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괴이의 주인-15화 (15/164)

#15. 괴이의 주인 14

이프닉스가 쏜 물의 창은 놀을 꿰뚫고 지나갔다

응? 처음에는 푸른 색깔의 불꽃을 쓰지 않았나? 라고 생각했을 때

“윽

현기증이 나서 쓰러졌으며 그와 동시에 베타가 사라졌다

시현 씨는 놀들이 죽었지만, 혹시 몰라 화염의 장벽을 둘러서 괴수들이 못 오게 막았으며 이리는 나를 부축해 줬다

“괜찮으세요 시우 씨? 어떻게 된 일이죠?

“저번에 느꼈던 마나 부족 현상 같아요. 그런데 이프닉스가 공격을 했는데 제 마나가 달았습니다. 어떻게 된 거죠?

“확실히 이프닉스가 공격했을 때 제 마나가 아예 들지 않았어요. 전에 이프닉스가 시우 씨 얼굴에 불을 내뿜었을 때는 제 마나가 조금이지만 들었어요

“그러면... 혹시 이프닉스 화염을 사용해 보겠니?

이프닉스는 입에서 불을 내뿜었다

“제 마나가 조금 달았어요. 아! 그러면

“이번엔 물을 사용해 보겠니?

이프닉스는 조그마한 물방울을 만들어냈다

“제 마나가 조금 달은 것 같아요. 이번에는 이프닉스가 저를 배려해서 조그마하게 만들었네요. 한 정령이 두 명의 주인을 심지어 속성도 다르게 사용할 수 있는 건가요?

“엘프들이 사용하는 정령들을 많이 봐왔지만 한 정령이 두 명의 주인도 두 가지의 속성을 가진 정령도 본 적이 없네요. 저도 헌터 생활을 오래 했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입니다. 시우 씨랑 같이 다니니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해보는 것 같아요

그때 놀들이 화염 장벽이 사그라진 틈을 타 다시 다가오고 있었다

“이번엔 이프닉스가 화염의 능력으로 상대해 보죠

시현 씨는 주변 숲이 불타지 않게 섬세하지만 넓게 원으로 둘러싸게 하였지만 이프닉스는 그 화염의 장벽을 더욱 불타오르게 했다

“시현 씨가 능력을 사용하신 거 아니시죠?

“네. 근데 이프닉스는 제가 말하는 것보다 시우 씨가 말하는 걸 더 잘 듣네요

“기분 탓일 겁니다. 그러면 이프닉스는 시현 씨의 불도 다룰 수 있는 것 같네요

이프닉스는 칭찬해달라는 듯이 나에게 다가왔다

뭔가 이상했지만 이프닉스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마치 도마뱀 비늘 같은 촉감이 느껴졌다

“아...? 정령의 촉감이 아닌 것 같은데요? 그러니까 베타는 차가운 얼음을 만진듯한 기분이 들었는데 이런 도마뱀 비늘 같은 촉감은...

“저도 정령을 만진 적은 없어서 잠시만요

시현 씨도 이프닉스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확실히 이런 촉감은 듣도 보도 못했어요. 정령에 대해선 알아보았습니다만, 화염의 정령은 뜨거워서 만지지도 못한다고 들었거든요. 근데 이 아이는...

“정령이 아닐까요?

“잘 모르겠네요

우린 의문만 더 가지게 됐다

그때 이리는 나무껍질을 뒤집어쓴 채 화염 장벽에 죽은 놀들의 마석을 물고 왔다

“잘했어. 확실히 나무껍질은 화염 내성이 있는 것 같네요

이리는 내 앞에 얌전히 앉아있어 잘했다고 마석을 몇 개 주었다

“그러고 보니 시리야 너도 독을 한번 시험해 봐야 하지 않겠니?

시리는 시시식 얌전히 울더니 천천히 내 몸에서 내려왔다

“시리야 이번엔 사냥하는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겠니?

다시 시리는 조용히 시시식 울더니 천천히 기어갔다

“한번 따라가 보죠. 시현 씨

“네. 이프닉스는 이리와

이프닉스에게 시현 씨가 손을 뻗었지만 이프닉스는 무시하고 시현 씨 머리 위에 앉았다

“친한... 거겠죠?

“그럼요

나는 웃음을 참으며 시리가 가는 방향으로 걸어갔다

이리가 먼저 놀들이 있다고 경고했다

놀들은 우리를 발견 못 한 것 같았다

마치 인간이 텐트치고 캠핑하듯 놀들도 마찬가지로 모닥불을 피우고 그 위에 뭔가를 굽고 있었다

모닥불 근처에 놀들이 5마리 정도 보였고 그 이외에는 보이지 않았다

“어떻게 할 거야 시리...야?

놀들을 보며 잠시 시리를 보았지만 시리는 그새 사라져있었다

그때 놀들이 당황한듯한 소리를 내었다

다시 놀들에게 시선을 돌리니 5마리였던 놀들이 4마리가 돼 있었다

갑자기 한 마리의 놀이 땅으로 꺼졌다

그렇게 한 마리 한 마리 땅으로 꺼져 1마리만 남겨두었다

그 1마리의 놀은 공포에 질린 채 도망가다가 갑자기 엎어지더니 움직이지 않았다

마석으로 변하지 않은 것 보니 죽은 것 같이 보이지 않았다

그때 내 앞에 땅에서 시리가 마석4개를 물고 올라왔다

“너... 땅도 팔 줄 알았어?

내가 이 아이들이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는 게 많구나

“아이구 이쁘네. 4개 다 먹어도 돼. 이리야 너도 여기 2개 더 먹어라

이리와 시리가 잡은 건 마석을 그때 몇 개 주고 천천히 더 주는 형식으로 했는데 만약 그러면 애들이 던전을 몇 번 가서 마석을 아껴두고 더 이상 안 가려 할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물론 아이들이 가기 싫다고 하면 억지로 데려갈 맘은 없지만 게을러지는 건 안되지

물론 게을러지는 건 나도 마찬가지다

만약 돈을 일정 이상 벌면 더 이상 아무것도 안 하려 할 것이다

나는 나를 잘 아니까

그때그때 잡은 만큼 마석을 줘서 마석을 먹고 싶으면 던전을 가자는 생각을 가지게 하자

그래야 나도 이 아이들 먹일려고 던전을 갈 테니깐

“어떤가요 시현 씨?

“시리가 땅을 파고 들어가는 모습을 보긴 봤습니다만, 땅에서 이동하는 걸 감지하는 건 매우 어렵더군요. 감지는 할 수 있었지만 그건 제가 땅을 집중적으로 감지해서 알 수 있었던 거죠. 아무것도 모른 채 땅속에서 불시의 공격이 온다면 저도 저 놀들과 비슷할 겁니다

“으구 대단하네 우리 시리

이쁘다고 시리를 쓰다듬어 주고 있더니 이리도 자기를 쓰다듬어 달라는 듯 내 팔에 발을 턱 올렸다

이리도 이쁘다고 쓰다듬을 때

“시우 씨 이 놀은 아직 살아있는데 독인 건가요?

“아마도요. 시리가 독을 사용할 줄 아니깐. 근데 이번엔 안 죽었네요? 고블린때는 금방 죽었던 것 같은데. 어떻게 한 거야 시리야?

시리는 시시식 소리를 냈다

“독을 조절하는 법을 알게 됐다고?

그러니깐 무작정 죽이는 게 아니라 저렇게 못 움직이게 하는 법도 알게 됐다는 건가

혹시 몰라 이리를 뒤로 떨어뜨리게 하고 내가 말했다

“그런데 저 놀을 물거나 하는 모습은 안 보였는데 어떻게 한 거야?

내 말을 듣고 시리는 입에서 독 안개를 뿜었다

그 독 안개에 닿은 근처에 있던 곤충은 움직이지 못하고 땅에 떨어져 버렸다

독 안개는 내 얼굴에 닿았지만 난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시우 씨! 괜찮...

“오지 마세요!

나에겐 통하지 않지만, 시현 씨에겐 통할 수 있으니깐

근데 독은 어떻게 없애지

난 시리를 안고 뒤로 떨어진 이리에게 다가가며 시현 씨에게 말했다

“이리가 독 안개 같은 걸 내뿜었는데 혹시 불로 저쪽 구간을 태울 수 있을까요?

“아... 네 알겠어요

시현 씨는 얼떨떨한 얼굴로 내 말을 들어주었다

시리가 독을 뿜었던 곳에 시현 씨의 화염이 닿자마자 화염이 확 커졌다가 사라졌다

“뭔가 가스 같은데요?

“그런 것 같네요

음... 사용할 방법이 무궁무진하게 떠오른다

“괜찮으세요 시우 씨? 독이 얼굴에 닿은 것 같아 보였는데

“아 전 괜찮아요. 왠지 모르겠지만 시리의 독은 저한테 안 통하더라고요

“그래도 독을 자신에게 실험하는 사람이 어딨어요. 조심하세요

“아 걱정 끼쳐서 죄송합니다

확실히 시리의 독은 나한테 안 통한다는 걸 시현 씨가 몰랐으니깐

많이 깜짝 놀라신 것 같은데 죄송하다

“앞으로 조심할게요

“그럼 됐어요

우린 여전히 사지가 마비된 놀을 향해 다가갔다

“한번 시우 씨가 베타를 통해 마무리해보실래요?

“아 네 어느 정도 마나가 회복됐으니 한번 해보겠습니다

반지에 있던 베타를 다시 불러 이번에는 얼음으로 된 뾰족한 창을 만들어 높은 곳에서 떨어뜨리기로 했다

베타가 높은 곳으로 올라가 창을 쏘아냈다

그 창은 정확히 놀의 가슴을 뚫었지만,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나와 시현 씨 이리도 피를 뒤집어썼다

놀의 시체가 사라지면서 뒤집어쓴 피도 사라졌지만 찝찝함은 남아있었다

“이건 예상 못 했네요. 죄송합니다

“아뇨 사라졌으니깐요... 빨리 돌아가서 씻죠

나는 이번엔 시리한테 놀들이 모여있는 곳을 찾으라고 시켰다

시리는 금방 알아듣고 순식간에 기어갔다

“빨리 따라가죠 시현 씨

이번엔 시리가 가서 죽이지 않고 얌전히 기다리고 있었다

시리가 도착한 곳은 놀들의 조그마한 마을처럼 보이는 곳이었다

이번 던전의 보스는 신기하게도 주술을 쓰는 놀이었다

그만큼 그 보스의 주변에는 호위병이 많았다

“음... 시리야 땅에 숨어서 독 안개를 저 마을 전체에 뿌릴 수 있겠니?

시리는 땅에 파고들어 마을에 숨어들었다

몇 분 후 시리가 돌아오고 마을은 마법이라도 걸린 것 마냥 모든 것이 멈춰있었다

주술을 쓰는 보스도 마찬가지였다

“이프닉스. 저 마을에다가 불꽃을 한번 날려보겠니?

하지만 이프닉스는 시현 씨의 머리에서 고개를 갸우뚱했다

“응? 왜 그래 이프닉스

이프닉스는 살짝 보여준다는 듯이 푸른 불꽃을 내뿜어 마을 구석 놀한테 날렸다

그 놀은 독에서 풀린 듯 천천히 일어섰다

다시 이프닉스가 이번에는 붉은 불꽃의 구를 만들어 일어선 놀한테 날렸다

그 놀은 불에 타 죽어버렸다

“허... 너도 멋진 능력을 가졌구나

“불꽃을 이용해 독을 푼다는 건 처음 보네요. 시우 씨 얼굴에 내 뿜었던 푸른 불꽃도 똑같았던 것 같네요. 아마 푸른 불꽃은 이로운 작용을 하는 것 같네요

이프닉스는 다시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번에는 붉은 불꽃을 날리면 돼. 저 마을 한복판에 날려볼래?

이프닉스는 붉은 불꽃을 시현 씨처럼 넓게 펼쳐서 마을 한복판에 날렸다

넓게 펼쳐진 불이 마을에 닿자 마을이 터졌다

콰아아앙

던전이 터질 듯한 소리가 나고 뜨거운 공기가 우릴 덮쳤다

이리는 나무껍질을 뒤집어쓰고 앞에서 버텨줬으며 나랑 시현 씨는 이리 뒤에 숨었다

시리는 내 몸에 있었고 이프닉스는 여전히 시현 씨 머리 위에 있었으며 미처 챙기지 못한 베타는 뜨거운 바람을 맞고 날아가다가 사슬에 묶여 못 날아가고 반지로 돌아왔다

바람이 멎고 시현 씨와 난 이리 뒤에서 나왔다

“허...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거대 운석을 맞으면 저런 모습일까

마을이 있었던 곳에는 크레이터만이 남아있었다

가까이 가서 마석이라도 챙길까 했더니 진짜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미안하다 얘들아

마석까지 전부 날아갈 줄이야

“이거는... 제가 마력을 전부 써야 가능할까요? 제 마력을 전부 쏟아부으면서 싸운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서 잘 모르겠네요

“시현 씨는 혼자서 싸워야 했으니 힘을 다 쓰면 던전을 빠져나갈 수가 없으니깐요. 그러면 아직도 시현 씨는 본인의 전력을 모르고 계시겠네요?

“네... 뭐 훈련장에서 사용할 순 있지만 제가 전력을 내면 훈련장조차도 부서질 수 있으니깐요

“그러면 시현 씨도 저와 같이 훈련해야겠네요? 저는 제 아이들을 다스리는 훈련, 시현 씨는 전력을 내는 훈련

“좋네요. 사실 저희 둘 다 평범한 헌터는 아니죠

시현 씨는 혼자서 던전을 공략하는 불운 특성을 가지고 있는 헌터였고 나는 C급 헌터지만 이레귤러들을 테이밍 할 수 있는 헌터니깐

서로가 평범한 헌터하곤 거리가 멀다

그래서 우리 둘이 파티를 할 수 있었겠지

“다음 던전은 시현 씨가 한번 전력을 사용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요

“음... 괜찮을까요?

“대신 대비는 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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