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짱 카페가 해체되고, 새로 생긴 정의 카페에 한 영상이 올라왔다.
[맞짱 쌈짱들 경찰한테 참교육 당하는 영상]
영상은 얼굴만 모자이크 처리된 해수가 주먹 한 번 휘두르지 않고 사내들을 묶고, 기합을 주는 것까지 모두 찍혀 있었다.
해당 영상은 카페에서부터 시작해서 유명 커뮤니티 사이트까지 금세 퍼지기 시작했다.
┗저거 신형사 아님? 피지컬이 빼박인데?
┗유일무이 피지컬로 알아보는 경찰
┗맞네, 다른 기사 사진 비교해보니까
┗지금은 없는데 맞짱 카페에서 신형사 잡으러 간다고 파티원 모집하는 거 봤음, 존나 꼴좋다 ㅋㅋㅋ
┗진자 쟤네는 개념을 어디에 말아먹은거냐, 이기든 지든 경찰한테 왜 시비를 걸어
┗한 대도 안 맞고 안 때리고 제압하는 신형사 대처가 레전드
┗그니까, 쟤네도 콩밥신세 면했잖아, 저 정도면 천사지
┗쟤네는 그거 모를껄? 저런 놈들은 제발 사형시켜야 되는데
┗요즘은 ㅈㄴ 뭐만 하면 사형 사형, ㅈㄴ 꼴보기 싫네
┗사형시키자는애 사형
┗신형사, 그의 한계는 어디인가
┗나 저 형보고 경찰 지원했다. 형님, 곧 따라가겠습니다.
┗응 다음 방구석 뇌내망상
┗경찰이 다 저랬음 좋겠다.
***
며칠 뒤, 신해수와 하루는 리드 빌딩 10층.
문은 홍채+지문, 또는 휴대폰 인증으로 열리는 문으로 고쳤다.
집 안은 일부가 통유리로 되어 있고, 창문도 많이 달렸지만 건드릴 필요 없이 튼튼하고 보안도 좋았다.
하루는 설렘 가득한 표정으로 집을 둘러보며 말했다.
“너무 넓습니다.”
“그러게.”
옥상 층에 따로 분리되어 지어진, 옥탑방 형식이지만 면적은 건물의 절반으로 100평이 넘었다.
거실이 매우 넓은 편인데 그곳에 원룸에서 가져온 이삿짐을 모아두니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하루는 종종걸음으로 바쁘게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크고 작은 방이 여섯 개입니다.”
“많네.”
“여기 야외 베란다도 있습니다. 작은 정원처럼 꾸며져 있고 인공 연못도 있습니다.”
“한국어 많이 늘었네.”
“여기 야외 욕실도 있습니다. 어떻게 여기서 씻으라는 걸까요?”
“좋네.”
하루가 얼굴을 붉혔다. 말이 많은 것이 티를 내지 않으려고 하지만, 원룸에서 이렇게 넓고 좋은 집으로 이사한 것이 매우 기쁜 듯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에 이사할 걸 그랬다.
해수는 짜장면과 탕수육을 시켜서 텅텅 빈집 가운데에 신문지를 깔고, 박스를 뒤집어서 그곳에 짜장면 그릇을 올려놓고 하루와 마주 보고 먹었다.
후루룹 후루룹
짜장면을 한 젓가락 들이킨 하루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라워했다.
생각해보니 하루와 지금까지 짜장면을 먹어본 적이 없었다. 서에서 자주 먹으니 시켜먹지 않아서였다.
“진짜 정말 맛있습니다!”
하루는 입 주변에 짜장을 묻힌 채 엄지를 추켜 들었다. 매사에 소극적인 애가 먹을 때만큼은 아낌없이 표현한다.
해수는 나중에 하루에게 떡볶이를 먹여보자는 생각을 했다.
*
그날 밤, 해수는 하루와 함께 건물을 구경하는 겸해서 1층으로 갔다가 편의점에 들렀다.
“이곳은 과자 종류가 두 배는 더 많습니다.”
“그래, 과자도 사.”
띠링
그때, 종소리가 울리며 편의점 안으로 아이들 셋이 들어왔다.
중학생쯤 되어 보이는 여학생 한 명, 초등학생쯤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 둘이었다.
열한 시가 다 되어가는 늦은 밤에는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남자아이들이 헤헤거리면서 과자 코너에 가서 한참을 신중하게 골랐다.
열정적으로 고르던 하루는 아이들의 난입에 살짝 뒤로 빠졌다.
그렇게 5분 넘게 고민하다 고른 게 과자 하나씩, 여학생은 주방 세제를 샀다.
여학생은 동생들이 고른 과자를 보다가 조금 부피가 큰 과자를 보고는 미간을 좁혔다.
“이거 얼마에요?”
삑
“3천 원이네.”
“감사합니다.”
여학생은 그것을 다시 남동생에게 주며 말했다.
“다른 걸로 골라와.”
“이거 먹고 싶은데...”
“누나랑 약속했어? 안 했어?”
“아 알겠어!”
남동생은 화난 듯이 쿵쿵 바닥을 찍으며 걸어가 작은 과자를 골랐다.
그러고는 계산할 때 아르바이트생이 도시락과 삼각김밥을 싸서 여학생에게 주었다.
유통기한이 오늘 12시를 넘어가면 지나는 것들을 받는 것이다.
“여기.”
“감사합니다. 인사.”
“감사합니당~오예르 불고기 도시락”
해수와 하루는 그들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편의점을 나서서 빌딩 출입구로 나간다. 예상대로 이 건물에 사는 아이들은 아니다.
주거공간이 7층부터 10층까지인데, 10층을 제외하고는 한 층당 4개의 집이 있고, 40평이 넘는다.
입주자 전용 엘리베이터도 있어서 집값이 비싼 편이다.
아이들이 이곳에 사는 것이 아니면서 굳이 여기 편의점에 오는 이유는 아마도 도시락과 김밥을 챙겨주기 때문인가?
*
다음날, 해수는 같은 시간에 집을 나가려 했다. 그러자 하루가 따라 일어났다.
“어디 가십니까?”
“편의점.”
“저도 같이 가고 싶습니다.”
하루도 은근히 그들이 신경 쓰였던 듯하다. 잔인한 손 속에 반해 이런 걸 보면 마음씨는 좋은 듯하다.
그러나 그날은 아이들이 오지 않았다. 어제만 우연히 본 건가 싶었는데, 다음날에는 왔다. 이틀에 한 번씩 오는 것이다. 동생들 없이 여학생 혼자 올 때도 있었다.
편의점 종업원은 몇 번이나 같은 시간에 와서 어색하게 어슬렁거리는 해수와 하루를 의심스러운 눈으로 보았다.
“저기요. 뭐하시는 분들이세요?”
하루는 당황하여 못 들은 척 스타킹을 고르고, 해수는 오해할 만하다는 것을 깨닫고 신분증을 보여주었다.
“경찰입니다. 여기 빌딩에 살기도 하고요.”
“아... 경찰이 왜? 쟤들 뭐 잘못한 거 있어요?”
“아니요. 저 아이들 잘 아십니까?”
“잘은... 몰라요. 일부러 뭐 물어보지도 않고요.”
상처받을까 하여 조심하는 거다. 종업원의 작은 호의가 느껴졌다.
“아는 것만 말씀해주시겠습니까?”
“어... 부모님 없이 사는 것 같다는 거? 그리고 도시락이랑 그런 건 사장님이 챙겨주래서 챙겨주는 거에요. 그거 말고는 진짜 아는 게 없네요.”
“그렇군요...”
해수는 편의점에서 나오자마자 구실장에게 전화를 했다.
-네 신사장님? 입주하셨죠? 축하합니다. 집들이는 근데 대체 언제 합니까?
“집들이보다는, 리드 빌딩 1층에 편의점 월세입니까?”
-음... 네, 그때 사장님 말씀대로 빌딩 매매하면서 10프로 낮춰줘서 90만 원이네요.
“월세 절반으로 내려주세요.”
-예? 갑자기요?
“그만큼 좋은 일 하시는 것 같네요.”
-아하, 좋네요. 알겠습니다.
하루는 해수의 뒷모습을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
다음날, 출근하자마자 팀장이 두 팔 벌려 반겼다.
“우리 신스타! 아주그냥 신스타 때문에 강진서가 핫해 핫해”
“그러게, 오죽하면 여기로 전화도 온다. 신형사 팬인데 가면 만날 수 있냐고, 내가 사고 치면 만날 수 있다고 했어.”
“야야 그러다가 진짜 일 친다. 그냥 오라 그래, 그래도 되지?”
해수는 자리에 앉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뭐.”
팀장이 해수의 책상에 칸막이를 붙잡고 얼굴을 내밀었다.
“요즘 인터넷에서 우리 돌격이가 워낙 핫한가 봐, 경찰 학교에서 특별 교사로 초빙까지 왔다.”
특별 교사라는 말에 막내가 벌떡 일어나 쌍 엄지를 추켜 들었다.
“역시 선배님! 멋지십니다!”
해수는 손을 휘휘 저어 그를 앉히고는 팀장에게 물었다.
“특별 교사는 뭡니까?”
“가끔 현장 경험 많은 엘리트 형사 불러서 한 2주? 한 달인가? 있으면서 현장 얘기도 하고, 실제 제압술도 좀 가르쳐주고 하는 거야.”
“그렇군요. 꼭 가야 합니까?”
“거절해도 되는데, 나는 우리 돌격이가 다녀왔으면 좋겠다. 내가 경찰 학교에서 특별 교사 보고 눈깔 돌아서 형사 지원한 거거든, 형사 지원자 많아야 우리가 편해지지.”
“음... 듣고보니 그렇군요.”
“편하게 생각해봐, 한 달 남았으니까.”
“예.”
해수는 일하다가 문득 편의점 아이들이 떠올라 오갱에게 물었다.
“소년가장이 어떤 지원금을 얼마나 받는지 아십니까?”
“글쎄? 기초생활수급 금액이랑, 지방에서 지원금 조금 나오겠지 뭐, 그건 왜?”
“별 거 아닙니다.”
그는 바로 검색하여 기초생활수급 수령액을 확인해보았다.
“세 명이 110만원...”
강진시에서 주는 지원금은 30만 원, 총 140만 원 정도, 큰 금액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많이 모자란 금액도 아니다.
합리적인 의심이 든다. 제대로 못 받는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인가?
그때 팀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년가장 얘기하니까 생각나네, 우리나라는 경제수준에 비해 소년가장 복지가 엄청 허술해, 근데 그 이유가 뭔지 알아?”
오갱이 눈치 챘다는 듯이 미간을 좁히며 대답했다.
“투표권?”
“맞아, 정치인들이 소년가장 돕는다고 해봤자 표가 안 올라가니까 그럴 바에 노인들 돕는다고 하는 거지.”
“씁쓸하군요.”
해수는 아이들에 대해 조금 더 조사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늦은 밤, 리드 빌딩 입구.
머리를 노란색으로 염색한 고등학생쯤 되어 보이는 사내 셋이 오토바이에 기대어 있다.
열한 시가 되니 중학교 교복을 입은 여학생이 모습을 드러냈다.
“쟤야?”
“발육이 괜찮네.”
노란머리에 코에 피어싱을 한 사내가 혓바닥으로 윗입술을 쓸며 여학생에게 다가갔다.
“야.”
여학생은 멈칫하고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필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그녀는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살짝 뒷걸음질을 쳤다.
“오빠들이랑 잠깐 놀래? 용돈 줄게.”
“괜...찮아요.”
여학생이 모기처럼 작게 대답하고는 지나가려는데 사내가 손목을 잡아챘다.
“야야 누가 잡아먹어? 잠깐만 놀자니까?”
여학생은 손목이 아프지만 뿌리치지도 못했다.
그때, 가로등 불빛이 가려져 그늘이 드리워지며 저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랑 놀까?”
스윽
여학생보다 머리 두 개는 더 붙어있는 우락부락한 덩치의 남자, 해수가 모습을 드러냈다.
조폭 찜쪄먹는 인상과 자기주장 강한 몸에 피어싱 사내는 움찔하며 여학생의 손목을 놓았다.
“아,아저씨는 누구세요?”
“나? 얘 삼촌, 볼일 있어?”
“아,아니요. 가자.”
피어싱 사내가 다급히 뒤돌아서 걸음을 옮기자 해수가 그의 뒤를 바짝 쫓았다.
“어허, 갈 땐 가더라도 할 일은 해야지, 벽에 붙어서 한 줄로 서자.”
“아, 아저씨가 뭔데요?”
“나? 얘 삼촌인데 경찰이야, 너희처럼 밤늦게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선도할 의무가 있지, 똑바로 서, 주머니에서 손 빼고.”
“아... 진짜...”
반항 가득한 눈빛에 삐딱한 자세를 취했지만, 해수와 눈이 마주치면 내리깔고 자세도 바로잡는 것이 분노조절 잘하는 청소년들인 듯했다.
해수는 그들의 이름과 전화번호, 사는 곳까지 적고 보내었다.
뒤돌아서니 아직 그 자리에 있던 여학생이 움찔했다. 도와줬지만 경계하는 것은 당연하다.
“안녕, 아저씨 경찰 맞아, 여기 살아.”
해수가 경찰 배지까지 보여주며 그녀를 안심시켰다.
오늘은 교복을 입었기에 명찰을 보고 이름을 알 수 있었다.
‘김지안’
김지안은 고개를 미세하게 끄덕였다.
“몇 번 봤어요. 예쁜 언니랑 같이 있는 거...”
“아, 그래.”
지안이 고개를 깊이 숙였다.
“고맙습니다.”
해수가 마주 고개를 끄덕이자 말없이 들어가 편의점으로 향했다. 편의점에 가보니 하루가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누가 봐도 어색해보인다.
“여기서 뭐해?”
“아, 네, 집주인님 기다렸습니다.”
“그랬구나, 편의점에서.”
지안이가 도시락을 받고 나가는 길, 해수와 하루는 그녀를 따라나갔다.
“시간 되면 아저씨랑 얘기 좀 할까?”
“...네.”
그녀는 아까 일이 있어서인지 크게 경계하지는 않았다.
해수와 하루, 지안이는 빌딩 로비 한쪽 구석에 마련되어 있는 휴식 공간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전에는 동생들하고 같이 오던데”
“동생들이 자고 있을 때는 혼자 와요.”
“그렇구나, 나이가 어떻게 돼?”
“저는 열 네 살이요. 동생은 열 살, 막내는 일곱 살이요. 할머니랑 같이 살았는데 2년 전에 돌아가셨어요.”
지안이는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지 준비된 듯이 술술 나왔다.
해수의 미간이 살짝 좁혀졌다. 2년 전이면 막내는 다섯 살, 한창 손이 많이 갈 때다.
뼈아픈 사정인데 담담히 말하는 표정에 더욱 가슴이 아팠다.
“어디 살아? 월세가 비싼가?”
“저기 길 건너요. 월세는 고모가 내서 몰라요. 용돈도 고모가 주셔요.”
순간 더럽고 추잡한 느낌이 스쳤다. 해수가 뭐라 질문을 잇기 전에 지안이 일어섰다.
“저 동생들 깨기 전에 가야 해서, 안녕히 계세요.”
“어, 그래.”
해수는 지안이를 잡을 수 없었다. 담담함 속에 깊게 사무친 슬픔과 지침이 묻어난다.
하루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지안이의 뒷모습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
다음날, 경찰 정보망으로 김지안을 검색해보았다.
고모가 보호자로 들어가 있고, 아이들 모두 고모와 같이 사는 것으로 되어있다.
그런데 고모의 주소지가 리드 빌딩이 있는 고암동이 아니라 용수동이다.
해수는 퇴근하자마자 바로 지안의 고모 집을 찾아갔다.
그곳에는 커다란 감자탕 가게가 있고, 뒤쪽에 꽤 좋은 단독주택이 붙어 있었다.
구린내가 풀풀 난다. 해수가 가게로 발을 옮기려고 할 때, 저쪽에서 지안이 오는 것을 보고 재빨리 숨었다.
‘여기 사는 건가?’
전에 말했던 집 위치가 거짓말이고 여기에 사는 것이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때, 지안이 감자탕 가게 앞에서 가만히 서서 몇 분간 있다가 문을 열고 들어갔다.
끼익
그러고는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지안이 어떤 여인에게 붙들려 나왔다. 대충 보아도 가녀린 팔뚝이 쎄게 잡혀 있다.
그녀는 가게 마당에 지안을 내팽개치고 표독스럽게 소리쳤다.
“내가 여기 오지 말랬지? 몇 번을 말해야 알아 쳐들어!”
지안은 팔뚝을 매만지며 작게 말했다.
“지원이 병원비가 아직...”
“준다고 했잖아! 그걸 못 기다려? 그러게 누가 그딴 일로 병원 가래? 뼈는 원래 다 가만히 있으면 붙어! 왜 쓸데없이 병원을 가고 지랄이야?”
“그래도, 계속 아파하니까...”
“이년이 이제는 싸가지없이 말대꾸를 하네?”
“죄송합니다.”
그때 가게 문이 거칠게 열리며 한 남자가 나왔다. 부리부리한 눈이 딱 보아도 다혈질로 보였다.
지안은 그 남자가 나올 때부터 시선이 고정되어 있었다. 보자마자 눈에 띄게 불안해하며 뒷걸음질까지 친다.
남자는 성큼성큼 무섭게 다가가 망설이지도 않고 손을 번쩍 들어 올려 지안의 따귀를 때렸다.
쩌억-!
지안의 가냘픈 몸은 그 우악스러운 따귀에 단번에 쓰러졌다.
“내가 여기 얼씬도 하지 말랬지? 니가 아직 덜 처맞았구나?”
“여보, 여보 누가 봐요. 그만 해 그만.”
“씨발 너 한 번만 더 눈에 띄어봐, 아주 그냥 중국에 팔아버릴 테니까, 알아들어?!!”
지안은 고개를 떨구고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고모는 남자를 들여보내고 다시 나와 지안에게 오만 원 권 다섯 장을 던졌다.
“아주 그냥 돈 잡아먹는 귀신이 따로 없어, 받아먹으면서 미안하지도 않니? 좀 아껴 써!”
고모가 들어가고, 지안은 그대로 한참을 가만히 있다가 돈을 줍고 일어났다.
해수는 지안의 그 쓸쓸한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윽고 그녀가 적당히 멀어지자, 걸음을 옮겨 감자탕집 안으로 들어갔다.
< #57. 편의점 삼남매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