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괴이의 주인-38화 (38/164)

#38. 괴이의 주인 37

윤서아 씨의 아티팩트를 넘겨받고 별비 길드에서 보상을 해주기로 했다

솔직히 김대식 의원을 엿 먹일 증거가 크게 나오진 않았지만, 이 정도 아티팩트면 부 길드장님에게 신뢰를 다시 받을 수 있으려나

우린 자연스럽게 시현 누나의 집으로 돌아가려 할 때 준석 씨가 말했다

“시우 씨의 집을 부 길드장님이 마련해 두셨습니다. 짐만 가지고 나오시면 됩니다. 어차피 같은 아파트니깐요

아 맞다. 시현 누나는 울상을 지었지만 설아는 오히려 웃음을 지었다

나는 짐을 챙기며 나왔지만, 생각보다 많아 이리에게 도움을 받았다

이리는 새로운 집에 가는 게 즐거운지 깡충깡충 뛰며 내 옷을 입에 물고 쫓아왔다

시현 누나는 최상층 20층이었지만, 내가 이사한 곳은 12층이었다

집에 들어가니 확실히 시현 누나의 집보단 작았지만 혼자 살기에는 여전히 넓었다

짐을 정리하고 있을 때 준석 씨가 들어오셨다

“...준석 씨도 같이 생활하나요?

“예? 아뇨. 별거 아니지만 설명해 드릴 게 있어서 왔습니다. 이 방에 침실이 있죠? 그 침대에 마나를 흘려보내면 아파트 전체에 있는 침대에 마나가 전해지죠. 이상하지만 확실한 방법입니다. 만약 위험이 있다면 침대에 마나를 흘려보내세요. 최소한 아파트에 있는 헌터분들은 그 마나의 출처를 찾아갈 겁니다.

희한한 방식이지만 확실하긴 하다

“만약 침대가 박살 난다면요?

“당연히 침대도 마나 처리가 되어있어 일반 침대보다 훨씬 단단하죠. 그렇다고 해도 부셔진다면... 꽤 비쌀 겁니다.

이리와 시리에게 잘 말해둬야겠군

난 내 짐을 다 정리하고 멍때리는 설아에게 말을 걸었다

“설아야. 다시 머리 염색도 해야 하지 않겠어? 그리고 옷이나 생필품 좀 사자. 아무리 관리는 하잖아?

“관리?

“어... 화장품이나 그런 거?

“해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어.

음... 나도 화장은커녕 로션도 잘 안 발라서 난감하네

민정 씨나 시현 누나에게 도움을 받아야겠군

도움을 받기 전 나랑 설아는 미용실부터 찾아갔다

생필품도 중요하지만, 정체를 숨기는 게 더 중요하니

140의 조그마한 설아가 아니라 본래의 모습으로 설아는 염색을 진행했다

힘을 쓸 때마다 염색해야 하는 건 귀찮다고 했다

“근데 계속 본래의 모습으로 있으면 힘이 부족하지 않을까?

“괜찮아. 이 모습으로 있는 건 그다지 힘을 안 쓰거든. 그리고 생각보다 그 아티팩트에서 피를 많이 흡수해서 괜찮아.

“응? 그러면 왜 처음부터 그 모습으로 있으면 편했던 거 아니야?

“대부분의 사람은 애라고 봐주거든.

뭐 틀린 말은 아니지.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남은 설아의 노하우려니 해야지

염색하는데 시간이 많이 지나 그날을 그렇게 저물었다

내 집은 방이 2개고 화장실 하나라 설아랑 따로 방을 써서 다행이었다

본 모습으로 돌아와서일까? 잘 때 내 방으로 침투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이리를 데리고 조깅하려고 설아를 깨우려고 할 때 초인종이 울렸다

문을 열어보니 시현 누나가 와 있었다

“같이 조깅하자고 부르려고 했더니 깨어있네. 설아는 아직 자고 있어?

“모르겠네요. 저도 방금 일어나서. 제가 함부로 방에 들어가긴 그러니 시현 누나가 깨워주시겠어요?

시현 누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설아를 깨우러 들어갔다

설아는 부스스한 모습으로 방에서 나왔고 시현 누나는 내게 말했다

“설아의 짐이 아예 없는 수준인데?

“아 맞아요. 그래서 오늘 민정 씨나 시현 누나에게 도움을 받으려고 했거든요. 화장품이나 생필품 같은 걸 사려고 했는데 제가 여성의 필요한 걸... 잘 모르니깐요.

시현 누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도와주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어딘가로 급히 전화하더니 금방 민정 씨가 오셨다

“오늘 조깅은 패스야. 여성에게 중요한 무언가를 잃어버려선 안 돼.

“그래요. 시우 씨. 이런 상태로 어딜 조깅을 가려고 해요? 아니 지금까지 어떻게 있었던 거에요?

나는 여성 3명 이서 쇼핑가려고 하길래 나는 조용히 집에서 쉬려고 했지만, 민정 씨에게 같이 잡혀 나갔다

나는 듣도 보도 못한 물건들을 샀다

트리트먼트나 로션들은 나도 알았지만, 향수 이름을 보면 정신이 아득해졌다

루이비통이나 샤넬은 알고 있었지만, 향수까지 파는 건 처음 알았다. 아니 향수 가격이 무슨 중고차 가격까지 하는 것도 있네

난 거의 6시간은 여성들의 쇼핑에 끌려다녔다. 처음에는 설아도 무슨 이런 걸 하냐느니 뭐라 하다고 순식간에 감화 되었다

자연스럽게 민정 씨와 시현 누나는 우리 집으로 들어와 설아의 방에서 얘기를 나눴다

그 사이에 나는 내 방에서 이리를 쓰다듬으며 힐링하고 있었다

이리도 괜히 나랑 같이 끌려다녀서 체력을 다 했는지 침대에 누워있었다

“전에 민아랑 쇼핑을 간 적이 있긴 했는데... 그때보다 더하네.

여자가 셋이 모이니 시간도 3배인가. 그때 방에서 3명의 여성이 나왔다

설아의 모습은 처음 시현 누나의 모습을 보았을 때랑 비슷했다

하얀 와이셔츠에 청바지만 입고 있는 전형적인 일하는 여성의 모습이었지만 머리 색이 빨간색이라 뭔가 말하기 어려운 파격적임이 있었다

“어때? 시우? 이뻐?” “...그래 이쁘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니 민정 씨가 시현 누나에게 말했다

“어쩌죠?” “... 괜히 꾸며줬네.

그 말을 들은 나는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크흠... 그래서 저희의 다음 계획은 뭐죠?

시현 누나는 나를 잠시 빤히 쳐다보다가 말했다

“어차피 지금 준석 씨와 민정 씨가 같이 다니니 다시 A급 던전에 도전해보죠. 문제는 시우 네가 마나를 못 쓴다는 건데...

민정 씨는 내가 마나를 못 쓴다는 거에 놀라셨다

“지금 시우 씨가 마나를 못 쓰는데 던전에 들어가시겠다고요? 위험하지 않을까요?

확실히 민정 씨는 시리의 존재를 모르니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겠다

“그런데 왜 시우 씨는 마나를 못 쓰게 된 겁니까?

어느새 오신 준석 씨가 이야기에 끼어드셨다

마나에 대한 건 말하지 못할 얘기도 아니니 나는 베타에 대해 얘기했다

“정령이 마석을 먹는다는 건 처음 듣는 얘기고 심지어 아티팩트도 먹었다는 건... 시우 씨가 데리고 다니는 아이들은 이런 말 해서 죄송하지만 이상하네요.

“시우 씨는 지금까지 살아있는 게 용하네요.

뭐... 시현 누나 없었다면 그럴 수도

“그러고 보니 밤꽃 길드 하우스에서 가져온 아티팩트들은 어떻게 됐나요? 부 길드장님은 좋아하시던가요?

민정 씨는 애매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그게... 좋아하시긴 하셨는데 거기서 제이크를 만났다는 걸 듣고 한숨을 내쉬셨어요. 그나마 제이크라 다행이었죠. 아니었으면 싸움 났을 수도 있었어요.

“하지만 헌터끼리의 싸움은 금지된 거 아니었나요? 물론 둘이 합의하에 싸우는 건 가능한 거로 알고 있습니다만...

거기에 대해선 준석 씨가 말씀하셨다

“그렇죠. 근데 시우 씨도 가라 길드는 아시잖아요? 거기서 콜로세움을 열 수 있었던 이유가 담보를 잡고 강제로 합의하에 싸우게 만든 거였어요. 그나마 저희 길드원이신 시현 씨와 시우 씨가 발견해서 다행이지. 개인이나 작은 길드가 발견했다면 조용히 묻혔을 거에요.

하긴... 그런 건 얼마든지 악용할 여지가 충분하다

“그 콜로세움에 있던 김호현을 내보내기 위해 입막음을 충분히 시켰을 겁니다. 지금 김호현이 구금되어 있지 않고 나와 있다고 말해도 모르쇠로 일관하겠죠.

그래... 김호현. 그 자식을 어떻게 족칠지 생각해야 했다

“이야기가 샜지만 어찌 됐든 제이크 그 용병은 돈만 주면 다 하는 용병이라고 하지만 지킬 건 지킵니다. 물론 그때는... 설아 씨를 보고 꼬리를 만 것 같긴 했지만요.

그 얘기를 듣고 설아가 말했다

“아 맞다. 그러고 보니 그 얘기를 마저 안 했네. 제이크가 더우샤오에게 고용됐다고 했었지? 정확히는 더우샤오가 나에게서 몸을 지키려고 온갖 용병을 다 끌어모으긴 했었어. 그중 하나가 제이크가 속한 용병 길드였고. 물론 용병은 돈 때문에 온 거니깐 봐주긴 했는데 더우샤오에게 감화된 여성 헌터들은 다 죽였지. 그때 제이크는 A급 신체 능력 헌터였는데 나를 가장 거슬리게 하긴 했지. 아마 죽일 뻔했을 거야.

허... 설아가 얼마나 대단한지 한 번 더 깨닫는다

“제이크가 신체 능력자라고만 알고 있는데 정확히 무슨 능력이야?

내 질문에 준석 씨가 대답하셨다

“그 사람은 신체 능력 진짜 그 자체입니다. 맨몸으로 SS급 괴수에게 처맞아도 끄떡없을 겁니다. 극한으로 마나를 신체 강화에 사용하는 능력자입니다. 아마 대인 전에서도 최강의 힘을 발휘하겠죠.

SS급 괴수를 본 적은 없지만, 예를 들자면 이리의 전속력으로 달려가 몸통박치기를 해도 멀쩡하다는 건가? 진짜 괴물이시네

민정 씨는 내 옆에 얌전히 엎드려있는 이리가 신기해 슬쩍 쓰다듬으며 얘기했다

“그건 알겠는데요. 그래서 진짜 A급 던전을 들어가실 건가요?

“네. 뭐 할 것도 없고요.

준석 씨와 민정 씨는 무슨 미친놈 보듯이 나를 봤다

물론 내가 위험한 건 알고 있어 평소의 마나가 없는 나였다면 안 들어갔겠지

하지만 설아는 계속 피를 흡수해줘야 한다. 지금 아티팩트로 인해 피를 많이 흡수했다 하지만 흡수하면 흡수할수록 그녀의 힘이 강해지니 나쁠 건 없겠지

“여러분이 지켜주실 거 아닌가요? 믿고 가는 거죠.

물론 내가 가장 믿는 건 시리지만. 내 생각을 읽었는지 이리가 나를 빤히 쳐다봤다

당연히 이리도 믿지. 다시 꼬리를 흔들며 엎드리는 이리였다

하지만 민정 씨는 걱정인지 다시 말했다

“그 베타를 해방할 방법이 없는 건가요?

“부 길드장님이 드워프 장인을 알아보겠다고 말씀하시긴 했는데... 드워프 장인분을 쉽게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 안 하니깐요. 그동안 밥만 축낼 순 없으니 던전에라도 들어가야죠. 마나가 없는 상황이 언젠가라도 올 수 있으니... 지금이 그 상황이라고 생각하죠 뭐.

그 말을 듣고 나를 제외한 모든 인원이 고개를 저었다

민정 씨나 준석 씨는 그렇다 치고 설아와 시현 누나까지 그럴 줄은 몰랐다

나는 시치미를 떼면서 말했다

“그래서... 던전은 제가 알아볼까요?

결과만 말하자면 내가 던전을 구할 수는 없었다

내 모습이 불안했는지 준석 씨가 나서서 던전을 구해주셨다

오늘 갈 A급 던전에서 나오는 괴수는 사막에서 나오는 전갈 괴수였다

흔히 생각하는 꼬리에서 나오는 독은 없었지만, 역으로 몸체가 아주 단단한 괴수였다

그 괴수의 갑각은 일반 A급 헌터가 부수긴 어려웠다. 하지만 배 밑의 갑각은 매우 얇아 그쪽을 공략해야 했다

솔직히 우리 파티가 가면 S급 던전도 씹어먹겠지만 특수 개체나 이레귤러가 나온다면 장담할 수 없었다

우리는 준비를 단단히 하고 던전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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