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괴이의 주인-13화 (13/164)

#13. 괴이의 주인 12

시현 씨와 함께 경매장에 도착했다

경매장이 열리지 않는 날인데도 불과하고 사람들이 많았다

“여기 있는 사람들이 전부 헌터인 건가요?

“헌터가 대다수이긴 하지만 돈 많은 사람도 많이 찾아옵니다. 아티팩트는 헌터들만이 사용할 수 있지만, 겉모습만큼은 예술작품과 비견 될 정도로 이쁩니다

확실히 시현 씨가 선물하신 반지도 엄청 이쁘다

“그래서 부호들이 가지고 있는 아티팩트를 시중에 풀기만 해도 빼앗긴 지구의 영토 중 10퍼센트는 더 찾을 수 있을 거란 우스갯소리도 있죠

“헌터들도 돈이 많지 않나요?

“헌터들이 돈이 아무리 많아 봐야 헌터입니다. 저 또한 SS급 헌터로 평범한 사람이 평생 벌 돈을 하루 만에 벌 수 있지만 그런 자는 극소수에요. SSS급 헌터라면 저와 비교도 안 될 만큼 벌겠지만 그런 자들은 대부분 돈에 관심이 없어요

“헌터들은 아티팩트만 사용하고 장비들은 사용 안 하는 건가요?

“솔직히 장비들은 싸게 보급되는 형식이라 D나 C급 헌터들이 자주 사용하고 B급 헌터들만 해도 아티팩트들을 사용합니다. 물론 아티팩트들도 가격이 천지 차이지만 자주 사용되는 신체능력을 높이는 아티팩트들은 가격이 비교적 쌉니다. 가격이 비싼 건 애초에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러면 베타가 갇혀있는 이 반지는 얼마인가요?

“솔직히 말하면 정령이 있는 아티팩트는 저도 헌터 생활하면서 처음 봤습니다. 길드장님이 어떻게 구하신 건지 모르겠지만 부르는 게 값이겠지만 부르지 않고 본인이 가질 겁니다

“그렇게 귀한 걸 절 주셔도 되는 건가요? 길드원분들 중에서도 원하는 분들이 많았을 것 같은데요

“많았죠. 하지만 길드장님이 허락 안 하셨어요. 이번에 어머니가 그 반지를 가지고 있었던 거 보면 어떻게든 저한테 주고 싶으셨던 것 같은데 말이죠

“그런... 걸 저한테 주셔도 되는 건가요?

“저한테는 별 쓸모가 없었으니깐요. 시우 씨가 그 반지를 가지고 비로소 쓸모가 있었으니깐 저한테도 쓸모가 있었던 거죠

“감사합니다. 그럼 경매장이 안 열리는 오늘 같은 날은 어떤 게 있나요?

“아까 말했던 값싼 아티팩트들이나 장비들이 나옵니다. 저희는 그중에서 도박을 할거에요

“도박이요?

“네. 저희가 갈 곳은 확인되지 못한 아티팩트들이 나오는 곳을 갈 거에요. 그 가게는 특이하게도 확인되지 못한 아티팩트들을 다루는 곳이에요. 드워프들이 만드는 아티팩트들은 당연히 정보들이 있지만 던전에서 아주 가끔 나오는 아티팩트들은 확인되지 않는 게 많습니다. 그걸 확인하는 방법은 드워프에게 직접 가져가서 확인하는 거지만 3종족들이 점점 폐쇄적으로 변하는 요즘에는 만나는 게 쉽지 않죠. 던전에서 나오는 아티팩트들 중에서는 위험한 아티팩트들이 많아요. 저도 이 가게에서 많이 사보았지만, 특성 때문인지 좋은 건 커녕 위험한 아티팩트들이 많았죠. 한번은 한 아티팩트를 끼니 제 화염 능력이 다루기 쉬워져서 좋아했는데 던전에서 보스 괴수를 잡기 위해 능력을 강하게 사용하니 터져버렸습니다. 다행히 그 아티팩트가 반지형 아티팩트라 조그마해서 제 손가락이 찢겨 나간 게 전부였지만 옷의 형태였으면 큰일 날 뻔했어요

“아니... 그것도 충분히 위험하잖아요. 손가락은 고치신 것 같아서 다행이네요

“그렇죠. 어머니가 깜짝 놀라 고등급 힐러 헌터를 부르시려는 걸 제가 막았어요. 손가락 정도는 쉽게 고칠 수 있으니깐요

“시현 씨는... 그런 일을 자주 겪으신 거에요?

“던전을 혼자 공략하면 그런 일은 사소한 일이에요. 그래도 이젠 시우 씨가 있으니 덜 겪겠죠?

지금의 나보다 어린 나이에 시현 씨는 헌터가 됐을 텐데 대단하시다

“저는 곱게 자라서 그런지 손에 찰과상만 입어도 아프다고 징징 되는데 시현 씨는 멋지네요. 앞으로 시현 씨 손에 물 하나 안 묻히게 할게요

“그건 결혼할 때 대사 아니에요?

우린 서로 웃으며 농담을 했다

시리는 얌전히 있었지만 이리는 자기도 봐달라는 듯이 내 발을 긁었다

그렇게 이리를 쓰다듬으며 길을 걸었다

시현 씨가 말하는 가

그 가게는 예상과는 다르게 한 젊은 여성이 관리하고 있었다

“어? 시현이니? 오랜만에 오네?

“네. 손가락 잘려나간 이후로 어머니가 여기 오는 걸 말렸거든요. 사실 오늘도 몰래 온 거에요

몰래 온 거였어

“손가락이 잘렸는데도 여길 찾는 네가 이상한 거야. 옆에 분은 누구?

“아 이번에 파티원으로 들어오신 시우 씨야

“안녕하세요. 시현 씨가 추천해서 오게 됐습니다. 설시우 라고 합니다. 테이머고 이 옆에 있는 아이는 이리라고 해요

“어머 안녕하세요. 시현이랑 친한 언니인 윤서아 라고 해요. 시현아 너 파티 안 만든다고 하지 않았어? 아니 못 만드는 거였나? 어떻게 파티원을 구했네?

“사실 꼬셔 졌어요. 불운 특성이 이렇게 안 좋을 줄 몰랐죠

“시우 씨...

“장난이에요. 장난

윤서아 씨는 눈을 가늘게 떴다

“어떻게 시현이의 마음에 든 진 모르겠지만 우리 시현이 배신하지 마세요. 상처가 많은 아이니깐

“다 알고 있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아뇨 당신은 몰라요. 이래 봬도 시현이는 이뻐서 남자에게 인기 많거든요? 근데 왜 파티를 하려는 사람이 없었을까요?

“그건 불운 특성 때문이 아니었나요?

“시현이 외모 정도면 불운 특성 정도야 씹어먹죠

“예 뭐 부정은 안 합니다만

시현 씨는 얼굴이 빨개진 채 고개를 숙이셨다

참 순진한 사람이야

“시현이는 소위 말하는 능력 있는 여자라 찍접거리는 남자들이 많았지요. 그 사람들 중에서는 SS급 헌터도 있었죠. 자기는...

“언니 그만. 그 얘기 하려고 온 게 아니란 걸 알고 있잖아

“그렇긴 하지. 근데 네가 파티원을 데리고 온 건 처음이니깐. 맨날 네가 하소연했으니깐 나도 시우 씨에게 하려고 했다 왜!

유쾌하신 분이네

“하... 죄송해요. 시우 씨

“아뇨 시현 씨가 많이 의지하고 계신 사람인 것 같네요. 윤정아 씨라고 불러도 될까요?

“이름으로 불러

“그럼 정아 씨. 오면서 들었지만 시현 씨한테도 위험한 아티팩트가 있을지도 모르는데 정아 씨는 안 위험한가요?

“아티팩트는 마나를 가진 사람한테만 반응을 해서. 난 일반인이거든

그건 처음 알았다

“정아 언니 뭐 추천해줄 거 있어? 내 손가락에서 터진 아티팩트도 터지기 전까진 좋았거든. 처음으로 나한테 쓸만한 아티팩트였어. 그 아티팩트를 언니가 추천해 준거니깐

아무리 그래도 너무 위험한 거 아닌가요 시현 씨

“내가 추천해준 게 너를 다치게 한 거 알고 질질 짰던 건 알고 있니?

“어? 언니가 그랬었어?

”아니. 하지만 미안했던 건 사실이야. 그런 일을 겪었는데 추천해달라고?

”괜찮아 시우 씨가 쓸 거니깐

”시현 씨?

”장난이에요

시현 씨도 장난을 치시는구나

”하지만 진심이기도 해요. 전 시우 씨랑 던전을 계속 다녀왔지만, 이렇게까지 편안히 던전을 공략할 수 있을 거라곤 생각도 못 했어요. 제가 던전을 공략할 때는 항상 별의별 일이 다 있었는데 말이죠. 시우 씨라면 여기서도 엄청난 아티팩트를 건질 수 있을 거에요. 그래서 언니 추천은?

”솔직히 나도 모르는데 그때도 반지가 이뻐서 추천해줬을 뿐이야. 이번에도 반지 이쁜 게 새로 들어왔어. 어때 실험해볼래?

그때 베타가 갑자기 반지에서 나오더니 어디론가 향하다 사슬에 묶여 이동하지 못했다

”왜 그래 베타야?

베타는 저기로 가자는 듯 빙글빙글 돌았다

”정아 씨 혹시 이 가게 내부를 둘러봐도 되나요?

”응? 상관없는데? 대신 함부로 만지지 마. 위험한 물건이 있다는 건 너도 알고 있잖아? 밖에서 일 터지면 나랑 상관없지만, 가게 안에서 터지면 안돼

”알겠습니다

시현 씨가 의아한 듯이 물어봤다

”왜 그러세요 시우 씨?

”갑자기 베타가 어디론가 향하려 하네요. 이런 적은 처음이라 한번 따라가 보려고요

나는 베타가 이끄는 대로 천천히 걸어갔다

베타는 어느 방 앞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정아 씨 이 방 열어 주실 수 있으신가요?

”거기가 새로운 아티팩트들 들어온 곳인데 진열할 데가 없어서 넣어둔 곳이야. 방금 말한 반지도 거기 있는데 어떻게 알고 찾았어?

정아 씨는 의아하면서 열어주셨다

베타는 방으로 들어가 구석에 박혀있는 한 반지 앞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그 반지는 베타가 들어있는 반지와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검은 파란색으로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맞어 그 반지야 어떻게 알고 찾았데? 내가 시현이한테 판 물건이 시현이한테 해를 끼쳤으니깐 이번 반지는 공짜로 줄게. 시현이 파티원 구한 겸 선물이라고 봐도 좋아“

”감사합니다 정아씨

정아 씨가 반지를 들어서 가게 앞까지 나온 다음에서야 나에게 줬다

”근데 정아 씨는 이런 물건들을 어디서 구하는 거에요?

진심으로 궁금했다

던전에서 나오는 물건들인데 일반인인 정아 씨가 이렇게 많이 구할 수 있는 게

”그건 여자의 비밀이야

정아 씨는 윙크를 하며 우리를 배웅했다

베타는 여전히 내가 든 반지를 보면서 빙글빙글 돌았다

”이게 뭔데 그래 베타야?

이리도 반지를 향해 냄새를 맡았지만, 고개를 갸우뚱했다

시리는 관심도 없고

시리와 이리랑은 왠지 모르겠지만 말이 통했지만, 베타랑은 통하지 않았다

아마 시리랑 이리는 괴수라 통하고 베타는 정령이라 안 통하는 것 같았다

”제가 끼워봐도 될까요. 시현 씨?

”네 하지만 무슨 일이 벌어날지 모르니 제 집으로 가서 유사시에 대처할 수 있게 하죠

시현 씨 집은 길드부지 내에 있어서 모든 상황을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시현 씨 집으로 돌아와 반지를 착용 할 준비를 했다

사실 준비라 할 것도 없지만 시리가 불안해 몸에서 떼어내 바닥에 내려놓았다

”착용 해보겠습니다

엄청나게 긴장이 된다

그 와중에도 베타는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베타가 반응하니 절대 나쁜 물건은 아닐 거다

베타가 들어있는 반지는 왼손 중지에 꼈으니 검지에 끼웠다

긴장한 게 무색하게 아무 변화도 생기지 않았다

”괜찮으세요. 시우 씨?

”예. 아무 변화도 없는 것 같은데요?

뭔가 이상하다 싶어 베타를 바라보았을 때

”그 빛은 뭐니 베타야?

베타보다는 검은 파란색의 구의 형태가 있었다

베타는 그 구의 주위를 계속 돌고 있었다

”이 파란색의 빛나는 건 뭐죠 시우 씨?

”어? 시현 씨도 보이세요?

베타는 다른 사람한테는 안 보였다

보일 때는 베타가 원해서 일 때일 뿐

그때 갑자기 머리가 핑 돌았다

”윽

몸이 쓰러지는 걸 시현 씨가 잡아주셨다

그와 동시에 파란 빛의 구가 사라졌다

”괜찮으세요 시우 씨?

”아 네 괜찮아졌어요. 갑자기 머리가 핑 돌더니 쓰러졌어요. 왜 이런 거죠?

”시우 씨가 쓰러짐과 동시에 파란 빛의 구가 사라졌습니다. 그걸로 보아 아마 저 아티팩트는 착용자의 마나를 먹고 사는 아티팩트인 것 같아요. 시우 씨가 쓰러진 것도 급작스럽게 마나를 많이 쓰면 그런 형상이 일어나거든요. 시우 씨는 던전에서 성장을 하지 못했으니 마나가 적어서 그런 것 같아요

아... 평범한 테이머라면 테이밍한 괴수가 던전의 괴수를 죽인 것만으로 테이머의 마나가 상승하겠지만 나는 아니었다

지금은 베타가 있으니 베타와 함께 사냥하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시현 씨도 베타가 있는 아티팩트를 나에게 준 것이겠지

”그러면 혹시 시현 씨는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요? 한번 착용해 보시는 게 어떨까요?

”음... 한번 해볼게요

시현 씨가 나와 같은 왼손 중지에 반지를 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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