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괴이의 주인-5화 (5/164)

#5. 괴이의 주인 4

“확실히 숲이라 그런지 벌레들이 많네요

문제는 그 벌레들이 내 주변에 많다는 거다

처음에는 나한테 달라 붙으려 다가 시리가 조용히 울음소리를 내니 멀찌 감치 떨어져서 있었다

시리의 소리는 헌터들이 들었을 수도 있겠지만 흔한 벌레 소리라고 무시한 것 같다

“시현 씨는 벌레들이 안 무서우세요? 독이 있는지 없는지도 잘 모르겠는 이계의 벌레들인데

“던전에 대해서 조사를 해 왔으니깐요. 하지만 시우 씨는 조심하세요. 던전 안에 있는 벌레들이 무해 하다고 밝혀지기는 했으나 시우 씨는 등급이 낮은 헌터 뿐만 아니라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깐

라고 말씀하시면서 내 옆에 붙어 계신다

“감사합니다. 시현 씨 옆에 붙어 있을게요.

그녀가 말하길 벌레가 무섭진 않지만 징그러워서 싫다고 하신다

마침, 내 근처에만 벌레가 오지 않길래 내 옆에서 서성거리셨는데 그게 뭔가 귀여워 보여 말을 걸어보았다

그녀의 이미지는 엄청 까칠하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이야기를 나눠보니 귀여운 면이 있으셨다

“시현 씨는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알고 있었지만 물어보았다

“전 27살이에요. 시우 씨는 어떻게 되세요?

“아 전 25살입니다. 저보다 고작 2살 많으신데 벌써 SS급 헌터 이신 게 대단하시네요.

“감사합니다. 하지만 여성의 나이는 함부로 묻는 것도 많다고 하는 것도 안 돼요

“아 죄송합니다.

우리가 이렇게 화기애애할 수 있는 것도 시현 씨도 나도 이 파티에서 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시현 씨는 주변을 둘러보는 등 사주 경계를 확실히 하셨지만, 오랫동안 위험이 되는 괴수들이 안 나타나다 보니 그녀도 어느 정도 긴장을 풀었다

우리 파티는 B급 던전의 전력을 한참 웃도는 전력이기도 하지만 이번 신입의 실력도 뛰어났다

베테랑 A급 헌터의 지원이 있다곤 하지만 이번 신입도 A급 헌터이다

A급 헌터 2명의 능력은 신체 강화형 능력이고 전방에서 괴수의 어그로를 끌며 신입은 바람의 능력을 절삭력을 높여 후방에서 괴수들을 죽이는 형식이었다

무리를 지어 다니는 늑대 괴수들이긴 하지만 A급 헌터의 지원을 받은 그는 괴수들이 근처에 가지도 못하고 죽어 나갔다

그 모습을 준석 씨와 같이 온 S급 헌터 한 분이 뭔가를 적으며 보고 있었다

내가 할 일은 괴수들이 죽고 나서 떨어뜨린 마석들을 회수하는 게 끝이었으며 그마저도 이시현 씨가 도와주셔서 금방 끝났다

그 모습을 준석 씨와 다른 헌터 분들은 멍하니 쳐다보았다

SS급 헌터가 마석을 줍는 모습이 신기한가 보다

실상은 시현 씨가 벌레를 싫어해 나랑 붙어 있다 보니 마석도 겸사겸사 같이 주워주시는 것 뿐이지만

마석을 먹고 싶은 시리가 조용히 소리를 냈다

“미안해 시리야 나도 주고 싶지만 이건 우리 것이 아니야

“네? 시우 씨 뭐라 말씀하셨나요?

“아? 아뇨 혼잣말입니다.

아무리 곁에 계시다 하지만 조용히 혼잣말 하는 것도 들으시다니 등급이 높은 헌터 일수록 청력도 좋아지나 보다

그렇게 던전을 진행하던 중 시현 씨와 내가 우려하던 이레귤러를 발견했다

지금까지 본 늑대 괴수들은 2미터 정도 되는 적색의 늑대였지만 지금 보고 있는 괴수는 새까만 흑색과 회색이 섞인 늑대였다

“던전 정보에서는 저런 놈이 없었는데...

던전의 보스는 적색의 4미터가 넘어가는 대형 늑대였지만 흑색 늑대는 던전 정보에도 없었다

“시현 씨 이레귤러인 것 같습니다

“이레귤러요?

“네 제가 처음 던전에 갔을 때 C급 던전을 A급 헌터 3분과 함께 갔지만 3명의 헌터가 한 마리의 괴수한테 죽... 동귀어진을 했습니다. 전 그사이에 도망쳤었고요. 전 던전 정보에 없는 그 괴수를 이레귤러라고 불렀습니다만...이번에도 그런 경우인 것 같습니다.

진실이지만 거짓을 조금 섞었다

“시우 씨도 특수 개체를 알고 계신 건가? 이건...

시현 씨가 잠시 생각에 빠졌을 때

“신입 뒤로 빠져! 시현 씨도 도와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준석 씨가 급하게 얘기했다

확실히 S급 헌터라 상황 판단이 빨랐다

시현 씨도 생각에서 빠져나와 준석 씨 뒤에 섰다

아직 신입인 헌터를 뒤로 빼고 베테랑 헌터들 끼리 대치했다

흑색 늑대인 이레귤러는 보통의 적색 늑대 괴수들보다 작은 1.5미터 정도밖에 안 되는 대형 견 크기 수준이었다

하지만 그 이레귤러 아래에 목이 뜯겨나간 채 죽어있는 4미터 크기의 적색 늑대를 봤을 땐 절대 일반적인 B급 괴수가 아닐 것이다

A급 헌터 2명과 준석 씨가 전방 시현 씨와 S급 여성 헌터 신입이 후방에 섰다

S급 여성 헌터는 버프와 힐을 담당하는 헌터였으며 버프를 주는 듯하더니 준석 씨가 3미터는 돼 보이는 골렘으로 변하며 이레귤러에게 달려갔다

준석 씨가 큰 주먹을 휘두르는 순간 이레귤러는 우습다는 듯이 오른쪽으로 쓱 피하더니 후방을 향해 달려왔다

A급 헌터 2명이 후방을 지키며 시현 씨가 능력을 사용했다

화염을 넓게 펼쳐 불의 장벽을 만들어 이레귤러가 못 다가오게 만들었다

하지만 신입이 능력을 사용해 불의 장벽을 꿰뚫으며 이레귤러에게 능력을 사용했다

이레귤러는 가뿐히 피하며 꿰뚫린 불의 장벽 사이로 달려 들어왔다

S급 여성 헌터는 A급 헌터 2명에게 버프를 걸어주며 A급 헌터 2명은 준석 씨가 다시 돌아오게 버티며 이레귤러를 붙잡을 생각이였다

하지만 이레귤러는 엄청난 속도로 점프를 하여 A급 헌터를 받침대 삼아 다시 한번 점프를 해 후방으로 달려들었다

시현 씨가 다시 한번 능력을 사용해 저지하려 했지만 이레귤러는 순식간에 후방에 있는 헌터를 지나쳤다

“어?

그대로 지나치며 내가 뭔가를 해보기도 전에 엄청난 속도로 달려오고 있었다

너무 놀란 나머지 눈을 감으려는 순간 이레귤러는 내 뒤에 숨었다

“어라?

이게...뭔 상황이지

“시우 씨! 조심...하세요?

시현 씨와 다시 인간으로 변한 준석 씨 일행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그사이에 난 내 뒤에 숨은 이 녀석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던전안에 있는 괴수들은 내 특성 중 하나인 친화특성에 영향을 받긴 받지만 약하게 받는 것 같았다

처음 던전에 갔을 때 지네 괴수들이 나를 죽이려고 쫓아온 게 아니라 자기 구역에서 쫓아내는 듯한 모습을 보였으니깐

적의가 아닌 살의가 느껴 졌다고 해야 하나

하지만 그 던전에 있던 이레귤러인 시리는 나를 쫓아내거나 공격 하긴커녕 바로 달라붙었다

내 말도 잘 듣고

이레귤러가 뭐길래 내 말을 잘 듣는거지

“어... 안녕?

내 말을 듣더니 앞에 앉아서 고개를 갸우뚱했다

큰 강아지 같아서 귀여웠다

늑대도 개 과니 깐 똑같나? 아무튼

쓰다듬어보고 싶어 손을 가져다 대려는 순간

으르렁 시시

시리와 늑대가 서로 서로에게 으르렁거렸다

“서로 싸우지마

서로 사이가 그닥 좋지 않나 보다

“시우 씨? 이게 어떻게 된 거죠?

그사이에 시현 씨 일행이 다가왔다

“어...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 제 특성 중 하나가 친화가 있는데 그거에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만...

“친화라는 특성은 처음 들어 보네요... 위험하진 않은 건가요?

시현 씨 일행은 경계하면서도 물어봤다

이 녀석이 시현 씨 일행을 피해 내 뒤로 도망 왔지만 시현 씨 일행이 다가왔는데도 내 뒤에 앉아있을 뿐 무서워하는 기색은 없었다

단지 시리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을 뿐

“네 딱히 위험해 보이진 않습니다. 제 말을 따르는 것 같고요.

내 뒤에 얌전히 앉아있는 녀석을 보면 언뜻 귀여워 보이기도 한다

실상은 B급 보스 괴수를 잡아먹은 정체 모를 괴수긴 하지만

그러면 이 녀석도 시리와 같이 마석을 먹으면서 성장하는 건가

“엄마야!

잠시 생각하는 사이 S급 여성 헌터가 귀여워 보인다고 자기들한테 덤빈 걸 잊었는지 만져 보려 하다가 물릴 뻔한 것 같았다

저 아가씨는 생각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함부로 만지려 하지 마세요. 저도 제 특성이 정확히 뭔지 모르고 저한테 만 적용되는 것 같으니.

시리도 헌터 3명을 죽여 버렸으니깐

“아... 죄송합니다.

“생각해보니 이번 계약 조건에 제가 B급 괴수가 테이밍 되는지 실험해보는 게 있었으니 이 녀석을 데려가겠습니다.

너무 편하게 진행하다 보니 새까맣게 잊고 있었다

“아 네 알겠습니다. 하지만 그 녀석은 협회에다가 등록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처음 보는 괴수이며 B급 던전에 어울리지 않는 강함을 가지고 있으니깐요.

준석 씨가 대답해주었다

이번은 별비 길드에게 들켜버렸으니 변명할 거리도 없었다

안타깝지만 이번엔 협회에게 잘 얘기 해봐야겠다

“네 알겠...

“시우 씨 혹시 저랑 파티 하실 생각 있으신가요?

“파티요?

“네 시우 씨. 뒤에 있는 아이는 아무리 생각해도 제 불운 특성 때문에 등장한 것 같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 시현 씨는 불운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했지

“저는 능력이 처음 발현해 왔을 때부터 제 불운 특성 때문에 솔로 플레이만 해왔습니다. 혼자서 수많은 던전을 돌아오면서 시우 씨가 말한 이레귤러란 존재를 만나봤죠.

시현 씨가...이레귤러를 알고 있을 뿐더러 만나봤다

그때 준석 씨가 말을 끊으면서 앞으로 나왔다

“죄송합니다만 이시현 님. 설시우 씨 뒤에 있는 녀석이 나타난 이상 어떤 이상 현상이 발생할지 모릅니다. 빠르게 던전을 나가죠. 시현 님이 불을 쓰고 숲이 빠르게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시현 씨가 불을 넓게 펼쳐서 숲이 다 타고 있었다

“아 그러네요. 죄송합니다. 불은 제가 끄고 갈게요.

시현 씨의 손짓 한번 에 불이 전부 사그라들었다

마법 같은 상황이다

“우선 나가죠. 나가고 얘기하죠, 시우 씨.

“아 네 알겠습니다.

너무 갑작스럽게 일이 많이 벌어져서 내 사고가 따라가질 못했다

그때 늑대 녀석이 내 종아리를 긁어댔다

그러고 보니 이 녀석도 이름을 지어줘야겠구나

음..

“이리! 시리와 사이좋게 지내라고 이리라고 지어줄게

늑대의 옛이름이 이리라고도 했으니 괜찮네

“사람 함부로 공격하지 말고 얌전하게 있어

리자 돌림으로 이쁘게 지었다고 생각한 순간

“저기요? 그쪽이 뭔데 제 데뷔 무대를 망치는 거죠?

“예?

또 뭐야 라고 생각한 순간 신입이 시비를 걸어왔다

“이번에 별비 길드 들어와서 처음 나가는 던전인데 그쪽 때문에 다 망쳤는데 어떻게 책임 질겁니까 예?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지...

“안 그래도 이시현 씨가 찾아와 이목 끌린 것도 짜증 나는데 그쪽은 뭡니까?

아... 그러니까 이 사람은 자기가 주인공 이여야 하는데 시현 씨가 왔지만, 등급이 높아서 아무 말 못 하고 나는 등급 낮은 짐꾼이니 시비 거는 거구나

요즘에도 이런 사람이 있구나, 신기해서 멍하니 쳐다보았다

“이번 B급 던전에서 수현 씨의 활약이 대단한 건 이미 증명되셨습니다.

이름이 수현 이었구나 몰랐네 지금까지

“저깟 개새끼 B급 던전에 나왔을 뿐인데 제 능력 한 번이면 죽일 수 있습니다!

말도 안 되는 개소리를 지껄이며 이리에게 팔을 휘둘러 바람의 능력을 사용했다

“수현 씨!

바람은 내 팔을 스쳐 지나가 이리에게 향했다

시리는 공격에 맞았지만 아무런 피해도 없었지만 내 소매에 구멍이 뚫려 시리가 육안으로 확인되자 시리는 바로 왼손으로 옮겨갔다

그사이에 이리는 나를 공격했다고 판단해 신입에게 달려들었다

급작스럽게 달려들자 A급 헌터들은 반응을 못 하고 시현 씨는 너무 근접해 있어 능력을 사용하기를 잠시 망설였으며 준석 씨만 유일하게 골렘으로 변하려고 하는 순간 이리는 신입에게 달려들어 팔을 뜯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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