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괴이의 주인 3
B급 던전의 일은 의외로 금방 구해졌다
헌터 짐꾼이 별로 없어서 그런가, 이번엔 인간 쪽 거대 길드 별비 쪽에서 합격 통보를 받았다
별비 쪽은 한번 찔러나 본 건데 바로 합격을 받은 것이다
별비에서 새로 받은 신입 들을 훈련 시키기 위해 S급 헌터 2명과 SS급 헌터 한 명이 참여하는 생각보다 큰일이었다
알아보니 이번 신입이 기대주라고 한다
마나를 느끼고 능력 발현이 될 때까지 1년이 걸렸다고 한다, 특성도 나쁘지 않다고 하고
"나도 1년 걸렸는데...
그래도 시리가 있으니 만족한다
별비 쪽에서 내 조건을 받아들인 이유도 짐꾼이 많으면 신입의 정보가 금방 밝혀져 짐꾼을 최소한으로 받고 입막음도 필요했기 때문이다
나는 입막음 비용 대신 테이밍을 해보고 싶다 했고
C급이 B급 괴수를 테이밍 해보고 싶다 했으니 나를 미친놈 취급할 수도 있겠지만 상관없다고 생각했을 거다
SS급 헌터도 있으니 B급 괴수 빈사 상태 만들어 데려오는 건 일도 아니고 C급이 변수 일으켜봤자 라고 생각했겠지
일을 구했으니 다음으로 해야 할 건 엘프가 자신을 숨기고 인간을 몰래 사냥한 걸 협회에 알려야 했다
협회는 크게 4개로 인간, 엘프, 오크, 드워프 협회가 있는데 난 인간이니 인간협회에 알려야 했다
하지만 곧이곧대로 알리면 시리에 대해 알려질 수도 있으니 조금 각색을 해야 한다
협회에다가 알렸지만 협회 관계자는 믿는 눈치가 아니었다
내가 관계자였어도 안 믿었을 거다
이런 시대에 엘프가 인간을 사냥하고 있다니
"나도 직접 안 겪었으면 안 믿었어
그래도 그 던전 위치를 알려줬으니 헌터를 파견해 알아보면 꽤 큰일이 벌어질 것이다
내 얘기는 조금 각색해 엘프들이 나를 꼬드겨 던전에 들어갔고 보스로 보이는 괴수 앞에서 본색을 들어네 보스몬스터를 통해 나를 죽이려 했지만, 밖에서 새어 들어온 거대지네 괴수가 엘프 3명과 동귀어진 했고 난 그사이에 도망쳤다고
"남아있는 엘프 시체들이 있을테니 알아서 발견 하겠지
내 이야기에 허점은 많지만, 결과는 비슷하고 난 고작해야 C급 헌터라 거짓말을 할 이유도 없었다
협회에는 등급 높은 헌터가 많아서 시리를 감지 할 까봐 데려갈 수 없어서 집에 얌전히 기다리라고 하고 갔다 왔는데 기다리라고 한 자세 그대로 기다리고 있었다
적어도 1시간은 걸렸는데 그대로 기다리고 있던 것이다
"아니 그 집에서는 움직여도 되는데...
그제야 뽈뽈뽈 움직여 내 팔에 다시 달라붙었다
처음 볼 땐 분명 징그럽고 공포 스럽게 생겼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냥 안타깝기만 하다
"네가 테이밍 됐든 안됐든 예쁘게 키워줄게
시시
시리는 기분 좋은 울음소리를 냈다
별비 길드에서 짐꾼으로 부른 날짜는 아직 7일이 남았다
그 사이에 시리의 능력을 알아볼 참이다
근데 시리의 능력을 어떻게 알아보지...
한번 물어볼까
"시리야 넌 무슨 능력이 있니?
시리는 내 팔에 몸을 감은 채 머리만 갸우뚱했다
"그럼... 그 네가 나랑 처음 만났을 때 나 말고 다른 사람3명 죽였는데 어떻게 죽였니?
내가 말하고도 끔찍했지만 나를 죽이려 했던 놈 아니 년들인데 잘 죽였다고 시리를 칭찬해도 모자랐다
"독? 맞다 걔네 독에 중독돼서 못 움직였지... 독은 어떻게 사용하니?
말하고 아차 싶었지만 그사이에 시리는 입에서 독을 연기 형태로 내뿜었다
"미친?!
애 앞에서 욕은 하지 말자고 생각했었는데 당황해서 써버렸다
"근데...아무렇지 않네?
그렇게 생각 한순간 방 안에서 돌아다니던 파리가 떨어져 죽었다
"나한텐 안 통해? 그래서 나한테 달라붙었다고?
시리가 나를 왜 안 죽이고 달라 붙었는지에 대한 의문은 풀렸지만 동시에 다른 의문이 생겨났다
"왜... 안 통할까? 아 너도 모르겠어?
그러고 보니 엘프들은 못 움직이는 것 뿐이었는데 파리는 바로 죽어버리네
신경 독 같은데 파리는 바로 죽어버리네...난 통하지도 않고
신경 독이 안 통하는 체질도 있나? 잘 모르겠네
방에서 독을 실험할 수 없으니 다른 걸 확인 해보자
"내구성 같은 걸 보고 싶은데...내가 이 녀석을 때릴 수도 없고
애완동물을 때리는 미친놈이 어딨겠는가
하지만 시리는 애완동물이 아니라 괴수 그리고 나랑 같이 던전에 들어가야 하는 동료다
동료가 뭘 할 수 있는지를 알아야 시리도 나한테도 도움이 될 것이다
시리의 정확히는 모르지만, 대충은 알고 있다
나도 C급 헌터 이기에 일반인과는 힘이 달랐지만 나조차도 팔에 붙은 시리를 떼어내려고 안간힘을 다했지만 불가능했다
시리가 단단한 건 알고 있지만, 그것만 믿고 아무것도 안 할 필요는 없으니깐
"미안하다 시리야 아프면 꼭 소리를 내렴
시간이 지나 별비 길드가 총괄하는 던전으로 시리와 같이 향했다
테이밍 된 괴수가 같이 가도 되겠냐고 물어봤을 때 된다고 해서 같이 갔다
시리의 독을 봤을 때 집에 혼자 두다간 큰일 치를 것 같아서 별수 없었다
별비 길드는 총6명 조촐한 인원이지만 SS급 헌터와 S급 헌터 2명이 있어 그 무엇도 두렵지 않았다
SS급 헌터가 여성 S급 헌터 2명은 남성과 여성, 남성 베테랑 A급 헌터 2명과 능력 발현했을 때부터 A급 헌터인 남성 한 명이 있었다
그러니 언제와도 같이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짐꾼으로서 참여하게 된 설시우 라고 합니다. 제 무리한 부탁을 받아들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잘부탁드리겠습니다.
내가 말을 걸었지만 다들 쉬쉬하는 분위기였다
나를 무시하는 듯한 시선에 기분이 나빠질 무렵 S급헌터인 남성분이 대답을 해주셨다
“죄송합니다. 설시우 씨를 무시하는 게 아니었습니다. 지금 다들 기분이 좋지 않아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나는 황당했다
이야기를 듣고 파티를 보니 SS급 헌터가 혼자 던전을 바라보고 다른 헌터들이 SS급 헌터를 따돌리듯 자기들끼리 모여 이야기하고 있었다
심지어 신입 기대주 조차도 SS급 헌터를 짜증 난다는 듯이 보고 있었다
S급 헌터 분이 이야기하시길 전 세계에서조차 별로 없는 SS급 헌터가 왜 무시 당하나 했더니 불운 특성 보유자라고 한다
그래서 그녀는 항상 솔로 플레이를 해왔는데 길드장이 불운을 이겨낼 팀원을 만들어라, 해서 이번 신입 기대주 훈련에 강제로 끼워 넣은 것이다
게다가 그녀는 길드장의 딸이었다
심지어 화염을 다루는 게 그녀의 능력이라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파티원이면 그 사람에 맞는 내성을 가진 장비나 아티팩트를 챙기는데 그녀는 급작스럽게 파견된 거라 파티원들은 그런 장비를 전혀 챙기지 못했고 심지어 길드장의 딸이며 길드장 본인이 직접 집어넣은 거라 불만을 표출하기도 어려웠다
그래도 길드장의 딸이라 서로 이야기를 나누려고 파티원들이 다가갔지만, 그녀는 던전을 공략하는 것만 생각하고 파티원들은 안중에도 없는 모습을 보여 화가 났다고 한다
불운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도 파티에게 민폐를 끼치는데 그녀 본인조차도 협조하지 않는다고 한다
“아 죄송합니다. 제 말만 늘어놨네요. 제 이름은 김준석입니다. 능력은 신체 일부를 돌로 바꿀 수 있는 능력입니다.
준석 씨의 얘기만 들으면 길드장과 딸 둘다 쓰레기처럼 보였다
하지만 얘기를 들을 땐 쌍방 둘 다 들어봐야 중립 기어를 박든지 말든지 한다
“감사합니다, 준석 씨.
“근데 테이밍 된 괴수와 함께 오신다고 들었는데, 혹시 어디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음? 감지를 못하는 건가? 옷 안쪽 오른팔을 감싸고 있어 겉으로는 알 수가 없다
“아 왠지 민폐가 될 것 같아서 두고 왔습니다.
굳이 감지를 못하는데 사실대로 얘기할 필요는 없겠지
SS급 헌터만 감지를 못하면 상관없다
어차피 그녀와 얘기를 해보려고 했는데 좋은 기회였다
그녀의 능력은 불을 다스리는 희귀한 능력이었지만 특성이 능력과 전혀 무관했고 심지어 그 특성 중 하나는 불운이라 특성 운은 최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녀는 별비 길드장의 딸이지만 파티도 없이 불운 특성을 이겨내며 오로지 자신만의 힘으로 SS급까지 올라온 능력만은 괴물 같은 헌터였다
그녀의 이름은 이시현
까칠한 오피스 레이디 형식의 미녀 이미지가 강했는데 실제로 보니 똑같았다
불운 특성을 가지고 있는 그녀는 헌터 중에 가장 등급이 높은 헌터라 우리나라는 물론 외국에서도 알아주는 헌터다
그녀가 이렇게까지 무시 당하는 게 외부인인 나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내가 불운 특성을 겪어보지 못해서 그런 건가
언제 나와 같이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이시현 씨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이번에 짐꾼으로 참여한 설시우 라고 합니다. 잘 부탁 드립니다.
그녀는 던전에서 시선을 떼고 나를 바라보았다
기분 탓이지만 그녀의 시선이 내 오른팔에 머문 것 같이 보였다
“반갑습니다. 이시현이라고 합니다. 혹시 던전에 대해 알아보고 오신 게 있으신가요?
음? 오자마자 바로 던전에 대해 묻는다고? 그래도 처음에는 내가 등신 같이 아무것도 않았지만 반성하고 이번 던전에 대해 알아봤다
“아 네 이번 던전의 배경은 숲이며 괴수들은 늑대들이 대부분입니다. 아 그러고 보니 시현 씨는 불을 다루는 능력이신 걸로 알고 있는데 그럼 이번 숲은...
이시현 씨는 그럼 이 파티에서 그닥 쓸모없는 거 아닌가? 그래도 SS급이니 육체 능력도 뛰어나실 테지만 능력 없는 헌터는..
“제 말이 그 말이에요. 사방이 나무에 막혀 시야 확보도 어려운 데다가 이번 신입이 바람에 관련된 능력이라 제 능력이랑 같이 사용하면 저조차도 컨트롤 하기 힘들어지는데...어쩔 생각 들인 건지 모르겠네요
“어차피 B급 던전이니 그렇게 걱정 안 하셔도 되지 않을까요? 이시현 씨도 급작스럽게 여기에 파견된 걸로 알고 있는데 이시현 씨 없이도 공략 가능한 파티로 만들어졌으니...
새로 발견된 던전이 아니고서야 거의 모든 던전은 이미 한번 공략된 던전이니 정보도 알아볼 수 있는 것이다
“시우 씨는 잘 모르시겠지만 던전 안에선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거에요
아... 그러고 보니 우리 시리도 처음보는 괴수였지
그녀의 걱정이 이해가 갔다
“그래도 B급 던전이니 높은 등급의 헌터가 많은 이 파티에선 대처가 가능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말하면서도 괜스레 불안해졌다
“그렇다면 좋겠지만요
그녀는 한숨을 푹 쉬면서 말했다
시리는 C급 던전에 나온 아이지만 A급 헌터를 죽일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B급 던전이라고 S급 헌터 죽일 이레귤러가 없다고 장담할 수 없었다
그래도 이번 파티는 일반 파티가 아니라 우리나라 길드 중 가장 큰 길드중 하나인 별비 길드의 길드원들이다
어떻게 보면 그녀가 걱정이 너무 많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녀는 파티 플레이를 해본 적이 없는 솔로 플레이어 이니깐
하지만 그녀도 반응을 보아하니 이레귤러를 겪어 본적이 있어 보인다
준석 씨의 이야기만 들어봤을 땐 그녀가 안하무인같이 들렸지만 막상 이야기를 해보니 그녀는 걱정이 많아 파티원 들에게 이야기를 나눠보았지만, S급 헌터들은 자기네들을 무시한다고 생각이 들었나 보다
신입이 왜 짜증 내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녀의 걱정을 뒤로 한 채 우리는 던전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