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괴이의 주인-3화 (3/164)

#3. 괴이의 주인 2

누가 이쁜 여자면 괴수 한두 번 흘려도 봐준다고 했었지 아마

근데 지랄 한두 번 이여야 봐주지

“아 또 흘렸네, 지랄 났다 지랄 났어.

흘린 횟수가 내 손으로 다 셀 수가 없어 발도 합쳐야 다 셀 것이다

나도 테이머이지만 C급이고 같은 C급 던전 이니 도망 다닐 순 있었지만 염병 그게 한두 번 이여야지

그래도 난 부모님 잘 만나서 키가 183이지만 몸무게는 90이 넘어갔다

운동을 워낙 안 해서 키는 크지만 몸이 둔했다

그래도 이번에 헌터로 각성하면서 힘이 강해지긴 했지만 내 기본적인 몸뚱아리는 그대로다

평생 안 한 운동을 여기서 다하는 기분이다

“수당 높을 때 이건 생각 못했는데... 진짜 안일하게 사는구나 나도

아무리 내가 짐꾼이라지만 내가 가는 던전의 지식이나 어떤 괴수가 나오는진 알아봐야 했던 거 아닌가

내가 욕하고 있는 저분들은 그래도 기본적으로 던전에 대해선 알아 오신 것 같다

게이트를 통해 들어온 던전은 동굴이었다

“그래도 계속 놓칠 때마다 수당 더 챙겨준다고 하니깐 가만히 있는 거지

던전 안에서 죽은 괴수들은 마석만을 떨구고 시체가 사라지기 때문에 시체로서 얻을 수 있는 양식은 없지만 그렇기 때문에 짐꾼은 할 일이 극히 드물다

그렇기에 솔직히 나도 잘한 게 하나 없어 그냥 입다물고 있었다

지금 던전에서 나오는 괴수들은 극히 드물게 나오는 곤충형 괴수들이었다

특히 내가 싫어하는 다리 많은 곤충들 저것들을 곤충인가? 지네가 곤충이었나? 절지 동물 이었던 것 같은데...뭐가 어찌 됐든 역겹게 생긴 놈들이다

그래도 너튜브에서 조그마한 지네들은 진짜 징그럽게 생겼었는데 아예 저것들은 겁네 커서 오히려 징그럽게 생겼긴 했지만, 공포가 더 크달까...

그게 더 싫긴 한데 저 괴수들은 독이 없어서 그리 위험하지 않았다

문제는 저 아가씨들이 그냥 손 휘둘러서 주먹으로 때리기만 해도 죽어갈 괴수들을 그냥 못 때려서 자기 몸에 이빨 박은 괴수들을 잡아 죽이고 있다

“저 아가씨들은 아프지도 않나 어떻게 계속 던전을 진행하고 있데, 겁나 아플 것 같은데

그래도 A급이라 이건가? 아니면 뭔가 특성 같은 게 있나

“그래도 한번 흘릴 때마다 50 더 받기로 했으니 개이득이지

일부러 물려볼까 생각도 해봤지만 그 고통이 너무 두려워 엄두가 안 났다

“후...그래도 오래 버텼으니 보스가 보이겠지?

2~3미터나 되는 지네들한테 도망 다니면서 여기까지 이 악물고 왔다

“근데 특이하게 괴수들이 오로지 지네밖에 없었네? 그럼 보스도...?

보스는 막 10미터 되는 지네 아니야

보스는 진짜 10미터는 되 보이는 지네였다

둥그렇게 웅크리다가 펼치니 엄청나게 커 보였다

하지만 몸집만 큰 놈이고 독도 없는 평범한 애라 큰 샌드백일 뿐이었다

“다들 고생하셨습니다. 이제 던전에서 나가면 되겠네요

걱정은 많이 했지만 몇 번 물린 거 말고는 큰 사건 사고는 없었으니 만족한다

“힘드시면 여기서 잠시 쉬었다가 나가셔도...저기요?

왜 아무 미동도 없지? 라고 생각함과 동시에 3명이 동시에 앞으로 쓰러졌다

“어?

그녀들은 쓰러짐과 동시에 사지가 푸들 거리고 있었다

재빠르게 다가가 그녀들을 확인해보니 아무 외상 없이 움직이지만 못하는 것 같이 보였다

“이거...독 같은데?

보자마자 그녀들의 소지품을 확인했다

내가 병신이라 던전에 어떤 괴수들이 나오는지 확인도 안 했지만 그녀들은 기본적인 지식은 가지고 던전에 들어왔기 때문에 해독약이 있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3명모두 해독약은커녕 기본적인 회복약조차 챙기지 않았다

없는 걸 확인하자마자 이 던전은 안전 구역과 가깝다는 게 생각이 나 던전에서 나가기 위해 일어났다

그때 그녀들의 몸에서 빛이 나면서 외형이 바뀌었다

“엘프?

3종족들 중에서도 특히 더 폐쇄적인 엘프가 왜 여기에...

그러고 보니 엘프들 중에서도 인간을 싫어하는 무리가 있었던 것 같은데

“설마 이것들 돈을 미끼로 사람을 사냥하고 있었나?

인간들과 3종족들은 서로 상대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는 법이 있다고 들은 것 같은데

“이 새끼들 그래서 나한테 일부러 괴수들을 보낸 거야?

어쩐지 A급인 놈들이 괴수들을 놓치고 죽이는 게 늦더라니 내가 죽길 기다린 건가

“근데 하필 내가 C급 헌터라 잘 버텨서 안 구해주면 의심 받을까 봐 구해준 거고?

도대체 괴수라는 공통적인 적이 있는데 왜 우리끼리 싸우려 드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네

그냥 거기서 뒤져라, 쓰레기들아

그렇게 뒤를 돌아봤을 땐 거대 지네 괴수의 시체가 그대로 남아있다

“지네 시체가 왜 남아있지...?

던전에서 괴수의 시체가 안 사라지는 경우는 하나밖에 없었다

“설마 저 괴수 밖에서 흘러 들어온 괴수였나?

그럼 보스는...

으드

소름 끼치는 소리가 들리는 곳을 돌아보니 거기엔 가슴에 구멍이 뚫려있는 엘프들과 1미터 크기의 검은색 지네였다

“이게... 씨발 무슨...?

비릿한 피 냄새가 뒤늦게 몰려왔다

엘프들의 가슴에서 진득하게 나오는 피와 그 피를 맞아 검 붉은색이 된 검은색 지네 괴수

그 지네 괴수는 지금껏 본 지네 괴수 중 가장 작았지만 가장 소름 끼치고 두려웠다

검은색 지네 괴수가 나에게 달려드는 것을 보고 극심한 공포를 못 이겨 기절하고 말았다

“으윽...뭐지?

아픈 머리를 이끌고 일어나서 상황 판단을 하려고 애써 보려고 했을 때 오른손에 이물감이 느껴졌다

“이게 뭐지?

오른손에 검은색 갑옷 같은 게 생겼다

왼손으로 만져보니 딱딱하면서 맨들맨들 하니 기분이 이상했다

문제는 손을 너무 꽉 잡고 있어 피가 안 통할 정도였다

손에 붙은 걸 떼어내려고 시도하려고 하는 순간 소리가 들렸다

시시

소리가 내 오른팔에서 난 걸 듣는 순간 식은땀이 났다

“설마...

그 순간 검은색 갑옷 같은 게 빙글빙글 돌아가면서 내 얼굴로 다가왔다

어깨 쪽까지 갑옷이 다가오더니 더듬이가 2개가 나오면서 검은색 지네 괴수의 얼굴이 드러났다

사람이 너무 놀라거나 두려울 땐 몸이 굳는다고 했었나

아무것도 하지 못했을 때 지네가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다가 다시 내 팔로 돌아가면서 더듬이도 사라졌다

나는 한동안 아무 생각이 안 들었다

체감 상 1시간은 몸이 굳어있다가 정신 차린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지네 괴수를 내 몸에서 떼어내려고 노력해본 것이다

하지만 내가 무슨 짓을 해도 지네 괴수를 떼어낼 수 없었고 더 이상 팔에 감각이 느껴지지 않았다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있을 때 지네 괴수가 팔에서 나와 배낭에 있는 마석을 으드득 먹기 시작했다

괴수가 마석을 먹는다는 사실은 처음 보았지만, 나한텐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슬금 슬금 도망 가려는 데 그때마다 지네 괴수도 먹던 마석을 두고 나한테 다가왔다

난 이도 저도 못한 채 막연히 마석을 먹는 지네 괴수를 보는데 그 지네 괴수는 점점 크기가 커져 갔다

던전에서 나왔던 모든 마석을 먹어 치운 지네 괴수는 1미터에서 1.5미터 수준으로 눈에 띄게 커졌다

다 먹은 지네 괴수는 밥 다 먹은 아기들이 엄마 품 찾듯이 내 오른팔로 다시 달라붙었다

다시 오른팔에서 감각이 안 느껴지기 시작할 때 홀린 듯이 말했다

“팔이 아픈데...풀어줄 수 있겠니?

그때 거짓말과 같이 무게가 안 느껴지며 팔에서 감각이 느껴지고 팔꿈치를 굽혔다가 펴는데도 아무 걸림이 안 생겼다

그때 생각난 것

“아...나 테이머였지.

근데 테이밍을 원래 이렇게 하는 건가? 뭔가 이 아이하고 나하고 테이밍 될 건수가 있었나

내 특성이 애정과 친화라곤 하지만 바로 이렇게 친해질 수가 있는 건가

그런 것 치곤 던전에 있던 지네 괴수들은 다 나를 공격하려고 했었던 것 같은데

계속 의문만 가질 때 시선이 느껴져 돌아보니 내 팔에 있던 지네 괴수가 다시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하지만 이번엔 빤히 쳐다보는데도 징그럽게 생긴 지네 괴수인데도 나는 친근감을 지네 괴수한테 느껴졌다

“혹시 나한테 테이밍 된 거니?

이렇게 물어봐도 대답해줄 리가 없지

대답은 없었지만 지네 괴수가 나를 빤히 쳐다보는데 적대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잠시 땅에 내려와 줄래?

말함과 동시에 지네 괴수가 나한테서 떨어져 땅에 내려오고 나를 쳐다보았다

“뭔가...말 잘 듣는 강아지 같은 녀석이네...

내 말을 듣고 나한테 뭔가 원하는 게 있다는 듯이 쳐다보는 게 분명 징그럽게 생긴 지네인데도 나한테는 귀여워 보였다

“난 다리 많은 생물 진짜 싫어했는데...너한텐 뭔가 다른 것 같다?

나한테 처음 테이밍 된 괴수라 그런가 더 정감이 갔다

테이밍 된 건지 아닌 건지도 잘 모르겠지만

지네가 빤히 쳐다보길래 그냥 팔에 감고 그대로 집으로 돌아왔다

헌터는 3종족이 다 가능했지만 헌터직을 이용해 사람을 죽이는 엘프가 있다는 건 큰일이었지만 너무 짧은 시간에 많은 일이 일어나서 일까 머리가 돌아가지 않았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같은 얼굴로 나를 쳐다보는 지네 녀석이 있기 때문일까

“그래도 내 첫 테이밍 된 괴수인데 이름이라도 지어줘야 할 것 같은데...

이름이라..

“시리, 네 이름은 시리야

모 핸드폰에 있는 AI가 생각나지만 뭔가 느낌 가는 대로 지었다

시시

이름이 만족스러웠는지 소리를 내며 팔을 한 바퀴 돌았다

지네가 우는 소리는 처음 들어봤는데 마치 방울뱀이 내는 소리 같았다

분명 이 아이는 A급 헌터인 엘프를 한번에 3명이나 죽인 무서운 괴수인데 나는 왜 시리가 이뻐 보일까

그러고 보니 이 녀석이 그냥 죽인 게 아니라 가슴에 구멍이 뚫려있었지

“왜...가슴만 뜯어먹었는지 물어봐도 되니?

그랬더니 팔에서 얼굴이 다시 나오더니 시시식 소리를 냈다

“네가 말해봤자 내가 알아들을 수 있...네?

테이머들은 테이밍 된 괴수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건가? 시리가 말한 게 내 귀에 번역이 되어 들려왔다

“심장에...마나가 몰려있어서 심장만 먹은 거라고?

마나를 먹고 괴수가 성장 하는 건가? 아님, 너만 그런 거야

“아 태어난 지 얼마 안돼서 잘 몰라?

그러고 보니 보스로 착각한 거대 지네 괴수가 무언갈 감싸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아 너 마석도 먹었지? 그것도 마나 때문에 먹는 거야?

그렇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이 녀석 등급이 어떻게 되지? 나한테 조련 된 거 보면 C급 이하인데 A급 3명을 한번에 죽일 수 있을 만한 능력이 있는 녀석인데...고작 C급이라고

아예 처음 보는 괴수라 등급을 알 수가 없다

시리의 정확한 등급을 알아보려면 거대 협회를 가야 할텐데 처음 보는 괴수라 온갖 실험을 당할 텐데 내 처음으로 테이밍 된 괴수에게 그런 실험동물 취급을 받게 할 순 없다

하지만 문제는 시리의 등급이 C급이라 가정할 때 마석을 먹여서 만약 등급이 상승한다면 나에게서 벗어나 나를 공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C급 테이머지만 시리는 A급 3명을 한번에 죽인 괴수이다

아무리 봐도 C급 이하의 괴수로 보이진 않는다

그렇다면 답은 두 개 뿐이다

시리가 나에게 조련된 상태가 아닌데 나에게 붙어있거나 아니면 내가 이레귤러라 단계 높은 괴수를 조련할 수 있거나

두 개다 말도 안 되는 것들이지만 이거 말고는 답이 안 보였다

시리가 조련 됐는지 안됐는지를 확인하긴 어려우니 다른 하나를 실험해보면 된다

바로 B급 던전에 들어가서 새로운 괴수를 테이밍 해보는

어차피 이번 짐꾼으로 가서 받아야 할 보수를 못 받았으니 짐꾼으로 생활을 더 해봐야 한다

난 그래도 헌터이니 더 높은 던전에 짐꾼으로도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때 파티나 길드에게 양해를 구하고 테이밍이 되는지 실험해보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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