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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479화 (479/517)

- 20권 12화

487화

도망치고 있던 구로그와 카터를 만난 서준은 둘을 데리고 지구로 귀환을 했다.

직후, 여전히 의식을 되찾지 못 하고 있는 카터를 리벨리온 본부의 병실로 옮겨냈다.

눈에 띌 정도의 외상은 없는 만 큼 안전하고 편안한 곳으로 휴식처 들 제공해주는 것이 전부였다.

그리고 그렇게 평온한 휴식을 취

한 덕분인지 카터는 얼마 가지 않 아서 의식을 되찾아냈다.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민폐 를 끼쳤군.”

천천히 눈을 뜨고 있는 카터는 옆에서 있던 서준을 바라보며 고 개를 숙이며 감사를 표했다.

“아니에요, 미리 도와드렸어야 했는데 조금 늦은 감이 있었죠, 그 것보다 몸은 괜찮으신 건가요? 특 별한 외상은 없으셨지만……

눈치채지 못했던 스스로의 둔함 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시작된 말이, 걱정으로 이어지며 서준이 눈동자

를 흘기어 조심스레 몸을 훑는다.

“ 괜찮네.”

카터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손바닥을 쥐었다 폈다 하며 몸 상 태를 살핀다.

“자네가 일찍 와 준 덕분에 큰 상처를 입지는 않았네.”

“무사하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빈말이 아니었다.

수호자는 혼돈의 세계에 일어나 는 균열을 지킨다.

아무런 대가도 없이, 바깥 은하 의 안전을 위해 가장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때문에 조심스럽게 카터의 몸 상 태를 살피던 서준의 눈동자에 안도 가 스쳐 지나간다.

“근래 고대의 존재들의 낌새가 좋지 않으니, 한동안은 저도 혼돈 의 세계에서 카터 님과 함께 균열 을 막도록 하겠습니다.”

“그럴 필요 없네.”

단호한 표정의 카터가 고개를 내 젓는다.

“자네도 자네의 일이 있을 터이 니, 마음만 받겠네.”

“아니에요, 지금 딱히 하는 일이

없습……

“크투가에게 들어서 알고 있지 않나? 머지않아 우주는 큰 혼란에 빠질 걸세.”

전쟁, 고대의 존재들끼리의 내전 이 벌어졌다.

한동안 다른 은하에 시선을 돌리 지는 않을 것이다.

허나 마냥 좋은 상황이라고는 볼 수 없었다.

고대의 존재라는 강자들끼리 맞 붙는 전쟁은 막심한 여파를 남는다.

은하 곳곳에 균열이 일어날 것이 고 무수히 많은 혼돈인들이 바깥

은하에 출몰하게 될 것이었다.

이것만으로도 많은 차원들은 파 멸의 위기를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

허나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 다.

내전에서 승리한 고대의 존재가 승리에 만끽하여 현실에 만족할 리 가 만무했다.

폭발하는 부정적인 감정을 억누 르지 않고 바깥 은하로 눈을 돌릴 것이다.

수많은 은하가 파멸을 맞이할 것 이고, 많은 생명체들이 죽어나갈 거라는 말이었다.

지금 서준이 거느리고 있는 은 하, 지구 또한 그 여파를 피하지 못할 것이다.

“준비를 해둬야 할 걸세.”

생각에 잠긴 서준을 향해, 카터 는 오히려 무언가를 결심했다는 듯 고개를 한 차례 주억인다.

“혼돈의 세계의 균열은 수호자인 내가 최대한 막아보겠네, 이번에 목숨을 구해준 것만으로도 감사하 니 자네는 자네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게.”

“……제가 할수있는 일이요?”

“혼돈과 망각 두 황제의 자리에 올랐다고 알고 있네.”

“어떻게 아셨죠?”

“수호자의 일을 하다 보면 많은 것들을 듣고 알게 된다네.”

씩하고 웃어 보인 카터가 서준의 얼굴을 응시한 채로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찾아올 전쟁을 대비하기 위해서 는 남은 황제의 자리도 찬탈해내야 할 걸세.”

서준의 눈이 가늘어진다.

크투가에게 같은 전쟁과 반역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후, 어느 정도 짐작했었던 부분이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짐작에 불과 했다.

그런데 카터의 말에는 확신이 가 득 차 있었다.

이유 없는 확신이 존재할 리 만 무했다, 분명 무언가 연유가 있을 것이다.

“자세히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실 까요?”

카터는 침묵을 지킨다.

하지만 충분한 대답이 되었다.

무언가의 제약, 말로 내뱉지 못 하게 되어 있는 것이다.

“충분한 답변이 되었습니다, 감 사합니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려는 서준 을 카터의 목소리가 잡아 세웠다.

“자네에게 보답을 하고 싶네.”

“보답은 이미 충분히 받았습니 다.”

단순한 짐작을 확신으로 만들어 주었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한 보답이었

더불어 애초에 보답을 바라고 한 일도 아니었다.

혼돈의 세계에 일어나는 균열을 막아주는 것, 그리고 과거에 혼돈 의 세계를 정처 없이 떠돌아다닐 때 도움을 받은 것의 은혜를 갚았 을 뿐이었다.

“반드시 받아 가야 하네.”

간절함이 묻어나는 카터의 목소 리에서준은 마지못해 고개를 주억 일 수밖에 없었다.

“알겠습니다.”

“다행……. 다행이야.”

안도의 한숨을 내쉰 카터가 마법 서를 펼치고, 들어 올리며 서준에 게로 내뻗는다.

책장 위에 응집된 마력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야기로 하는 것보다는 직접 머리에 심어주겠네.”

후웅-!

말을 끝맺기 무섭게 책장 위에 응집되어 있던 마력이 서준의 이마 로 쏘아진다.

별다른 위협이 느껴지지 않는 만 큼 서준은 그 마력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그러자 카터의 몸에서부터 푸른 빛 기운이 아지랑이처럼 흘러나와 서준에게로 흐르기 시작했다.

‘기억을 넘겨주는 건가?’

카터가 보고 겪은 것들이 머릿속 을 가득 채우기 시작한다.

그렇게 짧은 시간이 흐르고, 눈 을 뜬 카터가 다소 지친 숨을 몰아 내쉬며 뒤로 물러났다.

“휴우……, 필요한 부분만을 골 라내어 넘겨주었으니 확실하게 각 인이 되었을 걸세.”

“ 맙소사.”

서준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지 금 서준이 가장 바라는 것을 넘겨 주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기 때문 이었다.

“파괴와 광기의 시련장의 위치라 니……

“다행히 무사히 전달되었나 보 군.”

“감사합니다.”

서준이 카터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 고개를 숙이고 있을 때였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한

것 같으니, 이만 가보겠네. 혼돈의 세계가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으면 다시 지구에 들르겠네.”

“제가 직접 돕지는 못하겠지 만……. 힘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저희 리벨리온 본부로 지원 요청해 주세요.”

“정말 그래도 되겠나……?”

눈을 동그랗게 뜬 카터의 동공이 크게 떨리기 시작했다.

당연한 반응이었다.

과거 지구에 방문했을 때 리벨리 온 연합에 속한 강자들의 실력을 두 눈으로 확인했다.

혼돈인들이 상당히 강하긴 하지 만 소수의 리벨리온 연합의 강자들 은 그들에게 쉽사리 밀리지 않을 정도로 강력했다.

근접전에 취약한 마법사인 카터 의 전방을 든든하게 지켜줄 수 있 는 방패가 되어 줄 전력들이 있다 는 말이었다.

“예, 평화를 위해서 힘써주고 계 신 거잖아요.”

서준의 말에 카터의 입가에 환한 미소가 피어난다.

“자네와 인연을 맺은 것은 실로 현명한 판단이었군.”

“그 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은데

요……

“아닐세, 정말 고맙네, 이럴 게 아니라 전력이 될 만한 인원들을 간추려 봐야겠군.”

고개 숙여 인사한 카터가 곧장 걸음을 옮기려 할 때였다.

“아, 저는…… 곧장 자리를 비워 야 할 것 같으니 강석호 부의장에 게 부탁하시면 될 겁니다.”

“알겠네!”

이어진 서준의 말에, 고개를 돌 려 대답을 한 카터가 방 밖으로 걸 음을 옮기었다.

혼자 남은 방 안, 서준의 눈매가 차가워진다.

‘파괴와 광기의 시련이라……

망설여서는 안 된다.

머지않아 큰 혼란이 찾아올 것이 다.

한차례 고개를 주억인 서준은 곧 장 생각에 잠긴다.

‘어디부터 가야 할까?’

고민은 길지 않았다.

서준이 먼저 선택한 것은 다름 아닌 파괴의 시련이었다.

별다른 이유가 있는 건 아니었

그저 조금 더 가깝기에 파괴를 선택했을 뿐이었다.

“그럼 바로 움직여볼까.”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서준은 곧장 은하의 통로를 열어낼 수 있 는 정복왕의 성역으로 향했다.

카터와의 대화를 끝내고, 정복왕 의 성역에 도달한서준은 곧장 은 하의 통로를 열어냈다.

기억을 통해 직접적으로 전달받 은 만큼 길을 잃을 걱정은 없다.

“여긴가 보네……

아무것도 없는 보랏빛 세계의 중 심, 하늘을 관통하듯 길게 뻗어있 는 파괴의 시련장은 엄청난 위용을 보이고 있었다.

그렇게 파괴의 시련장을 감상하 며 입구에 도달하자, 탑 안쪽에서 시선들이 느껴진다.

‘망각의 시련장처럼 뛰쳐나오지

는 않네.’

호의도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피부가 저릿할 정도의 강 한 투쟁심이 느껴지고 있었다.

‘파괴라는 특성 때문인가?’

생각해보면 혼돈과 망각의 시련 장에서 보았던 시험관들의 성격은 천지 차이였다.

‘뭐, 아무렴 상관없지.’

괜한 관심을 받고 친분이 생겨서 대화에 시간을 뺏기는 게 아니라, 빠르게 시련을 받고 올라가기만 하 면 된다는 말이었다.

서준은 쏟아지는 시선을 받으며 시련장인 탑의 문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러자 서준의 방문을 기다렸다 는 듯이 굳게 닫혀있던 문이 개방 된다.

쿠구궁……!

적나라하게 드러난 탑의 내부를 향하여 발걸음을 내딛는 순간이었다.

드높던 탑은 온데간데없이 사라 지고, 황폐한 폐허로 변하였다.

그 중심에는 무복과 같은 옷을 걸친 혼돈인이 서 있었다.

-반갑군, 수행자여, 이 몸은 파 괴의 전사이자, 1층의 시험관인 크 료다.

웬만한 주신들은 가벼이 찍어 누 를 수 있는 강한 상대다.

허나 긴장감이 전혀 들지 않았다.

애초에 고대의 존재와 싸워온 서준이 고작 이 정도로 겁먹을 리가 없었다.

입가에 여유로운 미소를 흘리고 있는 서준의 모습에 크료의 미간이 찌푸려진다.

-나를 얕보고 있군.

“……미안, 내가 속내를 잘 숨기 지 못하거든.”

내뱉는 말과 달리 서준은 숨을 크게 내쉬며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 한다.

승리를 확신할 수 있다고 해서 여유를 부려서는 안 된다.

밖에서 본 탑의 높이를 생각한다 면 아직 수없이 많은 싸움을 치러 야 한다.

쓸데없는 힘 낭비를 줄여야 했 다.

때문에 최소한의 힘으로 최고의 효율을 내어 눈앞의 크료를 제압해

내야 한다.

적당한 긴장감을 채워, 신경들을 날카롭게 빚어내고 있을 때였다.

눈을 가늘게 뜬 크료가 다시 한 번 입을 열었다.

-시련에 통과하지 못한다면 자네 의 존재는 파괴에 종속될 것이다, 그래도 시련을 받겠나?

잠깐의 고민조차도 필요 없는 질 문이었다.

시련을 받지 않으려면 이곳에 오 지도 않았을 것이다

서준은 곧장 고개를 주억였다.

“당연하지”

그러자 이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크료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흐른 다.

-……시련에 도전했으니, 이제부 터 벌어지는 삶과 죽음은 각자가 치러야 할 업보다.

“죽여도 된다는 말이야?”

-당연한 거 아니겠나.

전과는 다른 시련의 방식에 다소 당황스러웠지만, 동요는 잠시뿐이었다.

오히려 이런 상황이 서준의 입장

에서는 더 편하다고 할 수 있었다.

‘간단해서 좋네.’

서준이 생각을 정리하고 있는 사 이, 크료의 신형이 빛살이 되어서 앞으로 쏘아진다.

삽시간에 거리를 좁혀낸 크료의 촉수가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서 휘 둘러진다.

당연하지만, 일반적인 변형이 아 니었다.

크료가 휘두르는 검날에는 익숙 한 힘이 담겨 있었다.

‘파괴의 힘.’

혼돈인의 기준으로 치자면 영주 급에 도달한 파괴의 힘을 발산하고 있었다.

후웅-!

어느덧, 보랏빛 칼날이 서준의 시야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조금 어렵긴 하겠네.”

당연하지만, 당장 눈앞의 크료는 문제될 것이 없었다.

바깥 은하의 기준으로 주신과 비 슷한 힘을 가진 영주급에 달한다고 는 하나 지금 서준에게는 아무런 위협도 될 수 없었다.

‘1층부터 영주급의 시험관과의 전투라……

드높던 탑의 높이를 생각한다면, 적당히 힘을 아낀 채로 정상에 도 달하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을 것 같았다.

그렇다고 너무 여유를 부리거나 휴식을 취할 수도 없었다.

고대의 존재들의 내전이 언제 끝 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런 곳에서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되었다.

“죽어.”

특별한 무공을 펼칠 것도 없었다.

탁-

혼돈기를 응축시킨 후, 손가락을 튕겨 쏘아낸 것만으로도 크료의 심 장이라 할 수 있는 코어를 가볍게 관통하고, 부숴냈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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