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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481화 (481/517)

- 20권 14화

489화

주먹을 내뻗어 앞에서 다가오던 기사의 심장을 부숴 버린다.

그 순간, 사방의 기사들이 빠르 게 거리를 좁혀오며 날카로운 검으로 급소들을 노려온다.

허나 아직 서준의 공격은 끝나지 않았다.

후웅-!

이어진 발길질에 오른쪽과 왼쪽 에서 다가오던 기사들의 머리가 꺾

이며 실 풀린 인형처럼 스러진다.

콰직-!

이제 남은 것은 고작 셋에 불과 했지만, 지근거리까지 도달한 이상 더 이상 추가적인 공격을 이어갈 수는 없었다.

대신하여 서준은 빠르게 몸을 앞 으로 가속시킨다.

챙-!

방금 전까지 서준이 서 있던 곳, 이제는 허공이 된 공간에서 검격이 맞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온다.

무표정했던 기사들의 얼굴에 당 혹이 어린다.

비릿한 미소를 흘린 서준이 손을 내뻗으며 엄지와 검지를 곧게 펴낸 다.

“끝났어.”

총 모양으로 내뻗은 손을 뒤로 젖히는 순간, 기다렸다는 듯이 대 천지파괴, 보랏빛 구체들이 쏘아진 다.

콰과광-!

이제 남은 것은 고고하게 앉아있 는 황제뿐이었다.

같은 일곱 개의 혼돈구를 가진 황제, 허나 아무런 문제 될 것은 없었다.

같은 황제라 할지라도 서준이 가 진 능력들은 궤가 달랐다.

어떤 변수도 생기지 않을 정도의 압도적인 힘으로 찍어 누를 자신이 있었다.

서준은 빠르게 발을 놀리며 일대 의 땅에 발자국들을 찍어내며 파괴 의 힘을 담아낸다.

이윽고, 바닥에서 치솟으려 하는 보랏빛 기운, 파괴의 힘에 황제의 두 눈동자에 당혹이 어린다.

“..?!”

본능이 경고한다.

지금 바닥에서 치솟으려는 파괴 는 압도적인 힘이었다.

피해야 한다.

허나 도망칠 곳이 보이지 않는 다.

대지 전체를 아우르며 치솟는 공 격으로부터 벗어날 공간이 있을 리 가 만무했다.

황제가 당황, 절망이 어린 눈동 자로 바닥을 바라보고 있던 그 순 간, 서준이 마지막 발걸음을 내딛 는다.

“파룡강림.”

바닥에서부터 치솟은 보랏빛 기 둥, 파괴의 용이 황제와 그를 따르 는 군세들을 뒤덮는다.

비명조차 내지르지 못한 혼돈인 들은 자취를 감추며 영멸을 맞이한 다.

황제라 해도 다를 바 없었다.

“끄아악-!”

굳이 다른 점을 꼽자면 뛰어난 내구성을 가진 육신 때문에 즉사하 지 못하며 큰 고통을 느끼고 있다 는 것 정도였다.

졸도하듯 비명을 내지르며, 자신 의 육신이 녹아내리는 것을 지켜보

는 끔찍한 최후를 맞이한다.

다소 고된 길이었지만, 눈앞에 떠오르는 메시지 창을 보고 있자니 피곤이 전부 가신다.

띠링-!

[축하합니다, 혼돈제로서 파괴의 시련을 통과해냈습니다.]

[칭호, 파괴제를 획득합니다.]

[파괴제 (破壞帝)]

파괴 스텟이 2배로 상승합니다.

파괴의 힘에 대한 지배력이 강화 됩니다.

[혼돈제, 한서준의 이름이 드넓은 우주에 울려 퍼집니다.]

[평화를 바라는 혼돈인들이 사용 자 ‘한서준’을 섬기기 시작합니다.]

[당신은 이 세계에 있어, 추앙받 고 있는 고대 신들을 위협할 수 있 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고대 신들이 사용자 ‘한서준’의 존재를 관측하려 합니다.]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하기를 권장합니다.]

‘파괴제에 올랐어.’

이곳, 파괴의 시련장에 들른 목 표를 확실하게 달성해내었지만, 마 냥 좋아할 수는 없었다.

초록빛 홀로그램 창으로 떠오른 노골적인 메시지, 시스템 창이 이 런 경고 메시지를 보내온 적이 없 었다.

실제로도 하늘에서 하나둘씩 거 대한 존재감이 다가오고 있었다.

‘대체 고대의 신들은 어떤 힘을 가지고 있길래.’

새삼스레 많은 이들이 고대의 신 을 두려워하는 이유를 납득할 수

있었다.

존재감만으로 압도될 정도였다.

물론, 서준은 고대의 신들에게 경외를 보이며 고개를 숙일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오히려 서준의 머릿속은 빠르게 다음 목적지를 떠올리고 있었다.

‘광기의 시련장으로 향한다.’

쉽지는 않을 것이다.

확실치는 않지만 시련의 난도가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었다.

특별한 능력들 없이 시련을 치렀 다면 실패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말이다.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지 않은 채로 도전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올 수밖에 없었다.

허나 멈춰 설 수는 없었다.

‘존재가 발각되면 끝이다.’

겁에 질려서 헛된 상상을 하는 것이 아니다.

여태껏 보고 겪은 고대의 존재와 신들의 성정을 생각한다면 곧장 공 격을 해와도 이상하지 않았다.

‘대비를 해둬야 한다.’

고대의 신이라 칭송받는 이들에

필적하는 힘을 갖춰둬야 한다.

다행히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황제의 자리에 모두 오른다면 충분히 가능할 거야.’

더 이상 단순한 추측이라 생각하 지 않았다.

카터와 나누었던 이야기만으로 확신을 가지는 것도 아니었다.

파괴제에 오름으로써 고대의 힘 들이 체내에서 뒤섞이기 시작하며 무언가 변화를 맞이하고 있었다.

심지어 다른 고대의 힘들도 황제 의 격을 갖추기를 바라는 것마냥

날뛰고 있었다.

‘황제의 자리에 오르면 큰 변화 가 있을 거야.’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모든 고대의 힘이 뒤섞이게 될 경우 거대한 힘이 쥐어질 것이다.

‘기대가 되네.’

꿀꺽.

서준이 군침을 삼킨다.

바라는 대로 고대의 신들에 필적 하는 힘을 얻을 수 있다면.

‘그토록 바라던 목표에 도달할 수 있겠지.’

억제력을 가질 정도의 강한 힘, 무력을 갖추게 된다는 것이다.

지구와 리벨리온 연합은 그 누구 도 함부로 넘볼 수 없게 된다는 말 이었다.

때문에, 서준은 망설임 없이 발 걸음을 옮겨 광기의 시련장으로 향 했다.

우주가 훤히 보이는 백색의 신전 위.

제자리에 주저앉아 멍한 표정을 짓고 있는 금발의 여인의 눈이 휘 둥그레진다.

당황과 동시에 진한 살기가 흘러 나온다.

어느덧, 여인의 손은 가지런히 놓여 있던 창과 방패를 움켜잡고 있었다.

그녀는 결단을 내린 듯 고개를 주억이더니 입을 열었다.

“인간이 세 개의 황제의 칭호를 얻다니…… 대체 얼마만이지?”

진한 살기를 내뿜고 있는 것과는 달리 상당히 매혹적인 목소리가 일 대에 울려 퍼진다.

단박에 남심을 사로잡을 수 있을 듯한 청아하고 맑은 목소리다.

그런 그녀의 혼잣말에, 허공에 날갯짓을 하고 있던 올빼미가 화답 해왔다.

[저도 헷갈리네요, 연달아 두 명 이 나타난 이후로 너무 신기해서 고대의 힘을 노리는 다른 인간이 또 나올까 봐 만 년까지는 셌었는 데, 이후로는 아예 소식이 없어서 더 이상 나타나지 않을 것 같아서

포기했거든요, 저는 몰라도 캄블 님이 모르시는 게 있다니 신기하네 요.]

“나도 딱 만 년까지만 기억하거 든, 그리고 모르는 게 뭐 어때서? 애초에 지혜의 상징은 내가 아니라 너잖아.”

어이없다는 듯 코웃음을 친 캄블 은 고개를 내저으며 입을 열었다.

“아니다, 지금 우리끼리 싸울 때 가 아니지, 두 번째 자리에 오른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세 개의 황제의 자리에 올랐어, 위협 적인 속도야, 다른 놈들처럼 여유 롭게 움직였다가는 일이 좀 커질

것 같은데.”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영생을 누리며 오랜 세월을 살아오셔서 그 런지 다른 분들은 시간 개념이 너 무 없으시거든요.]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직접 확 인하는 수밖에 없겠네, 그 인간에 대한 정보 좀 빠르게 알아봐줘.”

[정보 취합 끝냈습니다.]

“..벌써?”

[대부분 가려져 있어서 조사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어요, 존재감을 드러내기 전부터 누군가 의도적으로 은폐한 것 같네요, 우선 취합한

정보들이라도 넘겨 드릴까요?]

“이름, 한서준. 고향 행성은 지 구. 이게 전부야……? 현재 위치나 거느린 심복들의 숫자나 이런 거 는‘?”

[말씀드렸잖아요, 가려져 있다고 요.]

“뭔가 구린내가 나는 게 생각했 던 것 이상으로 위험한 것 같은 데?”

뒷머리를 긁적인 캄블이 눈매를 가늘게 뜨고 머나먼 행성을 바라본 다.

“원초적인 방법으로라도 조사를

해야 하나? 엄청나게 귀찮은 일이 되어버렸네. 쯧,”

[그간 오래 노시긴 하셨잖아요.]

“시끄러, 소피아!”

[명령하신대로 지금부터 한 마디 도 하지 않겠습니다.]

“아니, 과거에 연연하지 말고 우 선 일에 집중하자는 거지.”

[고대의 신이신 캄블 님이 모르 시는 걸, 시끄러운 제가 어찌 알까 요‘?]

“설마 삐진 거야?”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지만 딱딱 한 표정과 오므리고 있는 입만으로 도 상태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알겠어, 소리 질러서 미안하니 까 화 풀어 줘.”

[조심해주세요.]

“내가 방금 너랑 대화를 하면서 빠르게 알아봤는데, 한서준의 고향 인 지구라는 행성에는 끝내주는 음 식들이 많대.”

눈에 쌍심지를 켜고 있던 소피아 의 목소리에 잠시 활기가 돌아왔다.

[정말요?]

“이런 걸로 거짓말할 이유가 없 잖아.”

[한번 들러주실 건가요?]

“고향 행성인 만큼 당연히 조사 차 확인하러 가야 하지 않을까?”

소피아의 얼굴에 숨길 수 없는 미소가 흐르기 시작한다.

[큼큼……. 제가 생각하기에 새로 이 등장한 후보자 말인데요.]

“뭔가 기발한 추적 방법이 있 어‘?”

캄블의 눈이 반짝였다.

소피아가 괜히 지혜의 상징이라

불리는 게 아니었다.

이렇게 답답한 상황에서 기발한 방.법들을 내어주며, 큰 도움을 준 다.

[널리 이름을 알리고 있는 만큼 고대의 존재들과도 싸웠을 테니까, 고대의 존재들한테 물어보면 어느 정도 쓸 만한 정보가 나오지 않을 까요?]

“그 쓰레기들?”

캄블의 미간이 찌푸려진다.

부정적인 감정으로 똘똘 뭉쳐 있 는 악의 덩어리, 빛과 정의를 수호 한다는 캄블과 상극이 되는 존재들

이었다.

과거에 맺은 협약 때문에 무슨 짓을 벌이든 심판을 내릴 수 없기 에 일부러 일말의 관심조차 주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심판을 내리는 것이 아 닌, 정보를 물어보는 것 정도라면?

“만약에 정보를 주길 거부하면 조금 협박도 할 수 있겠네?”

[그렇죠.]

정보도 얻고 스트레스도 풀 수 있다는 말이었다.

입가에 환한 미소를 띤 캄블의 눈동자에 이채가 어린다.

“근방에 가장 가까운 고대의 존재가 어디 있어?”

[서남 방향 쪽에……. 10만 광년 정도 떨어진 곳에 한 마리 있네요.]

“생각보다 가깝게 있네.”

[바로 움직이실 건가요?]

“당연하지.”

고개를 끄덕인 캄블의 몸이 새하 얀 백색의 광채에 휩싸인다.

“전력으로 이동할 거니까. 꽉 붙 잡는 게 좋을 거야.”

[이번 일 끝나면, 지구라는 곳에 가야 하는 거 잊으시면 안 됩니다.]

“약속할게.”

콰앙-!

폭음과 함께 한 줄기의 빛이 된 캄블의 육체가 단숨에 우주를 가로 질렀다.

빠르게 이동을 한서준은 붉은빛 기운이 맴도는 세상에 솟아 있는 탑, 광기의 시련장을 향해 발을 내

디뎠다.

그러자 어둠이 시야를 가려냈고, 공간이 왜곡되고 육신이 전이되는 느낌과 함께 주변의 풍경이 뒤바뀌 었다.

‘이번에는 어떤 시련이 있으려 나.’

기초부터 천천히 가르쳐 준 혼돈 의 시련, 내면에 자리 잡은 괴물과 싸우게 한 망각의 시련, 그리고 방 금 전 오롯이 힘, 무력만을 확인한 파괴의 시련.

각자 치러지는 시험 방식이 달랐 던 만큼, 자연스레 머릿속에 궁금

증이 피어났다.

‘이상한 공간에 넣고 미치게 하 려나?’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눈앞에 펼쳐진 것은 넓은 돌바닥, 흡사 비 무장과 같은 공간이었다.

물론, 서준에게 중요한 것은 지 형의 생김새 따위가 아니었다.

띵-!

[세 개의 황제의 직위를 보유 중 입니다.]

[자격 조건이 충족되어 있습니

다』

[최종 시련이 치러집니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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