.
알렉산더 님은 모르겠지만 우리의 목적은 아들분의 행방을 찾는 것이다
그렇게 다짐하고 우리는 알렉산더 님과 함께 미지의 던전으로 들어갔다
게이트를 통해 들어왔더니 사방이 막혀있는 동굴이었다
오로지 통로는 한 곳이었으며 그 공간에는 우리가 괴수를 특정할 수 있는 힌트가 있었다
“저건... 거미줄인가요?
거미줄로 보이는 흰색 망이 통로 전체에 있었다
동굴은 다행히 비교적 컸지만 엘리의 몸 전체가 나올 수 있는 공간이 아니었다
그래서 엘리는 절반의 크기로 커졌고 나는 엘리에게 저 거미줄을 잡아당겨 보라고 말했다
엘리는 자신의 집게로 거미줄을 잡고 당겼는데 꽤 질겼다
쭉 잡아당겼더니 거미줄이 끊기면서 엘리의 몸에 달라붙었다
나는 엘리에게 달라붙은 거미줄을 만졌더니 끈적끈적했고 바로 내 손에 달라붙었다
마나를 사용해서까지 잡아당겼지만 끊어지지 않았고 시현 누나가 정밀하게 화염을 사용해 정확히 내 손에 달라붙어 있는 거미줄만 불태웠다
엘리도 집게로 거미줄을 계속 잘랐지만, 결국엔 잘린 거미줄만 몸에 붙었고 결국엔 시현 누나가 불로 태웠다
알렉산더 님은 그런 섬세한 화염의 사용을 보고 감탄했다
“자네만큼 능력을 섬세하게 사용하는 헌터는 처음 보는군.
“저희 어머니 보고 배웠어요.
알렉산더 님도 거미줄을 잡아당기려고 다가가는데 갑자기 동굴 바닥이 동그랗게 열리더니 뭔가가 잽싸게 알렉산더 님을 잡아갔다
“알렉산더 님?!
우린 깜짝 놀라 다가가려 했는데 바닥에서 끼에엑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알렉산더 님이 뚜껑을 열고 아무렇지도 않게 올라오셨다
“땅속에서 살고 있는 거미도 있나? 그래도 방어력은 별로더군. 급습해서 독을 주입해서 죽이는 방식인 것 같네.
우리는 알렉산더 님의 말을 듣고 뚜껑을 열었지만 이미 괴수는 죽어서 마석만이 남아있었다
뚜껑 안은 생각보다 넓었다
적어도 지금의 엘리가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이었다
“언뜻 봤을 땐 4미터 정도 크기의 거미였네. 이준석 헌터. 독 내성을 가지고 있나?
준석 씨는 고개를 저었다
“제가 가지고 있진 않지만 이번에 아티팩트로 받았습니다.
“그러면 그대도 평범하게 잡을 수 있을걸세. 하지만 오민정 헌터나 이시현 헌터, 설시우 헌터는 꼼짝없이 죽겠지.
확실히 그 속도는 나는 눈으로 좇을 수도 없었다
“거미가 숨어있는 공간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할 것 같아요.
하지만 도저히 육안으로는 구분할 수가 없었다
“제가 들어오자마자 감지를 했지만, 바닥은 생각 못 했습니다. 바닥까지 감지해 보겠습니다. 죄송하지만 알렉산더 님. 알렉산더 님이 선두로 던전을 진행해 주실 수 있나요?
“그러지.
나는 혹시 모르니 나와 민정 씨, 시현 누나는 엘리의 등 위로 올라왔고 던전을 진행했다
얼마 가지 않아서 시현 누나는 바로 말씀하셨다
“10미터 앞에 바로 땅속에 괴수가 있습니다.
알렉산더 님이 바로 나서려는 걸 나는 잠시 말렸다
“시리야. 네가 한 번 땅속에서 기습해 볼래? 대신 죽이지 말고.
시리는 내 몸에서 나와 땅속으로 파고 들어갔다
우리는 잠시 기다렸고 앞에 땅이 열리더니 시리가 기어 나왔다
뚜껑을 열고 들어가 보니 3미터 정도의 크기로 보이는 거미가 엎어진 채 다리를 위로 모으고 있었다
그 거미는 다리에 털이 달렸으며 다른 거미보다 짧았지만 굵었고 다리가 12개였다
“조금 기괴하게 생겼네요.
“불이 통하나 시험해 보죠.
시현 누나가 불을 가볍게 거미에게 사용했더니 불에 타 죽어버렸다
“마나를 별로 사용하지 않았는데 불이 약점일 수도 있겠네요.
우리는 던전을 공략해 나갔지만, 너무 순조로웠다
“이번엔 땅이 아닌 위에 있습니다. 가만히 있는 거로 보아 거미줄에 매달려 있는 것 같습니다.
알렉산더 님이 선두에 나서며 거미들을 박살 내고 있었지만, 솔직히 우리만 왔었어도 이 정도는 공략할 수 있었다
땅속에 있는 거미, 아예 거미줄을 치지 않고 싸우러 오는 거미, 거미줄에 매달려서 은신해 있는 거미 등등 수많은 종류의 거미 괴수들이 있었지만 다들 S급 괴수에서 SS급 괴수같아 보였다
특히 숨지도 않고 당당하게 싸우러 온 거미가 있는 곳은 광장처럼 되어있는 곳이라 8미터 크기의 거미였고 지금껏 보았던 거미 괴수 중 가장 강했지만 엘리도 그곳에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와 거미 괴수와 싸웠다
알렉산더 님이 나설 것도 없이 엘리가 앞에서 막고 시현 누나가 불태워 버리니 죽었다
시현 누나가 나서기 전까진 엘리가 혼자서 그 거미를 맡았지만, 과연 강했다
엘리도 마석을 꽤 많이 먹어 강해졌지만 그런 엘리와 호각 혹은 조금 더 약했다
하지만 시현 누나가 나서서 전에 보았던 불의 감옥을 거미의 크기에 맞춰 사용했더니 그 안에서 불에 타 죽어버렸다
다음 그 괴수를 만났을 때는 준석 씨가 나서서 싸웠고 준석 씨는 힘겨워하긴 했지만 혼자서 막고 계셨고 민정 씨가 버프를 주니 수월하게 싸우고 계셨다
도와드리려 했지만, 준석 씨가 거절했고 시간이 지나 혼자서 괴수를 쓰러뜨리셨다
“확실히 이 괴수는 SS급 괴수인 것 같네요. 마석도 SS급 수준인 것 같고요.
“하지만 이상합니다. 물론 저희는 시현 누나 덕분에 쉽게 공략하고 있지만 그걸 감안해도 너무 쉽습니다. 가디언즈 길드의 최정예 파티가 고작 이 정도 수준의 던전을 공략하지 못한 게 이상합니다.
알렉산더 님도 내 의견에 동의하셨다
“확실히 내 아들의 파티원 중에서는 화염 능력자가 없긴 하네. 앞에 기습하는 거미도 솔직히 다른 파티원이 도와준다면 가볍게 나올 수 있고 거미줄도 결국엔 뜯어낼 수 있지.
“아직 끝난 게 아니니 공략을 마저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