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경찰이 너무 강함-118화 (118/255)

118. 경찰 폭행

“돌격아, 내가 지금 잘못 보고 있는 거지?”

“이게 무슨….”

강수대 본부에서 나오는 대원들을 발견한 대장 소년이 순찰치 위에서 쇠파이프로 그들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시발 뭐?! 우리 촉법소년이야! 씨발 가까이 오면 다 죽여버릴 거야! 어차피 니 죽여도 2년밖에 안 나와!”

“저런 미친…?”

친구 중 한 명은 멀리서 휴대폰으로 모든 상황을 찍고 있다.

팀장이 촉법소년이라는 말이 인상을 한껏 찌푸렸다.

“촉법소년이 아주 벼슬이구나 벼슬… 어?”

“응?”

순찰차 위에 올라가 있는 소년이 쇠파이프를 위협적으로 휘두르고 있는 그때, 신해수가 앞으로 나섰다.

해수의 진압 기록(?)을 살펴보면 상대가 불구가 되거나 죽는 경우까지 있기 때문에, 오갱과 팀장은 그를 말리려고 다급히 나섰다. 그러나 그 전에 소년의 쇠파이프가 먼저 휘둘러졌다.

“오지 마, 오지 말라고 씨팔!!”

훙- 뻑!

소년이 휘두른 쇠파이프가 해수의 머리를 정통으로 가격했다. 소년도 얼어붙었고, 친구들도 움직임을 멈추었고, 강수대 대원들도 얼어붙었다.

주르륵

해수의 머리에서 피 한 줄기가 흘러내린다. 해수는 손을 들어 손등으로 쇠파이프를 치우고는 작게 입을 열었다.

“특수공무집행방해죄, 하루, 제압해.”

“네.”

해수가 맞은 순간부터 눈에 살기를 띄고 있던 하루가,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바닥을 박차고 튀어나갔다.

휙-

먼저 날아오르듯이 순찰차 위로 올라가 쇠파이프를 든 소년의 뒷덜미를 잡고 다리를 걸어 넘어트리고.

쾅!

등을 발로 밟고 쇠파이프를 든 팔을 뒤로 확 꺾었다.

우드득!

“아아악!!”

열네살 소년의 팔을 일말의 고민도 없이 부러트렸다. 그것에서 끝나지 않고 순찰차에서 뛰어내려 다른 소년에게 달려갔다.

“오, 오지 마, 오지마악!”

소년은 반사적으로 야구방망이를 하루에게 휘둘렀고, 하루는 반 박자 빠르게 다가가 안쪽으로 파고들어 휘둘러지는 야구 방망이를 든 손목과 소년의 멱살을 잡고, 등을 그의 가슴에 대며 업어쳤다.

쿵! 으득-!

“끄악!!”

마무리로 야구 방망이를 든 팔의 팔꿈치를 반대로 접어주고, 다음 소년에게 튀어나갔다.

꽈득- 까드득-!

“까아악!”

“으어억! 엄마아!!”

그렇게 차례차례 순찰차를 부수던 소년들은 바닥에 엎어져 비명을 내질렀다. 그들의 팔이나 다리는 한 쪽씩 기괴한 방향으로 꺾여 있었다.

방금 전까지 촉법소년이라며 난동을 부리던 놈들인데도 안쓰러울 지경이었다.

“아.”

“어…?”

팀장과 오갱, 막내 셋 다 눈을 크게 뜨고 입을 자기도 모르게 벌리고 있다.

뭐가 어떻게 되는지 파악하기도 힘들 만큼 현란한 몸놀림과, 앳된 소년들의 팔다리를 무자비하게 부러트리는 잔혹함에 놀람을 금치 못한 것이다.

해수도 하루의 행동을 보고 다른 의미로 살짝 놀랐다.

‘이 정도에서 멈추다니….’

해수의 머리에 피가 난 것을 보고 하루에게서 분명 살기가 느껴졌다. 그 정도 살기면 눈알을 파버리거나 목을 꺾을 줄 알았다. 그러면 말리고 차근차근 진압의 정도를 알려주려고 했으나 그럴 필요가 없게 되었다.

‘장족의 발전이구나.’

해수는 바닥을 뒹굴며 신음하는 소년들 가운데에 서서 ‘나 잘했지’라는 표정을 짓고 있는 하루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 * *

순찰차 위에 올라가 있던 소년, 이장국은 열네 살이지만 아직 생일이 지나지 않아 촉법소년 법망에서 보호를 받고 있었다.

그들이 경찰차 위에서 뛰놀게 된 것은 매우 간단한 이유 때문이었다.

몇 시간 전, 놀이터에서 소년들이 술을 먹고 시끄럽게 떠든다고 신고가 들어왔고, 출동한 경찰이 그들을 훈계하고 부모에게 연락해서 데려가고 끝이 난 줄 알았지만 이런 사단이 난 것이다.

알아보니 소년들의 대장 이장국은 전적이 화려했다. 전과가 무려 자신의 나이보다 많은 15범이었다.

그 전적을 보고 하루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15범이나 되는 전과자가 멀쩡하게 돌아다니고 있습니까? 제가 아이가 있다면 이 아이와 같이 학교에 다니는 것이 두려울 것 같습니다.”

하루는 해수에게 물었지만, 팀장이 인상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법이 그래 법이, 얘 말고도 성인 중에 지 나이 초과하는 전과자 꽤 있어.”

“이상합니다. 전과에 따라 처벌이 가중된다고 했는데 왜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게 말이다. 우리나라가 참 살기 좋은 나란데 말이야, 너무 평등하게 살기 좋아서 문제야.”

“맞습니다. 왜 해수님… 신선배님이 과잉진압을 하는지 이해가 됩니다.”

하루의 말에 오갱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그래서 오늘도 우리 신입이 멋지게… 과잉진압을 해주셨지, 같은 집에 살아서 그런 것도 닮은 건가?”

오갱이 하루에게서 해수에게로 시선을 옮기자, 해수는 그의 시선을 피했다.

팔다리를 가차없이 부러트리는 모습이 자신을 꼭 빼닮아 은근히 찔렸던 해수였다.

* * *

다음날.

쾅!

“내 아들 이렇게 만든 새끼 데리고 와!!”

경찰서 강력반 문을 거칠게 열리며 양쪽 팔뚝에 뱀문신이 뒤덮은 우락부락한 인상의 사내가 나타났다.

그의 오른손에는 지금 한창 병원에 있어야 할 소년이 환자복을 입은 채 멱살이 붙들려 있었다.

진단서만 끊어서 경찰서로 끌고 온 것이다.

이미 예상했던 플랜 중 하나이기에 강수대는 강력팀의 연락을 받고 바로 달려왔다.

“오호라, 니네가 강수대 새끼들이라고? 누가 내 새끼 이렇게 만들었어, 어?! 어떤 새끼야!”

하루는 한 손을 들며 당당하게 대답했다.

“저입니다.”

“…너? 니가? 그 손으로 내 아들 팔을 부러트렸다고? 정말이냐?”

정국은 고개를 푹 숙인 채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어제와는 달리 기가 팍 죽은 모습, 대충만 봐도 각이 나왔다.

집에 연락했다는 이유로 화가 나서 순찰차를 때려부순 아이, 아빠 앞에서는 순한 양이 되는 아이, 아빠에게 구타를 당하며 컸을 가능성이 99프로다.

대답과 동시에 사내가 한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이 호로 잡년이 감히, 어디 귀한 아들 팔을 부러트려!!”

굳은살이 잔뜩 박인 커다란 손이 하루의 얼굴을 후려치기 직전, 하루의 눈이 반짝였다.

타닥 탁 우득-

하루는 상체를 살짝 뒤로 물려 그것을 피하고, 휘둘러지는 방향으로 밀며 한 바퀴 돌려 어깨에 그의 팔을 올리고는 손목을 누르며 팔꿈치를 반대로 꺾었다.

“끄아아악!”

살집이 워낙 두꺼워서 바로 부러지지는 않았지만, 그에 버금가는 통증을 주기에는 충분했다.

찌릿한 통증에 하루의 가냘픈 몸을 밀어내지도 못하고 신음을 내던 사내를 해수는 가만히 바라보다가 5초 정도 후에야 나섰다.

다른 대원들도 아무도 나서지 않는 것이 같은 마음인 듯하다.

“그만, 부러트리지는 마.”

“예.”

“이, 이런 시팔년이!!”

하루가 풀어주자 다시 발끈하며 덤벼드는 사내를, 이번에는 해수가 그의 팔을 잡아채고 힘으로 강제로 두 손을 공손하게 모으게 했다.

“아드님처럼 경찰서에서 난동 부리다가는 지금 아드님처럼 됩니다. 이것부터 보시죠.”

해수는 어젯밤에 이장국이 친구들과 함께 순찰차를 부수고 해수의 머리를 쇠파이프로 때린 동영상을 보여주었다.

장국 아빠는 그것을 미간을 찌푸리며 보다가 휴대폰을 밀어내며 소리쳤다.

“몰라! 이딴 건 모르겠고! 저 여자 경찰이 애들 네 명의 팔다리를 부러트린 건 사실 아니야!! 합의금 내놔, 천만원!!”

이제야 본론이 나왔다.

이때다 싶어 돈 받아먹으려고 병원에 입원해 있는 아이를 억지로 데리고 나온 것이다.

팀장은 기가 막혀서 헛웃음을 지었고, 해수와 하루는 처음 표정 그대로 요지부동으로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 모습에 장국 아빠가 하루에게 삿대질을 하며 소리쳤다.

“안 내놓으면 경찰, 아니 검찰에 신고하고 이거 인터넷에도 싹 다 뿌릴 테니까 그렇게 알아! 내가 아는 기자가 몇인 줄 알아?”

“네, 해보세요. 아드님 특수공무집행방해죄에 공갈죄만 추가될 뿐입니다.”

“닥쳐, 누가 이기나 보자고!”

그는 씩씩거리며 휙 돌아서서 걸음을 옮겼다. 이장국은 자신의 죄가 늘어난다는 말에 어안이 벙벙하여 멍한 눈으로 해수와 아빠를 보고 있었다.

“뭐해! 빨리 안 나와?”

“아, 네.”

부자가 나가자 그제야 경찰서가 조용해졌다. 강력3팀장이 창문너머로 이장국과 그의 아빠가 가는 뒷모습을 보며 쯧쯧거렸다.

“수철아, 내가 방금 조회해봤는데 이장국이 아빠 이기왕, 저 새끼도 전과 9범이야, 아주 양아치 중에서도 쌩양아치네.”

곽팀장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저런 애비 밑에서 자랐으니… 쯧, 안타깝네.”

“네, 이번 기회에 제대로 버릇을 고쳐주어야 합니다.”

“그러게, 안타까울수록 강하게 해줘야지, 성인 되면 더 큰 일 벌이니까.”

“네.”

하지만 이기왕은 강수대의 예상보다 더 빨랐다.

* * *

강수대는 이장국과 그 아이들에 대한 고소를 예정대로 진행했다. 이에 이장국의 아빠는 하루가 합의를 해주지 않자, 과잉진압으로 역고소를 하고 해당 사건을 인터넷에 뿌렸던 것이다.

[열네 살 아이를 패는 강진경찰서 경찰.]

-지 어미는 일찍이 다른 새끼랑 바람나서 도망가고, 아들 혼자 밤낮으로 열심히 일하며 키우는 홀애비입니다.

경찰서 근처에서 아들이 친구들과 막대기 가지고 장난치고 있는데 위험하다며 강진경찰서 경찰이 아들의 팔을 꺾었습니다. 아니 꺾은 정도가 아니라 아예 부러져서 깁스를 하고 있습니다.

아들의 친구들마저도 모두 팔이나 다리를 부러트렸습니다. 이게 무슨 일인가요? 여기 정말 대한민국 맞나요?

저는 정말 무섭습니다. 법을 수호하고 국민의 안전을 지켜야 할 경찰이 공권력이라는 이름하에 이렇게 무자비하게 아이들을 괴롭혀도 됩니까?

지금 경찰은 우리 아이의 상처는 나몰라라 하며 무슨 공무집행방해죄로 오히려 신고한답니다. 이게 나라입니까?

(아들 팔 부러진 사진)(깁스한 사진)(친구들 사진)

┗와 미친 ㅅㅂ

┗역시 견찰은 견찰이다

┗강약약강 쩌네

┗이럴 줄 알았다. 견찰새끼들 세금 퍼주는거 존나 아까움, 내돈 씨파 싹 다 잘라버리고 자경단 운영하자

┗존나 이 말대로라면 진짜 경찰 개 미친 거 아님? 아니 위험하면 막대기를 빼앗으면 되지 왜 죄없는 애들 팔을 부러트려? 싸이코 아니야?

┗형님 힘내십시오, 정의는 승리합니다. 어떻게든 좀 도와드리고 싶은데, 아는 기자도 있으니까 연락 좀 주세요.

┗[니돈내돈]법무법인 변호사 김상천입니다. 해당 사건 관련해서 도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 같습니다. 연락주십시오. (유료전화 1500155)

┗강진서? 강진서면 신형사 있는 데 아닌가? 신형사가 그랬나? 아냐, 그럴리가 없어, 우리 영웅이!

* * *

자극적인 제목, 자극적이고 분노를 유발하는 내용, 그리고 그것을 뒷받침해주는 사진까지.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온 해당 글은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강진서는 해당 사건 관련해서 수많은 문의 전화를 받아야 했다.

강수대 본부, 대원들도 해당 글을 확인했다.

“무식이 용감이라더니, 동영상이 버젓이 있는데….”

팀장은 오갱의 말에 미간을 좁히며 고개를 저었다.

“음… 일단 이 양아치가 진짜로 일을 저질렀다는 게 문제인데, 동영상이 이 기사보다 더 자극적이고 많이 퍼져야 해명이 제대로 될 텐데 그게 문제네. 해수가 대가리에 쇠파이프를 맞았으니까 무혐의가 충분히 나올 수는 있어도, 국민들은 그렇게 생각 안 할 수 있으니까… 반반으로 나눠지면 문제가 커진다.”

“아… 경찰차 때려부수는 중딩들 모습이 확실히 자극적이기는 한데….”

“음….”

해수는 덤벨을 들어올리며 미간을 좁혔다. 자신이 시켰던 만큼 자신이 벌인 일인데 하루와 경찰서에 피해를 준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하다.

이장국 아버지가 이렇게 막무가내로 나올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때 차라리 두 팔을 부러트려 글을 못 쓰게 만들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반박기사 바로 내죠, 제가 내겠습니다.”

“아, 대성?”

“예, 도움 좀 받아야죠.”

“그래, 최대한 빨리 좀 퍼트려달라고 해라.”

“알겠습니다.”

* * *

신해수는 안서은에게 부탁하여 반박기사와 함께 경찰서에서 있었던 일에 대한 동영상을 모두 첨부하였다.

그러나 아무리 확실한 영상을 기반으로 낸 기사더라도 한쪽으로 치우쳐있는 만큼, 요즘 네티즌들은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어떠한 사정이 있어서 경찰을 습격한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왔을 정도.

팀장의 우려대로 의견이 반반 가까이 나뉜 것이다.

그리고, 지금 한 소년이 방 한구석에서 앞뒤 사건의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정영수, 그는 강진서 홈페이지에서 하루의 사진을 보며 눈을 휘둥그레 떴다.

익숙한 얼굴이 제복을 입고 있었다.

“그러니까, 이 여신님이 강수대에 들어갔고, 이런 피해를 보신단 말이지… 이 양아치 부자가 감히… 참교육 좀 당해봐야겠는데?”

영수는 마치 피아노를 치듯이 키보드와 마우스를 빠르게 두들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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