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괴이의 주인-14화 (14/164)

#14. 괴이의 주인 13

시현 씨가 반지를 끼웠더니 파란빛의 구가 다시 나왔다

“괜찮으세요 시현 씨?

“네. 마나가 빠져나가는 게 느껴지지만, 저한테는 미세한 양이네요

“대단하시네요

난 말하면서 파란빛의 구를 바라보았다

베타는 구가 사라졌을 때 안절부절못하다가 구가 다시 나타나자마자 다시 빙빙 돌았다

“베타가 이렇게 기뻐하는 거 보면 정령 같은데요?

“정령은 항상 형태가 있었는데 이런 빛의 구의 형태는 저도 처음 보네요. 진짜 정령이 맞을까요?

시현 씨가 말하자마자 빛의 구가 베타와 같은 물고기로 변해 같이 빙글빙글 돌았다

“이건 처음 보는 현상인데...?

“신기하네요

우리는 멍하니 그 둘을 쳐다보다 내가 말했다

“저 파란 아이는 사슬에 묶여있지 않은 거 보면 반지에 묶여있는 것 같진 않아요. 아티팩트는 귀속되거나 하는 건 없나요?

“제가 알기론 아티팩트는 귀속되는 게 있는 거로 알고 있어요. 근데 이 아이는 우리에게 다 반응을 한 것 보면 아닌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러면 그 반지에게 마나를 더 주거나 하는 방식은 없는 건가요?

“저도 정령의 성장방식은 잘 모르겠네요. 하지만 확실히 이 아이는 소유자의 마나를 먹고 사는 것 같아요. 한번 해볼까요?

시현 씨는 말함과 동시에 반지에게 마나를 주었다

베타와 같은 푸른색 물고기로 변한 아이는 마나를 줌과 동시에 몸이 빛났다

하지만 그 빛은 시현 씨의 능력과 같은 붉은 빛으로 빛났다

“괜찮은... 건가?

그때 갑자기 시현 씨가 쓰러지셨다

“괜찮으세요?!

시현 씨가 쓰러지는걸 이리가 대신 받아줬다

“잘했어 이리야

시현 씨 살펴보니 나와 같은 마나를 급격히 써 쓰러지신 것 같았다

갑자기 방의 붉은색으로 물들여졌다

푸른색 물고기의 형태는 붉은색의 구의 형태로 바뀌어 있었다

그 크기는 점점 커졌다

“이거 터지는 거 아니야...?

급히 시리를 불러들이고 이리에게 시현 씨를 안아서 밖으로 나가 도망치려 했을 때

붉은색 빛의 구는 점차 줄어들었으며 그 안에서 조그마한 동양의 용의 형태가 나왔다

용은 정면에서 보았을 때 오른쪽은 파란색 왼쪽은 붉은색 이었다

그 용은 나에게 천천히 다가와 빤히 쳐다보았다

여전히 베타는 용의 근처를 빙빙 돌고 있었다

정신 사나우니 가만히 좀 있어줄래..

“저기... 내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시현 씨가 내게 안겨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아 시현 씨를 안고 있었지

나는 급히 시현 씨를 내려놓았다

“괜찮으신가요 시현 씨?

“네. 애초에 마나가 부족해서 쓰러진 것뿐이라 저는 마나 회복이 빠르거든요

“아... 그러고 보니 이 아이는 어떻게 된 걸까요?

빠르게 화재를 돌린다

“제가 마나를 주긴 했지만, 통제가 안 됐어요. 급히 능력을 사용하려 했지만 쓰러졌어요. 그랬더니 저 아이가 태어난 것 같아요

“정령이라고 생각한다면 처음 봤을 때의 저 아이는 베타와 같은 물이나 얼음의 정령 같아 보였어요. 하지만 지금 보면... 무슨 정령인지 전혀 모르겠는데요?

“아마도 제가 능력을 사용하려 했을 때 그 능력조차 흡수한 것 같았어요. 제 마나를 먹어 성장하는 와중에 제 능력을 같이 먹어 성장한 것 같아요

“원래 정령이 저렇게 성장... 하니 베타야?

베타는 내 말을 알아듣는지 모르는지 여전히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혹시 내일은 던전 갈 일이 있나요?

“네. 하지만 내일은 B급 던전입니다. 저희 둘만 갈 거에요

“그럼 마침 잘됐네요. 내일 저 아이와 같이 능력을 사용 해보죠. 베타도 어떤 아이인지 정확히 모르니깐요

“음... 그러면 이 아이의 이름을 정해줘야 하지 않을까요?

이름이라... 요즘 이름 정할 일이 많네

“불의 정령인 이프리트와 물의 정령 이름인 닉스를 합쳐 이프닉스 어떨까요 시현 씨?

“심플하지만 이쁜 이름이네요. 좋은 것 같아요

“넌 어떠니 이프닉스

좋은지 안 좋은지 모르겠지만 입에서 푸른 불꽃을 내 얼굴을 향해 내뱉었다

“깜짝이야

하지만 아무 느낌도 들지 않았다

“괜찮으세요 시우 씨?

“오늘 그 얘기 많이 하네요. 이름이 맘에 들었나 봐요. 안 들었으면 불이 뜨거웠으려나?

“다행이네요. 오늘은 늦었으니 이만 자고 내일 뵙죠

“네 그럽시다. 오늘도 많은 일이 있었네요. 그 반지는 계속 껴도 괜찮은 건가요?

“아 네. 이제는 마나를 계속 잡아먹고 있는 것 같지 않아요. 방금 불꽃을 내뱉었을 때는 아주 조금 제 마나를 쓴 것 같았지만 미세했어요

시현 씨는 말하며 반지를 빼보았지만 이프닉스는 여전히 베타와 같이 놀고 있었다

“시현 씨에게 귀속...이 아니라 종속된 것 같은데요? 반지를 빼도 이프닉스가 있는 거 보면 굳이 반지를 안 껴도 될 것 같아요

“그러...네요. 그래도 시우 씨가 선물한 거니 끼고 있을게요

시현 씨는 반지를 다시 중지에 끼웠다

뭔가 기분이 묘해서 잠시 멍하니 서 있다가 말했다

“감사합니다. 오늘은 고생하셨어요. 안녕히 주무세요

“네. 시우 씨도 주무세요

오늘은 왠지 모르게 평소보다 아침 일찍 일어나졌다

잠이 안 와 잠시 거실로 나갔더니 시현 씨가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모자를 쓰고 나갈 준비를 하고 계셨다

“어디 가세요 시현 씨?

“아침마다 한두 시간씩 조깅하고 있어요. 오늘 시우 씨는 일찍 일어나셨네요?

“왠지 모르게 일찍 일어나지더라고요. 혹시 저도 같이 조깅가도 될까요?

“상관없어요. 근데 힘드실 텐데요?

내가 워낙 운동을 안 해서 한두 시간 조깅도 힘들긴 하지

헌터가 됐으니 혹시 모르지 잘할지도

라고 괜히 생각했다

길드 내에 있는 훈련장이 워낙 커서 그 안에서 몇 바퀴 도는 형식으로 조깅을 하셨다

아침 일찍 임에도 불과하고 헌터들이 많이 있었다

문제는 시현 씨는 마나를 이용해 신체를 강화해 전속력으로 달리신다는 것이다

“저게 조깅인가?

치타보다 빠른 것 같은데? 저러고 두 시간을 달린다고

“저게 SS급 헌터인가?

사람을 이미 벗어났구나

다른 헌터들이 있었지만, 시현 씨의 속도로 달리는 분은 아무도 없었다

시현 씨의 모습을 자주 봐온 듯 다른 헌터들은 관심도 가지지 않았다

나는 힘이 다해 천천히 달리고 있었고 이리도 옆에서 같이 달리고 시리는 여전히 내 몸에 붙어있었다

베타는 이프닉스와 놀다가 지쳐서 반지에 들어갔고 이프닉스는 내 어깨에 앉아있었다

이프닉스는 내가 먼저 마나를 줘서 그런지 시현 씨도 잘 따르지만 나를 더 잘 따르는 기분이다

아니면 친화 특성 때문인가

이리는 나랑 같이 산책하는 기분으로 천천히 달리고 있었다

“이리야 혹시 전속력으로 달려서 한 바퀴 돌고 와볼래?

이리는 내 말을 듣자마자 눈에 보이지도 않는 속도로 달려나가더니 순식간에 다시 내 옆에서 다시 달리고 있었다

그 속도는 지금껏 던전에서 보았던 속도보다 월등히 빨랐다

하지만 이리는 그렇게 달리고 지친 듯 헥헥거리면서 달리고 있었다

나는 잠시 멈춰서서 이리의 상태를 살펴보았다

“괜찮니?

이리의 다리를 조금 주물러 주면서 말했다

이리는 괜찮다는 듯이 내 손에 다리를 올렸다

시현 씨는 깜짝 놀라 내게 다가왔다

“방금 이리가 그렇게 달려간 건가요?

“네. 저도 깜짝 놀랐네요. 이리가 조금 지친 것 같아서 쉬고 있어요

“그 정도 속도는 저도 눈으로 간신히 쫓는 게 전부였어요

“한번 전속력으로 달려서 한 바퀴 돌아보라고 했더니 그렇게 달린 것 같아요. 던전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리야 어떻게 달린 거니?

이리는 처음으로 늑대처럼 울었다

아우우

처음 듣는 이리의 하울링 소리였지만 난 그 울음소리를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러니까... 마석을 먹다 보니 그렇게 달릴 수 있었단 거지?

이리가 성장한 건가

“마석을 먹고 성장한 건가요?

“네 그런 것 같네요. 혹시 다른 능력이 있는지 알려줄 수 있어?

이리는 내 말을 듣더니 검은색 나무껍질 같은 거로 둘러싸였다

“이건... 그 진화한 엔트의 껍질 아닌가?

이리는 그 껍질에 둘러싸인 채로 이리저리 방방 뛰어다녔다

“그 엔트의 껍질이 맞는 것 같아요. 게다가 거동에 불편함이 없어 보이고요. 그 엔트의 껍질은 제 화염도 막을 수준이었습니다. 만약 그 껍질이 맞는다면 이리는 저 같은 화염을 다루는 헌터의 천적이 되겠는데요?

“좋네요. 하지만 저희는 파티원이잖아요. 이리가 시현 씨의 공격을 신경 쓰지 않고 같이 공격할 수 있다면 아주 좋은 콤비가 될 수 있겠어요

뭐가 어찌 됐든 이리가 성장한 건 기쁜 일이다

시리의 능력도 시험해 보고 싶지만, 주변의 헌터가 너무 많았다

방금 일어난 일로 헌터들이 수군대고 있었다

“죄송하지만 오늘 조깅은 여기까지만 하고 돌아가죠

시선이 너무 몰렸다

시현 씨 집으로 돌아갔지만 조깅이 일찍 끝난 탓일까 아직 던전에 갈 시간이 안 됐다

그 사이에 시리의 능력을 시험해 볼 차례다

“시리야 넌 혹시 무슨 능력이 있는지 알려줄 수 있을까?

시리는 얼굴만 다시 쏙 빼더니 나를 빤히 쳐다봤다

왜 그리 쳐다보나 생각했더니

“아 독이야?

시리는 맞다는 듯이 소리를 내고 다시 들어갔다

“그렇지. 독은 여기서 시험할 수 없지. 아이구 이쁘다

전에 한번 그랬다가 실수로 욕했더니 그걸 기억하고 있었나 보다

시리의 마음씨가 이쁘기도 하지만 미안하네

“다신 안 그럴게

시리를 쓰다듬고 있을 때

“밖에서는 안 그러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오해하겠는데요?”왜 그런가 싶어 거실에 있는 거울을 쳐다봤다

시리가 마석을 먹고 점점 커져서 오른팔뿐만 아니라 몸까지 감아야 했다

그래서 거울에는 내 몸과 오른팔을 쓰다듬고 있는 내 모습이 보였다

“조금... 그렇네요

시현 씨는 만나고 난 뒤 처음으로 크게 깔깔 웃으셨다

“처음 보는 모습이네요

“아 죄송해요. 너무 크게 웃었나요?

“아뇨. 솔직히 이야기만 들었을 때는 차도녀로 알려져 있었거든요. 같이 지내고 나니 의외의 모습이 많이 발견돼서 좋네요. 자주 보여주세요

“뭔가 변태 같으신데요 시우 씨?

“아 그런가요?

우린 서로 웃으며 우리는 B급 던전으로 향했다

이번 B급 던전은 숲이었으며 놀들이 나왔다

놀은 하이에나가 인간처럼 걸어 다닌다고 생각하면 된다

고블린들과 비슷한 지능을 가졌으며 고블린과 마찬가지로 일반 B급 던전보다는 난이도가 높다고 알려져 있다

놀들은 숲에 숨는데 귀재였지만 이리의 후각을 피해갈 순 없었다

3마리의 놀들을 발견했다

우린 먼저 베타의 능력을 알아보기로 했다

“베타야 저기 있는 놀들을 공격해 볼래?

베타는 천천히 허공을 유영해 놀에게 다가가 입에서 얼음으로 된 바위 같은 걸 만들어 날렸다

놀들은 다가가는 베타를 눈치채지 못했지만, 공격할 때는 눈치챈 듯했다

하지만 불시의 공격이라 베타의 공격을 정면으로 맞았다

놀들은 일방적으로 밀려나 뒤로 굴렀지만 그게 전부였다

그리고 그 공격을 사용하는데 내 마나가 조금 들었다

놀이 베타를 향해 달려들었지만, 베타는 위로 수영해 놀이 닫지 않는 높이로 올라가 버렸다

“베타야 얼음을 날카롭게 해서 사용은 못 하니?

내 말을 들은 베타는 얼음으로 된 여러 개의 날카로운 원반의 형태로 바꾸더니 날렸다

2마리의 놀은 그 공격을 피했지만 한 마리는 맞았다

맞은 놀에게 피가 살짝 나오고 칼에 베인듯한 상처만 남았다

하지만 그 공격에 내 마나가 절반 가까이 달았다

내가 아무리 C급이라지만 베타는 사슬에 묶여있어 제대로 된 힘을 못 내는 것 같았다

놀이 나무를 타고 베타에게 뛰어 공격하려 했을 때 이프닉스가 놀을 향해 물로 된 창을 쏘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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