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괴이의 주인-35화 (35/164)

#35. 괴이의 주인 34

김호현은 다행히 헌터가 아니고 일반인이라 시우의 상처가 그렇게 크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얼굴을 무자비하게 때려 형태도 알아보기 힘들었지만, 민정 씨의 치료 능력을 사용해 조금씩 나아지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문제는 민정 씨의 치료 능력은 그렇게 강하지 않아 흉터는 남을 것이다

“설시우 헌터가 여기 없다고 하지 않았나

아버지는 시우가 어느 정도 치료됐을 때 자기 아들을 살펴보고 있는 김대식 의원에게 말했다

“그건 알 바가 아니네. 지금 내 아들이 상해를 입지 않았나. 어떻게 보상해 줄 거지?

김대식 의원은 뻔뻔하게 말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렇지도 않아 보이는 것 같은데. 그대 아들이 지금 설시우 헌터의 상태를 만든 것 같은데 상태는 좋아 보이지 않는군. 그건 어떻게 보상해 줄 거지?

김대식 의원은 말도 안 된다는 투로 말했다

“설마 B급 헌터가 일반인에게 당했다고 말하는 건가? 설령 테이머 일지라도 B급 헌터가 일반인한테 당하는 정도면 왜 데리고 있는지 의문이군. 아 딸의 연인이라 했나? 눈이 매우 낮나 보군

아버지가 발끈해서 말하려 했지만, 김대식 의원이 말을 끊었다

“그대는 내게 빚이 있다는 걸 잊지 말게. 내 아들이 다치진 않았으니 여기서 봐주겠네. 자네도 길드장이니 체면이 서야 하지 않는가

김대식 의원은 마치 선심 쓰듯이 말했다

아버지가 나 때문에 진 빚이 매우 궁금했지만, 더는 두고 볼 수 없었다

설아를 다시 원래대로 놀아온 이리에게 맡기고 아버지에게 귓속말을 했다

아버지는 내 말을 듣고 다시 김대식 의원에게 말했다

“이 일은 협회에게 알리겠네. 내가 진 빚보다 설시우 헌터가 더 중요하니

김대식 의원은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

“고작 B급 헌터가 정령 아티팩트보다 중요하다니. 어이가 없군

정령...아티팩트? 설마 아버지가 구해주신 아티팩트가... 김대식 의원의 것이었나

하지만 아버지가 시우를 그렇게 중요시하는 줄 몰랐다

아버지는 내게 고개를 저으면서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지금은 별수 없다. 시우 씨를 구했으니 우선 돌아가자꾸나. 그 핸드폰에 무슨 증거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게 김대식 의원을 엿 먹일 마지막 희망이겠지

시리는 어느새 시우에게서 떨어져 이리에게 붙어서 이리를 설득하고 있는 모양새인 듯했다

다른 헌터들은 그 모습이 안 보이는 듯했지만, 이리를 휘감고 말리는 모습은 내게 뚜렷이 보였다. 아마 시리의 능력이랑 관계가 있겠지

나는 이리에게 맡겼던 설아를 다시 품에 안고 시리와 이리를 말렸다

“나도 그를 죽이고 싶은 건 마찬가지야. 하지만 만약 죽인다면 시우 씨가 저렇게까지 한 이유가 없어. 너희는 시우에게 폐를 주고 싶진 않지?

내가 시우의 아이들을 통제할 방법은 없지만, 시우는 있겠지

시우를 들먹이면 내 말을 들어주겠지. 다행히 이리는 내 말을 들어줬다

시리는 시우에게 가고 싶었지만, 여기에는 수많은 헌터들이 있다

나는 시리에게 이리에게 얌전히 있으라고 말하고 우리는 화를 삭이며 돌아갔다

아버지는 돌아가서도 길드원들에게 시달렸다

“길드장님! 아무리 김대식 국회의원이라지만 저희가 이렇게까지 무시당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길드원을 건드렸는데 저희가 얌전히 넘어간다면 다른 길드들이 저희를 우습게 볼 것입니다!

하나같이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아버지는 기다리라고만 말씀하셨다

...아마 나 때문에 진 빚만 아니었다면 아버지도 이렇게까지 김대식 의원에게 무시당하진 않았겠지

나는 돌아가자마자 복구 업체를 찾아가 핸드폰을 받아 돌아왔을 때 시우가 깨어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는 어느새 기절했는지 일어나보니 병실이었다

눈을 뜨니 보이는 건 민정 씨와 오만식 선생님이 보였다

“설시우 헌터가 일어났으니 저는 시현 씨를 데려오겠습니다

“그러게. 자네는 뭘 하고 다니길래 이렇게 상처를 입고 왔나? 상처가 그리 크지 않아서 상처는 치료가 다 됐다만 흉터는 치료하기 어려울 것 같네. 내 마나가 자네에게 들어가지 않네. 마치 뭔가에 꽉 막힌 것 마냥 말이야

마나가 막혀...? 아 베타 때문인가. 그런데 잠시만..

“그런데 제가 어떻게 여기 있는 거죠? 선생님이 계신 거 보면 병원 같은데요...

오만식 선생님은 뒤를 가르키며 말씀하셨다

“나도 자네를 치료하라고 불려온 사람이라 잘 모르네. 아는 사람에게 물어보게

선생님은 그 말씀을 뒤로 병실을 나가셨고 이내 병실 방문을 열고 들어온 설아가 있었다

“어... 오랜만이네. 설아야?

설아는 내게 다가오더니 나를 안았다

“어떻게 고통을 받는 게 훈련일 수가 있어요... 저희가 잘할게요. 시우는 우리가 지킬게. 다시는 그런 짓 하지 말아줘

설아는 울먹이면서 내게 말했다. 설아가 어떻게 내가 그걸 훈련이라고 생각한 걸 알았는지 모르겠지만 걱정 끼친 게 미안해하며 말했다

“미안해. 하지만 나도 너희를 지키기 위해 그런 일을 했던 거야. 물론 나도 이런 미친 짓을 여러 번 하진 않을 거야. 미안해

나는 설아에게 여러 번 사과하고 있을 때 다시 한번 방문이 열리며 시현 누나가 들어오셨다

시현 누나는 내게 쓴웃음을 지으며 다가오셨다

“제가 할 말을 설아가 다 했으니 전 안 할게요. 물론 이해가 안 가긴 하지만 시우에게도 생각이 있었겠죠. 하지만 그 일 때문에 저희 길드의 위상이 떨어졌어요. 물론 그게 시우의 탓만은 아니지만요

아마 내가 일반인에게 일방적으로 맞아서 그런 게 아닐까 추측해 본다

“시우가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에요. 어찌 됐든 그 핸드폰의 자료가 복구됐다고 합니다. 여기서 볼 수는 없으니 퇴원하고 집에 가서 보죠

나는 퇴원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러면... 베타가 김대식 의원의 것이었다. 라는 말씀이시죠?

충격이었다. 그 별비 길드의 길드장님이 김대식 의원에게 빚이 있었고 그 빚이 시현 누나에게 준 정령 아티팩트였고 심지어 그 아티팩트는 내게 있었다. 기막힌 우연이었다

“그 아티팩트를 어디서 구했는지 궁금했는데 그게 김대식 의원의 것 일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아버지가 김대식 의원에게 가기 꺼리셨는데 이런 이유일 줄은... 그래도 이 자료만 있으면 한 방 먹일 수 있겠죠?

궁금하다. 이 핸드폰에 무슨 자료가 있을지

우리는 집에 도착했다. 시리와 이리는 집에서 시무룩하게 기다리고 있다가 내가 오자마자 나를 반겨줬다

시리는 언제나 와 같이 내 몸에 달라붙었고 이리는 일어나서 내 얼굴을 핥아줬다

“미안해 애들아. 걱정시켜서. 특히 시리는 나를 지켜줬지? 고마워

내 마지막 기억은 내가 기절하기 직전 시리가 김호현을 기절시키는 장면이었다

끝까지 내 말을 듣고 죽이진 않았다. 그 모습이 이뻐서 칭찬하면서 마석을 먹이려고 찾았는데 마석이 안보였다

“아... 그 미안해 시우. 시우를 구하기 위해 내가 마석을 먹었어

설아가 내 의문을 답해줬다

“어? 마석을 먹으면 피의 갈증이 심해진다고 하지 않았어? 괜찮은 거야?

그때 설아의 생각이 내게 전해졌다

‘내가 어떻게 시우가 훈련한다는 걸 내가 알았는지 궁금했잖아? 이게 그 이유야

마치 설아의 목소리가 내 머리에 박히는 기분이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

“나도 잘 모르겠어. 사실 시우가 컨테이너 안에서 다친 모습을 봤을 때 피의 갈증이 심해져서 그런지 나도 모르게 이성을 잃었어. 그때 나도 모르게 시우의 피를 흡수했지. 그때 시우의 기억이 나에게 들어왔어. 모든 기억이 아닌 시우가 흘린 피의 기억이...

“그러면... 설아의 기억이 나에게 들어온 건가?

하지만 설아의 생각이 내게 박히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건 아닌 것 같아. 내 모든 생각이 시우에게 전해지는 게 아니잖아. 아마 내가 원할 때 생각을 전할 수 있는 것 같은데... 왜 가능한진 나도 모르겠어

나랑... 설아랑 이어진 건가

“잠시만 설아야 시험해볼 게 있어. 혹시 지금 능력을 사용할 수 있겠어?

설아는 고개를 저으면서 대답했다

“사실 김호현을 죽이려고 능력을 사용했는데 시현이 막아서 못 죽였어. 그때 능력을 다 사용했어

하지만 내 생각이 맞는다면 능력을 사용할 수 있겠지

“혹시 모르니 한 번 사용해 볼래?

설아는 내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더니 능력을 사용하려 애썼다

“안 되는 것 같아. 이런 느낌은 처음이지만 뭔가에 꽉 막힌 것처럼 사용이 안 돼

꽉 막혔다라... 아마 내 생각이 맞겠지

“그러면 나중에 베타가 알에서 깨어났을 때 실험해보자. 그런데... 괜찮아? 사람 피를 먹는 게 거부감이 든다고 하지 않았어?

설아는 내 말을 듣더니 쓴웃음을 지었다

“그렇긴 한데... 나도 잘 모르겠어. 이게 시우의 피를 먹어서인지 아니면 피의 갈증 때문에 그냥 피를 먹는 게 괜찮았는지... 사실 그 이후로 사람의 피를 흡수해 본 적이 없어서 말이야

설아는 그냥 본증적으로 사람의 피를 거부했던 것 같다

“그래... 그래도 다행이야. 내 피는 거부감이 없다는 거 아니야? 던전을 자주 갈 테지만 혹시나 피의 갈증이 심해지면 나에게 말해도 돼

설아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이번은 내가 이성을 잃어서 폭주했을 뿐이야. 다행히 시우의 피를 먹고 이성을 바로 되찾아서 다행이지만 시우를 괴롭게 하고 싶지 않아

하지만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그래서 또 이성을 잃으면 사람의 피를 흡수할 거야? 그땐 내 피가 아니라 다른 사람을 죽이고 그 피를 흡수할 수도 있어. 이것만큼은 양보 못 해

설아는 시무룩해진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말이 심했나 했지만 말했다시피 이건 양보할 수 없는 사항이었다

“시현 누나가 가져온 핸드폰이나 보죠

“아! 그래요

시현 누나는 괜히 우리 사이에 껴서 뻘쭘하게 있다가 내 말에 기분 좋게 대답했다

핸드폰을 살펴보니 당연히 음성녹음은 없었고 전화 기록하고 문자 메시지 등이 남아있었다

우선 전화 기록을 살펴보았다. 가장 최근에는 자기1의 도련님이라고 저장돼있는 기록이 있었다

자기1의 도련님...? 전화 기록을 내리니 자기 1, 2, 3, 4, 5까지 수많은 사람이 자기들로 기록되어있었다

“가장 최근에 통화한 게 자기1의 도련님이니... 아마 이 사람이 김호현이겠죠. 그러면... 자기 1은 김대식 의원인가...?

“아마 그런 거 같네요. 우선 여기 전화번호들은 다 쓸모가 있을 것 같으니 기록 해두죠

민시영의 연인 중 한 명이 김대식 의원이었다니... 어이가 없었다

그의 아들이 민시영을 좋아하는데 정작 민시영은 본인의 아버지가 연인이라니..

게다가 김대식 의원은 부인과 사별한 것도 아니고 멀쩡히 같이 살고 있었다

이것만으로 꽤 큰 타격을... 아니. 민시영이 없으니 증명할 수도 없겠지

우리는 자기들의 전화번호를 기록해 두고 대망의 메시지를 볼 차례였다

하지만 메시지는 정작 별로 없었다. 하지만 거기에는 역겹기 그지없는 내용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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