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괴이의 주인-34화 (34/164)

#34. 괴이의 주인 33

살인자는 김호현이 설시우를 때리는 걸 보고 아쉽다는 표정을 지으며 나왔다

“하... 인재인데... 김대식은 아들에 대한 건 하나도 양보 안 하니...

우선 얘기는 해 봐야지. 살인자는 김대식 의원을 찾았다

“우리 계약이 쓸만한 테이머 발견하면 우리에게 주는 거 아니었나?

김대식 의원은 안 된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계약은 그렇지. 하지만 모든 테이머를 줄 이유는 없지

“아니 그래도 오랜만에 B급 테이머인데 어떻게 아들한테 말 못 해?

“내 아들이 여자관계가 문란했는데 처음으로 집착하는 여자가 생겼다. 근데 하필 그 여자가 저 남자를 쫓고 난 이후에 사라졌지. 저 남자를 데려가고 싶으면 민시영이라는 여자가 살아있길 빌게

하... 아무리 봐도 살아있을 리가 없는데. 저 남자는 몰라도 이시현은 혼자서 SS급 헌터가 된 사람이다. 아마 얕보다가 일방적으로 죽었겠지

“쯧... 난 이만 돌아간다. 더는 볼일도 없으니. 직접 납치까지 했는데 건진 게 없구만

“그건 미안하게 됐네. 혹시라도 살아있을 수 있으니 저 남자가 살면 그대들에게 주겠네

근데 저 남자는 뭘 믿고 김호현을 도발하지...

뭘 믿는지 모르겠지만 살아있길 바라지

나는 시현과 그의 아버지 길드장하고 시우를 찾으러 가는 길이다

불의의 습격에 나는 기절하고 깨어났더니 시우가 사라져 있었다

일어나자마자 시현의 집에 시우가 있을까 싶어 시현의 집으로 들어가려 할 때 문을 부수고 이리가 나오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시우가 납치됐다는 걸 깨달았다

다른 사람들이 이리를 막으려 할 때 나는 시현의 집으로 들어가 시우가 말한 마석들을 챙겼다

지금의 내 힘은 매우 미약하다. 그렇다고 바로 먹을 순 없다. 내 피의 갈증이 폭주할 수도 있으니깐

지금 시우를 찾으러 가고 있으니 참고 있지만, 만약 시우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면... 마석을 먹고 사람의 피도 흡수할 것이다

이 건물은 아들이 사고 친 걸 처리하는 기관이다

괜히 아들내미 때문에 이런 곳까지 왔네

확실히 저 남자의 말이 맞지. 외동아들이라고 하지만 내가 너무 풀어준 걸 수도 있어

처음에는 어린애의 장난이라고 봤지만, 점점 도가 지나치고 있다

일반인이나 길드도 없는 낮은 등급의 헌터들은 건드려도 아무 문제가 없지만, 이번에는 조금 도가 지나쳤어. 다행히 별비 길드장이 내게 빚이 있어서 다행이지. 아무래도 오늘까지만 허락해야겠어. 고맙네 설시우라는 헌터. 민시영을 죽인 건 아쉽지만 아들에게서 살아남으면 감사를 표하지

그때 밖에서 어수선함이 느껴졌다. 큰 소리가 나더니 헌터 한 명이 급하게 들어왔다

“김대식 의원님. 설시우 헌터의 괴수로 추정되는 괴수가 나타났습니다

그 늑대를 말하는 건가

“그냥 죽이게. 아마 아들이 설시우를 살려줄 것 같진 않아

하지만 눈앞에 헌터는 식은땀을 흘리며 고개를 저었다

“그 괴수를 막고 있지만, 역부족입니다. S급 헌터 4명이 막고 있지만 힘겹습니다

...뭐? S급 헌터 4명이 막는데 힘들다고? 설시우 헌터는 내가 알기론 B급 헌터로 알고 있다만

“그 괴수가 설시우 헌터의 괴수가 맞나?

“그래서 추정이라고 말씀드린 겁니다. 겉모습은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르고 가진 힘도 다릅니다

그때 건물의 아래층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그리고 보이는 건 보고받은 설시우 헌터의 늑대 괴수보다 2배는 더 커 보였고 분위기조차 달랐다

그리고 그 뒤로 별비 길드원들이 우루루 나타났다. 거기에는 별비 길드장도 있었다

흠... 저 남자가 별비 길드가 이렇게까지 할 정도였나? 딸의 연인이라서 그런 건가..

아니면 보여주기식일 수도 있고. 우선 내려가 봐야겠군

아버지의 차를 타고 이리를 쫓았다. 이리는 점점 인적이 드문 곳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이리가 도착한 곳은 꽤 큰 건물이 있었다. 그 건물 앞에는 헌터로 보이는 사람들이 이리를 막고 있었다

아마 저곳이 시우가 있는 곳이겠지. 이리가 그 헌터들을 죽일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죽이진 않았다. 하지만 이내 이리는 건물을 부수며 그 안으로 들어갔다

나랑 아버지 설아는 시우를 찾으러, 다른 길드원들은 정확한 사정을 모르니 이리가 일을 벌일까 봐 급하게 따라갔다

나와 설아는 이리를 말리며 주변을 둘러보고 있을 때 한 남자가 주변의 경호원을 데리고 내려왔다. 이리를 말리고 있던 헌터들은 피를 흘리고 있었지만, 그리 큰 상처는 아니었는지 내려온 남자 곁에 같이 섰다

그 남자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김대식 의원이었다

“이거... 별비 길드장 아닌가? 건물 부순 건 둘째치고 여기까지 무슨 일로 왔지?

정말 뻔뻔하게 아무 일도 아닌 것 마냥 얘기했다. 아버지가 그 물음에 대답했다

“설시우란 헌터가 여기 있나?” “자네 길드의 헌터를 왜 우리에게 찾나?

“... 난 아직 우리 길드원이란 말을 안 했다만

김대식 의원은 혀를 찼다

“쯧. 그래서 그 헌터를 왜 여기서 찾나?” “그만 간 보게. 저 괴수는 우리를 여기까지 이끌었지. 자신의 주인을 찾으러 왔을 텐데 여기 없을 리가...

“없다고 했을텐데... 우리 건물 부순 것도 봐줬거늘. 그 헌터가 뭐라고 이렇게까지 하나?

아버지는 말없이 나를 봤다

“그건 알 필요 없으실 텐데요. 없다고 했으니 저희가 여기를 좀 찾아보겠습니다

김대식 의원은 이마를 찡그렸다

“그대가 내게 빚이 있다는 걸 잊지 않았겠지. 그런데도 이렇게 뻗대는 이유가 뭔가? 고작 B급 헌터에게 말이지. 딸의 연인이라? 내가 할 말은 아니겠지만 그대는 딸에게 관심을 좀 거두는 게 나을 거야. 그 빚도 결국엔 딸 때문이니

빚...? 아버지가 나 때문에...

그때 건물에서 수많은 사람이 나와 우리를 포위했다

언뜻 봐도 수십 명이고 전원 헌터로 보였다. SS급 헌터는 안 보였지만, S급은 꽤 많아 보였다

숫자는 우리보다 많았지만, 전력으로만 따지면 아마 비슷하겠지

하지만 여기서 싸우게 되면 김대식 의원과 완전히 등지게 되는 거다

“이만 돌아가는 게 서로에게 도움이 될 걸세. 지금 돌아가면 없는 일로 해주지

그때 설아가 갑자기 어디선가 마석을 꺼내들더니 자신의 입속으로 넣었다

그 마석은 시우가 아껴뒀던 고블린 특수 개체의 마석이었다. 그 마석을 먹으면서 설아는 중얼거렸다

“피 냄새가 나. 시우의 피 냄새가

그와 동시에 설아의 몸에서 붉은 연기가 나오더니 이리에게 스며들었다

이리는 설아와 내가 막고 있어서 날뛰지 않았지만, 그 연기가 들어가자마자 이리는 건물을 다 부수며 달려갔다. 설아는 이리의 뒤를 따라 달렸다

그와 동시에 김대식 의원에게 누군가가 다가가더니 귓속말을 했다

김대식 의원은 귓속말을 듣고 나더니 당황하며 이리의 뒤를 따라 뛰어갔다

우리를 포위한 헌터들은 당황한 채 어쩔 줄 몰라 했다

“이리를 따라가요!

나는 그 말과 동시에 이리와 설아에게 달려갔다

뒤에서는 아버지와 길드원이 따라붙는 게 느껴졌다

이리와 설아는 건물 뒤편에 있는 컨테이너 앞에 도착했다

설아는 그 컨테이너 안에서 피 냄새가 강하게 난다는 걸 느꼈다. 그 컨테이너에서 사람이 실려 나오고 있었다. 그 사람은 그 어떠한 상처도 없었지만, 마치 기절해 있는 것 같았다

이리와 설아는 무시하고 컨테이너 안으로 들어갔다. 그 안의 광경은 그리 좋지 못했다

설시우는 온몸은 멀쩡했지만 오로지 얼굴만 형태를 알아볼 수도 없었다

누워있는 인물이 설시우란 걸 알아볼 수 있었던 건 근처에 시리가 있었다는 것뿐

그리고 그 컨테이너 안에는 설시우의 피로 보이는 것이 사방팔방 흩어져있었다

이리는 오히려 그런 주인의 모습을 보고 붉은 연기가 흩어지면서 주인의 얼굴을 핥았다

설아는 그 모습을 보고 이성을 잃었다

나랑 우리 길드원들은 이리와 설아의 뒤를 따라가고 있었다

우리는 건물 뒤편에 컨테이너로 보이는 곳에 도착했고 기절한 김호현이 보였고 다행이라고 한숨을 쉬는 김대식 의원이 보였다

그 뒤에는 설아가 눈을 감고 있었다. 하지만 설아 또한 이리와 같이 겉모습이 변해있었다

설아의 키는 140 정도에 단발이었지만, 지금 그녀의 모습은 키는 나보다도 커 보였고 전보다도 더 진한 핏빛의 허리까지 내려오는 장발의 모습으로 변해있었다

그녀의 모습은 마치 그녀의 별명과 같이 엘리자베트 바토리 같았다

“빨리 뒤에 시우 씨를 치료하게! 빨리!

아버지는 급히 시우의 모습을 보고 힐러 헌터를 불렀다

다행히 근처에 민정 씨가 있어서 시우를 치료했지만, 난 설아의 모습을 긴장한 채 계속 보고 있었다

설아는 감았던 눈을 뜨더니 그 눈은 김호현에게 향했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난 설아에게 달려들었다

설아는 전에 보았던 피의 손톱을 꺼내 들어 김호현에게 달려들려는 걸 내가 막았다

“설아! 지금 김호현을 죽이면 나중에 시우가 더 슬퍼할 겁니다. 저도 죽이고 싶은 마음이지만 시우가 당하는데도 시리가 나서지 않았던 걸 생각하세요!

분명 시우가 저렇게 맞는데도 시리가 나서지 않았던 건 시우가 나섰던 거겠지

시우가 기절했을 때 아마 시리가 더는 두고 볼 수가 없어서 김호현을 재웠겠지

그렇다고 해도 김호현을 죽이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아마 설아도 그걸 알겠지만, 마석을 먹고 나면 피의 갈증이 심해진다고 했다

하지만 설아는 분명 김호현을 보고 달려들었다

“알아요. 시우의 피를 흡수한 순간 그의 기억이 제게 일부분 들어왔어요. 그 기억은 김호현에게 맞은 기억이었고 시우는 그걸 훈련이라고 했어. 자신이 고통으로 인해 자신의 아이들에게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게 말이야...

시우가 왜 그런 훈련을... 왜? 내 의문에 대답하듯 설아가 말했다

“베타로 인해 본인이 마나를 못 쓰는 게... 조급했나 봐. 아무렇지 않아 했지만, 그걸 계속 걱정하고 있었던 것 같아

내가 시우를 너무 과대평가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는 얼마 전까지도 평범한 사람이었고 헌터가 된 지 고작 한 달 조금 더 됐으니..

설아는 눈물을 흘리면서 말했다

“시우의 생각을 못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해. 하지만... 시우가 일방적으로 당한 고통은... 그 고통을 느끼고도 아무것도 못 하는 이 무력감은... 도대체 어떻게 풀어야 해?

설아는 그렇게 말하면서 피의 손톱과 함께 자신의 몸이 줄어들더니 내 품 안에서 기절했다

아마 크게 변한 모습이 그녀의 본 모습이었겠지. 그녀가 지금까지 들키지 않은 이유가 이것 때문인가

그녀가 말한 게 공감이 갔다. 하지만 김대식 의원을 적으로 돌리기에는 상대가 너무 크다

우리 별비 길드가 이것밖에 안 되는 건가. 나 또한 무력감이 느껴질 무렵에 내 핸드폰이 울렸다

발신인은 복구업체였다

“설시우님의 연락이 안 돼서 이쪽으로 연락 드렸습니다. 최대한 빠르게 복구해 달라고 말씀하셔서 복구했습니다

우리는 이리를 따라 매우 오랫동안 쫓아왔다. 시계의 시간을 보니 아침 6시 임에도 불과하고 복구 업체에서 전화를 준 거다

다행히 우리가 무력하게 당하고 있지만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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