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괴이의 주인-31화 (31/164)

#31. 괴이의 주인 30

우리는 C급 던전을 순식간에 공략했다. 특수 개체나 이레귤러는 등장하지 않은 채 공략을 끝마쳤다

설아의 피의 갈증을 어느 정도 해소한 것 말고는 얻은 게 없었다

본인의 말로는 피를 흡수했는데 마치 탈수상태인데 물 100ml만 먹은 기분이라고 한다

오늘은 C급 던전밖에 잡힌 게 없었기에 오늘은 이만하고 집에 돌아갔다

집에 돌아왔더니 베타가 반지에서 혼자 나와 허공을 계속 빙글빙글 돌았다

“베타가 저렇게 좋아하는데 어떡하겠어요?

시현 누나는 한숨을 쉬며 알겠다고 말하고 어디론가 전화를 했다

“이 헌터 아파트에 대처할 수 있는 인원이 있다고 하니 무슨 일 생기면 바로 부르겠습니다

최종적으로 시현 누나에게 허락을 받고 아직도 배낭에 있는 고블린 스태프를 꺼냈다

시현 누나와 설아는 이런 아티팩트는 처음 봤다는 듯이 동그랗게 눈을 떴다

“이 스태프를 든 고블린은 신기한 기술을 쓰더군요.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자기 주변에 있는 고블린들을 광기?에 사로잡히게 만들더니 저보다 죽어있는 시체들로 달려들더군요. 물론 시체 사이에 껴 있던 사람도 죽었지만, 정확히 어떻게 죽었는지 모르겠네요. 시체들은 살아있는 사람과 함께 마치 설아가 피를 흡수하는 것같이 사라졌습니다. 게다가 고블린이 그 스태프에 마나를 모아서 무슨 기술을 사용하는 듯했습니다. 물론 그 전에 이리가 죽였지만요. 그게 고블린의 능력인지 아티팩트의 능력인지 잘 모르겠지만 베타에게 줄 겁니다

시현 누나는 오히려 내 말을 듣고 더 아깝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 물건을 베타에게... 주신다고요?

“베타가 제 힘이고 능력인걸요?

시현 누나는 내 말에 반박을 못 했다. 스태프를 꺼내 들었더니 베타가 순식간에 내 앞으로 달려왔다

베타에게 스태프를 줬더니 베타는 조그마한 입을 자기 크기보다 크게 벌리더니 스태프를 집어삼켰다

그 모습은 조금 기괴했지만 참고 베타를 지켜봤다. 시간이 지나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길래 이상함을 느껴 베타를 부르려는 순간

“윽!

내 마나가 갑자기 막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시현 누나가 급히 전화하려는 걸 내가 막았다

“괜찮아요. 잠시만 기다려보죠

그때 베타에게서 빛이 났다. 그것은 마치 이프닉스가 탄생할 때의 빛과 같아 보였다

빛이 사라지고 거기서 나온 것은 알의 형태였다. 알의 형태라는 걸 알 수 있었던 건 검은 쇠사슬이 그 알의 전체를 휘감고 있어서였다

그 모습보다 중요한 건 내 마나가 제대로 움직여지지 않았다. 마나가 움직여지긴 하지만 마치 알을 휘감고 있는 검은 쇠사슬이 내 몸에도 묶여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내가 전력을 다해 신체 강화를 위한 마나를 쓰려고 하면 강화가 되긴 하지만 쥐똥만큼 됐다

사실상 마나를 거의 못 쓴다고 봐야 한다. 이것도 베타가 알이 된 게 이유인가

“제 마나가 마치 막힌 것처럼 안 써지네요

설아는 검은 쇠사슬에 파묻혀 검은색 알처럼 보이는 게 신기한지 툭툭 건드려 보고 있었고, 시현 누나는 내 말을 듣고 경악했다

“그거는... 사실상 헌터로서의 삶이 끝나는 건데요...?

그녀의 말이 맞다. 만약 내가 평범한 테이머였다면 이리와 시리한테 물려 죽었겠지

하지만 이리와 시리는 내 마나를 먹지 않았고 사실상 베타와 내 마나를 못 쓰게 된 거지만 사실상 전력에 큰 타격은 없긴 하다

하지만

“그렇다면 희망은 부 길드장님 밖에 없겠네요. 아마 이 검은 쇠사슬이 베타와 함께 제 마나를 막고 있는 것 같아요

근데 미운털이 박혔는데 어떡하지. “아니 시우! 만약 그러고도 마나를 사용하지 못한다면 어쩌시려고 그러는 거에요? 그렇게 무덤덤하게 말할 상황이 아니에요!

시현 누나의 말이 맞다. 하지만... “설령 제가 마나가 없더라도 시리와 이리가 있으니깐요. 제가 부양할 가족이 없어지는 건 아니잖아요?

설아도 내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맞지. 마나가 없다고 절망하면 안 돼. 설령 없더라도 내가 지켜줄게

“... 설아는 지금 힘 별로 없는 거 잊은 거 아니지?” “아 맞네

설아는 웃으며 내게 달라붙었다. 그녀는 애초부터 못 먹고 자라서 그런지 신장이 매우 작아 마치 고목 나무에 매미가 달라붙은 모양이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시현 누나는 한숨을 여러 번 내쉬었다

“내가 걱정하는 게 이상한 것 같네. 정작 마나가 막힌 사람이 저렇게 낙천적인데

뭐... 내가 낙천적인 건 사실이지만 시리와 이리가 있는 이상 내 헌터의 삶이 막히진 않을 것이다

... 물론 나는 일반인 수준이 되겠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내 몸에 마나가 있으니 전에 몸으로 돌아가지 않겠지? ... 그래도 운동은 열심히 해야겠다

시현 누나는 여전히 한숨을 쉬셨다. 땅 꺼지겠네

그렇게 설아를 안고 있었다. 그녀는 이리와 시리랑 달리 뭔가 여동생 같은 기분이다

그녀를 처음 봤을 땐 분명 놀랍고 이상했지만, 지금은 그냥 머리 염색한 중2병 걸린 동생이랄까? 민아는 틱틱대는 여동생 하지만 만능이고, 설아는 친화력 갑인 여동생 같은 포지션이다

그런 설아가 나를 지켜준다는 게 뭔가 기특해서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데 시현 누나의 눈빛이 무서웠다

“그... 저기 할 것도 없는데 우리 TV나 볼까요...?

눈빛이 더 무서워지기 전에 TV를 틀었다. 마침 뉴스를 하고 있었는데 그 뉴스의 내용이 이상했다

“이번에 헌터의 보증을 잡고 서로를 죽이는 싸움을 벌이는 일종의 콜로세움 경기장이 발견돼서 논란입니다. 그 규모는 절대 작지 않았으며 배후가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콜로세움에 있던 사람들은 일반인들도 있었으며 누가 이기는지 돈을 걸어 즐겼다는 일입니다. 콜로세움에 있던 사람들은 협회에 구금되어 있다고 합니다. 다음 소식입니다. 연예인 A양이 ...

그 뉴스는 이상했다. 우리가 발견한 콜로세움이 이제야 보도가 되는 것도 이상했고 우리가 발견했다는 말도 국회의원의 아들이 있다는 말도 쏙 빠졌다. 그리고 별것도 아닌 일인 듯 아무렇지도 않게 다음 소식을 전했다

난 어이가 없어 말했다

“이거... 가라 길드하고 국회의원의 손 잡은 것 같은데요?

“그런 것 같네요. 배후가 누군지도 모르겠다 했고 국회의원 아들 얘기는 아예 빠져있네요. 이렇게까지 대놓고 할 줄은 몰랐는데요

시현 누나도 어이가 없었는지 말했다. 그 모습을 보고 설아는 고개를 기웃거리며 말했다

“가라 길드의 간부인지 모를 사람이 민시영의 애인으로 기억하는데 누군지는 기억이 안 나. 하지만 시현과 시우에게 의뢰를 넣은 사람은 김호현이란 것도 알려줬지?

“맞죠?” “맞습니다

나와 시현 누나는 동시에 대답했다. 설아는 의문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내가 준 핸드폰 있잖아. 왜 사용 안 해?

“”아...“

우린 그 길로 바로 핸드폰 복구 업체를 찾아갔다

이미 이리를 통제할 수 있다는 건 사람들이 다 알게 됐으니 집에 두고 나왔다

물론 이리는 아쉬워했지만, 나는 미안하단 말밖에는 할 게 없었다. 물론 시리는 내 몸에 있었다

“핸드폰에 있는 모든 내용은 복구가 안 돼 구요. 저희가 최대한 복구해 보겠습니다. 내일 바로 찾아오시면 복구 다 돼 있을 거에요.

우리는 핸드폰 복구 업체에게 핸드폰을 맡기고 나왔다

이대로 돌아가기 뭐해서 설아에게 물어봤다. “이제 설아도 신분증이 생겼으니 다른 사람들이 해볼 수 있는 걸 다 해볼 수 있어. 혹시 해보고 싶은 거 있어?

설아는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나 놀이공원 가보고 싶었어!

하지만 지금 가기에는 시간이 애매했다

“지금 가봤자 얼마 못 놀 거야. 나중에 날 잡고 가고 다른 건 없어?

얼마 못 논다는 말에 시무룩해졌다가 나중에 날 잡고 간다는 말에 다시 웃으며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저런 모습이 오히려 민아보다 어려 보였다. 애 같다고 할까? 실제 나이는 37..

“지금 실례되는 생각 했지?” “어?! 아냐아냐 내가 그럴 리가?

여자의 감은 가끔 무서울 때가 있다. 시현 누나와 설아를 같이 대하면 반 존대가 저절로 나온다. 이유는 나도 모른다

“흠... 그러면 영화 보자! 나 영화 한 번도 못 봤어!

그 순수한 모습을 보면 참 안타까웠다. 저런 아이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나랑 시현 누나는 같은 생각을 하면서 차를 타고 영화관으로 갔다

영화관에 갔더니 뜻밖의 손님이 있었다

“네가 왜 여기 있냐?” “오빠도 영화 거의 안 보더니... 응?

민아는 시현 누나는 알지만, 설아는 몰랐기에 설명하려고 했다

“그쪽이 우리도 모르는 친척이죠?” “응...? 네가 그걸 어떻게 알고 있어?

설아를 어떻게 알고 있지? “오빠네 길드장님이 우리 부모님에게 전화했었어. 신분증을 만들고 싶은데 없는 친척을 만들어도 되겠냐고

“어...? 그러면...” “맞어. 엄마 아빠도 저 사람이 헌터 범죄자인 걸 알고 있어. 연락도 없이 일만 벌이는 아들내미 집에 오면 혼내겠다는데?

큰일 났네... 많이 화나신 것 같은데 뭐라 설명해야하지..

“그래서... 이름이 뭐에요?” “응...? 네? 아 설아요

“그 이름은 저도 알고 있어요. 원래 이름이 뭐냐고요” “아... 릴리입니다

뭔가 취조 하듯이 민아는 설아에게 물어봤다

“헝가리 사람이라고 들었는데 뭐 성이나 그런 건 없어요? 그냥 릴리?

“아... 네. 보육원에 버려져서 처음부터 거기서 지냈거든요. 릴리도 원장님이 지어주셨어요?

민아는 당황했다

“어... 그래요? 원장님한테 이쁜 이름 잘 지었다고 전해주세요

“원장님은 최초의 게이트 사건에서 돌아가셨어요

“아... 어...

민아는 매우 당황했다

“어... 그래! 오빠! 딱한 사연이 있는 분이시네. 왜 헌터 범죄자가 됐는지 모르겠지만 오빠가 감쌌으니 그것도 무슨 사연이 있겠지. 나이도 나보다 어려 보이는... 어?

민아는 패닉이 온 것 같았다

“최초의 게이트 사건이 30년 전인데 그때 원장님이 돌아가셨다고,,,요? 그러면 나이가...

“서른 일...

“시우?

“넵

민아는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엄청... 동안이시네요. 비결이 뭐에요?

키가 작은 걸 돌려 말한 거겠지. 설아의 키는 140 정도밖에 안 돼 보이니깐. 이건 내가 대신 대답했다

“아마... 어렸을 때부터 제대로 된 영양을 섭취 못 해서 그러신 것 같은데...

민아는 거의 울 것 같은 얼굴을 지었다

“오빠가 진짜 처음으로 제대로 된 일을 했네... 잘했어 오빠. 이건 내가 엄마 아빠한테도 말해 놓을게

처음으로 제대로 된 일이라... 달리 할 말은 없었다. 사실이었으니. 그래도 큰일은 면했다

“여기 영화 보러 오셨죠? 최근에 개봉한 재밌는 영화 있는데 우리 같이 봐요! 전 영화 볼 때 친구도 없이 혼자 보는 게 집중이 잘 되는 편인데 릴리 씨랑 같이 보면 다를 것 같아요! 저를 부를 땐 민아라고 불러줘도 돼요!

민아 나름대로 배려하는 것이겠지

“저도 이제는 릴리가 아닌 설아. 씨도 안 붙여도 돼요

둘은 순식간에 영화 예매를 하고 영화 시간이 거의 다 될 때까지 수다를 떨었다

확실히 저 둘은 금방 친해질 것 같았는데 다행이었다

“그럼 우리 핸드폰 번호 교환해요!

“저 아직 핸드폰이 없어요

민아의 이마에 실핏줄이 돋아났다. 아 큰일 났네. 엄청 화날 때 저러던데

“오빠!!

아무래도 내일 바로 핸드폰을 맞춰줘야 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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