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괴이의 주인-6화 (6/164)

#6. 괴이의 주인 5

“이리야!

말릴 새도 없이 이리는 팔을 뜯어가 질겅질겅 물고 있었다

“이리야 그만!

이리는 물고간 팔을 으득 한번 씹고 뱉어버렸다

“끄아아악

신입의 뜯긴 팔에서 피 분수가 일어났다

힐러인 S급 헌터가 재빨리 뜯긴 팔을 집어 들었지만 팔에선 뼈가 튀어나오고 지저분하게 뜯어져 다시 붙이는 건 불가능해 보였다

뜯어진 팔을 버려 둔 채 신입에게 다가가 힐을 사용했다

그녀의 힐은 사람의 재생능력을 대폭 높이는 형식이라 힐 자체의 능력은 그리 좋지 못했다

이리가 깡충깡충 토끼처럼 내 앞으로 뛰어와 칭찬해달라는 듯이 앉았다

물론 신입이 먼저 잘못했지만 그렇다고 팔을 뜯어 버릴 줄은 몰랐다

“그래...네가 잘못한 건 아니야.

그렇게 머리를 몰래 천천히 쓰다듬고 있을 때

“시우 씨는 괜찮으세요? 아까 팔을 스친 것 같은데

시현 씨가 다가와 내 오른팔을 만지려는 순간 난 내 팔을 잡아 빼버렸다

시리가 항상 오른쪽 팔에 있어 나도 모르게 팔을 잡아 뺐지만 아차 싶었다

이리도 고개를 갸우뚱 거리고 시현 씨도 어색하게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빠르게 화제를 돌렸다

“저기 준석 씨 이런 상황에선 제가 어떻게 해야 하죠...?

“아... 이건 아마 수현 씨가 시우 씨의 테이밍 된 괴수를 먼저 공격했기에 시우 씨는 정당방위라고 생각합니다만 섣불리 판단할 수가 없습니다. 아마 길드 측에서 시우 씨를 찾아갈 겁니다.

그렇지... 그냥 공격한 거면 모르겠는데 팔을 뜯어 버렸으니... 저 팔을 고치려면 높은 등급의 치유 헌터를 찾아가야 할 것이다

일이 엄청 꼬이네..

“시우 씨 보증은 제가 길드에게 하겠습니다.

그때 시현 씨가 나를 변호해 주셨다

“우선은 던전을 나가죠

“원래 같았으면 시우 씨와 함께 협회에 가서 테이밍된 괴수에 대해 알아보아야겠지만 지금 신입의 상태가 좋지 않아서...

“제가 시우 씨와 함께 갈게요

“아 시현 님이 가시면 안심입니다. 그럼 저희는 길드에 보고하면서 신입을 병원에 데려가겠습니다

그렇게 시현 씨를 제외한 별비 길드원들은 돌아갔다

그렇게 나와 이리와 시현 씨는 어색하게 서 있었다

“시우 씨는...아니 아닙니다

시현 씨는 말하면서도 한숨을 쉬었다

나는 아무 말도 못 한 채 시현 씨 차를 타고 함께 협회로 향했다

협회에 들어섰을 때 수많은 눈동자가 나를 향했다

시현 씨와 함께 들어가서 그런지 이목이 쏠렸다

내가 처음 협회에 들어서서 엘프 사건에 대해 이야기 할 때 사람이 많아 2시간은 기다렸던 것 같은데 시현 씨가 들어가서 직원분에게 몇 마디 나누더니 임원급으로 40대 정도 되어 보이는 사람이 나왔다

“안녕하세요. S급 헌터이며 협회 이사인 김지훈입니다

“아 네 저는 테이머인 C급 헌터인 설시우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협회 이사이신 분이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옆에 있는 괴수의 등급을 알고 싶다는 거죠? 따라오시면 됩니다

시현 씨와 함께 지훈 이사님을 따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꽤 내려갔을 때 문이 열리며 드러난 곳은

“이게...무슨

지하에 있던 건 넓은 공동과 실험에 이용되고 있는 괴수들이었다

정확히는 괴수의 시체들이었다

시현 씨와 협회에 오면서 들은 얘기로 던전 안에 있는 괴수들은 살아서 게이트 밖으로 나올 수도 없으며 죽으면 시체가 아니라 마석을 드랍하지만 던전이 아닌 밖에서 지구에서 생성된 게이트에서 나온 괴수들은 시체가 남는다고 한다

던전으로 갈 수 있는 게이트는 들어갈 수 있지만, 괴수들이 나올 수 없고 괴수들이 나오는 인간이 게이트는 들어갈 수 없다

예외가 있다면 테이밍 된 괴수들이다

여기 있는 괴수들의 시체는 게이트에서 나온 괴수들일 것이다

게이트에서 나온 괴수들로 장비나 아티팩트를 만든다

하지만 여기에서 실험하고 있는 건 죽은 괴수의 신체를 헌터들이 자르고 베고 찌르며 한쪽에서는 불과 얼음 등 괴수의 약점을 알아보고 있었다

일반적인 던전의 괴수들은 지구에도 있는 동물이나 곤충 등이 괴수로 변한 듯이 나오지만, 게이트에서 나온 괴수들은 전혀 이상한 형태를 가지고 있었다

인간의 형태지만 팔이 4개 발은 수없이 많이 달렸고 얼굴은 코끼리라던가 개의 형태지만 얼굴은 곤충 발은 6개가 달렸다던가, 하는 괴수들이었다

“여기는 괴수들을 실험하는 곳입니다. 게이트에서 나온 괴수들은 인간의 영토를 빼앗겼기 때문에 영토를 되찾기 위해서라도 괴수들의 약점을 찾아보고 있습니다.

“시우 씨는 여기가 처음이죠? 모든 높은 등급의 헌터들은 다 이곳을 거칩니다. 헌터들은 영토를 되찾기 위한 전장의 참여가 의무는 아니지만, 그 전장에 참여하지 않으면 눈총을 사기 마련입니다.

“시현 씨 말씀과 같이 의무는 아니지만, 힘 있는 자가 전장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욕먹는 경우가 다반사지요. 정작 그 전장에서 죽어 나간 헌터들이 한둘이 아님에도 남에게 죽음을 강요하죠. 어이가 없지만, 눈총을 안 사기 위해서도 헌터들은 전장에 참여합니다. 그때 괴수의 정보를 얻기 위해서, 이곳에 찾아와 시체한테 실험해봅니다. 자신의 무기나 능력이 통하는지 말입니다.

그럼, 저기 있는 모든 헌터들은 전장에 나서기 위해서 자신의 능력을 시험해보고 있던 것이구나

“테이머의 대부분은 짐꾼이거나 종족 차별주의자들이 대부분이라 정보가 매우 적었는데 시우 님 같은 경우는 특이 케이스며 심지어 시현 씨가 데려오셨기 때문에 기대가 됩니다.

음... 나에게 거는 기대가 조금 부담스럽다

“아...네 우선 이 녀석은 이리라고 합니다. 이 녀석은 던전에서 나온 처음 보는 괴수라 시현 씨와 함께 오게 되었습니다.

“흠... 흔히 보이는 늑대형 괴수 같은데 시현 씨의 보증이 있으니 한번 확인해 보겠습니다. 제일 확실한 방법은 ‘어느 등급의 던전에서 테이밍 했나’ 이겠죠. 어느 등급의 던전에서 테이밍 하셨나요?

“B급 던전에서 테이밍을 하긴 했습니다만 일반적인 괴수와는 좀 달라서요.

“다르다니... 어떤?

"제가 여기 들렀던 이유와 같아요. 이사님

시현 씨가 대신 대답해주었다

아무래도 시현 씨는 이레귤러가 나타났을 때마다 협회에 알린 것 같았다

둘이 어느 정도 아는 사이 같아 보인 이유가 이건가

"던전에서 가끔 나오는 특수한 개체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더더욱 흥미로워지네요.

더더욱 부담스러워 지는데

"시현 씨가 이번에 참여했던 던전에서 나온 괴수이군요. 특수개체라면 마력 측정기로 측정을 해보죠

마력 측정기는 캡슐 형태였다

헌터들도 자신의 등급을 증명하기 위해 저 캡슐을 사용한다

괴수도 이용 가능한지는 오늘 처음 알았다

그 안으로 이리를 들어가게 한 다음 김지훈 이사님이 캡슐 앞에 있는 터치패드를 몇 번 터치하시더니 작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작동을 시작하는 것처럼 보이더니 갑자기 픽 멈춰버렸다

"측정이 불가능... 하네요?

"예? 그럴 수도 있는 건가요?

"측정이 불가능 한 게 아니라 괴수 자체를 인식을 못 하네요. 이런 적은 처음이라 혹시 시우 님이 같이 들어가 보시겠습니까?

나는 이리와 함께 캡슐에 들어갔다

"C등급 정도의 마력측정이 됩니다. 시우 님을 인식을 하는거 보니 기계 고장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 특수한 개체만 인식을 못 하네요.

허... 생각 해보니 내 오른손에 시리도 있었는데 안일하게 사용했다

다행히 시리도 인식을 못 했지만 그런 이유가 뭘까

"그럼 이리의 등급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차선책이지만 무식한 방법이 있긴 있습니다. 헌터와 싸워보는 것 입니다. 시현 씨는 이 아이와 싸워보셨을 것 같은데 시현 씨가 생각하는 등급은 어느 정도 일까요?

하지만 시현 씨는 혼자였으면 본래의 힘을 내셨 겠지만 숲이고 내성 없는 파티원들이 있어 제대로 된 힘을 못 내셨을 거다

"이 아이의 능력이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지만 신체 능력만 보면 최소 S급입니다. A급 헌터의 팔을 간단히 찢어버렸으며 속도로만 보면 S급 헌터의 공격을 가볍게 피했습니다.

”허... 고작 B급 던전의 괴수가 S급 헌터와 비슷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게... 그러고 보니 시우 님은 C급 헌터 인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최소 S급 괴수를 테이밍 하신 겁니까?

그건 나도 이상하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전 이 아이에게 무언가를 한 적이 없습니다. 그냥 이 아이가 저를 따르고 있을 뿐 입니다.

내 말을 듣고 김지훈 이사님이 얼굴을 찌푸리셨다

”그거는... 매우 위험해 보입니다. 시우 님을 따르고 있다고 하지만 통제를 벗어 날 경우 시우 님은 이 아이를 제어할 수단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확실히 그건 그렇다

이 녀석들이 다른 사람을 공격하거나 설령 나를 공격하더라도 나는 손 하나 까닥 못하고 죽거나 죽이는 걸 구경할 수밖에 없는 신세다

왠지 모르겠지만 이 녀석들이 나를 공격하지 않을 거란 확신이 들긴 하지만 그거는 오로지 내 감이며 증명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시우 씨를 저희 별비 길드에서 감당하겠습니다.

“시현 씨?

“저희 맘대로 강제할 순 없겠지만 시우 씨의 경우는 조금 다릅니다. 이사님이 말씀하셨다시피 이 이 아이는 지금 시우 씨의 말을 듣고 있지만, 유사시의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힘이 시우 씨에겐 없습니다. 시우 씨에겐 선택지가 없습니다. 이 아이를 제압할 힘이 생기거나 아니면 대신 제압할 사람이 붙어 다니거나. 저희 별비 길드에서는 두 개 다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시현 씨의 얘기를 생각하고 있을 때 김지훈 이사님이 말씀하셨다

“아무리 별비 길드라도 S급 이상의 헌터를 시우 님의 전담으로 돌릴만한 이유가 없어 보입니다. 이 일은 시현 씨의 독단적인 행동으로 보이는데 무엇 때문에 그렇게까지 하는지 이유가 있습니까?

그건 확실히 나도 궁금하다

그 이유를 듣기 전에 신입이 일을 벌였고 바로 협회로 왔으니깐

“그건... 제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알려드리긴 어렵습니다. 대신 시우 씨가 저희 별비 길드에 오신다고 약속드리면 말씀드리겠습니다.

“솔직히 저는 별비 길드에 들어가면 영광입니다. 하지만 이번 수현 씨의 일도 있고 별비 길드 측에서 저를 좋게 볼지는 의문입니다.

이번 신입이 기대주라고 했는데 이리가 팔을 찢어버려 제대로 된 헌터 생활을 이어가지 못한 게 나 때문이고

“그거는 제가 어떻게든 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시우 씨는 그 아이를 아끼는 것 같이 보이는데 만약 시우 씨가 저희 길드에 들어오지 않으신다면 협회에서 그 아이를 관리할 것입니다. C급 헌터는 다룰 수 없는 괴수니깐요.

이리를... 관리한다고

“관리... 라고 하신다면?

“시우 님이 보신 거와 같은 실험을 해 보이겠죠. 살아있으니 더더욱 조심히 다뤄야겠지만 시우 님에겐 특수개체를 데리고 오셨으니 협회 측에서 보상을 해드릴 겁니다

이사님이 대신 대답해주었다

그러니까... 이리를 저기 죽어있는 시체들과 같은 취급을 한다는 건가? 그것도 테이밍한 사람 앞에서

이사님이 어떻게 생각할진 모르겠지만 나는 이 녀석들을 애완동물 그 이상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 아이들과 함께 던전을 가면 난 온전히 이 아이들에게 내 목숨을 맡겨야 한다

이 녀석들을 안 믿으면 누굴 믿어야 하는가

자기 좋다는 사람도 내치기 어렵다는데 하물며 짐승이다

난 검은 머리 짐승보다 말 못하는 짐승이 더 믿음이 가는 사람이다

본인은 돈 두둑히 줄 테니 네 애완동물 실험체로 사용한다, 하면 넘겨줄 건가? 말이 되는 소릴 해야지

나는 어이가 없어 화를 삭이며 말했다

“시현 씨를 따라가겠습니다.

“좋은 선택이에요 시우 씨

시현 씨는 환히 웃으셨다

미인이 이쁘게 웃었지만, 기분이 더러웠다

시현 씨와 함께 협회에서 나왔다

“시간이 늦었지만, 그 아이를 혼자 둘 수 없으니 저희 길드로 함께 가죠

뒤늦게 시현 씨에게 미안해 웃으며 말했다

“그 아이가 아니라 이리입니다. 시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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