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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506화 (506/517)

- 21권 14화

514화

이후 서준의 육신의 일부가 껍질 이 갈라지듯 떨어져나가기 시작한 다.

쩌저적-!

그 안에서부터 솟아난 것은 회색 빛의 혼돈이다.

홉사 육신의 형상을 한 혼돈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분명 육신이 완벽히 혼돈에 물들 어 있으나, 더 이상 혼돈은 서준의

정신을 침식시키지 않는다.

그렇다고 자아를 빼앗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구태여 그럴 이유가 없기 때문이 었다.

진정한 혼돈은 일반적인 혼돈처 럼 마구잡이로 주변을 잠식하거나 포식하는 힘이 아니다.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스스로를 증명해낼 수 있었다.

그렇기에서준의 육신이나 정신 을 탐할 필요가 없었다.

우우웅-!

떨림을 토하며, 아지랑이가 피어 오르기 시작한다.

진, 혼돈.

태초 혼돈의 시대 때부터 존재했 던 힘의 위용을 마주한 하스터의 가슴 한편에도 전율이 일어나고 있었다.

‘진정한 고대 신의 탄생이군.’

무수히 드넓은 우주의 시작점이 라 할 수 있는 진, 혼돈의 힘을 다 루는 것은 그야말로 진정한 고대 신의 탄생이라고 일컬을 수 있었다.

심지어 서준은 진, 혼돈을 빚어 냄과 동시에 육신으로 받아들여냈 다.

두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가 없 었다.

고작 100년도 안 산 인간이 이 룩할 수 없는 압도적인 업적을 우 주에 선보이고 있었다.

순식간에서준의 육신이 변화하 며 몇 계단이나 되는 격이 더 쌓아 올려진다.

‘ 대단하군.’

하스터는 그 모습을 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드넓은 우주에 스스로의 존재를 각인시켜 낸 진, 혼돈이 새로운 주 인을 맞이하고 있다.

그를 따라 우주가 공명을 하고 있다.

지금 고대 신이라 불린 존재들 또한 진, 혼돈을 마주하고 받아들 였을 때 이러한 위용을 보였을까?

본인의 성장을 보지 못한 하스터 로서는 알 수 없었다.

‘더 이상 싸울 이유가 없겠군.’

이미 한서준이 다루는 힘은 일반 적인 혼돈의 규격을 벗어났다.

모든 것을 부숴내고, 잡아먹기만 하려는 혼돈을 뛰어넘으며 홀로 고 고히 존재할 수 있는 힘이 되었다.

적어도 혼돈에 휘말려 미쳐 날뛸 일은 없어졌다.

심지어 한서준이 품고 있는 욕망 또한 파멸이나 포식 같은 것도 아 니었다.

비록 짧은 전투였지만 많은 혼돈 을 이끌어낸 만큼 하스터는 서준의 욕망을 확실하게 보았다.

‘승리에 대한 집착.’

이는 애초에 하스터가 서준을 위 험하다고 판단했었던 부분의 대다

수가 사라진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심지어 한서준에게는 소중한 것 들이 많았다.

‘지구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이라 고 했나……

소중한 것이 있는 자는 쉽사리 부정적인 감정을 품지 않는다.

‘더 이상 한서준을 죽여야 될 이 유가 없는 것 같군.’

아니, 애초에 싸운다고 해서 이 길 수 있을까?

진, 혼돈을 다루고 있는 서준은 하스터와 동급 혹은 그 이상의 힘

을 가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 었다.

‘싸우게 된다면 함께 공멸하겠 지.’

입가로 헛웃음이 흘렀다.

그러나 하스터는 서준에게 아무 런 말을 건네지 않았다.

그저 쥐고 있던 검을 휘두르며 서준을 향해 달려 나갈 뿐이다.

뒤이어, 굉음이 연달아 일어나며 공명음이 머리를 울린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공방 속, 승 리만을 갈망하는 고대 신, 한서준 의 괴성에 우주가 뒤흔들린다.

맞서는 하스터의 혼돈 역시 더욱 더 강렬해지며 서준을 압박한다.

어느덧 주고받은 공방의 수가 억 을 넘어서고 있었다.

회백색으로 물든 주먹이 세계를 뒤틀어내고, 갈라내며 매서운 속도 로 쏘아진다.

자연스레 하스터의 눈이 동그래 진다.

‘ 이건......

피할 수가 없는 공격이다.

붉은 피가 검은 우주를 물들인

싸움의 균형이 무너지기 시작한 다.

처음 타격을 허용한 뒤로 두 번, 세 번, 네 번, 다섯 번 계속해서 자 잘한 상처가 늘어갔다.

하스터는 계속되는 공세에 또 한 번 감탄을 터트렸다.

갑작스럽게 서준의 공격을 피할 수 없게 된 이유는 간단했다.

‘애초에 피할 수가 없는 공격이 다.’

세계를 가른다는 것, 시공간을 찢어내며 원하는 목적지에 타격을 가한다는 말이다.

어떤 방법으로 피해내든, 어디에 있든 서준이 바란다면 피해낼 수가 없는 것이다.

법칙 자체를 완전히 어지럽히고, 뒤틀어낸 힘.

이 말도 안 되는 공격들을 서준 은 실시간으로 쏟아내고 있었다.

온전한 이성을 가지고 펼치는 것 은 아닌 듯했다.

‘본능적인 움직임.’

승리를 위한 욕망이 이끌어 낸 진, 혼돈이 서준에게 규칙 자체를 비틀어 낼 수 있는 초월의 힘을 선 사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에서 진, 혼돈을 다루는 고 대 신이라…… 정복왕을 뛰어넘는 괴물이 탄생하는 건가.’

하스터의 입가에 헛웃음이 흐른 다.

어이가 없지만 아직 한서준은 본 인의 힘을 완벽히 이해한 것은 아 니다.

아마 이 싸움이 끝난 이후, 서준 은 지금의 경지를 다시 소화해내지 못할 터였다.

현재 한서준이 다루는 힘은 애초 에 한계를 넘어선 것, 말 그대로 초월의 힘을 다뤄내고 있는 것이다.

승리를 향한 강한 욕망, 손에 차 고 있는 저 수투의 도움이 합쳐져 서준을 초월의 경지로 밀어넣어 줬 기에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지금 이 순간의 경험이 아무런 의미가 없어 지는 것은 아니었다.

‘길을 본 만큼 금세 닿을 수 있 겠지.’

어찌 되었든 스스로가 도달했던 경지이며, 그 순간 힘을 다뤄내보 았다.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 분명 하다.

‘머지않아서 괴물이 되겠군.’

하스터의 입가에 헛웃음이 흐르 고 있을 때, 회색빛의 기운이 점점 더 강렬해지며 하스터의 숨통을 조 여 온다.

‘잘하면 내 목이 달아날 수 있겠 어……

그럼에도 하스터는 물러나지 않 았다.

여기서 하스터가 적의를 거두고 물러나게 된다면, 저 승리를 향한 욕망은 사라질 것이다.

제멋대로 한서준을 판단하고, 죽 이려 했던 것에 대한 미안함의 표

현이다.

‘빚을 얹어놓고 사는 건 그리 탐 탁치 않단 말이지.’

주고받는 공방 속, 속으로 스스 로의 행동에 대해 정한 하스터가 시공간을 가르며 쏘아지던 공격을 막아낸다.

챙-!

절대로 빗나갈 수 없던 공격이 막힌 것이다.

처음 당할 때는 다소 당황스러운 공격이었지만 막아내는 방법은 간 단했다.

‘나 또한 시공간에 개입을 하면

되지.’

상대가 시공간을 가르는 공격을 휘두른다면 마찬가지로 시공간에 개입을 하면 된다.

어려울 것도 없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하스터 또한 진, 혼돈을 다룰 수 있는 존재였다.

하나 이성을 잃은 서준은 놀라운 상황에도 당황하지 않고 승리를 거 머쥐기 위해서 끊임없이 나아간다.

‘펼쳐내 보거라, 네 욕망의 전부

그리하여 단 한 번도 패배해본 적이 없는 고대 신, 하스터에게 승

리를 거머쥐어 가는 것이다.

‘쉽게 내어주지는 않을 것이다.’

검과 권, 서로의 전력이라 할 수 있는 두 개의 힘이 어두운 우주에 찬란한 빛 무리를 홑뿌리며 거대한 충돌을 벌였다.

서연은 고개를 들어 하늘 위, 우주를 응시한다.

검게 물들어 있는 세계에서 두 개의 회색빛 기운들이 충돌하며 빛의 파문을 퍼뜨린다.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으면 저 도 모르게 입이 벌어지고 있었다.

“ 맙소사.....♦”

어떤 싸움을 하고 있을지 짐작 조차 가지 않을 정도의 고차원적 인 싸움이다.

고된 싸움이라는 것은 확실했지 만 함부로 참전을 할 수가 없었다.

‘도움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짐만 될 거야.’

아마 근처로 접근하는 순간, 혼 돈에 휘말려 끔찍한 죽음을 맞이 할 것이다.

실제로도 지금 우주에서 회색빛 기운들이 충돌할 때마다 일어나는 여파로 작은 별, 행성들이 혼돈에 집어삼켜지며 자취를 감추고 있었다.

절로 경외심이 일어났고, 동시 에서준에 대한 걱정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무사히 돌아와야 해.’

서연이 속으로 서준의 안전을 빌고 있던 순간이었다.

이런 간절한 기도가 하늘에 닿 은 덕분일까?

계속해서 이어지던 힘의 충돌이 멈춘다.

끊임없이 일어나던 빛의 파문 또 한 갑작스레 자취를 감춘다.

갑작스러운 상황의 변화에서연 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대체 어떻게 된 거지?’

분명 계속 바라보고 있었지만, 일대를 뒤덮고 있는 방대한 양의 혼돈 때문에 확실하게 내부를 들여 다볼 수가 없었다.

자연스레 걱정스러운 마음이 치 솟기 시작한다.

누구보다도 믿음직한 사람이었지만 상대가 상대인 만큼 이번만큼은 걱정을 감출 수가 없었다.

‘무사한 거 맞지?’

긴장감에서연의 목울대로 마른 침이 꿀꺽- 삼켜질 때였다.

어둠뿐인 우주에서 두 개의 신형 이 떨어져 내린다.

직접적으로 전투를 확인한 것은 아니었다.

허나 갑작스레 멈춘 충돌, 떨어

지는 신형.

이 두 가지만으로 싸움이 끝났 다는 것을 알기에 충분했다.

승자가 나왔다는 것이다.

‘제발......!’

간절한 기도가 하늘에 닿은 덕 분일까?

정말 다행히도 개운한 표정과 가벼운 동작으로 지상에 안착하고 있는 신형은 촉수를 달고 있는 괴 물의 형상이 아니었다.

익숙한 신형, 오빠인 한서준의 모습이었다.

“하아…… 다행이다.”

서연의 입에서 안도의 한숨이 흘러나온다.

허나 이런 안도는 얼마 가지 못 했다.

“저건......

서연의 두 눈동자가 거세게 떨 리기 시작한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황 색의 로브를 걸친 존재 또한서준 과 마찬가지로 입가에 미소를 지 은 채로 천천히 낙하를 하고 있었다.

‘승자가 나온 게 아니었어?’

당황스러운 상황이었지만 이럴 때일수록 침착해야 한다.

서연이 두 눈을 빠르게 굴리며 다가오고 있는 둘의 상태를 살폈다.

‘둘 다 부상이 심해……

우주 전체가 뒤흔들릴 만큼의 격 렬한 전투였던 만큼, 곳곳에 자잘 한 부상과 흔적이 눈에 크게 들어 오고 있었다.

하나 둘 모두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것은 아니었다.

‘대체 어떻게 된 거지?’

최악의 경우, 아직 전투가 끝나 지 않은 것일 수도 있었다.

‘만약 그렇다면.

서연의 눈매가 가늘어진다.

여차하면 참전하여 서준을 돕는 다.

큰 도움은 되지 못하겠지만 둘 모두 부상이 심한 만큼 작은 차이 가 승부를 가를 수 있을 것이다.

서연이 속으로 결의를 다지고 있 었지만, 기이하게도 서준과 하스터 는 더 이상 충돌을 벌이지 않았다.

‘뭐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서연의 고개가 젖혀질 때였다.

어느덧, 지상에 안착한 하스터가 잔잔한 미소를 흘리며 서준에게로 다가왔다.

“한서준, 네가 이겼다.”

그의 앞에 선 서준 또한 입가에 호선이 그려진 채였다.

“알고 있어.”

“뻔뻔하군, 아니, 생각해보면 그 럴 만한 자격이 충분하지.”

마지막 충돌, 서준이 다급하게 힘을 거두어들이며 제대로 결판을

내지 못했다.

이유는 전과 같았다.

우주가 뒤흔들릴 정도의 거대한 충돌이었던 만큼, 멀지 않은 거리 에 있는 지구가 큰 피해를 입을 수 도 있기 때문이었다.

때문에 더욱더 놀랍고 대단했다.

분명 완전히 이성을 잃은 상태라 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위기의 순간, 곧장 의식을 되찾 고 다급하게 힘을 거두어들인 것이 다.

뛰어난 자제력은 말할 필요도 없 었고, 혼돈을 다루는 능력 또한 발

군이라는 것이다.

직접적인 결판을 낸 것은 아니었지만 구태여 맞붙어 보지 않아도 결과를 알 수 있었다.

“더 싸울 마음은 없는 거지?”

“이미 충분히 증명해낸 만큼 무 의미한 싸움을 할 필요가 없지, 원 한다면 더 싸워줄 수는 있지만

“됐어, 나도 목적을 달성해서 싸 울 이유가 없거든.”

하스터는 서준을 판단하기 위해 서 싸웠다.

그리고 서준은 다른 고대 신들에

게 경고를 하기 위해 전투를 이어 갔다.

하지만 방금 전 충돌, 그리고 결 과로 인해 서로의 목적을 모두 달 성해내는 데 성공했다.

둘은 더 이상 싸움을 이어나갈 이유가 없다는 말이었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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