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괴이의 주인 48
테이머가 둘 이상의 괴수를 테이밍 한 건 극히 드물었고 심지어 SS급 헌터에 버금가는 괴수는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사실상 6년 전 파격적인 행보를 보인 종족 차별주의자에 테이머를 제외하고는 제대로 된 테이머는 외국에도 없다시피 했다
어떻게 보면 SSS급 헌터가 탄생한 순간을 보게 된 걸 수도 있다
그런 생각에 모든 사람이 너도나도 달려들어 질문했다
그때 운동장 구석에서 누군가 발을 굴렀다
“어이가 없군. 김대식 의원에게 돈 받고 온 것들이 지 할 일은 하지 않고 뭐 하는 거지?
그 발을 구른 건 제이크였다. 제이크는 고작 발 한번 구른 것으로 운동장 전체가 뒤흔들렸다
하지만..
“제이크 씨? 그게 무슨 소리죠?
물론 우리 일행 전부가 그건 예상은 했겠지만 저렇게 직설적으로 말할 줄은 몰랐다
“그대도 알고 있었을 텐데? 나는 용병이긴 하지만 돈 받고 하는 일은 제대로 하는지라. 여기 있는 절반은 김대식 의원에 사주를 받고 왔다. 하지만 김대식 의원도 이 상황을 예견하진 못했겠지. 그래서 그냥 직설적으로 묻겠다. 그대는 그대의 힘을 밝혀서 어쩔 셈이지?
나는 제이크의 질문에 당황했지만, 어차피 말해야 할 거 그가 판을 깔아준 것이 고마웠다
“저는 제 가족은 평범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제 가족에게 사람들 붙이는 순간 재밌어질 겁니다. 궁금하면 한 번 붙여보세요.
이렇게 말해도 분명 붙이는 사람이 있겠지
저들이 나를 SSS급 헌터로 생각해 특종은 참을 수 없을 테니
“그리고 그건 이번 일도 제외되진 않을 겁니다. 제이크 씨. 김대식 의원에게 전해주세요.
솔직히 기자들이 몰린 건 전부 김대식 의원이 한 짓이겠지
물론 아니라도 상관없다. 그 부자에겐 풀어야 할 것이 있으니
기자회견장이 끝나고 꽤 큰일이 일어났다
김대식 의원과 관련이 없는 기자들은 한국에서 SSS급 테이머가 태어났다고 온갖 호들갑을 다 떨었다
하지만 김대식 의원과 관련이 있는 기자들은 쥐죽은 듯 조용히 있었다
이유는 민시영에 핸드폰에서 발견된 증거들을 부 길드장님에게 넘겼기 때문이다
부 길드장님은 그 핸드폰을 보자마자 김대식 의원에 불륜설부터 해서 온갖 추문을 갖다 붙였다
물론 증거는 그 핸드폰 하나뿐이었지만 김형대 의원에게 연락해 다른 증거들도 포착했다고 한다
당연히 김형대 의원은 그걸 왜 줘야 하는 식으로 나왔지만 민시영의 핸드폰에서 나온 증거들로 인해 조용히 우리 의견에 따라주셨다
우리는 그 증거만 가지고 어떻게 할 수 없을 거로 생각했지만 부 길드장님은 뭔가 다른 정보가 있으신 건지 아니면 내가 SSS급 헌터가 된다는 소문이 있어서 그런지 김형대 의원도 김대식 의원도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었다
기자회견하고 바로 다음 날 우리 가족은 평소의 생활로 돌아갔다
물론 우리 가족도 내가 SSS급 헌터 수준이라는 걸 듣고 다들 깜짝 놀랐다
그래서 우리 길드가 내 가족에게 경호원을 붙였지만 협회는 날 SSS급은커녕 A급도 인정 안 해줬다
전과 똑같이 내 마나 기준이 A급에도 도달하지 못해서라고 한다
예상은 했지만 안타까운 상황이다
시현 누나가 제일 아쉬워했지만, 기분 탓이겠지
“안타깝지만 더 안타까운 건 제 마나를 늘릴 방법이... 극히 제안되어있다는 겁니다. 베타를 통해 마나를 늘려왔지만, 베타가 저에게서 벗어났죠. 저도 다른 헌터와 같이 직접 괴수를 죽여야 할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일행들에게 물어보았다
“근데 굳이 시우가 마나를 늘려야 할 필요가 있는 거야?
설아는 의문을 가졌지만, 전에 내가 생각했던 이유를 말했다
“그래도 굳이 시우가 마나를 늘릴 이유가 있어? 솔직히 말해서 이제부턴 던전을 엘리의 등을 타고 다니면 평소보다 빨리 안전하게 공략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물론 나도 그 부분에 대해선 공감하지만..
“시현 누나가 말했다시피 S급 이상 던전에서는 지성체의 괴수들이 다수 등장한다고 했잖아.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르는 거야.
시현 누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준석 씨가 말씀하셨다
“하지만 테이머들은 그게 고질병입니다. 그래서 높은 등급의 테이머들을 없다시피 하죠. 마나의 절대량이 제일 많은 사람은 엘프인 SSS급 헌터 아나리엘. 정령을 가장 많이 다루는 그녀는 마나가 가장 많은 헌터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녀도 정령 없이 싸운다면 제가 이길 겁니다. 이건 제 자랑이 아니라 실제로 그럽니다. 물론 저보다 그녀가 신체 강화를 오래 유지하겠지만 그게 끝입니다. 그러니 제 말은 굳이 마나의 절대량에 연연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말입니다.
확실히 아무리 내가 마나 총량이 많아지더라도 1:1로 준석 씨를 이길리 없겠지
“맞아요. 그런데 시우 씨는 조금 특수한 경우라 마나를 늘릴 방법을 찾아보죠. 하지만 급할 필요는 없어요.
민정 씨가 준석 씨의 이어 말씀하셨다
“흠... 알겠습니다. 그런데 민정 씨와 준석 씨는 S급 던전을 어느 정도 가셔야 SS급 헌터로 승급이 가능할 것 같나요?
시현 누나는 아차 한 눈빛으로 나를 봤고 두 분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씀하셨다
“솔직히 시우 씨와 같이 A급 던전 가는 거로는 저희가 성장하기 어려운 건 사실이에요.
“시우 씨의 아이들이 활약하기 때문이죠. 아마 A급 던전과 똑같은 상황이 벌어질 것 같은데 이 경우에는... 10번에서 20번 정도일까요?
민정 씨와 준석 씨가 차례대로 말씀하셨다
“생각보다 많이 던전을 가셔야 하네요?
민정 씨는 고개를 저으셨다
“저 같은 경우는 치료와 버프형 헌터잖아요? 던전 밖에서는 아무리 치료해도 제 마나의 절대량이 늘어나지 않아요. 하지만 던전 안에서는 늘어나죠. 그리고 전투형 헌터 보다 비교적 많이 오른다고 해요. 그런 저도 S급 던전의 공략을 백번은 넘게 돌았어요. 준석 씨는 이백 번은 공략했을 거에요.
준석 씨는 고개를 끄덕이셨다
“솔직히 시현 씨가 혼자서 던전을 도는 말도 안 되는 방식을 통해 마나를 독식라고 빠르게 SS급 헌터가 됐죠. 그 누구도 부럽다고 생각은 하지 않을 겁니다.
나는 시현 누나를 쳐다봤지만, 시현 누나는 한숨을 쉬고 내게 말했다
“나는 혼자 A급 던전을 돌아서 누구보다 빠르게 마나를 흡수했고 그다음 S급 던전 한 번 돌아서 운이 좋게도 바로 SS급 헌터가 될만한 마나를 가지게 된 거야. 물론 몇 번 더 돌았지만 그 이후는... 알지?
그 말은 마치 꼭 S급 던전을 가야 하냐는 듯한 물음과 같았다
하지만
“누나도 알잖아요? 누나가 만난 그 아이 이레귤러일 수도 있어요. 제 아이일 수도 있다고요. 그런 아이를 내버려 둘 수 없어요. 솔직히 제 마나가 성장하지 못하는 건 상관없어요. 하지만 제 아이가 죽는 건 내버려 둘 수 없습니다.
이건 솔직한 내 심정이다
엘리가 눈앞에서 죽는 모습을 보고 나는 내 생각을 달리했다
처음에는 돈을 벌기 위해 던전을 갔지만 정작 의식주가 전부 해결되니 돈을 안 쓰고 이리와 시리의 간식 같은 마석을 얻기 위해 갔었다
하지만 엘리를 보고 나는 엘리와 같은 경우가 생기지 않기를 바랬다
내가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이레귤러를 전부 커버할 순 없겠지만 힘이 닿는 데까지는 해 볼 생각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아이들을 구하다가 내가 죽으면 어불성설이다
그렇기에 마나를 늘리고 싶었지만... 별 수 없지
나는 일행들에게 내 생각을 말했고 다들 내 생각을 이해해주셨다
우리는 S급 던전을 예약을 했다
나는 시현 누나가 악어 아이를 발견했다는 그 던전으로 바로 가고 싶었지만, 그 던전은 폐쇄한 상태였고 다시 열라면 시간이 걸리는 상태였다
그렇기에 우리는 다른 S급 던전을 가기로 약속했고 시간이 가기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그 사이에 부 길드장님께 연락이 왔다
“시우 씨를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왔어요. 혹시 와 주실 수 있으신가요?
나를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게 신기해서 나는 흔쾌히 수락했다
부 길드장님이 기다리시는 곳으로 갔더니 처음 보는 외국인이 있었다
“시우 씨도 아실 겁니다. 미국에 있는 가디언즈(Guardians) 길드에 소속되신 분입니다.
“안녕하세요. 시우 님. 가디언즈 소속 알렉스라고 합니다. 시우 님을 보기 위해 찾아왔습니다.
미국... 가디언즈 길드
“가디언즈라면 미국에서... 아니 전 세계에서 1위 길드 아닌가요? 그런 대단한 곳에 소속되신 분이 저를 왜...
1위가 미국에 있는 가디언즈 길드, 2위는 일본, 3위는 러시아, 4위가 중국이다
전 세계에서 으뜸인 길드가 나를 찾아온 거다
“사실 기자회견장에 저도 있었어요. 그리고 한국 협회에서 시우 님을 아직 B급 헌터로 측정한 거로 알고 있습니다. 미국에 오시면 SSS급 헌터는 불가능하지만 SS급 헌터로 승급은 가능하시게 만들겠습니다. 어떠신가요?
내가 SS등급이 된다면 나야 좋다. 하지만..
“저는 솔직히 SS등급이 급하진 않습니다. 이미 한국에선 유명인사가 되었으니깐요. 그런데 가디언즈 길드가 굳이 저를 미국까지 데려가려는 이유가 뭔가요?
너무 당연하게도 가디언즈 길드에서 나에게 아무 이유도 없이 호의를 보일 리가 없다
게다가 가디언즈 길드는 SSS급 헌터가 3명이나 소속된 말도 안 되는 길드다
SSS급 헌터는 대부분 자신이 직접 길드를 만드는 게 대부분이라 어디에 소속되지 않는다
게다가 전 세계에서 SSS급 헌터는 30명도 되지 않는다
물론 내가 가디언즈 길드에 들어오기를 원한 거일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면 이런 방식이 아니었겠지
“흠... 사실 시우 님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어서 그랬습니다.
“제... 의견이요?
“네. 특수 개체에 대해 알고 계시죠? 저희 가디언즈 길드에서 특수 개체로 인한 피해가 자주 생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시우 씨는 특수 개체로 보이는 괴수를 테이밍했죠.
그렇게 말씀하시며 부 길드장님에게 눈짓을 하셨다
부 길드장님은 그 모습을 보고 그 자리에서 나가셨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오히려 깜짝 놀랐다
한 길드에 부 길드장님을 고작 눈짓 한 번으로 내보내는 건 무례라고 생각하지만 부 길드장님은 군말 없이 나가셨다. 알렉스 씨는 평범한 가디언즈 소속 길드원인가
“저희도 종족 차별주의자들과 비슷하게 테이머들을 끌어들이고 있었습니다. 괴수에 대한 메리트가 없어서 저희 길드는 테이머는 솔직히 아예 안 받았었습니다. 하지만 특수 개체를 본 이후에 그 개체를 테이밍 한다면 매우 도움이 될 거로 생각했죠. 하지만 그 어떤 테이머도 특수 개체를 테이밍하지 못했습니다. A등급 테이머가 B등급 특수 개체조차도 테이밍을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시우 님의 괴수들은 특수 개체로 보입니다. 게다가 SS등급의 헌터와 비슷한 수준이라니. 시우 님에게 어떻게 특수 개체를 테이밍 했는지 여쭤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니깐... 이리와 엘리를 특수 개체로 오해하신 거구나
음...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