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괴이의 주인-11화 (11/164)

#11. 괴이의 주인 10

“그건 제가 증명할 수 있어요. 같이 여러 B급 던전을 도는 모습을 직접 확인했습니다. 이리는 상위 S급 헌터와 비견될 만합니다

“그래? 나랑 비교하면 어떻니?

갑자기 민감한 질문이 나왔다

“괴수 상대로만 한다면 당연히 어머님이 우위에 있지만 헌터를 상대로 싸운다면 이리를 이길 헌터는 SS급에서도 찾기 힘들 겁니다

근데 그걸 쿨하게 대답하셨다

“이 아이가 그 정도 수준이야? 시우 씨는 어떻게 이 아이를 길들였데?

“솔직히 말하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이 아이가 저를 따르고 있을 뿐이에요. 그래서 위험하다고 시현 씨가 붙어있는 거고요

동거하는 걸 정당화하는 중이다

시리까지 있는 게 밝혀지면 큰일 날 것 같다

“능력은 괜찮네

“네?

“아뇨 혼잣말이에요. 시우 씨는 시현이를 어떻게 생각하나요?

“엄마!

시현 씨가 당황하면서 소리쳤다

하지만 난 길드장님에게도 똑같은 말씀을 들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어 웃으며 대답했다

“길드장님도 똑같은 질문을 저한테 하셨습니다. 저는 시현 씨를 너무 착한 사람이라고 했죠. 저같이 처음 보는 남자와 동거하는 건 쉽게 생각하시기 어려웠을 텐데 말이죠. 하지만 시현 씨를 다시 보니 힘에 대한 갈망이 있는 여성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시현 씨는 착해서 저와 이리를 받아들인 게 아니라 자신이 강해지기 위해서 저희를 받아들인 게 맞는 표현이죠. 시현 씨와 함께 있으면, 아니 따라갈 수 있으면 저 또한 강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시현 씨도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시현 씨 어머님께서 걱정하시는 일이 벌어지는 일은 없을 겁니다

어머님께서는 잠시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이이가 말을 너무 많이 했네. 시현이에 대해 그렇게까지 생각해주시는 건 정말 고맙습니다

“아뇨 이런 시현 씨를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시현이랑 사귀시는 건가요?

“예?! 아니에요!

“그런 멘트는 너무 과했어요. 상견례 자리인 줄 알았네요. 호호호

“저는 어머님을 처음 봤을 때 시현 씨 언니인 줄 알았어요

“어머 빈말이라도 감사해요

훈훈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시현 씨는 뭔가 우물쭈물하고 계셨다

“저기 어머니? 얼음 정령 아티팩트 찾으러 온 건데...

아 맞다

“아 그렇지. 깜빡했네. 잠시만 가지고 올게. 그리고 항상 엄마라고 불렀으면서 시우 씨 있다고 어머니라고 부르는 거니?

시현 씨가 뭐라 말하기 전에 휙 가버리셨다

뭔가 뻘쭘한 기분을 느끼면서 이리를 쓰다듬고 있을 때 시현 씨가 말했다

“저희 어머니 많이 자유분방하시죠?

“제 어머니랑도 비슷하셔서 뭔가 친근하네요

“그러고 보니 시우 씨는 집에다가 연락 안 하시나요?

생각해보니 헌터 능력육성학교 들어갔다고 말 한 이후부터 전화를 거의 안 했던 것 같긴 하다

“까먹고 있었는데 감사합니다. 집에다 자랑 좀 해야겠어요. 어머니가 헌터 된다고 걱정 많이 하셨는데 시현 씨 같은 분이 있어서 괜찮다고 전화해야죠

“시우 씨 집에는 헌터 이신 분이 없나요?

“네. 제가 처음입니다. 그래서 어머니가 엄청 걱정하셨죠. 사실상 헌터가 돈 많이 버는 것도 목숨 걸고 던전을 공략하는 거니깐요. 최근이야 던전에서 사망자는 거의 없다고 하지만 과거에는 많았다고 하니깐요

“그렇죠. 저희 부모님 세대는 사망자가 엄청 많았다고 해요. 요즘이야 던전이 다 공략이 됐기 때문에 정보가 있어 사망자가 적다고 하지만 예전에는 공략을 등급도 모르고 아무 정보 없이 해야 하니깐요. 그러고 보니 최근에 던전이 새로이 생성된다고 하는데 그 던전은 대형길드들끼리 협동으로 공략한다고 하네요

“요즘에도 던전이 새로이 생성되나요? 그 던전은 그럼 전장보다도 더 위험한 거 아닌가요?

“맞죠. 그래서 새로운 던전을 공략하는 건 공식적으로 막고 있습니다. 공략을 한다고 하면 거대길드나 협회에서 협력해서 최상의 헌터들을 모집해 공략을 합니다

“시현 씨는 그 공략에 참여 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아뇨. 가고 싶어도 못 갔어요

아... 불운 특성 때문

“죄송합니다. 제가 생각 없이 말했네요

“예? 아니 시우 씨한테 죄송하다고 들으려고 한 얘기가 아니에요

서로 죄송하다고 얘기하고 있을 때

“뭐가 그렇게 서로 죄송한데?

아티팩트를 들고 오신 어머님이 쳐다보고 계셨다

아티팩트는 반지의 형태였다

“시우 씨 준다고 했지? 근데 시우 씨 테이머 아니었어?

“아 저는 다른 테이머들과 좀 달라서 저는 이리에게 마나를 준 적이 없습니다. 이리는 마석을 먹으면서 성장합니다

“하필 마석이야? 우리 길드는 마석 관리는 헌터 각자가 해서 지원해주는 게 힘든 걸?

“괜찮습니다. 시현 씨와 함께 던전을 공략해 가며 마석을 먹여 성장시킬 겁니다. 그런 식의 성장은 이리도 원하지 않을 거에요. 그렇지 이리야?

이리도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이리는 사냥을 좋아할 뿐이다

“기특한 아이네요. 여기 아티팩트에요. 네가 시우 씨에게 직접 끼워줄래?

“엄마!

짓궂은 장난이지만 그만큼 부모님과 친하게 지내는 게 보기 좋았다

어머님께서 주신 아티팩트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반지는 파란 색깔의 표식같은게 새겨져 있었으며 살짝 빛나고 있었다

“어머 저게 왜 빛나지? 내가 착용했을 땐 모습조차 보이지 않아서 대화를 나누지도 못했는데

“저도 비슷했어요. 시우 씨에게 주길 잘한 것 같아요

두 모녀가 대화하는 게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내 눈엔 푸른색의 물고기 같은 게 공중을 유영하고 있었다

하지만 검은색의 사슬이 그 물고기를 묶어두고 있었으며 그 사슬의 출처는 반지로부터 이어져 있었다

반지로부터 묶여있는 건가

“혹시 이 반지를 어디서 얻었는지 알 수 있을까요?

“그 반지는 그이가 어렵게 구한 거라 나도 잘 모르겠어요

“시우 씨는 정령이 보이시나요?

“네 파란색의 물고기가 훈련장을 유영하고 있어요. 하지만 그 물고기가 반지로부터 나오는 사슬에 묶여있습니다. 이 반지를 파괴해야 할 수도 있어요

파괴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물고기는 공중을 한 바퀴 돌았다

“내 말을 알아들을 수 있겠니?

말을 걸자 얼음 정령은 나를 빤히 쳐다봤다

“말을 알아들으면 두 바퀴 돌아볼래?

얼음 정령은 두 바퀴 돌았다

“혹시 이 반지가 파괴되면 좋겠다고 생각하면 한 바퀴 돌아봐

마찬가지로 얼음 정령은 한 바퀴 돌았다

“이 반지가 파괴되는 게 좋다고 하네요? 혹시 아티팩트를 파괴하는 방법이 있나요?

“아티팩트를 파괴하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네요. 드워프들을 찾아가야 할 것 같네요

시현 씨가 말했다

“제가 드워프와 친분이 있긴 해요

“그러면 혹시 도움을 주실 수 있으신가요?

“도움을 줄 순 있는데 제가 득 되는 게 없는걸요? 심지어 시우 씨는 테이머라 3종족들에게 안 좋은 시선을 받을 수 있어요

“확실히 전 엘프들에게 죽임을 당할 뻔한 적이 있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정령이 갇혀 있는데 무시할 순 없잖아요? 혹시 어머님께서는 원하시는 게 있으신가요?

“저는 딱히 없고 만약 던전을 같이 돌다가 화염 정령 아티팩트가 만약에라도 나온다면 시현이에게 양보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시현 씨가 저에게 해주신 게 얼만데 그 정도는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좋아요. 그리고 절대로 시현이를 배신하지 말아 주세요. 그 정도만 해주셔도 얼마든지 도와 드릴게요

“감사합니다

“아무리 저라도 바로 드워프랑 만나는 건 불가능해요. 드워프들이 허락할지도 모르겠고요. 만약 드워프들이 허락한다면 시현이를 통해 연락 드릴게요

우린 시현 씨 어머님과 얘기를 마치고 훈련장에서 나왔다

“정말 감사합니다, 시현 씨. 이 말 말고는 달리 할 말이 없네요

시현 씨는 이쁘게 웃으며 말했다

“시우 씨가 말했듯이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니깐 당연한 거에요. 나중에 시우 씨가 강해져서 갚아주시면 되죠

“열심히 해볼게요. 그러고 보니 얼음 정령은 이름이 따로 있나요?

“엘프들이 다루는 정령은 이름이 따로 있지만, 그 아이는 없는 거로 알고 있어요

“음 그러면 이름을 지어줘야겠네요. 시현 씨는 추천하는 이름이 있나요?

“이름이라... 푸른색 물고기 라고 하셨죠?

“네

“제가 예전에 키웠던 물고기가 베일 베타라는 이쁜 물고기가 있는데 그 아이가 파란색이었죠. 거기서 이름을 따서 베타라고 짓는 게 어떨까요?

“베타라 평범하면서도 이쁜 이름이에요. 넌 앞으로 베타라고 부를 게 괜찮니?

얼음 정령은 한 바퀴 돌았다

“넌 기분이 좋으면 한 바퀴 도는구나?

알기 쉬운 녀석이다

벌써 내가 키우는 아이가 3명이나 되는 게 믿기지 않는다

물론 이 아이들을 키우는데 돈이 들거나 하지 않지만, 책임감이 생긴다

내가 제대로 안 하면 이 아이들한테도 피해가 간다

부모님의 마음이 이해가 간달까

“아 또 까먹었네. 부모님께 연락해야겠네요

“음... 아뇨 시간이 늦지 않았으니 직접 찾아가실래요? 제가 바래다 드릴게요

“어... 네?

아니 그렇게까지 않하셔도 되는데

“시우 씨도 제 부모님 만나봤으니 저도 시우 씨 부모님 만나보는 것도 나쁘지 않죠

“뭔가... 진짜 상견례 같은데요?

“어차피 저희는 목숨을 같이 걸어야 하는 처지인데 서로의 부모님을 알고 있다면 만약의 상황에 서로의 부모님께 전달할 수가 있으니깐요

“그건 생각지 못했네요. 던전에서의 사냥을 이리가 대신 해주다보니 위험에 대한 경각심이 덜한 것 같네요. 반성해야겠습니다

확실히 나는 지금껏 던전을 그닥 많이 가보진 않았지만 던전에서의 싸움을 이리 혹은 시리가 대신해주기 때문에 위험을 겪은 적이 아예 없다고 해도 좋다

안전 불감증이라는 게 이런 건가 싶다

시현 씨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우리 집을 네비게이션으로 찍고 있을 때 전화가 왔다

“응? 엄마네

어떻게 알고 귀신같이 전화하셨다

“잠시 전화 좀 받을게요. 시현 씨

“네

전화를 받았다

“어떻게 엄마가 전화를 안 하면 한번을 전화를 안 하니?

“딱 전화하려 했을 때 엄마가 전화했어. 진짜야

“알겠고. 너 지금 어디니?

“응? 지금 집에 들어갈려고 했는데?

“자취방?

“아니 우리 집

“너 자취방에 있는 짐 다 어디 갔어?

아 그것도 얘기를 안 했구나

“아 그거 나 헌터가 됐다고 했잖아? 그 이번에 길드를 들어갔는데 그 길드 측에서 기숙사 같은 걸 지원해줘서 거기로 들어갔어

사실대로 말하기는 조금 그러니깐

“그래? 그러면 미리 말해줬어야지 지금 엄마, 네 자취방인데 없어서 깜짝 놀랐잖아

응 엄마가 자취방에 왔다고

“죄송합니다만 시현 씨 제 자취방 먼저 들러도 될까요? 저희 어머니가 거기에 있다고 하셔서 모시고 가면 좋을 것 같아서요

“네 상관없어요

“엄마 내가 데리러 갈 테니 조금만 기다려 같이 집에 가자

“응? 너 차도 없는데 어떻게 데려가게?

“그... 내 파트너분이 차를 가지고 계시거든. 지금 같이 있는데 데리러 갈게

“알았어. 몇 분 정도 걸려?

“금방 도착해. 조금만 기다려

전화를 끊었다

“급작스럽지만 시현 씨 저희 어머니를 먼저 보게 되겠네요

“뭔가 쑥스럽고, 기대되네요. 설레기도 하고요. 시우 씨도 이런 기분이었나요?

“그죠. 저는 심지어 그 어머님께 받을 것도 있어서 더 힘겨웠답니다

“근데 굳이 거짓말을 할 필요가 있을까요?

“틀린 말은 안 했으니깐요. 혹시 시현 씨가 불편하다면 사실대로 말해도 상관없습니다

“제가 불편할 건 없죠. 하지만 부모님한테는 사소한 거짓말도 안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선의의 거짓말은 모르겠지만 지금 있는 일은 굳이 숨길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요. 참견이라고 생각되시면 죄송합니다

“아뇨 죄송할 건 없어요. 시현 씨 말 중에 틀린 것도 없고요. 시현 씨 말 듣겠습니다. 어머니 데리고 집으로 가서 가족 다 있을 때 설명할게요. 시현 씨 보면 제 가족이 무슨 말을 할까 궁금하네요

시현 씨는 우리나라에서 좋은 의미로든 안 좋은 의미로든 유명하신 분이니깐

가족이 불운 특성을 알고 있고 안 좋게 보고 있다면... 조금 불안하지만 난 가족을 믿는다

“제 자취방으로 가죠. 시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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