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괴이의 주인-7화 (7/164)

#7. 괴이의 주인 6

시현 씨와 이리도 함께 별비 길드 건물에 들어갔다

별비 길드 건물도 협회와 별반 다르지 않은 큰 건물이었다

우리나라 중에서도 거대 길드로 알고는 있었지만 직접 보니 엄청났다

시현 씨는 잠시 기다려 달라고 말하고는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다가가 무언가를 말하는 듯이 보였다

나는 오늘 폭풍같이 몰아친 일들을 의자에 생각했다

우선 이리는 시리와 같은 이레귤러다

던전 안의 괴수들은 내 특성 중 하나인 친화 특성을 받긴 받지만 제대로 받는 것 같진 않았다

하지만 이레귤러들은 오히려 과하게 받는 것 같다

하지만 이상하다

나는 시리와 이리에게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테이밍이 된 듯 나를 따라 던전 밖으로 나올 수가 있었다

테이머에 대한 정보는 극히 적지만 알려진 정보로는 같거나 낮은 괴수만 테이밍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었다

이리와 시리는 정확한 등급을 모르지만 절대로 나보다 낮거나 같은 등급일 리가 없다

나는 어렴풋이 시리와 이리는 내 특성에 이 끌렸을 뿐 테이밍 된 건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시현 씨가 얘기한 걸 생각했을 땐 그게 아니었다

그렇다면 시리와 이리는 나에게 테이밍 된 괴수라는 것인데 나보다 훨씬 높은 등급이다

도대체 뭐가 뭔지 생각하고 있을 때

“시우 씨?

흠칫 놀라 고개를 들어보니 어느새 시현 씨가 와 있었다

“아 놀라셨다면 죄송합니다.

“아뇨 아뇨 잠시 생각 좀 하고 있었습니다. 볼일은 다 끝나셨나요?

“네. 저를 따라오시면 됩니다.

시현 씨를 따라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일어났을 때 협회에서 보다 3배는 더 많은 시선이 나를 바라보았다

생각해보니 시현 씨는 별비 길드장님의 딸 거기다가 외동딸이다

헌터 등급이 SS급이며 솔로 플레이만 해온 길드장의 외동딸이 흑색 늑대를 데리고 다니는 외간남자를 데려온 거면 궁금해서라도 나라도 쳐다볼 것이다

생각해보니 이리를 계속 데리고 다니니 눈에 엄청나게 띄겠네

얼굴에 철면피 깔고 가자

엘리베이터를 타고 최상층으로 올라가니 회장실 처럼 보이는 방이 있으며 그 앞에는 비서처럼 보이는 여성 분이 데스크에 앉아 계셨다

“이시현 헌터님과 설시우님 길드장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저기... 이 아이도 함께 들어갈 수 있나요?

“네 이시현 헌터님께서 문제 없다고 하셨으니 같이 들어가셔도 됩니다.

우리나라 거대길드의 길드장을 만난다고 생각하니 긴장이 됐다

시현 씨와 함께 문을 열고 들어가니 의자에 깔끔한 스타일의 정장을 입고 있는 30대 정도로 보이는 남성이 앉아 계셨다

“어서 오게. 별비 길드의 길드장 이성민 이라고 한다네.

이시현 씨의 아버지이면 아무리 못해도 50대가 넘으실 텐데 매우 젊어 보이신다

“안녕하세요 이번 파티에 참여하게 된 짐꾼이자 테이머인 C급 헌터 설시우 입니다.

“참고로 아버지는 S급 헌터에요.

시현 씨가 속삭였다

헌터들은 마나를 발현하여 몸이 강해지다 보니 신체적으로도 어려지나 보다

“딸내미 보고 파티를 구하라고 기대주 신입훈련 파티에 보냈더니 그 신입의 팔을 잘라버린 짐꾼을 데려왔군.

처음부터 위기다

“그 기대주 신입의 팔을 자를 능력이 있다는 것 부터가 시우씨의 가치가 증명된 게 아닐까요?

처음부터 시현 씨가 세게 나갔다

“그렇다고 신입의 팔을 자르면 쓰나 그 옆에 있는 괴수가 신입의 팔을 자른 것 같은데 자기가 테이밍한 괴수조차 컨트롤 못하면 테이머의 존재의미가 있나?

아니..

“그 신입이 먼저 공격했기에 이리는 대응을 했을 뿐입니다. 사람인 헌터 조차도 먼저 공격당하면 반격을 할 텐데 괴수라고 다르겠습니까?

그..

“그건 맞지만 반격한다고 팔을 잘라버리면 어떡하나? 능력 발현부터 A급인 헌터는 매우 드문데 특성도 나쁘지 않은 친구였고 거액을 들여 간신히 데려왔는데 팔을 잘라버렸으니 더 이상 우리 길드에 남지 않는다고 한다면 어떻게 책임질 거인 거냐?

어..

“그 신입의 능력은 좋을지언정 인성은 제대로 되지 못했습니다. 자기가 주인공이 아니라는 애새끼 같은 이유로 테이밍 된 괴수를 공격했습니다. 그런 사람이랑 같이 전장에 나가면 믿음직스럽지 못할 겁니다.

음..

“인성이야 교육하면 되지만 그 정도의 능력은 쉽게 나오지 않아. 게다가 너는 SS급 헌터 이면서도 괴수의 움직임을 대응하지 못했나?

허..

“네. 부끄러운 말이지만 신입에게 달려들 때 눈으로 쫓는 게 전부였습니다.

분명 시현 씨는 반응하셨지만, 파티원 분들 때문에 공격을 망설이셨다

이건 말할 수 있다

“허... S급 던전을 혼자 깬 네가 그런 말을 할 줄은 몰랐는데 S급 괴수와 비교해서 저 녀석은 어느 수준인가?

“저 녀석이 아니라 이리입니다. 신체 능력만 따지면 S급 던전의 보스 괴수와 비슷합니다. 하지만 속도로만 보면 저조차도 반응하기 힘든 거로 보아 S급 보스 괴수를 상회합니다.

이리야 너 대단하구나

“그러니까 네 말은 설시우 씨가 신입보다 가치가 높다 이 말인 거지?

“예 제가 보장하겠습니다.

“그래 알겠다. 시우 씨?

“예?

생각과 말이 똑같이 나왔다

“시우 씨의 이리라는 아이가 S급 보스 괴수와 힘이 비슷하다는 건 알겠습니다. 하지만 시우 씨는 자신이 테이밍 한 괴수를 완벽히 컨트롤 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그건 아시죠?

“아 네. 알고 있습니다.

컨트롤이야 할 수 있겠지만 유사시에 내가 잘 대처할지는 모르겠으니

“시우 씨는 이리와 함께 던전에 가서 호흡을 맞춰야 할 것 같습니다. 훈련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실전에서 아무것도 못 하는 헌터들을 많이 봐왔기 때문에 저희는 실전훈련을 중요시 여기지요. 오늘은 늦었으니 돌아가시고 시현이와 함께 바로 훈련을 시작하시면 됩니다. 던전이나 그 외의 것은 저희가 준비할 겁니다. 하지만 이리라는 아이를 시우 씨 혼자에게 맡길 수 없으니 옆에 시현이와 함께 돌아가시면 됩니다.

“예 알겠습니...

응? 잘못 들었나

“예?

“길드장님?

나와 시현 씨 둘 다 반문했다

“지금 우리 길드에 S급 보스 수준의 괴수를 제압할 수 있는 인력이 없어. 그리고 네가 네 입으로 보장한다고 했으니 책임은 져야지.

아니 아버지란 사람이 너무 무책임한 거 아닌가

“책임이 그 뜻이 아니잖아요. 그리고 우리 길드에 S급 보스 괴수 하나 잡을 인력이 없다는 게 말이 되나요?

“넌 솔로 플레이만 해와서 잘 모르겠지만 이번 전장에 나가서 아직 안 돌아온 등급 높은 헌터 들이 많아 인력 난이야. 그래서 이번 신입에게 기대를 했던 것이고.

크흠..

“그렇다고 딸내미를 외간 남자랑 함께 보냅니까?

“SS급 헌터에게 해를 가할 정도의 남자면 우리 길드로 바로 영입하지

어이없는 말이긴 하지만 시현 씨도 나도 납득은 했다 납득은

더는 이야기할 생각이 없어 보이셔서 우린 함께 건물을 빠져나왔다

밖은 이미 깜깜했다

둘 이서 뻘쭘하게 서 있을 때 시현 씨가 말을 했다

“꼼짝 없이 시우 씨 집에 가게 생겼네요. 혹시 자취 중이신가요?

“아 네. 원룸에 자취 중입니다.

“그러면 차라리 저의 집으로 가는 게 낫겠네요. 시우 씨 집에서 필요한 거 챙기시고 제 집으로 오시면 될 것 같네요

“딱히 챙길 게 별로 없긴 합니다 만 옷이나 이런 것만 챙기면 될 것 같네요

태연히 말하긴 했지만 당황스러웠다

오늘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나 머리가 혼란스러웠지만 정리하자면 이리를 테이밍 하고 별비 길드에 협조를 가장한 감시를 받고 있으며 감시 인원이 시현 씨라는 것

여자친구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동거를 해본 적은 없다

심지어 오늘 만난 우리나라의 유명인과 동거를 한다니 상상도 해본 적이 없다

시현 씨와 함께 집으로 가서 옷가지 등을 챙기고 시현 씨 집으로 갔다

시현 씨 집은 별비 길드 건물 근처에 20층 아파트 꼭대기에서 살고 계셨다

지하 주차장에 차를 대고 옷가지를 들고 나오니 직원으로 보이시는 분이 대신 들어주셨다

시현 씨가 말하길 이 아파트는 별비 길드원 직원 복지라고 한다

“시우 씨도 길드에 들어오시긴 했지만, 정식으로 들어오신 게 아니라 아직은 직원 복지를 받기 어려우시겠지만, 저희 훈련을 잘 소화하시면 정식으로 들어오시게 될 겁니다.

훈련만 잘하면 나도 이런 아파트 같은 데서 살 수 있는 건가? 아니 그전에..

“시현 씨는 저와 함께 사시는 게 부담스럽지 않으신가요?

이리도 있고

“시우 씨를 믿으니깐요

“고작 오늘 처음 만난 저를요?

“첫 인상 이란 게 중요 하니깐요. 별비 길드원들이 저에 대해 안 좋게 말했는데도 불과하고 저와 이야기하러 먼저 다가와 주셨고 사실 오늘 저희는 파티에서 한 게 없어 온종일 얘기만 나눴잖아요? 시우 씨를 알기엔 충분한 시간이었습니다.

허... 그 정도로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뭔가 훈훈한 분위기로 시현 씨 집으로 들어갔다

집은 방이 4개나 되는 40평이 넘어가는 집이었다

“제 방은 들어왔을 때 오른쪽 첫 번째 방입니다. 시우 씨는 왼쪽 첫 번째 방에서 주무세요.

서로 각자의 방으로 들어갔다

이리는 침대 위에 올라가 엎드리고 나는 옷가지를 정리하고 있을 때 똑똑 노크 소리가 들렸다

“들어가도 될까요? 얘기할 것이 있습니다.

“네 들어오세요

시현 씨가 쭈뼛쭈뼛 들어왔다

저런 모습은 처음 봐 무슨 일인가 싶어 조용히 기다렸다

“시우 씨는 제가 파티를 왜 구하는지 안 궁금하세요?

“시현 씨의 아버지이신 길드장님이 파티를 구하라고 했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네 그건 맞지만 지금까지 그 얘기를 하신 게 한두 번이 아니었어요

그렇다면 왜...

“그걸 받아들인 이유는 제가 한계를 느껴서 입니다

“혼자서 SS급 헌터 까지 올라오신 시현 씨가 한계요?

“네 그게 이유입니다. 제가 SS급 헌터인 이유는 S급 던전을 혼자서 격파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여러 S급 던전을 깨 올 때 일주일 전 한 괴수를 만났습니다.

“괴수라고 말씀하신다면?

“시우 씨가 말하길 이레귤러 저는 특수 개체라고 불렀습니다. 제가 S급일 때 A급 던전을 수없이 깨 왔고 특수 개체도 봐왔지만 그리 강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볼 땐 B급 던전에서 나온 이리는 비정상적으로 강합니다

모든 이레귤러가 강한 게 아니었나? 시리도 C급 던전에서 나온 아이지만 A급 헌터 3명을 한번에 죽일 능력이 있는 아이었으니깐

“A급 던전에서 나온 특수 개체는 기껏해야 보스 괴수보다 조금 더 강한 수준이었지만 S급 던전에서 나온 괴수는 달랐습니다. 그 괴수는 제가 S급 던전을 전부 공략을 하고 나왔습니다. 전 짐꾼조차 없이 혼자 공략을 해왔습니다. 그때도 똑같았죠. 괴수의 마석들을 전부 배낭에 담아서 보관했고 싸울 때는 배낭을 구석에 두고 싸웠습니다. 보스 괴수를 잡고 배낭을 가지러 돌아갔을 때 그 괴수가 있었습니다.

시현 씨는 말을 하면서 몸을 떨고 있었다

“정확히는 제 배낭에 마석을 노리고 있었습니다. 제가 갔던 던전은 리자드맨이 나오는 늪지형 던전 이였습니다. 하지만 제 배낭을 통째로 집어삼키고 있던 괴수는 악어였습니다. 전 그 악어 괴수한테 갖가지 공격을 전부 해보았지만 통하는 게 없었습니다. 그 괴수는 마석과 배낭을 전부 먹고서 저를 쳐다봤습니다. 맹수의 시선이라고 해야 할까요? 전 그 눈을 보고 몸이 제대로 움직여지지 않았습니다. 움직여지지 않아 손에 들고 있던 보스 괴수의 마석을 떨어뜨렸고 악어 괴수는 마석을 향해 다가왔습니다. 마석을 향해 다가오며 제게 눈을 돌렸을 때 몸을 움직일 수 있었고 전 간신히 그 던전에서 도망쳐 나왔습니다.

“그러니까... 시현 씨가 말 하신 그 악어 괴수가 이레귤러라는 말씀이신 거죠?

“네 전 그 일 이후로 아무에게도 말도 못하고 던전도 제대로 못 다녔습니다. 그런 와중에 아버지가 파티를 짜 보는 게 어떠냐고 다시 한번 말씀하셔서 결심했습니다. 사실 이리가 처음 나타났을 때 저는 보다 효과적인 대응을 할 수 있었지만 제 몸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그 악어괴수의 여파가 남아있었던 것이었죠. 그때 그 이레귤러를 테이밍하는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바로 시우 씨였죠. 첫 인상도 나쁘지 않았던 시우 씨였습니다. 전 그 자리에서 바로 파티 신청을 했죠. 시우 씨는 탐탁지 않아 하셨지만요.

내가 그런 적이 있나? 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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