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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505화 (505/517)

- 21권 13화

513화

단순한 싸움이 아니다.

“다른 놈들한테도 확실하게 보여 줘야 되거든.”

이건 일종의 경고였다.

혹시나 다른 고대 신들이 품을 수 있는 생각의 싹을 잘라 내버릴 엄중한 경고.

결의를 내비친 서준이 고개를 돌 리어 하스터를 바라본다.

“그러니까 확실하게 결판을 내야

해.”

신형을 쏘아낸 서준의 주먹에서 기운이 폭발하며 다소 넋이 나가 있는 듯한 하스터의 가슴팍을 가격 한다.

콰광-!

일대에 요란하게 울려 퍼지는 굉 음과 함께 하스터의 신형이 벽면에 처박힌다.

요란했던 소리와 달리 치명적인 부상은 보이지 않았지만 서준은 조 금의 동요도 보이지 않았다.

애초에 타격을 가하기 위해 내지 른 주먹이 아닌 상대를 밀쳐내기

위한 공격이었다.

‘이런 넋 나간 놈을 상대로 이겨 봤자 아무 의미 없어.’

전하려는 경고가 제대로 와닿을 리가 없었다.

때문에 하스터가 정신을 차릴 수 있도록 충격만 준 것이다.

실제로도 다소 멍했던 하스터의 눈의 초점이 본래대로 되돌아온다.

그를 확인한서준의 입가에 미소 가 피어난다.

“이제 좀 정신이 드나 보네.”

“덕분에 정신을 차렸지.”

“보답으로 부탁 하나만 들어줬으 면 하는데.”

“부탁?”

“너는 어떨지 몰라도 나는 저 균 열이 너무 신경 쓰이거든.”

서준의 손가락이 행성의 한편에 위치한 차원의 틈새를 가리킨다.

“……걱정을 하는 건가?”

“소중한 사람들이 있는 곳인데 걱정이 안 되면 이상한 거 아니 야?”

두 눈을 휘둥그레 뜬 채로 서준 을 바라보고 있던 하스터가 헛웃음

을 흘린다.

“허, 도저히 종잡을 수가 없군.”

“그래서 들어줄 거야?”

“ 얼마든지.”

하스터가 손을 내저으며 차원의 틈새를 닫아냈다.

“이게 끝인가? 원한다면……

말끝을 흐리고 있는 하스터를 바 라보며 서준이 세차게 고개를 내젓 는다.

“이 정도면 충분해.”

“흐음……. 우선 자네 뜻을 존중 해주지.”

하스터가 뒷머리를 긁적이더니 기세를 일으킨다.

동시에 처음 격돌했을 당시 느껴 졌던 거대한 존재감과 압박감이 다 시 한번 전신을 억누른다.

역시 쉽지는 않은 상대였다.

허나 상관없었다.

수투를 통해 전달받은 정복왕의 힘이 존재했다.

물론, 정복왕의 힘 하나만을 믿 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혼돈.’

고대 신의 근간이자 현재 육신과

영혼을 이루고 있는 힘.

가장 혼란스럽지만 어떠한 기운 보다도 친숙하게 느껴진다.

‘여전히 혼돈을 정의할 수는 없 어.’

애초에 혼란스럽기에 혼돈인 것 이다.

허나 혼돈이 바라는 것을 이해하 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 그 자체라 할 수 있는 만 큼 어떤 것을 바라고, 무엇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인지 누구보다도 확실하게 알고 있었다.

애써 외면하려 했던 것들을 마주

하게 되자, 자연스레 감정들이 치 솟는다.

‘욕망.’

고대의 힘이 두려워 계속 억눌러 두었기 때문일까?

어느 때보다도 감정이 폭발하듯 이 치솟는다.

욕망을 일으켜내자 육신 깊은 곳 에 자리 잡은 힘들이 요동치기 시 작한다.

정신이 붕괴되어도 이상하지 않 을 정도의 욕망이 치솟는 순간, 고 양감과 힘이 전신에 차오른다.

끝은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의 본능적인 감정과 욕망이 계속해서 변화하고 뻗어나가듯, 전 신에 차오르는 고양감과 힘 또한 드넓은 우주, 무한에 가깝게 차오 르고 있었다.

‘이길 수 있어.’

어느덧, 서준은 강력한 하스터를 상대함에 있어서 조금도 꿀릴 것이 라 생각지 않았다.

콰과과광-!

당장 쏟아내는 공격들이 하스터 에게 아무런 타격을 주지 못하고 있음에도 계속해서 공격들을 퍼붓 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욕망은 부풀어갈 것이고 체내에 차오르는 힘들은 더욱더 방대해지 고, 강해질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품고 있던 욕망이 활화산처럼 폭발하는 순간.

쾅-!

폭음과 함께 서준의 주먹이 하스 터의 어깨를 꿰뚫었다.

“홀륭하군.”

하스터의 눈매가 가늘어진다.

눈앞의 한서준은 더 이상 풋내기 따위가 아니었다.

욕망을 드러낸, 모든 것을 집어 삼키려 하는 한서준은 실시간으로 강대해져가고 있었다.

“이제야…… 혼돈을 다루는 법을 이해해냈나 보군.”

이전처럼 혼돈에 이끌려 싸우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가 이끌어내고 있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빠르다.

눈앞에 있는 서준은 너무나도 빠 르게 고대 신의 자리에 올랐다.

때문에 스스로가 빚어낸 혼돈을 제대로 다루는 법을 알지 못하고

있었다.

한데 하스터와의 전투로 서준은 그 방법을 깨달아냈다.

심지어 펼치는 공격 또한 점점 더 위협적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 괴물이군.’

카터의 머릿속에 각인된 한서준 이라는 존재의 이미지.

이제야 카터의 생각이 조금 이해 가 갔다.

‘만약 이 괴물이 품고 있는 욕망 이 그릇된 것이라면……

단순히 고대 신의 사냥에 방해되

는 것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다.

우주 전체로 따져도 손에 꼽히는 위협적인 존재가 될 것이다.

그렇기에 확실하게 확인해내야 한다.

‘한서준, 네가 품고 있는 욕망이 무엇이냐.’

차가운 눈을 한 하스터의 입가에 혼돈이 폭사하듯이 치솟는다.

쾅-!

처음으로 하스터가 공격을 맞선 다.

단 한 번의 충돌.

그것만으로도 서 있던 행성이 부 서진다.

서준과 하스터, 둘 모두 이런 상 황을 예측했다는 듯 우주로 떠오르 더니, 한 줄기의 빛무리가 되어 충 돌을 이어간다.

정의조차 내릴 수 없는 속도로 셀 수도 없는 공방이 이어진다.

파괴와 창조가 끊임없이 일어난 다.

쿠구구궁-!

이어지는 충돌 속, 우주의 일부 분이 일그러지며 검은 혼돈의 틈새 가 나타난다.

혼돈의 틈새가 내뿜는 인력에 하 스터와 연이은 충돌에도 흐트러짐 이 없던 서준의 신형이 균형을 잃 었다.

쾅-!

그 짧은 틈새, 하스터가 휘두른 촉수가 서준의 어깨를 꿰뚫는다.

“하찮구나! 고작 이 정도 욕망으로 내게 덤빈 것이냐!”

으득-!

아랫입술을 질끈- 깨문 서준의 눈동자에 진한 살기가 어린다.

동시에 착용하고 있는 수투에서

빛이 흘러나오며, 꿰뚫린 어깨가 삽시간에 회복이 된다.

무너지지 않은 서준의 마음을 확 인한 하스터가 피식- 웃으며 촉수 들을 쏘아낸다.

쉬익-!

위협적인 힘을 품은 촉수들이 쏘 아지고 있었지만 서준은 물러나지 않는다.

오히려 팔을 내뻗으며 쇄도해오 는 촉수를 받아들인다.

콰직-!

직후, 서준은 촉수에게 꿰뚫린 손바닥을 꽈악- 말아 쥐며 비릿한

미소를 흘린다.

싸움을 포기하거나 자아를 잃은 것이 아니었다.

계속해서 끊임없는 욕망이 치솟 고 있었지만, 기이하게도 어느 때 보다도 정신은 맑았다.

‘장기전은 불리해……

오랜 세월 쌓아온 힘의 차이가 압도적이다.

‘최대한 빠르게 결판을 내야 해.’

이를 눈치챈 것일까?

다소 여유로운 미소를 보이던 하 스터의 눈매가 가늘어지기 시작했

허나 공격을 피해낼 생각은 없어 보였다.

‘나름 자존심이 있다는 건가.’

오히려 좋았다.

만약 하스터가 붙잡힌 촉수를 잘 라내고, 공격을 피하는 것에만 집 중했다면 골치가 아파졌을 것이다.

더 이상 여러 가지 상황, 가설들을 세울 필요 없었다.

오롯이 한 가지 생각만 해내면 된다.

자연스레 빠르게 거리가 좁혀지

고 있는 하스터를 바라보고 있는 서준의 눈동자에는 그 어느 때보다 도 강렬한 욕망이 치솟는다.

‘ 이긴다.’

패배는 염두에 두지 않는다.

서준을 고대 신으로 이끌어 낸 원동력, 승리를 향한 욕망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

자연스럽게 서준의 움직임은 태 초기공의 마지막 6식인 혼돈강림을 펼쳐냈다.

쿠구궁-!

그 혼돈에 휘말린 하스터의 촉수 들이 볼품없이 찢겨져 나가며 자취

를 감춘다.

얕은 부상, 하나 벌어진 혼돈의 틈새가 일대를 집어삼키고 있는 상 황에서 상처를 입은 것은 하스터조 차도 우습게 볼 수 없었다.

미간을 찌푸리고 있는 하스터의 검 끝이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한다.

내지르고 있던 검격에 틈이 생겨 난 것이다.

콰직-!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서준의 혼 돈이 하스터의 어깨를 꿰뚫고 지나 가며, 그의 육신을 집어삼키려 한 다.

승리만을 바라보고 있던 서준의 두 눈에 이채가 어릴 때였다.

“제법이구나……

웃음을 지어보인 하스터의 검격 이 일대의 혼돈을 베어낸다.

서걱-!

서슬 퍼런 절삭음이 귓전에 울려 퍼지는 순간, 혼돈을 강림시키고 있던 서준의 오른팔이 베어진다.

“크아아—!”

비명을 지른 서준이 다급하게 뒷 걸음질을 치며 하스터와의 거리를 벌린다.

정복왕의 수투가 있는 만큼 충분 히 회복해낼 수 있었다.

허나 회복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은 서준뿐만이 아니었다.

어느덧 촉수들을 모두 재생해내 고, 꿰뚫린 어깨의 상처까지 회복 해낸 하스터가 서준의 눈앞에 도달 하여 다시 한번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쾅-!

피할 수 없다.

받아내야 한다.

주고받는 공방이 더욱더 빠르고

강력해진다.

그 안에 담겨 있는 힘 또한 점점 더 깊어져간다.

욕망을 드러내면 드러낼수록 서준은 자신이 현저히 밀린다는 것을 또 한 번 체감할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든 버텨내고 있었지만 한 계는 찾아온다.

‘혼돈의 격이 다르다.’

같은 고대 신이고 혼돈을 다루고 있었지만 명백히 달랐다.

허나 그 차이점을 어떤 방식으로 받아들이고, 메꿔내야 할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어째서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지 도 이해할 수 있었다.

‘압도적인 경험의 부재.’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 다.

허나 그렇다고 해서 패배를 생각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애초에 오롯이 자신이 사용하는 혼돈기만을 사용해서 하스터를 이 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서준은 수투 안에 봉인해두고 있 던 정복왕이 넘겨 준 힘을 이끌어 냈다.

‘공허.’

허나 일반적인 공허가 아니었다.

더욱더 깊고 진하면서, 심오했다.

아니, 이걸 공허라고 정의할 수 있는지조차 의문이었다.

난생처음 보는 것 같은 힘이었다.

이 힘에 대해서 정의해보고 싶었지만 애석하게도 그러고 있을 여유 가 없었다.

막대한 힘이 주는 중압감과 압박 감에 온몸을 짜르르 울리는 충격이 전해진다.

육신이 아직 이 힘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음을 경고해주고 있는 것이다.

허나 물러날 수 없었다.

‘이 힘이 없으면 이길 수 없어.’

승리를 향한 욕망이 다시 한번 폭발한다.

부족한 육신을 보완해준다.

때문에 받아들일 수 있었다.

쩌적-!

하스터가 휘두르는 검처럼 일격 에 모든 것을 집어삼키고 베어낼 수 있는 강력한 힘, 같은 혼돈이지

만 명백히 상위호환의 힘.

그렇기에서준은 이 힘에 대한 명칭은 일반적인 혼돈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었다.

‘진(眞), 혼돈.’

정복왕이 내어준 힘을 받아들이 는 순간, 서준은 체내의 혼돈이 변 화하며 진(眞)의 경지에 도달했음 을 확신했다.

이 우주에서 태초부터 존재했던 것이자, 진정한 혼돈이라 부를 수 있는 그 힘이 느껴진다.

서준의 전신을 휘감은 그 힘을 보며 하스터는 경악했고, 또 감탄

했다.

“이게 대체 무슨……

단순히 혼돈을 스스로 이끌어낸 것에서 그치지 않았다.

진정한 혼돈을 빚어냈다.

‘단순히 괴물이라는 단어로 표현 할 수 없는 존재군.’

진 혼돈은 하스터조차 아직 완벽 하게 다뤄내지 못하는 힘이었다.

혼돈과 같은 듯 보이나 명백히 달랐고,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어디 에도 보이지 않는 힘이다.

거머쥐려 하면 할수록 멀어졌던

그 힘이 지금 서준의 전신에서 솟 구치고 있는 것이었다.

우우웅-!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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