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괴이의 주인-52화 (52/164)

#52. 괴이의 주인 51

이리가 괴수를 추적하고 있을 때 알렉산더 님은 시현 누나의 머리에 있는 이프닉스에게 관심을 가지셨다

“내가 정령의 별 관심이 없긴 하지만 그 아이는 처음 보는군. 이름이 뭔가?

“이프닉스라고 합니다.

“내가 헌터 생활을 하면서 수많은 정령을 봐왔지만, 동양의 용의 형태인 정령은 처음 보네. 어떻게 그 아이를 얻게 됐나? 내가 알기로 그대는 정령의 선택을 못 받았다고 했는데.

알렉산더 님이 생각보다 시현 누나에 관해 잘 알고 계셨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아이도 평범한 정령은 아니에요. 여러 능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시현 누나의 말에 이프닉스는 괜히 누나의 머리에서 푸른 불꽃을 내뿜었다

알렉산더 님은 그 모습을 보고 놀라셨지만 시현 누나의 머리카락은 멀쩡했다

“이 아이의 푸른 불꽃은 정화 능력과 치유 능력이 있습니다. 물론 저와 같은 화염 능력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아이가 특별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이프닉스는 나를 힐끗 보더니 물방울을 만들어 내게 보냈다

왜 내게 보냈는지 모르겠지만 마침 초원이라 더워서 물방울을 머리에 맞았다

“두 가지 능력을 사용하는 건가? 어이가 없군. 한국에 이런 인재들이 있을 줄이야. 괜히 돌아다녔어.

알렉산더 님이 어딜 돌아다니고 왜 어이가 없으신지 모르겠지만 굉장히 황당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무엇인가 이상했다

준석 씨도 알렉산더 님과 대화하고 민정 씨도 궁금한 걸 물어보면서 시간을 보냈지만 이리는 괴수를 찾지 못했다

생태계 던전은 몇 걸음만 움직여도 괴수가 보일 정도로 괴수가 많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가 들어오자마자 보았던 사슴 괴수와 늑대 괴수 말고는 다른 괴수는 보이지 않았다

이건 명백한 이상 현상이었다

“뭔가 이상합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괴수가 안 보일 리가 없습니다.

준석 씨가 이상함을 감지하고 말씀하셨다

그때 이리가 내게 생각을 전해왔다

“이리가 괴수의 냄새가 한곳으로 몰리고 있다고 합니다.

“맞는 것 같아. 피 냄새가 한곳으로 모이고 있어.

설아도 그 말에 동의했다

알렉산더 님은 그 말을 듣고 심각한 표정을 지으셨다

“괴수가 한곳으로 모이고 있다고 했나? 그곳이 어디지?

이리에게 어딘지 위치를 묻고 그 방향을 가리켰다

“미안하지만 먼저 가보겠네. 던전이 망가질 수도 있으니.

그렇게 말씀하시더니 몸이 전에 보았던 2 미터는 넘는 몸으로 변하시더니 이리의 전속력과 비슷한 속도로 그 방향으로 달려나갔다

“던전이 망가진다니 무슨 말씀이시지?

“모르겠습니다. 우선 저희도 빠르게 따라가죠!

나는 일행 전부를 엘리의 위에 태우고 달려가라 말했고 이리는 엘리보다 빠르니 알렉산더 님을 따라가라고 말했다

생태계 던전에서 특수 개체를 본 적이 있다

그 괴수는 모든 괴수를 통제했고 이내 모든 괴수가 특수 개체로 변하고 있었다

다행히 그 전에 내가 먼저 발견해서 괴수를 토벌했지만 던전안의 모든 괴수가 특수 개체로 변하게 된다면 공략 불가한 던전이 탄생할 수도 있다

그건 막아야만 했다

나는 몸을 늘려 최적의 속도를 낼 수 있는 몸으로 변한 뒤 달렸다

뒤에 설시우 일행이 당황하는 것이 보였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최고속도로 달리고 있는데 뒤에서 뭔가 쫓아오는 게 느껴졌다

그건 설시우의 늑대 괴수인 이리라고 하는 아이였다

내가 속도가 아닌 방어에 치중된 헌터라고 하지만 내 속도를 따라오다니

“대단하군! 진작 한국에 올 걸 그랬어.

중국 러시아 일본 다 들렀지만 이런 헌터들은 없었지

과연 설시우는 저런 아이들을 어떻게 테이밍했을까? 매우 궁금하군

이번 던전의 특수 개체를 잡고 정식으로 한번 말해봐야겠군

그러니... 기다려라, 아들아

엘리를 타고 알렉산더 님을 급히 뒤쫓아갔더니 알렉산더 님은 수많은 괴수와 대치 중이었다

이리도 옆에서 보조하고 있고 거기에 있는 괴수들은 마치 생태계 던전안에 있는 모든 괴수가 모여있는 듯했다

“허. 대단하군. 이렇게 금방 올 줄이야.

알렉산더 님은 그 많은 괴수 앞에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우리를 쳐다보며 말씀하셨다

자세히 보니 오히려 모든 괴수가 알렉산더 님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그 전갈. 엘리라고 했나? 그 아이도 꽤나 빠른 모양인가 보군.

그때 사자로 보이는 괴수가 알렉산더 님에게 달려들었지만, 알렉산더 님의 몸이 더 커져 한 손으로 사자의 머리를 잡더니 터트려버렸다

괴수들은 그 모습을 보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저 뒤에 키메라처럼 보이는 괴수 보이나? 저 괴수가 이 던전의 모든 괴수를 통제한다. 저 괴수를 미리 잡지 않으면 저 괴수처럼 모든 괴수가 특수 개체로 변한다네. 다행히 이번에는 제대 발견해서 특수 개체가 저 한 마리밖에 없지만.

알렉산더 님이 가리킨 곳에는 머리는 사자, 몸은 소, 꼬리는 뱀으로 되어있는 괴수가 있었다

확실히 신화에 나오는 키메라의 모습과 비슷했다

“솔직히 말하면 내가 그대들이 오기 전에 저 괴수를 잡을 생각이었지. 하지만 생각이 바뀌었네. 자네들이 이 괴수들을 막을 수 있는지 시험해 보겠네.

주변만 보면 괴수에게 둘러싸인 상황이지만 알렉산더 님은 태연하게 우리에게 말씀하셨다

“시험한다는 게 무슨 말씀이시죠?

“미안하지만 그건 시험이 끝나고 말해주겠네. 지금은 괴수를 잡아야 할 상황이 아닌가. 위험하면 도와줄 테니 걱정 말게.

그 말씀만 하시고 괴수들의 사이를 아무렇지도 않게 휘적휘적 걸어가셨다

괴수들은 그런 알렉산더 님을 건들지 못하였고 오히려 우리에게 분노를 쏟아냈다

알렉산더 님이 왜 이런 짓을 벌였는지 모르겠지만..

“애초에 저희끼리 사냥하려고 던전에 들어왔으니 할 일은 똑같습니다. 몰아서 할 뿐이죠.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시현 누나는 이프닉스와 함께 불의 구름을 허공에 만들었다

그 구름에서 불의 비가 내려왔다

등급이 낮은 괴수들은 그 비를 맞고 녹아내렸으며 어느 정도 등급이 높은 괴수는 몸의 화상을 입으며 우리에게 달려들었다

그 불의 비는 정확히 괴수에게만 내리고 우리에게는 안 내려 괴수들이 달려들었지만, 준석 씨와 엘리가 몸으로 막아냈다

근접 전투 능력이 떨어지는 나와 시현 누나, 민정 씨는 엘리의 등에 타 버텨냈다

준석 씨는 비를 맞고 살아있지만 약해진 괴수들의 사이로 파고 들어가 괴수를 학살했으며 이리는 빠른 속도를 가진 괴수를 적극적으로 노리게 시켰다

엘리는 달려드는 괴수들을 몸으로 들이 받아버리고 집게로 집어 몸을 반으로 잘라버렸다

그럼 에도 괴수가 너무 많아 엘리의 등에 탄 우리에게 달려들었지만, 시현 누나가 가만히 있진 않았다

시현 누나는 최대한 집중해 엘리의 등으로 달려드는 괴수를 화염으로 태워버렸으며 시현 누나가 반응하지 못한 건 내가 이프닉스를 불러 물의 능력으로 밀어냈다

이프닉스의 물의 능력은 이 정도 수준의 던전에서는 살상능력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민정 씨는 끊임없이 다치고 부서지는 골렘으로 변한 준석 씨에게 집중적으로 치료 능력을 사용했고 나 또한 호랑이 괴수나 속도가 빠른 늑대 괴수들의 위치를 계속 적으로 이리에게 생각으로 전하며 죽이게 시켰다

하지만 그 사이에서 설아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설아의 능력을 본 순간 알렉산더 님이 무슨 반응을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설아가 자신이 아무것도 못 하는 것을 자책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나는 설아에게 괴수들의 관심을 돌리라고 생각을 전했다

설아는 내 말을 즉시 이행 괴수들의 품을 파고들어 이리저리 움직였다

괴수들은 설아를 공격하려 했지만, 설아의 속도는 이리와 비슷해 공격을 전부 피해내고 있었다

준석 씨는 괴수를 짓이겨 버리고 이리는 사자와 같은 괴수들의 목덜미를 물어 죽여나갔다

시현 누나는 화염의 고리를 만들어 엘리의 주변에 둘렀고 엘리에게 다가오는 괴수들은 그 고리를 뚫고 지나와야 해 다시 한번 괴수가 죽어 나갔다

하지만 전투가 40분이 지나자 준석 씨와 민정 씨의 마나가 다 고갈될 무렵 가만히 있던 키메라가 나섰다

키메라가 나서자 주변의 괴수들이 물러났고 준석 씨는 거친 숨을 몰아쉬고 계셨다

시현 누나도 심호흡하고 계셨고 민정 씨는 피부가 창백해 쓰러지기 직전이었다

설아는 몸의 상처하나 없었지만 땀에 흠뻑 젖어있었고 이리도 헥헥 거리고 있었다

엘리도 온몸에 기스가 나 있었다. 멀쩡한 건 나뿐이었지만 제일 도움이 되지 않았다

나는 급히 엘리와 이리에게 주변에 떨어진 수많은 마석들을 먹어도 된다고 말했고 이리와 엘리는 마석을 먹고 금방 컨디션을 되찾았다

알렉산더 님은 그런 우리의 모습을 보고 박수를 치며 보고 계셨다

“대단하군. 우리 가디언즈 길드에 들어와도 최정예가 될 수준이야. 남은 괴수는 별로 없으니 내가 죽이겠네. 그대들은 키메라에 집중하게.

우리는 고작 10분 사이에 2/3에 달하는 괴수들을 죽였지만, 여전히 1/3 수준의 괴수는 남아있었다

하지만 알렉산더 님은 아무렇지도 않게 괴수들에게 달려들었다

괴수들은 그 모습에 기겁해 도망쳤지만, 알렉산더 님은 한 마리 한 마리 차근차근 목을 꺾어 죽여버렸다

그 모습은 마치 영화에서 보았던 스티븐 시걸의 모습과 같았달까

하지만 우리는 거기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거기에 정신 팔린 우리에게 키메라가 뱀의 꼬리에서 독을 내뿜었다

시현 누나가 가장 먼저 반응해 이프닉스에게 푸른 불꽃을 만들라 시켰고 이프닉스는 바로 불꽃을 내뿜어 독을 중화시켰다

키메라는 사자의 눈을 살짝 찌푸리더니 곧바로 돌진해 왔다

사자의 머리에서 갑자기 전에 보았던 사슴의 뿔로 보이는 것이 자라나더니 똑같이 빛이 났다

하지만 그 모습은 사슴과 달리 훨씬 위협적이었다

엘리가 정면으로 달려들어 키메라를 막아섰다

키메라의 크기는 4 미터 이리의 절반 정도 되는 크기였다

엘리에게 뿔을 조심하라고 일러뒀더니 엘리는 자신의 집게로 키메라의 몸통을 잡았다

다른 괴수와 달리 사지를 찢을 순 없었지만, 키메라를 붙드는 데 성공했다

준석 씨는 마지막 힘을 다해 상처투성이의 골렘으로 변해 키메라에게 달려들어 뱀의 꼬리를 잡아당겼다

뱀의 꼬리는 끔찍한 소리를 내며 잡아 뜯겼다

하지만 준석 씨도 소의 몸통에 뒷 발차기에 나가떨어져 기절하셨다

민정 씨와 설아는 주변에 괴수가 없는 틈을 타 준석 씨를 안전한 곳으로 끌어당겼다

그때 키메라의 머리에서 뜨거운 기운이 모이더니 자신을 잡고 있는 엘리에게 불을 내뿜었다

엘리는 불에 약해 잡고 있는 키메라를 놓고 급히 땅으로 들어가 버렸고, 그사이에 이리는 나무껍질을 두른 채 화염을 뚫고 점프해 키메라의 등에 올라타 목덜미를 물어뜯었다

목에서 피가 쏟아져나오고 있었지만, 몸을 격하게 흔들어 이리를 떼어냈다

“뱀의 꼬리를 잘라낸 건 잘한 거다. 꼬리는 여러 능력을 가지고 있어 상대를 매우 귀찮게 하지. 저 남자 이준석이라고 했나. 본능적으로 한 행동이겠지만 아주 잘했어.

어느새 알렉산더 님은 모든 괴수를 정리하고 우리를 보고 계셨다

“오민정 이라고 했지. 그 여자는 이준석이 힘을 이끌어내는 데 큰 도움을 줬고 심지어 치료까지 가능하다니. 대단한 인재군. 그리고 길드장의 딸. 과연 혼자 던전을 공략했다고 했지. 그 말이 허언은 아니었군. 그 누구보다도 상황 판단과 반응이 빨라. 그리고 키 큰 여자. 설아라고 했나. 저 여성은 솔직히 자네 파티에 왜 있는지 모르겠군. 확실히 저 괴수들 속에서도 단 한 번의 공격을 허용하지 않았지만... 잘 모르겠군.

이런. 알렉산더 님이 설아의 능력에 의문을 가지셨나

“하지만 대단한 건 자네의 괴수들. 이리라는 아이는 한 번의 공격을 허용하지 않고 수많은 괴수를 죽였으며 엘리라는 아이는 그 누구보다 든든하게 파티원을 지켜줬다. 그 모습은 인간에게서도 잘 나오지 않는 모습이야. 사실 이 정도의 괴수가 모여있으면 파티고 뭐고 도망가기 바쁜 게 현실이지. 자네와 자네 괴수들의 유대감이 대단한가 보군. 합격이야.

그 말씀을 하시더니 지쳐있는 키메라 괴수에게 주먹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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