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괴이의 주인-54화 (54/164)

#54. 괴이의 주인 53

알렉산더 님을 모셔오기 전 우리는 던전에서 얻은 마석을 청산해야 했다

우선 알렉산더 님은 모든 마석을 우리에게 양보해 주셨다

S급 던전 한 번을 돌았을 뿐인데 마석이 150개가량이 모였다

급하게 이리와 시리가 먹은 마석까지 합하면 거의 200마리 가까이 순식간에 잡은 것이다

단순히 개당 500만 원으로 계산해도 7억 5천만 원을 번 것이다

이걸 다섯 명으로 나누면 인당 1억 5천만 원이다

“S급 던전 5번을 한 번에 몰아간 것 같습니다.

“피곤하긴 하네요.

하지만 일행은 돈보다는 몸이 더 힘드신 것 같았다

확실히 오늘은 그 어떤 던전 보다 힘들었다. 모든 S급 던전이 이랬다면 힘들어지겠지만 그럴리 없겠지

하지만 문제는 다음 던전은 지금보다 더 어려울 것이다

물론 그때는 시리와 설아, 그리고 알렉산더 님이 있겠지만... 그건 두고 봐야겠지

나도 마찬가지로 돈은 별 관심이 없고 애들 간식이 늘어났다는 거에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키메라의 마석. 우리 일행들은 마석은 다 공평하게 분배하면서 특수 개체의 마석 만큼은 내게 아무 대가 없이 양보하셨다

하지만 그것도 일행들은 불만이 있으신 것 같았다

“시우 씨는 하는 거 없으니 시우 씨 몫을 빼고 이리와 엘리가 활약했으니 둘에게 주죠.

“찬성입니다.

민정 씨가 뼈 때리는 말을 하고 준석 씨가 찬성했다

분명 결국엔 내게 마석을 더 주겠다는 말씀이신데 뭔가 기분이 묘했다

어쨌든 결국엔 2명분의 마석을 받았고 고생한 이리와 엘리에게 마석을 주었다

그리고 문제는 키메라의 마석이었다

S급 던전에서 나온 특수 개체의 마석이다. 지금 동안 보았던 그 어떤 괴수보다 강력했다

이리와 시리가 지치지만 않았다면 1:1로도 이길 수 있었겠지만 엘리는... 아마 불가능하겠지

가장 높은 등급의 던전에서 나온 아이지만 마석을 먹는 게 오늘이 처음이었고 불이라는 명백한 약점이 있었다

“이번에도 미안하지만, 막내에게 양보해줘야겠네. 그리고 오늘 엘리가 열심히 고생했으니깐 먹을 자격이 있는 건 인정하지?

시리는 별 반응이 없었고 이리는 인정했다

물론 지금의 엘리는 전보다 크기는 그대로지만 훨씬 단단해졌다

아마 엘리도 마석을 먹으면 점점 강해지겠지만 이리처럼 특수 능력이 있으면 좋겠지

물론 키메라의 마석을 먹는다고 특수 능력이 생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베타를 불러 우리를 삼키게 한 다음 거기서 마석을 먹였다

“어때 엘리? 뭐 무슨 능력 생긴 게 있어?

나는 기대감 가진 채 엘리에게 물었다

엘리는 잠시 주춤하더니 갑자기 꼬리에서 뭔가 모이더니 그 뭔가가 다시 엘리에게 돌아갔다

그 모습을 봤지만 엘리에게서 뭔가 바뀌는 게 없었다

“뭐한 거야? 엘리?

하지만 잘 보니 엘리의 몸에 검은색 무언가로 코팅되어있었다

엘리의 말로는 자기 몸이 더 단단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만약 저 검은색으로 코팅됐을 때 화염을 막아낼 수 있다면 엘리에게 완벽한 능력이었다

나는 혹시 모르니, 그 검은색을 두르는 걸 다른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지 물어봤지만 엘리는 그건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아쉬웠지만 그것만으로 만족했다

그렇게 베타의 몸에서 나오니 집에 초인종을 누르는 사람이 있어 나가보니 우리 일행이 있었다

“알렉산더 님이 오셨어. 혹시 모르니 훈련장으로 불렀어. 가자.

길드장님과 부 길드장님은 혹시 모르니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으셨고 우리 일행은 훈련장으로 갔다

훈련장은 일부로 우리 길드원들을 전부 철수시켰고 우리와 알렉산더 님만 남았다

“호. 이준석이라고 했지. 그사이에 치료가 다 된 거 보면 본인의 생명력 또한 강한 것 같군. 그래서 정했나?

나는 잠시 일행과 설아를 보고 알렉산더 님에게 말했다

“그 전에 알아두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알렉산더 님은 어서 말해보라는 듯이 나를 빤히 보셨고 나는 침을 꿀꺽 삼키고 말했다

“전에 설아에 대해서 궁금해하셨죠?

“그렇지? 그 아이에 대해서 말하려는 건가?

“...네?

알렉산더 님이 먼저 선수를 치셨다

“너무 허술해. 마나를 감지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저 아이를 의심할 걸세. 마나가 없는데 그 정도의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는 자는 선택받은 자들밖에 없겠지.

우리는 설아가 헌터 범죄자를 알아차렸을까 긴장했지만 다른 걸 알고 계셨다

“선택받은 자요?

“선택받은 자에 대해서 모르는 건가? 하긴. 한국은 치안이 좋아서 그들을 보기 힘들겠지. 미국에서는 그들에게 휘둘린 사건이 많았다네.

우리는 그 말에 긴장했다

“그렇게 긴장할 필요 없다네. 선택받은 자가 사고를 쳤다고 모든 선택받은 자들을 싫어할 리가 없지 않은가.

하지만 설아는 사고를 쳤다. 이걸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까

“SSS급 헌터를 죽인 자라. 대단하군.

하지만 알렉산더 님은 담백한 반응이셨다

너무나 쉽게 믿는 모습에 우리는 의아해했지만, 알렉산더 님은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별비 길드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그 길드장의 딸은 알고 있지. 이시현. 불운 특성의 보유자이자 처음부터 끝까지 던전을 혼자서 공략한 헌터. 초고속으로 SS급 헌터로 성장한 헌터. 대단하지. 솔직히 설시우? 이시현의 첫 파티원이라길래 궁금해서 기자회견장에 갔을 뿐이다. 그런데 더 대단한 자가 있었지. 고작 테이머가 SS급 헌터와 비견되는 괴수를 그것도 2마리나 테이밍했다니. 믿을 수 없었지만 믿을 수밖에 없게 만든 게 설시우란 사람이다. 저 설아란 아이가 거짓말을 할지언정 자네들이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지. 그대들을 믿네.

알렉산더 님이 설아의 말을 믿는 게 아닌 우리의 말을 믿었다

마치 전에 준석 씨가 말씀하신 것처럼

“감사합니다. 믿음에 보답하겠습니다.

시간이 지나 일행들의 말과 엘리의 성장을 보고 화는 어느 정도 풀렸다

애초에 던전에 가려고 마음먹었을 때부터 그에 대한 마음의 응어리를 풀었어야 했다

그래도 알렉산더 님이 우리를 고평가 해주시고 우리의 말을 믿어주셨으니 나도 그에 대한 보답을 해야겠지

“그러면 설아에 관한 능력을 알고 계시는지요?

“그렇네. 엘리자베스 바토리란 이름? 별명? 으로 알고 있는데 한국에서 이름을 받았나 보지?

“네. 원래 그녀의 이름은 릴리. 하지만 한국에서 신분증을 발급받아 설아라는 이름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알렉산더 님에게 설아에 대한 능력과 사용하는 방식을 알려드렸다

“궁금하군. 그녀의 피의 능력이 과연 내게 통할까?

“한 번 사용해줘? 아저씨?

왠지 모르겠지만 그 둘은 사이가 별로 좋지 않았다

나는 둘을 말리며 아직 알리지 않은 사실을 말씀드렸다

“사실 제가 테이밍한 아이들은 두 아이가 전부가 아니에요.

“...응?

나는 언제 나와 같이 시리를 불렀고 내 와이셔츠의 목덜미에서 얼굴을 빼꼼 내밀었다

“이 아이는 시리. 제가 처음으로 테이밍 한 아이입니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아마 가장 강한 아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알렉산더 님은 지금 동안 보았던 표정 중에 가장 감정이 큰 표정이었다

“사실상 자네 혼자서 SS급 헌터 3명의 기량을 해낸다는 건가? 말도 안 되는군. 그런데 S급 던전에서는 왜 그 아이를 안 꺼냈나? 설아라는 아이는 이해하겠다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 아이를 밝혀서 좋을 것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전에 이리에 관한 협회에서의 일을 알렉산더 님에게 알렸다

“확실히 협회는 괴수를 죽이는 것 말고는 크게 관여를 하지 않지. 자네에게 무례하게 굴었던 것도 이해는 가네. 하지만 지금의 자네를 보면 협회에서 땅을 치고 후회하고 있겠지.

알렉산더 님은 우리를 두둔하셨다

“그래서 내게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은 던전 공략에 참가하겠다는 말이겠지?

우리 일행은 전부 고개를 끄덕였지만, 준석 씨 혼자서 자신의 의문을 말했다

“제가 알기로 알렉산더 님은 가디언즈 길드에서 하는 말은 거진 다 들어주시는 거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알렉산더 님은 저희가 거절했어도 혼자 던전에 들어가신다고 말씀하셨죠. 이유가 있습니까?

알렉산더 님은 이번 일은 조금 놀라셨는지 눈을 크게 뜨셨다

“자네 나에 대해서 잘 알고 있군.

“신체 강화형 헌터들은 대부분 알렉산더 님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내가 만나본 헌터들은 아니던데... 그래. 미지의 던전에 들어간 헌터. 바로 내 아들이라네.

일행은 전부 깜짝 놀랐다

하지만 나는 또 다른 의문이 생겼다

“하지만 아들을 던전에서 실종됐다는 사람치고는 너무 침착하십니다. 정말 아들을 찾고 싶으신 게 맞나요?

나는 어쩌면 무례할지도 모르는 질문을 했고 일행은 놀랐지만, 알렉산더 님은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하셨다

“나는 각성했을 때 감정이 엄청 무뎌졌다네. 내가 감정을 보일 때는 그만한 가치가 있을 때지. 사실상 저주나 다름없지. 정확히는 내 감정이 일정 이상 올라가질 않는다고 해야 하나? 내 아내가 죽을 때도, 지금 아들이 던전에서 실종됐을 때도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네. 그저 잠깐 놀란 게 다지. 방금 자네의 괴수가 3마리란 걸 깨달았을 때 정도가 가장 놀랐을 때네. 내가 웃는 것도 나를 아는 자들이 보면 드디어 이 영감이 미쳤냐고 생각할 거야.

하지만 우리는 알렉산더 님이 웃는 모습을 몇 번 봐왔다

“그래도 지금 내 아들을 구할 생각은 가지고 있다네. 하지만 사실상 포기한 상태지. 지금도 소식이 없는 거 보면 내 아들은 2주 넘게 던전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지. 그래도 만약 포기한다면 천국에 있는 내 아내가 용서하지 않겠지. 설령 죽었다는 게 확실해져도 그 시체만큼은 가져오고 싶은 게 지금 내 마음이라네.

감정이 없다는 건 크나큰 저주였다. 놀라더라도 놀랄 수 없고 슬프더라도 슬플 수 없다는 게 과연 무슨 감정이 들까. 아니 그 감정조차 억제되니 우린 영원히 알 수 없겠지

“그럼 최대한 빠르게 던전을 가야겠네요.

우린 길드장님과 부 길드장님에게 말씀을 드리고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

우리는 도착하자마자 가디언즈 길드의 본사로 찾아갔다

거기서 전 세계 1위 길드의 길드장님을 만났다

“반갑습니다. 가디언즈 길드의 길드장 제임스 쿠퍼라고 합니다.

한국말을 유창하게 하는 거 보니 신기했다. 그러고 보니 알렉산더 님도 한국말을 잘하셨지

길드장님은 전형적인 백인 남성의 생김새를 가지고 계셨지만, 알렉산더 님에게도 뒤지지 않는 우락부락한 몸을 가지고 계셨다

“미안합니다. 사실 알렉스 헌터와 사라 헌터가 자신의 파티원을 데리고 던전 공략을 나섰지만 복귀하지 못한 걸 듣고 우리 길드원들이 참가하려 하지 않아서 말이죠. 알렉스 헌터의 파티가 사실상 우리 길드에서 최정예 파티나 다름없는데 그 파티가 실패한 걸 듣고 다들 공략을 포기했네. 물론 다른 최정예 파티는 다른 곳으로 파견 가서 지금은 없지만 말이네.

우리는 그 얘기는 못 들어서 알렉산더 님을 쳐다봤고 알렉산더 님은 변명 아닌 변명을 하셨다

“내 아들이 워낙 유능해서 말이야. 사라 헌터는 아들의 아내라네.

그걸 물어본 게 아니었지만... 그래도 무를 순 없다

“우리 알렉산더를 잘 부탁하네. 우리 길드 대신 그대들이 가는 거니 우리가 최대한 지원을 해주겠네. 필요한 아티팩트가 있으면 말하게나.

아티팩트라는 말의 우리 일행은 다들 눈빛을 번뜩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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