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괴이의 주인 39
준석 씨가 던진 피부가 새끼를 업은 괴수에게 날아갔지만, 그 옆에 아버지로 보인 전갈 괴수가 정확히 자신의 집게로 날아오는 돌을 잡았다
전에 봤던 전갈 괴수가 무기력하게 돌에 피해를 받은 거랑은 상반된 모습이다
“짝짓기 시즌엔 훨씬 민감해진다고 하긴 했어요. 아마 그거랑 관계된 것 같아요.
뭐... 부모의 마음 뭐 그런 건가? 안타깝긴 하지만..
괴수는 잡은 돌을 다시 우리에게 집어 던졌다
준석 씨가 던진 돌을 막으려고 앞에 나섰지만 설아가 먼저 나섰다
거진 돌이 2미터는 돼 보였지만 설아는 피의 손톱을 꺼내 돌을 갈라버렸다
분명 준석 씨의 피부였지만 그 돌은 깔끔하게 잘려나갔다
준석 씨는 그 모습을 보고 골렘으로 된 자신의 양어깨를 쓰다듬었다
설아는 돌을 잘라버림과 동시에 전갈 괴수에게 달려가 괴수의 다리를 손톱으로 그었다
괴수의 다리 또한 갑각이 단단했지만 설아의 손톱은 못 버텼다
다리는 허무하게 잘려나갔다. 괴수는 엎어졌고 설아는 단단한 갑각의 위로 올라가 손톱으로 몸을 그었다
괴수의 몸도 아무런 저항 없이 잘려나갔고 괴수는 그렇게 절명해 사라졌다
그리고 그 피를 흡수하는 설아의 모습은 과연 1등급 헌터 범죄자 같았다
준석 씨와 민정 씨. 게다가 나와 시현 누나조차도 그 모습을 보고 놀랐다
하지만 그 모습을 보고 분노한 자가 있었으니 바로 부인으로 추정되는 전갈 괴수였다
그 괴수는 극히 분노하여 자신의 몸통 위에 있는 새끼들을 집게로 꺼내 잡아먹었다
민정 씨와 준석 씨는 처음 보며 잔인한 그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나는 그 모습이 이리가 같은 늑대를 죽인 모습이 겹쳐 보여 급히 이리에게 말했다
“막아!
이리와 설아는 급히 괴수에게 달려들었고 시현 누나는 가장속도가 빠른 화염의 창을 만들어 괴수에게 날렸다
어미 괴수는 다른 전갈 괴수와 다르게 조금 더 커 보이는 것이 보스 괴수 같아 보였다
하지만 그 괴수는 기어이 자신의 새끼를 전부 집어먹더니 그 모습이 점점 변했다
모래와 비슷한 색이었던 괴수는 점점 검은색으로 변하더니 그 크기도 4미터 정도로 보이는 괴수가 그 두 배의 크기로 변했다
그 검은색의 모습의 나는 위화감을 느꼈다. 그 모습이 이리와 시리와 겹쳐 보였다
나는 분명 저 전갈 괴수에게 친근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 전갈 괴수는 우리에게 극심한 분노를 느끼고 있었다
그 감정은 나에게 흘러들어왔고 저 전갈 괴수의 비통함이 나는 느껴졌다
자신의 남편이 죽음과 그 남편의 복수를 위해 자신의 새끼까지 잡아먹는 그 모습이 누구에게는 소름 끼치게 느껴지겠지만 나는 아니었다
저 괴수는 분명 이레귤러다. 특수 개체 에게는 난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지만, 저 아이에게는 달랐다
하지만... 저 아이를 테이밍 할 수 없겠지. 나는 저 아이의 남편과 새끼를 죽이게 한 원인이다
애초에 테이밍 하는 방법도 모른다. 오로지 시리와 이리가 나에게 친밀감을 느껴서 나를 따르는 것뿐
하지만 그 감정이 느껴지는 건 나뿐이었다. 준석 씨와 민정 씨. 시현 누나와 설아. 그리고 이리와 시리조차도 저 감정이 느껴지지 않겠지
준석 씨가 저 아이의 꼬리를 잡고 시현 누나에게 공격을 맞아 살이 익어가고 설아의 공격에 꼬리가 잘리고 다리가 잘려도
저 아이는 가족을 잃은 분노에 휩싸여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저 아이는 그 공격을 다 뚫고 나와 나한테 달려왔다
마치 그 모습은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 있냐고 묻는 것 같았다
준석 씨가 저 아이를 막으려고 해도 시현 누나와 설아가 공격을 해도
저 아이는 나한테 달려왔다. 하지만 그 모습은 절대 나를 공격하러 오는 모습이 아니었다
”“시우 씨!”“ ”“시우야!”
내 앞까지 꼬리도 없고 다리도 잘린 만신창이로 다가왔다
이리가 급하게 내 앞으로 달려왔지만 나는 이리를 말렸다
이 아이는 내 코앞에서 쓰러졌다
나는 한쪽이 잘려나가고 한쪽밖에 없는 집게를 쓰다듬었다
“미안하다... 미안해
나는 나도 모르게 눈물을 쏟으면서 연신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 아이는 힘겹게 집게를 올려 나를 잡았다. 이 아이가 나를 어떤 감정으로 나를 잡았는지 모르겠다
나를 잡은 집게가 점점 사라지더니 이내 이 아이의 모습이 사라졌다
사라진 곳에는 거대한 마석 하나만 남아있었다
나는 그 마석을 집고 던전의 하늘을 올려다봤다
분명 일반적인 던전의 괴수들을 죽일 때는 아무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이 아이의 남편인 괴수를 죽일 때도 마찬가지였지
하지만 이 아이가 이레귤러로 변하고 이 아이의 엄청난 감정이 내게 쏟아졌다
그 분노에도 이 아이는 나를 공격하지 않았다
아니면... 공격을 하지 못했던 거일까. 시리의 독도 내게 통하지 않는 것처럼
이리는 내 모습을 보고 조용히 내 옆에 달라붙었다
“괜찮...으세요?
어느새 내게 다가온 일행들이 나의 안부를 물었다
나는 눈물을 닦고 애써 웃으며 일행들에게 말했다
“괜찮습니다. 던전 공략이 끝난 것 같으니 이만 돌아가죠.
나는 이 아이의 마석을 가지고 던전을 나갔다
우리는 파티기에 마석을 서로 나눠 가져야 했지만 다들 내 눈치만 보고 있었다
고작 B급 헌터인 내 눈치를 보는 S급 SS급 헌터들의 모습에 나는 왠지 웃음이 나왔다
“다른 마석들은 다 양보해드릴게요. 하지만 이 마석 만큼은 제가 가져도 될까요?
어떻게 보면 이 아이의 마석은 보스 괴수의 마석이니 일행들에게 불합리할 수도 있지만, 그들은 내 말을 흔쾌히 허락하셨다
다들 나를 배려하는 게 눈에 보였기 때문에 나는 감사 인사를 전했다
우린 던전을 공략을 마치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시현 누나는 나를 걱정하는 것 같았지만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셨다
설아도 나를 배려해서인지 얌전히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나는 이리와 함께 씻고 침대에 같이 누워 그 아이의 마석을 만지며 오늘 있었던 일을 생각했다
나는 오늘 매우 무력했다. 물론 마나가 없는 건 알고 있었으니 당연히 인지하고 있었지만..
내 특성 중 괴이의 주인이라는 특성이 있다. 괴이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니 이상하며 알 수 없다. 라고 한다
그리고 전에 준석 씨가 내게 말했었지. 시우 씨의 아이들은 이상하다고
괴이의 주인은 아마 내가 이레귤러라고 특정한 내 아이들의 주인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그렇기에 시리의 독도 통하지 않았겠지. 이... 아이는 나를 죽이려 했을까
그때 내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혹시 들어가도 될까?
나는 허락했고 설아는 조심히 방문을 열고 들어왔다
“혹시 오늘 마지막에 죽인 전갈 괴수가... 시우의 아이들과 같다는 이레귤러였어?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내가 흡수한 피의 기억을 일부 읽을 수 있다고 했잖아?
...설
“마지막에 그 아이가 죽을 때 피를 흡수한 나는 그 아이의 기억을 읽었어.
나는 무기력하게 이리를 쓰다듬으며 침대에 누워있던 몸을 일으켰다
“그 아이는 우리에게 화를 냈지만 원망하지는 않았어요. 그들도 결국엔 던전에 들어온 인간을 죽이려고 했으니깐요. 하지만 슬퍼했어요. 그 슬픔의 감정은 시우에게 향했어요. 하지만 제가 알고 있는 건 여기까지 에요. 시우가 죄책감에 슬퍼하는 것 같아서...
설아는 그것까지만 말하고 방에서 나가셨다
나는 그 아이에게서 분노와 원망밖에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그 아이가 죽기 직전에는... 나에게 슬퍼했다라..
너는 왜 도대체 자신의 가족과 새끼를 죽이게 한 나를 보며 왜 슬퍼했니
단순히 나를 죽이려 했지만 죽이지 못해서 슬퍼했을까? 네가 지금 살아있다면 내가 그걸 물어볼 수 있을까
이 아이의 마석을 만지며 그런 생각을 했을 때 내게서 마나가 빨려 들어가려고 했다
하지만 난 베타로 인해 마나를 쓸 수 없는 몸이었다
나는 이 이상 현상에 시현 누나에게 전화했다
“혹시 마석이 마나를 먹는 경우도 있나요?
“네? 아뇨. 그런 사례는 들어본 적이 없네요.
그렇게 전화를 끊고 나는 이 아이의 마석을 더 실험해 봤다
우선 평범히 이 아이의 마석을 만졌을 때는 마나가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안 들었다
하지만 이 아이가 살아났으면 좋겠다, 등의 생각을 하니 마나가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테이머의 괴수가 죽었을 때 마석이 나오는 거로 알고 있지만, 그 마석으로 괴수를 살릴 수 있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하지만 내 특성인 괴이의 주인이란 특성 또한 들어본 적이 없다
어쩌면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난 마나를 지금 못 쓴다
나는 마석을 들고 시현 누나의 집에 찾아갔다
“그러니까... 우리가 죽였던 그 아이가 살아났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하고 이 마석을 만져보라고?
“네. 밑져야 본전이니 한 번 해주실래요?
시현 누나는 반신반의하면서 마석을 만졌다
“어... 아무 일도 안 일어나는데?
조금 실망했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아마 내 특성으로 인해 발동된다고 생각했으니깐
뭐가 어찌 됐든 나는 부 길드장님을 얌전히 기다려야 하는 신세다
그때 시현 누나의 핸드폰이 울렸다
“응? 엄마. 왜 전화했어?
시현 누나는 스피커 폰으로 바꾸고 전화를 했고 발신인은 부 길드장님이었다
“시우 씨가 부탁한 드워프 장인을 어렵게 모셨어. 하지만 그 아티팩트를 부시는 거는 내 사안이 아니야. 그건 그쪽에서 알아서 해. 시우 씨에게 전해줘.
부 길드장님은 자신의 할 말을 다 하고 바로 끊으셨다
다행히 오래 기다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드워프 장인분은 우리가 직접 보러 가야 했다
그분은 마나를 가지고 있고 헌터로 등록이 되어있지만, S급 헌터에서 더는 갱신을 안 하고 있다고 한다
대장장이나 연금술사 같은 생산형 헌터들은 자신의 마나를 늘리는 방법은 별거 없었다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 최대한 많은 도구를 생산하면 될 뿐이었다
물론 다른 전투형 헌터와 같이 성장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건 매우 비효율적이었고
하지만 똑같은 물건을 양산해서 SS급 헌터가 된 헌터들을 장인으로서 인정하지 않았다
장인의 칭호가 붙은 사람들은 자신의 오리지널 작품이 있는 분들이었다
우리는 그런 분야의 헌터들중에 최고라고 불리는 드워프의 장인을 찾아가는 것이었다
부 길드장님은 오로지 만남을 주선만 해 주셨다고 했고 아티팩트를 부셔달라는 부탁은 우리가 해결할 문제였다
드워프 장인분께 선물을 가져가고 싶었지만, 그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 몰랐다
게임이나 소설에서 드워프들은 술을 좋아한다고 나와 있긴 했지만, 현실은 조금 달랐다
물론 술을 좋아하는 드워프들도 있지만, 자신의 판단력을 흐리게 만들어 작품 만드는 데 도움이 안 된다고 싫어하시는 분들도 있었다
결국엔 취향 차이였다
하지만 드워프들이 공통 적으로 좋아하는 게 있었으니 그건 바로 특이한 아티팩트였다
좋은 아티팩트도 드워프들이 좋아하지만 특이한 아티팩트를 더더욱 좋아들 했다
하지만 특이한 아티팩트들을 구하기 쉬울 리가 없었다
그래도 우리는 위험하지만 특이한 아티팩트를 구하기 쉬운 곳을 알고 있다
바로 윤서아 씨의 랜덤 아티팩트 상점
우리는 드워프 장인분께 선물하기 위해 윤서아 씨의 상점을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