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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502화 (502/517)

- 21권 10화

510화

고대 신의 자리에 오름으로써 혼 돈 그 자체가 되었다.

강해졌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직접 힘을 다뤄 본 적이 없는 만큼 어느 정도인지는 알지 못했다.

헌데 고대의 존재라 불리는 고보 게그가 단 일격, 심지어 가볍게 내 뻗은 공격조차 받아내지 못하고 소 멸해버렸다.

‘죽일 의도는 없었는데.’

본래라면 소중한 가족과 충신을 공격한 만큼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고통을 줄 생각이었다.

“차라리 잘됐어.”

서준의 시선이 지상, 전장의 한 복판으로 향한다.

리벨리온 연합이 가까스로 막아 내고 있었지만 상황이 좋지 않았다.

사기가 하늘을 찌를 듯하였지만 적은 고보게그의 군단.

대다수 혼돈인들로 이루어진 만 큼 연합군들과의 힘 차이가 역력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도 연합군들의 얼굴에 진 한 절망과 피로감이 피어나고 있었다.

‘오래 버티지 못했을 거야.’

아무리 사기가 드높다 할지라도 절대적인 힘의 차이를 뒤집을 수는 없었다.

일격에 고보게그를 쓰러뜨린 게 행운이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쪽도 정리해둬야겠네.”

전부를 잡아낼 필요는 없다.

공포란 감정은 빠르게 퍼져나가 는 법이다.

지금 당장에야 눈앞의 적들과 싸 우느라 고보게그가 쓰러진 것을 모 르고 있었지만, 강렬한 한 방을 먹 인다면 모두의 시선이 쏠리게 될 것이다.

고보게그가 쓰러진 것을 알게 된 다는 말이었다.

가장 강한 전력이자 구심점이라 할 수 있는 사령관을 잃은 군단이 보일 모습은 불 보듯 뻔하였다.

‘도망치겠지.’

서준은 몸을 허공에 높이 띄워냈 다.

직후, 지상을 향해 손바닥을 활

짝- 펼쳐 내뻗으며 혼돈기를 응축 하고 변환시킨다.

흘러나온 혼돈기들이 한 점에 응 축되더니 거대한 구체의 형상을 빚 어낸다.

서준은 내뻗고 있던 손바닥을 일 (―)자로 그어내며 응집된 혼돈기 를 길게 늘어뜨린다.

파지지직-!

스파크 소리와 함께 세계가 일그 러지기 시작한다.

동시에 혼돈기가 사방으로 퍼져 나가며 마치 거대한 비구름처럼 하 늘올 뒤덮어 간다.

단순히 퍼져나가는 것이 아니었다.

완벽하게 제어되고 있었다.

엄청난 양의 혼돈기, 그리고 그 혼돈을 자유롭게 다뤄 낼 수 있는 운용 능력을 갖춰야 가능한 일이었 으나, 혼돈 그 자체가 된 서준에게 는 숨 쉬는 것과 같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허나 단순히 혼돈을 잘 다루는 것은 서준이 가진 능력의 극히 일 부분,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다.

애초에 고작 혼돈을 자유로이 다 룰 수 있는 것이 전부였다면 고대

신의 자리에 오르지도 못했을 것이 다.

혼돈으로서 재탄생한 존재.

원한다면 이룰 수 있고, 바란다 면 현실로 만들어 낼 수 있다.

‘오너라.’

쿠구구궁-!

발작하듯이 뒤흔들리는 혼돈의 구름이 굉음을 토해내더니, 이내 내부에서부터 회색빛 섬광이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생각한 대로 완벽하게 제어해냈 고, 이루어졌다는 말이었다.

입가에 비릿한 미소를 흘린 서준 은 자신 있게 팔을 아래로 내리그 었다.

“태초기공 제5식, 혼룡강림(混龍 降臨)

그 순간, 하늘에 떠있던 혼돈의 응집체에서부터 한 줄기의 섬광이 지상으로 내리꽂힌다.

하늘을 뒤덮고 있는 거대한 혼돈 의 용이 아가리를 쩌억- 벌리며 고 보게그의 군단을 집어삼키는 것도 그 순간이었다.

마침내 혼돈의 용이 지상에 강림 하는 순간, 서준은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먹어 치워.”

콰광-!

혼돈이 폭발하고, 치솟으며 고보 게그 군단의 머리 위로 떨어져 내 린다.

태초기공에 담긴 상승의 묘리를 담아 펼쳐내어 위력을 상승시킨 만 큼 이 혼룡강림을 고작 하찮은 황 제 혹은 혼돈인들이 견뎌낼 수 있 을 리가 만무했다.

끄에에엑-!

혼룡강림, 포악하면서도 난폭한 힘인 혼돈으로써 빚어진 용.

아가리를 벌린 채로 눈앞의 고보 게그의 군단을 계속해서 먹어치워 간다.

콰과과과-!

종횡무진으로 전장을 누비는 혼 룡은 고보게그의 군단을 집어삼키 고 휩쓸어낸다.

완벽하게 혼돈을 제어해내고 있 는 만큼 이 혼란 속에서도 리벨리 온 연합은 조금의 피해도 입지 않 았다.

혼돈이 먹어치우는 것은 오롯이 고보게그의 군단뿐이었다.

자연스레 리벨리온 연합군의 입

에서는 환호성이 쏟아져 나왔다.

“적들이 물러난다!”

“우리가 이겼다!”

“우와와-!”

삽시간에 자취를 감춰버린, 고보 게그의 군단의 모습.

오롯이 승리하겠다는 집념으로 싸우던 리벨리온 연합군들이 거친 숨과 함께 함성을 터뜨린다.

이내, 연합군들은 고개를 돌려 하늘에 떠있는 서준을 바라본다.

연합군들이 이 자리에 모일 수 있었던 구심점, 그리고 쓰러뜨릴

수 없을 것 같았던 고보게그와 그 를 따르는 군단을 결국 쓰러뜨린 서준이야말로 승리의 주역이었다.

당연히 그를 향한 찬사들이 쏟아 진다.

“한서준 만세!”

“한서준! 한서준!”

본래 서준은 동생인 서연을 만나 기 위해 온 것이었다.

하지만 워낙 아니마 차원의 상황 이 좋지 않았던 만큼 전장의 영웅 으로서 추앙받게 되었다.

동시에 오랫동안 자취를 감췄던 리벨리온의 의장, 한서준의 화려한 귀환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덕분에 이 소식은 삽시간에 리벨 리온 연합에 속한 차원들에 퍼져나 갔다.

[아니마 차원을 구해낸 한서준 의장.]

[은하를 위협하려던 고보게그와 그를 따르는 황제를 소탕해낸 한서준 의장의 영응적인 행보.]

[화려한 귀환을 알린 우리들의 영웅 한서준 의장.]

[한서준, 리벨리온 연합을 다시 한번 결속시키다.]

서연과 함께 지구로 되돌아온 서준은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기사들 에 뒷머리를 긁적였다.

“……다시 이런 기사가 나올 줄 은 몰랐네.”

과거, 각성자가 된 초기에 쏟아 지는 기사들이 많았었다.

허나 일정 경지 이상에 오른 이 후로부터 올라오는 기사들이 적어 지기 시작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너무나도 당연 한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미 최강이었고 최고라 불리는 만큼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부 족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기사가 나오긴 했지만 지금처럼 이렇게 헤드라인으로 실 리지는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 지구, 리벨리온 연

합의 상황은 달랐다.

고대의 존재들의 내전으로 인해 수많은 황제들이 은하를 침공해오 며 고된 전쟁이 계속되고 있었다.

자연스레 구원, 영웅이라는 단어 들에 사람들의 시선이 쏠리게 된 것이다.

그러던 와중 리벨리온 연합의 구 심점이자 최고 전력이라 할 수 있 는 서준이 되돌아왔다.

심지어 리벨리온의 주요 전력들 마저 고전하던 고보게그라는 고대 의 존재를 처치하며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관심이 쏟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 이었다.

덕분에서준은 얼굴이 붉게 달아 오르는 듯한 느낌을 받고 있었다.

허나 눈앞의 식탁에 앉아 있는 서연은 냉정하게 현실을 바라봤다.

“다소 무안하겠지만 이만한 효과 가 없을 거야……. 그러니까 좀만 참아.”

부정할 수가 없었다.

쏟아지는 기사들은 상당히 긍정 적인 효과를 불러 오고 있었다.

서준의 귀환 소식을 접한 황제들

이 다급히 리벨리온 연합의 영향력 이 닿아 있는 은하를 떠나고 있었다.

직접 하나하나 황제들을 처리해 줘야 하는 번거로움이 덜어지고 있 는 것이었다.

“뭐, 이편이 더 편하기는 하네.”

여유로운 듯 내뱉는 말과 달리 서준의 눈동자는 자연스레 부모님 들에게로 향했다.

소중한 자식들이 계속해서 실종 되고, 전쟁터에 나서서 부상을 입 고 온다.

이 사실이 좋게 받아들여질 리가

만무했다.

“그래도 둘 다, 크게 다친 데는 없어 보여서 다행이구나.”

조심스레 서준과 서연의 몸 상태 를 살피던 한석훈, 양정화의 얼굴 에 안도 어린 미소가 스쳐 지나간 다.

물론, 눈동자에 담긴 걱정들이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애초에 계속해서 전쟁터에 나서 는 자식들을 보여 마음이 편한 부 모가 있을 리가 만무했다.

가족, 부모님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언제나 엄청난 성과를 보 여주는 서준과 서연을 자랑스러워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 아들이랑 딸의 활약 덕분 에 이렇게 편안히 살 수 있구나.”

“예전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정말 대단하구나.”

한석훈, 양정화의 뿌듯함 어린 미소에서준이 뒷머리를 긁적이며 입을 연다.

“생각하시는 것처럼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에요.”

허세가 아니었다.

고대 신의 자리에 오른 이후 고 대의 존재들을 처치하는 것이 너무 나도 쉬워졌다.

“제가 이번에 엄청나게 강해졌거 든요.”

서준이 한석훈과 양정화를 보고 자신만만한 미소를 짓고 있던 때였 다.

조용히 부모님의 눈치를 살피고 있던 서연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않으 셔도 돼요, 오빠는 엄청나게 세고, 저도 제법 센 편이거든요.”

부모 된 입장에서 당당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자식들의 행보 를 막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너희들이 좋다면 괜찮단다.”

“대신 주변의 반응, 사람들 때문 에 억지로 싸우지는 않았으면 좋겠 구나.”

부모님들의 따뜻한 말, 진심 어 린 걱정이 가슴 깊이 와닿는다.

“믿어주셔서 감사해요.”

서준의 입가에 자연스레 웃음이 피어나고 있을 때였다.

[드디어 찾았군.]

집 내부에서 갑작스러운 음성이

들려왔다.

“응‘?”

인기척은 없었다.

다만, 거실 내부에서 회색빛 기 운이 일렁거리기 시작한다.

“이건......?”

“……위험해 보이는데.”

서준과 서연은 그 기운이 평범하 지 않다는 것쯤은 곧장 알아챘다.

애초에 이 집은 평범한 거주지가 아니었다.

리벨리온 연합 내에서 최고라 할 수 있는 결계들과 안전장치, 그리

고 서준이 직접 결계를 펼쳐놓은 곳이었다.

일반적인 기운이 뚫어낼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실제로도 그 회색빛 기운은 황색 의 로브를 걸친 사내, 하스터의 형 태로 변모했다.

“ 후우......

깊은 숨을 몰아 내쉬며 등장한 하스터의 시선이 서준에게로 향한 다.

“잘도 숨어 다니더군……

“누군데, 왜 남의 집에 함부로 들어와.”

강력한 힘을 느낀 서연이 곧장 기세를 일으키며 앞으로 나섰다.

회백색의 머리카락을 흩날린 서 연이 공허의 힘을 풀어헤치며 단숨 에 눈앞의 사내를 제압해내려 한다.

“가소롭군.”

하스터가 코웃음을 치며 손을 휘 두른다.

챙-!

서연이 쏟아낸 공허의 힘이 맥없 이 튕겨져 나간다.

“이게 끝이라고 생각한 거 아니 지?”

그 순간, 하스터의 주변으로 공 허의 문이 열리며 촉수들이 전신을 휘감는다.

“완전히 버러지는 아니었나 보 군.”

허나 하스터는 이런 공격도 예상 했다는 듯, 자취를 감추며 전혀 다 른 공간에 모습을 드러냈다.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강적이다, 이런 가벼운 공격으로 제압해낼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곤란한데……

서준의 목울대로 마른침이 꿀꺽

삼켜진다.

지구, 그것도 하필 부모님들과 함께 있는 집 안이었다.

제대로 된 싸움을 펼칠 수 있을 리가 만무했다.

난처한 상황에서준의 미간이 찌 푸려지고 있던 찰나였다.

“자리를 옮기는 게 어떻겠나?”

하스터의 입에서 예상치 못한 제 안이 흘러나왔다.

“……나야 좋지.”

“괜한 오해는 하지 마, 꽁무니 빠지게 도망치고 있는 황제 놈들에

게 소식이 알려져 괜히 귀찮아지고 싶지 않은 거니까.”

“그래도 혹시 모르니 경고 하나 하지, 눈빛을 보니 여기 있는 사람 들을 어지간히 소중히 여기는 것 같은데 허튼짓은 하지 않는 게 좋 을 거야.”

“손끝이라도 대면……

차가운 목소리와 함께 무거운 기 운이 일어나 일대를 짓누른다.

그 중심에 위치하게 된 하스터는 코웃음을 쳤다.

“풋내기 주제에 고대 신의 자리

에 올랐다고, 너무 오만하구나

쿠궁-!

한쪽으로 쏠리던 압박감이 단숨 에 방향을 전환했다.

오히려 압박감을 느끼게 된 서준 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내가 밀렸다고?’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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