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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484화 (484/517)

- 20권 17화

492화

[저를 따라오시면 됩니다.]

시야를 가득 메우던 빛이 가신 후, 서준을 맞이하고 있는 것은 올 빼미였다.

난생 처음 보는 올빼미의 접근에서준의 경계심이 잔뜩 일어난다.

허나 티끌의 살기조차 없이 차분 한 날갯짓을 하고 있는 모습에 저 도 모르게 머릿속에 의문이 피어났

“왜날 부른 거지?”

[으음……. 제가 설명을 해드리는 것보다는 가셔서 듣는 게 더 확실 하실 겁니다.]

여전히 조금도 살의가 느껴지지 않고 있었지만 서준은 한시도 경계 를 풀 수가 없었다.

‘성역의 모습이 바뀌었어.’

꽤나 오랜 시간 정복왕의 성역에서 머문 적이 있는 만큼 서준은 일 대의 지형이 달라졌다는 사실을 단 숨에 깨달았다.

그리고 실제로도 올빼미를 따라 서 도착한 곳에는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고풍스러운 저택이 자리 잡 고 있었다.

마치 빛으로 만들어진 듯한 눈부 신 문 앞에서 올빼미가 입을 열었다.

[캄블 님, 혼돈제님이 오셨어요.]

올빼미의 말이 끝나는 순간, 찬 란한 광채가 쏟아져 나온다.

파아앗-!

눈앞으로 무수히 많은 빛의 입자 가 순식간에 흩날리더니 전신을 휘 감는다.

문제는 그 광채와 입자에서준이 위압감과 경계심을 느낀다는 것이

단숨에 목이 빳빳이 굳어지고 등 뒤로 식은땀이 차오른 순간이었다.

가만히 있던 육신이 저절로 광속 의 세계에 진입하며, 삽시간에서 양풍의 고풍스러운 방에 도착한다.

“괜한 피를 안 봐서 다행이야, 거부하면 강제로라도 잡으러 가려 했거든.”

방의 중심에 놓인 탁자, 그 앞에 앉은 여인이 여유로운 표정을 지은 채로 서슬 퍼런 말을 흘린다.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눈앞의 존재가 빛과 지혜를 관장

하는 고대의 신이다.

‘이게 무슨……

서준의 입가에 헛웃음이 흐른다.

아까 문 앞에서 느꼈던 광채가 방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자연스레 그와 함께 서준이 느끼 던 압박감이 한층 더 강해졌다.

지금 힘으로 이 빛들을 다루는 신을 감당할 수 있을까?

답은 쉽사리 내려진다.

‘높게 쳐줘야 1할이겠네.’

그것도 엄청나게 운이 좋아야 한 다.

정확히 말하자면, 치명적인 상처 를 입은 상태에서 실수가 연달아 나오는 엄청난 행운이 있어야 할 것이다.

계속해서 느껴지는 압박에서준 은 표정을 딱딱하게 굳힌 채로 입 을 열었다.

“가능하다면, 사족 없이 용건만 말했으면 하는데.”

“그렇게 경계하고 있을 거 없어, 일단 인사나 나누자고. 나는 운 트 세 캄블, 그리고 여기 있는 올빼미 친구는 소피아야.”

생각해보면 괜히 날이 선 채로

있을 필요는 없었다.

‘어차피 위협은 가하지 못해.’

우주에 대한 맹세를 한 상황이었다.

단순한 약속이라 생각할 수 있지 만 눈앞의 신의 격은 그야말로 지 고했다.

이 정도의 격을 갖춘 존재가 스 스로가 내뱉은 말을 어길 시 치러 야 할 대가도 엄청날 것이다.

저도 모르게 날카로웠던 신경이 차분하게 진정되며 시선은 광채를 직시한다.

거기까지 닿자 위압적으로 느껴

졌던 광채들이 생각보다 굉장히 차 분한 상태라는 것을 인지할 수 있었다.

캄블을 지키려고 주변을 배회하 고 있었지만, 살기를 드러내지는 않고 있었다.

마치 순종적인 강아지와 같은 모 습이었다.

시선이 자연스레 광채를 다루고 있는 캄블에게로 향했다.

“이제야 대화할 마음이 생겼나 보네, 일단 아무 데나 편히 앉아.”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남자들의 마음을 가볍게 홀릴 수

있는 매혹적인 모습을 한 캄블은 흥미로운 표정으로 서준을 관찰하 고 있었다.

실제로 캄블의 시선뿐만 아니라 광채들을 부려가면서까지 서준의 몸을 낱낱이 훑어내며 확인하고 있었다.

몸 전체를 낱낱이 확인하려는 듯, 쏘아지는 광채가 머리부터 발 끝까지 낱낱이 확인을 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협은 조금 도 느껴지지 않았다.

지금까지의 온화한 모습만 보자 면 고대의 존재들이 섬기는 신이라

고 볼 수 없는 인물이었다.

자연스레 서준의 입에서는 저도 모르게 질문이 흘러나왔다.

“정체가 뭐야?”

“말했잖아, 나는 운 트세 캄블이 고 쟤는 소피아...

캄블의 고개는 쉴 새 없이 움직 이고 있었다.

이전과는 조금 다른 점을 찾자면 눈동자에 맺힌 감정은 더 이상 단 순한 호기심이 아니었다.

빛이 나는 안광을 쏘아내며 서준 을 바라보고 있었다.

“네가 정말 고대의 존재들이 섬 기는 신이라고?”

서준의 말에 캄블의 표정이 딱딱 하게 굳어진다.

마치 혐오하는 것을 들은 듯한 말투였다.

“그따위 잡것들이랑 같이 엮지는 말아 줘, 진심으로 화가 나니까 말 이야.”

“무슨 뜻이야, 그러면 고대의 신 이 아니라는 거야?”

“고대의 신은 맞아.”

“근데 고대의 존재와 연관이 없

다고?”

“잡것들이랑 엮지 말라고 했 잖……!”

미간을 찌푸린 채로 불쾌감을 표 하려는 캄블의 모습에 소피아가 다 급히 말을 이어갔다.

[캄블 님! 이 친구는 정말로 아 무것도 모르는 것 같아요!]

실제로도 서준은 고개를 젖힌 채 로 의문을 표하고 있었다.

“지금 내 머리로는 이해가 안 되 는데 설명 좀 해줄 수 있어?”

곧장 소피아가 고개를 주억이며 입을 열었다.

[아주 쉽게 설명을 드리자면 같 은 명칭으로 불리지만 뿌리는 명백 히 달라요.]

계속해서 이어지는 소피아의 말 에서준은 묵묵히 고개를 주억이며 이야기를 경청했다.

[고대의 존재들이 섬기는 존재는 바깥에서 온 신이에요, 본래 명칭 은 아우터 갓이라 불렸죠, 그리고 저희들은 처음부터 존재했었던 고 대의 신, 통칭 이너 갓이라고 불렸 고요. 하지만 오랜 세월이 지나오 면서 이런 명칭은 사라지고 같은 고대의 신으로서 불리죠.]

이제야 시스템 창에 떠올랐던 명 칭들이 이해가 된다.

처음 접근을 해오려 했던 것은 고대의 신, 그리고 지금 다가오려 는 형용할 수 없는 공포는 바로 고 대의 존재들이 섬기는 신이었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너희들은 악의로 물든 존재가 아니란 말이 네.”

서준의 물음에 소피아가 연신 고 개를 주억인다.

[당연한 거죠! 질문 자체가 엄청 나게 실례되는 거예요! 캄블 님은 부정적이긴커녕 빛과 지혜를 관장

하는 신이시라고요!]

소피아의 말에서준은 고개를 주 억일 수밖에 없었다.

생각해보면 접근 방식, 힘의 근 간 모두 고대의 존재들과는 달랐다.

애초에 문 앞에서부터 지금까지 모두 빛과 관련된 능력을 사용하고 있었다.

“어떻게 보자면 진짜 고대의 신 이라는 거네.”

그 부름에 미간을 찌푸리고 있던 캄블의 입가로 흐릿한 미소가 흐른 다.

“이해력이 좋은 편이네.”

흡족한 캄블의 미소가 피어나고 있었지만 서준은 여전히 머릿속에 의문이 가득했다.

“그런데 고대의 신이 나를 찾아 온 이유가 뭐지?”

“직접 확인을 해보고 싶었거든.”

“ 뭐를?”

“오랜만에 나타난 후보자가 어떤 존재인지 말이야.”

캄블의 시선은 다시 한번 서준을 훑는다.

기이하게도 눈동자에는 호의가 가득했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마음에 드네, 나는 합격.”

“합격?”

“솔직하게 말해주자면, 너한테서 조금이라도 미칠 기세가 보인다면 다른 신들에게 부탁해서 곧장 죽여 버리려 했거든.”

서슬 퍼런 캄블의 말에서준의 입가에 비관적인 웃음이 피어난다.

‘너무 쉽게 생각했어.’

단순히 우주의 맹세를 믿고 너무 쉽게 접근을 허락했다.

지금 당장이야 결과가 좋아서 다 행이라지만 만약 캄블의 마음에 들 지 못했다면?

상상만으로도 끔찍했다.

‘힘을 얻기 전까지는 신중히 행 동해야겠어.’

서준은 스스로의 안일한 마음을 다 잡아냈다.

“……그러면 지금은 그냥 나를 놓아줄 생각인 건가?”

이어진 서준의 물음에 캄블은 의 미심장한 미소를 흘린다.

“괜찮다면 제안을 하고 싶은데.”

“뭐?”

“불완전한 상태를 보아하니 공허 의 힘을 찾아 헤매고 있을 것 같아 서 말이야.”

“어디 있는지 알고 있는 거야?”

캄블이 여유로운 미소를 흘리며 물어온다.

“알고 있으니까 너에게 제안을 하려는 거겠지, 받아들일래?”

“말해 봐.”

“고대의 존재를 사냥해 줘.”

“굳이 번거롭게 부탁할 필요 없 어 보이는데.”

굳이 제안까지 해가며 사냥을 부 탁할 이유가 하나도 없었다.

방금 전, 느꼈던 캄블의 힘을 생 각한다면 고대의 존재를 사냥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옛날에 맺은 계약 때문에 내가 직접 사냥을 할 수는 없는 상황이 어서 그냥 방치하고 있었는데, 근 래 너에 대한 정보를 물으려고 들 렀던 차원의 상황이 너무 끔찍해서 도저히 방관할 수가 없어서 제안하 는 거야.”

서준은 턱에 손을 괸 채로 고민

에 빠졌다.

“ 흐음......

어느 정도 상황은 이해되었지만 섣불리 승낙할 수는 없었다.

어째서 다른 존재가 아닌 자신에 게 이런 부탁을 하는 것일까?

‘단순히 눈앞에 있다는 이유 때 문에?’

어쩌면 무언가 함정을 파놓은 것 일 수도 있었다.

앞서 소피아와의 대화를 통해 어 느 정도 경계를 풀 수는 있었지만 백 퍼센트 신용을 할 수 없었다.

허나 고민은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받아들일게.”

공허의 힘과 관련된 단서가 하나 도 없었다.

드넓은 우주의 크기를 생각한다 면, 혼자서 찾아다닌다고 해서 이 렇다 할 성과를 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더군다나 고대의 존재는 어차피 처리해야 할 적이었다.

심지어 공허의 힘과 관련된 정보 를 내준다고 하니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훌륭한 선택이야, 이걸로 마지 막까지 시험까지 모두 통과했네.”

방 안을 메우고 있던 캄블의 광 채가 완전히 사라진다.

영문 모를 상황에 잠시 당황했지 만, 의미는 쉽사리 파악했다.

빛은 계속해서 서준을 주시하고 노리고 있었다.

“혹시나 고대의 존재들과 손을 잡고 있을까 봐, 떠본 것도 있거 드 ”

뒤늦게, 캄블의 입가에는 진한 호선이 그려져 있었다.

‘함정이 있긴 있었네.’

괜히 지혜의 신이라는 명칭까지 가진 것이 아니었다.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것만 확인한 것이 아니다.

내면의 마음이나 현재 세력 구도 까지 엿보려 하고 있었다.

헛웃음을 흘린 서준이 물었다.

“그러면 고대의 존재를 사냥해 달라는 것도 거짓말이야?”

“그건 아니야, 원래 진실에 거짓 을 섞어야 남을 속일 수 있는 법이 거든.”

서준의 입가에 미소가 흐른다.

“다행이네.”

다가올 싸움에 대비하기 위해서 라도, 공허의 힘이 꼭 필요한 상황 이다.

지금 유일한 희망이라 할 수 있 는 캄블의 말이 거짓이었다면 상당 히 곤란해졌을 것이다.

“하지만 추가적인 조건을 붙이고 싶어, 애꿎은 사람들이 더 이상 희 생되기 전에 지금 당장 처리해줬으 면 해.”

“그건 걱정하지 마, 어차피 곧장 갈 생각이었으니까.”

가볍게 몸을 푸는 서준의 모습에 캄블은 곧장 고개를 주억이며 말한 다.

“훌륭한 생각이야, 길은 내가 열 어 줄게.”

캄블의 눈에서 지금까지 본 적 없는 광채가 폭발했다.

“여기서 잠시만 기다리고 있어, 오래 안 걸릴 테니까.”

당당히 선언한서준의 시선은 캄 블을 향한다.

정확하게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 는지 알 수 없었다.

표면적으로만 보자면 입가에는 홉족스러운 미소가 흐른다.

얼핏 보기에는 우호적인 모습이 었지만 앞서 당한 것이 있는 만큼 마냥 안심할 수는 없었다.

‘대체 무슨 꿍꿍일까?’

허나 지금 서준은 길게 생각하지 않았다.

‘시간이 없어.’

빠르게 고대의 존재를 사냥하고 공허의 힘을 얻어내야 할 때였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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