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괴이의 주인-23화 (23/164)

#23. 괴이의 주인 22

이리가 경고한 곳을 보니 고블린들이 아닌 3명의 남자와 1명의 여자가 걸어오고 있었다

“던전에 헌터 한 파티가 들어가면 다른 파티는 못 들어오는 거 아니었나요?

“못 들어오기보다는 안 들어가는 게 불문율이죠

흠... 무슨 일이지? 우선 대화부터 하는 게 좋겠지

“안녕하세요. 이 던전은 저희가 3일 전부터 예약을 하고 들어왔습니다만, 혹시 모르셨나요?

어딘가 껄렁해 보이는 사람들이었다

남자 3명은 완전무장을 한 상태고 여자는 로브를 쓰고 있었지만, 로브 속은 헐벗고 있었다

“쟤네들인 것 같은데?

딱히 목소리를 숨기지도 않고 말해서 전부 다 들렸다

시비 거는가 싶어 한마디 하려 했더니 시현 씨가 말렸다

“저 4명이 전부가 아닙니다. 저희 주변에 헌터가 천천히 둘러싸고 있습니다. 이리를 경계했는지 몰라도 냄새를 제거하는 무언가를 사용해 왔습니다. 저희를 알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리가 뒤늦게 알아차린 이유가 있었구나

누가 봐도 좋지 않은 의도를 가진 사람들이라 우린 동시에 경계했다

4명 모두 로브를 착용하고 있었으며 4명 중 여성이 한 발자국 나와 말을 걸었다

“거기? 언니 오빠들? 가라 길드 알아?

역시 거기였나

“그 길드가 우리 밤꽃 길드랑 좀 친한데 갑자기 높으신 분들이 너희들에게 현상금을 걸더라고? 가격이 맘에 들어서 찾아왔어. 옆에 이시현이지?

내가 대신 대답했다

“그래 SS급 헌터인 분이지. 그래서 너희는 뭘 믿고 찾아온 거지?

“어머~ 오빠가 대신 대답해 주는 거야? 여자 치마폭에서 살면, 안돼 오빠. 이건 진심 어린 충고야. 지금도 봐봐. 여자 때문에 죽게 생겼잖아? 나 같은 여자를 만났어야지

이 녀석들은 시현 씨가 가라 길드 콜로세움을 부신 줄 알고 있는 건가

“시현 씨 정도 여성분을 만나려면 죽을 각오는 해야지 않겠어?

여성은 얼굴을 찌푸리면서 말했다

“남자들이란... 이쁜 여자 앞에서 허세 부리는 건 똑같다니깐. 너 B급이지? C급에서 순식간에 B급 헌터가 됐다고 하던데 별비 길드의 지원을 받아서 그런지 자신감이 넘치네? 근데 여기 던전이야. 여기서는 전자기기도 안 된단다. 던전에서 누구 죽어도 잘 몰라. 기껏해야 너무 소식이 없어서 협회가 헌터를 파견하기 전까지 말이야?

난 어깨를 으쓱였다

“알아 미친년아. 2일 뒤에 파견한다지?

여성은 놀랐다는 듯이 말했다

“어머? 나 정도면 나쁘지 않을 텐데? 근데 도대체 뭘 믿고 그렇게 시간을 끄는 거야? 아무도 못 온다니깐?

다행히 시리에 대한 건 알려지지 않았나 보다

시리를 발견한 그 양아치를 죽이지 못해서 걱정했는데 다행이다

여성의 말을 무시하고 말했다

“이야기가 샜네. 다시 한번 말할게. 고작 4명 이서 뭘 믿고 여기 온 거야?

“내가 더 이상한데? 너는 뭘 믿고 그렇게 깝치는 거야? 뒤에 우리 이쁜 시현이도 가만히 있는데?

시현 씨는 결심했다는 듯이 말했다

“후... 괜찮습니다, 시우 씨. 제 뒤로 오세요. 그래서 그쪽은 가라 길드에 산하 소속인 건가요?

여성은 황당하다는 듯이 말했다

“이놈 년들은 골이 비었나? 아까 친하다고 말했잖니. 언니가 말하면 잘 좀 쳐들어. 너희가 협회에 갖다 바친 사람 중에서 꽤 높은 사람이 있었단 말이야? 그 사람이 직접 현상금을 걸었어. 이 정도면 됐니?

“그건 저도 어느 정도 예상했어요. 근데 고작 4명 이서 어떻게 할 생각이신가요?

여성과 뒤에 남성 3명은 어이없다는 듯이 웃었다

“나 S급 헌턴데? 뒤에 애들도 A급 헌터인 데다가 화염 내성 아티팩트를 챙겼는데? 너 같이 속성 능력자들은 내성만 챙기면 신체 능력자들한테 아무것도 못 하는 건 알고 있니?

확실히 속성 헌터들은 특정 던전 같은 곳에서는 활약하기가 힘들다

물론 시현 씨는 SS급 헌터 정도 되면 그런 패널티 정도는 이겨 내지만 내성이 막아주는 건 사실이다

“그리고 꼬맹이들아. 우리가 언제 4명이라고 말을 했니? 혼자 던전을 돌았다는 게 믿기지 가 않는데? 솔직히 너 정도면 다 알고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실망이 크네?

그때 나는 다가오는 시리를 안아 들며 말했다

“아니? 4명 맞는 것 같은데?

가라 길드의 높은 분께서 우리에게 의뢰를 넣으셨다

우리 밤꽃 길드는 S급 헌터인 누님을 필두인 소수 정예로 청부업을 주로 한다

하지만 요즘은 가라 길드와 친해져 다른 높으신 분들을 가라 길드와 연결하는 연결책을 주로 맡고 있다

친해진 이유가 가라 길드의 높으신 분과 누님이 연인 관계라는 소문이 돌고 있고, 누님도 딱히 반박을 안 하시니 맞을 거다

의뢰 내용은 꽤 유명한 SS급 헌터 이시현과 평범한 B급 테이머를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이는 거였다

언제나 혼자서 일을 처리하시고 그 모습에 반해 우리 길드가 모였지만 이번만큼은 다 같이 가자고 하셨다

처음 있는 일이라 간부들조차도 기뻐했다

이시현은 SS급 헌터라 죽이는 건 A급 헌터분들과 누님이 죽이겠지

어차피 속성 능력자니깐 내성이 있는 아티팩트를 챙기면 어렵지 않게 죽이시겠지

나 같이 널린 B급 헌터는 테이머를 죽이는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B급 테이머도 심상치 않다

C급에서 한 달도 안 돼서 B급으로 올라갔고 심지어 정령도 다룬다고 한다

별비 길드에서 테이머를 밀어주기로 했나

테이밍한 괴수는 늑대 같다고 하니 냄새를 최대한 지우고 습격을 해야 한다

고작 2명을 잡는데 우리 길드 전체가 나서는 건 불필요하겠지만 변수는 이시현이 최근에 다룬다는 정령이다

사자는 토끼를 잡을 때도 최선을 다한다고 하니 나쁠 건 없겠지

우리는 그렇게 별비 길드 근처에서 이시현과 테이머를 던전에 들어가길 기다렸다

그사이에 알아본바 둘은 연인같이 보이고 동거를 하고 있었다

여차하면 남자를 잡아 인질로 쓰면 되겠지

시간이 지나 둘이서 B급 던전을 들어가는 걸 목격했다

우린 둘이서 공략하며 게이트에서 멀어지길 기다리다가 들어갔다

둘이서 던전 안에서 팔자 좋게 꽁냥 거리고 있을 때 우리는 그 둘에게 다가갔다

최정예 A급 헌터 3명과 누님이 앞으로 나서서 얘기할 때 우리는 그 둘을 둘러쌌다

누님은 SS급 헌터는 알아차릴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이야기하셨지만, 전혀 알아차리는 낌새가 없었다

우리는 쉽게 일이 풀린다는 생각을 하며 지켜보고 있었다

“이제 누님이 신호하면 다 같이 독이 발린 암기를 던진다. 알겠나?

밤꽃 길드의 간부님이 조용히 말씀하셨다

처음으로 길드장님하고 같이 함께 하는 활동이다

무조건 성공시켜야 한다

간부님이 말씀하신 신호는 누님이 4명이라는 단어를 했을 때

최대한 조심히 암기를 꺼내 던지려는 순간 옆을 봤을 때는 아무것도 없었다

순간 뒤에서 소름 끼치는 소리가 들려 뒤를 돌아본 순간 검은색의 무언가가 나를 덮쳤다

헐벗은 여성은 뭔가 이상해 근처를 둘러봤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말했잖니, 4명이라고. 오빠가 말하면 들어야지?

뭔가 잘못됨을 느낀 여성은 이를 악물고 소리쳤다

“뭐해?! 안 던지고!

“가라 길드가 어떻게 당했는지는 못 들었나 보네?

여성은 나를 돌아봤다

“무슨...짓을 했지?

“너네가 하려는 짓?

“우리...가?

“응? 몰라? 우리 죽이러 온 거 아니었어? 나는 당하면 당한 만큼 돌려 주자라는 마인드거든. 죽이러 왔으면 죽을 생각도 했어야지

그때 시리가 은신 중이던 몸을 드러냈다

시리는 내 몸을 휘감은 상태지만 드러낸 몸은 가히 3 미터는 돼 보였다

“가라 길드의 콜로세움도 사실 내가 없앤 거야. 시현 씨는 사실상 나에게 휘둘렸을 뿐이고

나는 시리가 나 대신에 위협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귀여워 쓰다듬었다

“사실 지금도 그냥 다 죽이려고 했는데 이번에는 시현 씨가 말려서

나는 처음부터 시현 씨가 헌터가 있다고 했을 때 이미 시리를 내보냈다

딱 봐도 좋은 의도로 보이지 않던 그들은 시리를 통해 먼저 제압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우리를 죽이려는 걸 깨달았을 때 어깨를 으쓱이며 시리에게 신호를 보내 죽이라고 말했다

앞에 4명도 함께 죽이려고 했지만, 시현 씨 나서서 나를 뒤로 보내 말리는 제스처를 취했다

나는 시현 씨가 말린 의도가 뭔지 궁금했지만, 얌전히 기다리다가 시리가 다 죽이고 왔을 때 입을 열었다

이제는 시현 씨가 어떻게 할지 보면 될 뿐이다

시우 씨가 저번과 같이 냉철하게 변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르다

전에 분위기는 송곳 같은 날카로움이었다면 지금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라고 해야 할까

오히려 지금이 더 위험한 사람을 죽이는 끔찍한 일을 했지만 나도 이번만큼은 정당방위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시우 씨가 무서운 게 아니라 내가 한심해 보였다

분명 지금의 시우 씨는 나보다 약할 텐데 내가 지켜지고 있는 것 같이 보였다

실제로 헌터는 내가 감지했지만 빠르게 판단을 내린 건 시우 씨였다

나는 시우 씨보다 헌터 생활을 훨씬 오래 했지만, 괴수와의 문제만 일어났지 사람과의 문제가 일어난 적은 거의 없었다

나는 사람을 죽여본 적이 없다

물론 시우 씨도 없겠지

하지만 시우 씨는 어떻게 거리낌 없이 사람을 죽일 수 있을까

시현 씨는 잠시 망설이는가 싶더니 이내 허공에 화염 구를 4개 만들더니 밤꽃 길드원들에게 날려 보냈다

그들도 허투루 헌터 등급을 높인 건 아닌지 산개를 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이프닉스가 브레스를 뿜어 화염을 넓게 펼쳤다

길드원들은 넓게 펼쳐진 화염을 피하고자 공중으로 도약했다

하지만 시현 씨가 날려 보낸 4개의 화염 구가 다시 돌아와 헌터들에게 향했다

깜짝 놀란 헌터들은 급하게 팔을 크로스 자로 해 막아냈고 S급 헌터라는 여성은 어떤 능력이 있는지 허공에서 도약해 화염 구를 피했다

하지만 여전히 화염구는 여성 헌터를 향했고 헌터는 빨간 단검을 꺼내 들어 화염 구를 베어냈다

베어낸 화염 구가 빨간 단검으로 빨려 들어갔다

A급 헌터 3명은 화염을 맞아 로브가 타버렸다

“그 로브가 화염 내성을 올려주는 아티팩트였나 보죠?

“씨발! 웬만한 화염은 다 막아준다더니 일회용이었나. 뭐해! 빨리 와서 도와!

하지만 그 3명은 동시에 도망갔다

“청부업자 놈들이 그렇지 뭐. 이리야 죽이렴

이리는 내 말을 듣더니 능력까지 사용해 전속력으로 달려갔다

한 명에게 몸으로 들이박았더니 몸이 터져버렸다

순식간에 한 명을 죽이고 다른 한 명의 목을 물어 뜯어버렸다

나머지 한 명은 이판사판으로 이리에게 단검을 던졌지만 이리는 던진 단검을 물어버렸다

이리는 단검을 입에 물고 달려들어 발목을 그어버렸다

“끄아아악

헌터는 자신의 발목을 부여잡으며 쓰러졌다

이리는 헌터의 팔을 물어 질질 끌어 나에게 가져왔다

“응? 베타가 안 죽여 봤다고? 착하네, 우리 이리

헌터들을 이리와 시리만 죽여 봤다고 막내를 챙기는 이리였다

이리는 헌터들을 던전의 괴수와 똑같이 분류했다

난 솔직히 괴수보다 못하다고 생각하지만

그사이에 여성 헌터는 로브를 벗겨져 있었고 왼팔이 불에 타 짓이겨 있었다

하지만 시현 씨도 오른손으로 왼팔을 붙잡고 있었으며 손에서는 피가 나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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