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511화 (511/517)

- 21권 19화

519화

마음 한편에서 계속해서 분노라 는 감정이 치솟고 있었다.

그렇기에서준은 어느 때보다도 차갑고 이성적으로 생각해나가고 있었다.

‘무작정 뛰쳐나가서는 안 돼.’

현재 몸 상태는 절대 좋다고 말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육신은 어느 정도 회복되었지만 정신에 입은 타격은 쉽사리 회복되

지 않고 있었다.

‘사내와의 만남, 과거의 기억으로 인해 너무 큰 충격을 입었어.’

그리고 신의 경지에 오른 이후 기본적인 힘의 근간은 정신, 의지 였다.

지금 고대 신에 올라있다 할지라 도 마찬가지다.

서준이 가진 힘의 근간은 욕망, 정신에서 나오는 힘이라는 것이었다.

때문에 육신의 부상보다 정신의 타격이 더욱더 뼈아프게 다가올 수 밖에 없었다.

‘지금 상태로는 기껏해야 고대의 존재 하나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 에 불과하겠지.’

동족들의 힘을 흡수해낸 니오그 타와 전면전을 붙게 된다면 승산이 전혀 없다는 말이었다.

‘조바심을 낼 필요는 없어.’

이미 스승, 위지강이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다.

우주 내에서도 손꼽히는 강자인 만큼 절대로 쉽사리 패배하지는 않 올 것이다.

어느 정도 시간은 벌 수 있다는 말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여유를 부릴 생 각은 추호도 없었다.

‘이기실 수는 없을 거야.’

위지강이 강하긴 하나, 하스터는 고대 신의 자리에 올랐다 해도 과 언이 아닌 존재였다.

승기를 거머쥐기에는 버거울 것 이다.

감히 추측하건대 시간을 벌어주 는 것이 전부일 거다.

‘스승님이 어렵사리 벌어 준 시 간을 허무하게 소비해서는 안 돼.’

만반의 준비를 끝마친 후 전투에

참전해야 한다.

‘상대는 고대 신에 근접해 있는 존재다.’

아니, 어쩌면 고대 신의 자리에 올랐을 수도 있었다.

심지어 인질로 서연이 잡혀 있는 상황이었다.

동시에 사살 또한 해서는 안 되 었다.

‘피치 못할 경우 죽일 수밖에 없 겠지만……

가능하다면 살려서 데려가야 한 다.

이렇게 까다로운 조건들이 붙어 있는 만큼 한 치의 실수도 존재해 서는 안 된다.

‘확실하게 제압해낼 수 있을 만 한 막강한 힘이 필요해.’

다행히도 서준에게는 그 정도의 힘을 얻어낼 방도가 존재했다.

‘과거의 기억.’

물론, 부상을 입은 상태인 만큼 머릿속으로 알고 있다고 해서 힘을 다룰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기에서준은 곧장 선계로 이 동했다.

그곳에는 일반적인 공간보다 10 배는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는 공간, 옥황이 가호를 부여하여 만들어낸 방이 존재했기 때문이었다.

‘기억과 경험은 충분해.’

하지만 그를 떠올리고, 습득할 만한 시간이 부족할 뿐이다.

이를 달리 말하자면 시간만 있다 면 압도적으로 강해질 수 있다는 말이었다.

물론, 알고 있다고 해서 걸을 수 있는 것이 아닌 만큼 과거의 힘을 단시간에 되찾아 내는 일은 결단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다른 길은 존재치 않는 다.

아니, 애초에 쉬운 길만을 걸어 온 적이 없었다.

‘반드시 해낸다.’

결의를 다진 서준은 망설임 없이 방 안을 향해 걸음을 내딛었다.

*

누군가를 돕는다.

항상 지배자로 군림해온 위지강 에게는 너무나도 어색한 일이었다.

‘애초에 누군가를 도울 필요가 없는 삶이었지.’

천마라고 칭송받던 세계에서 살 아온 위지강은 오히려 폭군에 가깝 다고 할 수 있었다.

원하는 것을 취해냈고, 바라는 것을 이루어냈다.

순간의 여흥들로 감정을 채워나 갔던 적이 있었다.

허나 결국 공허하게 비어버린 감

정을 채워낼 수는 없었다.

그렇게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며 수십, 수백 년을 보냈을 때였다.

자연스레 점점 더 감정은 마모되 어갔다.

이를 인지한 순간부터 외로움과 권태라는 감정에 지지 않기 위해 노력을 했다.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고된 수련 을 이어오며 지독한 삶을 버텨냈다.

그렇게 다시 수백 년이란 시간을 보냈을 때였다.

계속되는 부단한 노력에도 죽어 가고 있는 감정을 되살릴 수는 없

었다.

오히려 더욱더 고독해져간다.

강한 힘을 얻어갈수록 권태는 더 욱더 커져간다.

스스로가 생각하기에도 정신이 무너져가고 있음을 인지한 순간이 었다.

난생처음 보는 생명체가 찾아왔 다.

‘위지율.’

처음 만남은 다소 과격하다고 볼 수 있었다.

당시 위지강은 감정이 마모되어

있던 만큼 인간이라 보기 힘든 존재였다.

그저 싸움을 위해 살아온 만큼 곧장 충돌로 이어졌다.

수호룡미란 존재와의 전투, 결단 코 쉽지 않은 싸움이었지만 쉽사리 패배하지는 않을 것이다.

위지강은 지배자로서 수백 년간 을 군림을 해온 만큼 끊임없는 도 전을 받아왔다.

때문에 전투는 너무나도 익숙한 것이었다.

일주일이 넘는 시간 동안 공방을 주고받았다.

허나, 결국 벽을 넘어설 수는 없 었다.

위지강은 비참한 최후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허나 기이하게도 위지율은 목숨 을 거두지 않았다.

도리어 자신의 주인임을 인정해 주고 복종되는 것을 선택했다.

당연히 거부하려 하였지만 패자 에게 주어지는 선택권은 없었다.

어쩔 수 없는 계약이 체결되었다.

짜증이 나는 상황이었지만 한편

으로는 행복하기도 했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수 백 년간 지속되어왔던 권태가 무너 졌다.

아무런 의미 없던 삶에서 위지율 이란 목표가 생겨났다.

세상이 본래의 색을 되찾았다.

물꼬가 트이기 시작하자 길이 열렸다.

자연스레 잃어버렸던 감정들이 되살아났다.

행복, 슬픔, 그리움이라는 감정들을 하나둘씩 되찾아갔다.

허나 마냥 행복하기만 삶은 아니 었다.

고대의 존재들에 의해 아끼던 신 하들과 차원을 잃었다.

감정을 잃은 상태였다면 모를까, 되찾은 감정은 위지강에게 엄청난 고통을 선사했다.

제정신으로 버틸 수 없었다.

광인이 되어 미쳐 날뛰었다.

당연히 모두가 등을 돌렸다.

허나 단 한 명, 위지율은 그 순 간에도 자신을 보듬어주었다.

아직까지 인간성이 남아있을 수

있었던 것은 옆에 남아있어준 수호 룡, 위지율의 도움 덕분이라 할 수 있는 것이었다.

‘아니, 위지율이 없었다면 지금까 지 살아있을 수도 없었겠지.’

그런 그녀가 눈물을 흘리며 부탁 을 했다.

‘서연이를 구해 달라.’

굳이 직접적으로 부탁을 하지 않 더라도 제자, 한서준과 관련된 일 인 만큼 나섰을 것이란 걸 알고 있었다.

‘그런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부 탁올 해왔다.’

그만큼이나 간절하다는 것이었다.

위지율이 괴로워하는 것을 상상 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이 느껴졌다.

심장이 요동쳤다.

난생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다.

때문에 위지강은 전력을 다하여 수색을 가하고 있었다.

이런 부단한 노력 덕분일까?

고작 하루, 짧다고 말할 수 있는 시간에서연의 흔적을 찾아낼 수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쳐들어가고 싶었지만 한서연이라는 인질이 잡 혀있는 상황이었다.

“섣불리 움직여서는 안 된다.”

압도적인 힘으로 제압해내야 한 다.

카터와 함께 동행하고 있긴 하나 니오그타는 수없이 많은 동족을 섭 취해 힘을 증폭시켜낸 괴물이었다.

현재의 전력에 대해서 냉철하게 머릿속으로 그려 낸 위지강은 고개 를 내젓는다.

‘불가능하다.’

그게 아니라면 틈을 노리다가 한 번에 파고들어야 한다.

허나 이 또한 좋은 생각은 아니 었다.

그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었다.

‘어렵군.’

아무리 머리를 굴려 보아도 특별 한 방도가 떠오르지 않았다.

‘하는 수 없군,’

회색빛으로 물들어 있는 세계를 바라보고 있는 위지강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내가 최대한 시간을 끌어보도록 하지.”

간결한 말이었지만 카터 또한 같 은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곧장 위 지강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연합에 이곳의 위치를 전하겠습 니다.”

“어중이떠중이들은 필요 없다, 제자 놈에게 소식을 전해라.”

고개를 주억인 카터는 망설임 없 이 공간이동 마법을 펼치며 자취를 감춘다.

그 모습을 확인한, 위지강은 망 설임 없이 몸을 날려 니오그타의

부정이 가득 차 있는 차원을 향해 달려간다.

허나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후웅-!

부정이 일어나며 위지강의 육신 을 밀어낸다.

“알고 있었나 보군.”

말을 끝맺기 무섭게, 부정의 덩 어리에서 니오그타의 신형이 모습 을 드러낸다.

“그토록 노골적인 살기를 홀리고 있는데 모를 리가 있을까.”

“그렇다면 왜 찾아왔는지도 알겠

군.”

“정복왕의 사도를 데리러 온 것 인가?”

“대화가 간편해서 좋군, 내놓도 록 하여라.”

당당한 위지강의 태도에 니오그 타의 입가에 코웃음을 친다.

“어리석군, 굳이 붙어 보지 않아 도 힘의 차가 역력한 것을 알 수 있을 텐데?”

“무릇 싸움이란 가진 힘이 전부 가 아님을 모르나 보군.”

자세를 다잡고 있는 위지강의 기 세가 변화한다.

“지금은 기분이 좋으니 마지막 경고를 해주지, 얌전히 물러난다면 특별히 살려주도록 하마.”

“내가 어떤 선택을 내릴 것이라 생각하나?”

니오그타의 시선이 가늘어지는 순간, 위지강의 신형이 흩어진다.

삽시간에 지근거리까지 접근해낸 그의 주먹이 시야를 가득 메운다.

가벼이 내뻗는 일권처럼 보이지 만, 수많은 무의 묘리가 담긴 주먹 이다.

무를 갈고닦은 존재라면 경외심 을 느낄 수밖에 없는 훌륭하면서도 위협적인 주먹이었지만, 그를 마주 하고 있는 니오그타의 얼굴에는 조 금의 미동도 존재치 않았다.

“우리에게 패배했던 과거의 기억 을 잊은 것인가…… 귀찮은 짓을 하는군.”

고개를 내저은 니오그타가 가볍 게 촉수를 휘둘러내며 위지강의 주 먹을 흘려낸다.

당당하게 내지른 공격이 실패로 돌아갔다, 허나 위지강의 눈동자에 도 흔들림은 존재하지 않았다.

“기억하고 있기에 싸우는 것이 지.”

“우둔한 놈.이군.”

니오그타의 육신에서 쏘아진 촉 수들의 모습을 확인한 위지강의 눈 매가 가늘어진다.

‘ 강하다.’

촉수 하나하나에 모두 고대의 힘 이 담겨 있었다.

모든 촉수들이 방금 전 뻗은 일 권과 비슷한 위력을 담고 있다 해 도 과언이 아니었다.

허나 가장 놀라운 점은 이마저도

니오그타가 품은 힘의 일부분에 불 과했다.

‘멀리서 보았을 때보다 더 강력 하다.’

차원을 뒤덮고 있던 부정으로 인 해 내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을 뿐이었다.

눈앞에서 마주하고 나자 확신할 수 있었다.

만약 니오그타가 작정하고 부정 을 모두 쏟아내게 된다면 얼마 버 텨내지 못할 것이다.

허나 기이하게도 니오그타는 품 고 있는 부정들을 쏟아내지 않고

있었다.

‘무슨 꿍꿍이를 가지고 있는 것 이냐?’

니오그타 또한 한서준이 고대 신 의 자리에 올랐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서준이 이곳에 도착한다면 자신 이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알고 있 다는 말이었다.

‘필패할 것이 분명한데.’

그런데도 힘을 아껴가며 여유를 부리고 있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더욱더 불안했다.

‘저 영악한 존재가 아무런 이유 없이 이런 태도를 보일 리는 없다.’

어떤 노림수를 가졌는지 알아내 고, 막아야 한다.

‘처음부터 전력으로 간다.’

위지강의 몸에서 치솟는 묵색의 기운에 항시 여유로웠던 니오그타 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지기 시작 했다.

차원을 휘감고 있던 부정들이 우 주로 치솟아 오르며 치솟는 묵색의 기운을 밀어내기 시작한다.

쿠구궁-!

흡사 해일과 같이 몰려드는 부정 의 힘에 위지강은 다급히 팔과 다 리를 놀린다.

쾅-!

주먹과 함께 내뻗어진, 묵색의 기운이 부정의 기운을 밀어낸다.

분명 부정의 힘이 더욱더 많고 강력했는데 승기를 잡아냈다.

자연스레 위지강의 입가에 비릿 한 미소가 흐른다.

“……되도 않는 허세를 부리고 있었군.”

지금 니오그타는 부정의 힘을 제 대로 다루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당장 그 이유에 대해서는 알 수 없었다.

‘짐작 가는 것이 한 가지 있긴 했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위지강은 전력 을 쏟아부어야 했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