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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477화 (477/517)

- 20권 10화

485화

어느덧, 크투가에게는 불길로 빚 어낸 한 자루의 검이 들려 있었다.

불길의 정수라 불리어도 손색이 없는 검이다.

공격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

선수필승, 서준의 몸에서 혼돈기 가 폭사하더니, 한줄기 빛이 되어 허공을 찢었다.

쾅-!

크투가가 휘두른 불꽃의 검이 서

준의 신형을 베어내려한다.

하나 크투가의 손끝에 전해지는 감각은 없었다.

‘ 피했다고?’

의문을 느낀 순간에는 서준이 손 바닥을 펼치더니 검을 휘두르고 있 는 손목을 낚아챈다.

마치 뱀과 같은 몸놀림으로 손목 을 꺾어내어 검을 떨쳐낸다.

‘금나수.’

들고 있던 검을 무장 해제시킨 서준은 망설임 없이 거리를 좁히며 주먹을 말아 쥔다.

목표는 크투가의 심장이다.

허나 주먹이 내뻗어지는 순간, 크투가의 신형이 거짓말처럼 불길 이 되어 흩어졌다.

서걱-!

날카로운 검격이 서준의 어깨를 스치고 지나간 것도 그 순간이었다.

황급히 뒷걸음질 치어 휘둘러진 검을 피해낸 서준의 입가에 미소가 흐른다.

파지직-!

허공에 빚어진 혼돈의 무구들이 크투가를 향해 쏘아진다.

크투가 역시 검을 휘둘러 쏟아지 는 무구들을 쳐냈지만, 그 순간 뻗 어진 서준의 주먹이 크투가의 복부 를 강타한다.

쾅-!

폭음이 터져 나온다.

두르고 있는 불길을 뚫고서 내부 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려던 서준의 눈이 가늘어졌다.

크투가의 신형이 다시 한번 불길 이 되어 사라진다.

기척이 느껴지는 곳은 머리 위 다.

망설이지 않고 고개를 들어 올린 서준은 혼돈기를 폭사시키며 반격 에 나섰다.

콰앙-!

굉음과 함께 서준과 크투가, 양 측 모두 허공을 날며 밀려났다.

서준은 눈을 가늘게 뜨고 또다시 불길이 되어 사라지고 있는 크투가 의 신형을 확인한다.

‘움직인다는 개념보다는 영체가 되어서 사라지는 건가.’

저 능력은 주변에 불길이 있어야 만 사용 가능한 게 아니었던 것이 다.

성가셨다.

이렇다 할 유효타를 먹이려 할 때마다, 아무런 조건 없이 불길이 되어 자취를 감춰버린다.

불, 그 자체가 될 수 있는 크투 가는 어지간히 성가신 것이 아니었다.

게다가 크투가의 불꽃은 붙는 순 간 꺼지거나 떨어지지 않는다.

계속해서 타오르며 살갗을 태우 려 하기에, 혼돈기를 계속 몸에 둘 러둬야만 했다.

전투를 이어갈수록 신경 써야 할 상처가 많아지게 된다는 것이다.

‘영원의 불길이라……

황금안으로 통찰을 해보고 싶었지만, 앞서 당한 것이 있기 때문인 지 틈을 주지 않고 있었다.

크투가는 쉴 새 없이 공격을 몰 아치고 있었다.

그 와중에 검이라는 무구의 사정 거리를 완벽히 이용하고 있었다.

주먹이 닿을 수 있는 근접거리에 도달하면 망설임 없이 불길이 되어 흩어져버린다.

오랜 세월 쌓아온 경험에 새겨진 본능적인 전투감각이라 볼 수 있었다.

‘상당히 까다로워.’

보크루그와 수마나스, 그리고 눈 앞의 크투가까지.

역시 고대의 존재 중 그 누구도 만만히 볼 상대가 없었다.

‘앞으로 몇이나 더 처치해야 할 까.’

남은 고대의 존재는 대체 몇이나 있을까?

얼마나 더 많은 전투를 치르고, 피를 홀려야 할까?

차오르는 불안, 이어지는 의문 속에서도 격돌은 계속 이어진다.

그렇게 1분여쯤의 시간이 흐른 후, 크투가와 공방을 주고받으며 연신 충돌을 일으키던 서준이 움직 임을 처음으로 멈추며 전면전에 돌 입한다.

쾅-!

검과 주먹이 맞부딪힌 지점에서 폭음이 일어나며, 다시 한번 서준 과 크투가의 신형이 허공으로 밀려 난다.

‘장기전은 좋지 못해.’

크투가는 영겁의 세월을 살아오 며 힘을 비축해왔다.

그에 비해 서준은 혼돈제에 오른

지 1년도 되지 않았다.

같은 경지라 할지라도 품고 있는 기운의 양이 다를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계속되는 전투로 인해 혼 돈기를 상당히 많이 소모한 상태다.

일반적인 힘으로는 크투가의 불 꽃을 막아낼 수 없을 테니 다른 선 택지가 없기에 강제적인 소모가 이 루어지고 있었다.

이런 무의미한 소모전을 이어가 게 된다면 필패하게 된다.

확실하게, 한 번에 승부를 봐야 한다.

크투가와 충돌했던 지점들을 확

인한서준이 딛고 있던 발을 땅에 내려찍는다.

‘파룡강림.’

콰과광-!

굉음과 함께 파괴의 용이 다시 한번 허공으로 치솟아 오른다.

물론, 위협을 느꼈던 크투가는 곧장 불길이 되어 모습을 감추고 있었다.

허나 이미 예상했던 상황이다.

‘……모습을 드러내라.’

하늘로 승천하는 파룡, 보랏빛 기둥은 확인용 장치에 불과하다.

보랏빛 기운으로 가득 찬 세상 속, 유일하게 붉은 불길이 일어나 는 곳이 있었다.

“찾았다.”

불길이 피어날 곳을 알고 있다면 공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실제로도 모습을 드러낸 크투가 의 눈이 휘둥그레지며 다시 한번 불길이 되려 했지만, 서준은 그 틈 을 허용해줄 생각이 없었다.

‘망룡질주.’

콰광-!

회색빛, 망각의 기운을 휘감은

서준의 신형이 단숨에 앞으로 쏘아 지자, 자연스레 불길이 되어 사라 지려던 크투가의 신형도 본래의 형 태를 되찾는다.

“잡았다.”

서준의 주먹이 단숨에 크투가의 가슴을 강타한다.

쿵-!

육중한 소리, 손끝에 걸리는 감 각에서준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흐른다.

실제로도 크투가의 미간이 찌푸 려지고 있었다.

‘방심해서는 안 돼.’

망각의 힘으로 이동할 수 있는 공간 자체를 지워냈다지만, 일시적 인 것이다.

망룡질주의 영향이 사라지고 난 다면, 크투가는 다시 한번 불길이 되어 사라질 것이다.

지금 이 기회를 확실하게 잡아내 야 한다.

서준은 얼굴을 구기고 있는 크투 가를 바라보며 주먹을 꽈악- 말아 쥔다.

망각의 힘이 휘감긴 주먹이 쏘아 진다.

위협을 느낀 크투가는 곧장 불길

이 되어 사라지려 한다.

찰나의 틈이라고 할 수 있었지만, 초광속에 달하는 움직임을 떨 쳐내기에는 늦은 반응이었다.

‘ 일권소멸.’

쾅-!

망룡질주처럼 일대를 지워내는 것은 아니다.

허나 크투가의 불길은 확실하게 잊히게 만들어 냈다.

실제로 불길이 되어 사라지려 했 던 크투가는 경악 어린 표정을 짓 고 있었다.

일전과 같은 임시방편 같은 것이 아니다.

크투가의 기동력을 확실하게 봉 쇄해냈다.

당황스러운 상황이었지만, 크투 가는 최대한 침착하게 말아 쥐고 있던 검을 휘두르며 서준을 베어내 려 한다.

눈앞까지 다가온 검격.

허나 서준은 그 공격을 피하지 않는다.

‘천지파괴.’

보랏빛 섬광들이 쇄도하며 크투

가의 검로를 막아선다.

쾅! 쾅! 쾅!

마찬가지로 초광속으로 날아오던 크투가의 검날이 보랏빛 섬광들에 가로막히며 속도가 현저히 늦어졌 다.

그사이, 서준은 차가운 눈으로 다가오고 있는 크투가의 신형을 바 라본다.

앞서 말했듯 장기전으로 끌고 가 서는 안 된다.

‘한 번에 처치한다.’

앞길을 막아서는 보랏빛 섬광들을 꿰뚫고 온, 크투가의 검을 향해

서준은 망설임 없이 달려든다.

콰직-!

왼쪽 어깨에서 아찔한 고통이 느 껴졌지만 서준의 입가에는 비릿한 미소가 흐르고 있었다.

“이러면 두 발로도 도망 못 치겠 지.”

서준은 오른팔을 내뻗어 크투가 의 신형을 휘어 감는다.

타오르는 불길에 살갗이 익는 듯 한 느낌이 들지만 상관없었다.

크투가가 받아낼 고통은 이보다 더할 것이다.

‘혼돈폭발.’

회색빛 기운이 회전하는 구체가 초광속이라는 영역을 뛰어넘을 정 도로 빠르게 회전하며, 기운을 부 풀려나간다.

우우웅-!

삽시간에 덩치를 키워낸 회색빛 구체는 빛을 발산하며 공명음을 토 해내기 시작했다.

.....

일대를 가득 매우고 있는 혼돈기 에 크투가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이 폭발은 죽음으로 이어질 것이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지만 벗어 날 방도가 없었다.

망각의 힘으로 봉인된 불꽃의 힘, 육신은 서준의 손에 사로잡혀 있었다.

“끝이야.”

서준의 선고가 내려지는 순간.

콰과과광-!

폭발하는 회색빛 혼돈이 서준과 크투가의 육신을 집어삼켜간다.

허나 서준은 혼돈의 황제, 고통 어린 신음을 내지르는 것은 한 명

뿐이었다.

“끄아아악-!”

비명을 내지른 크투가의 신형이 회색빛 기운, 혼돈에 뒤덮이는 순 간이었다.

콰과광-!

내부에서부터 다시 한번 폭음이 일어나며 크투가의 육신이 실 풀린 인형처럼 쓰러진다.

아무것도 남지 않은 회색빛 세 상, 그 지면에 안착한서준은 바닥 에 쓰러져 있는 크투가를 바라본다.

혼돈 폭발을 정면에서 맞았지만 죽지는 않았다.

‘나도 모르게 위력을 조절해버렸 군……

크투가는 죽지 않고 살아있었다.

아직도 몸에 붙어서 타오르고 있 는 불꽃이 그 증거였다.

혼돈의 공격성을 완벽히 제어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없었던 만큼, 마지막에 혼돈기의 출력을 줄여버린 탓이다.

다소 아쉬운 위력의 폭발이긴 했 지만 차라리 잘되었다.

“크투가.”

“크으...... 크으으...... 빌어……

빌어먹을.”

서준의 부름에 침묵을 지키고 있 던 크투가의 입에서 노기 어린 말 들이 흘러나온다.

그 앞으로 다가간 서준은 한 손 으로 크투가의 머리통을 부여잡고 허공으로 들어올린다.

“아, 안 돼……. 아직 난 죽고 싶 지 않아.”

서준을 마주하고 있는 크투가의 두 눈동자가 거세게 흔들리고 있었다.

스스로도 알고 있는 것이다.

볼품없어진 불길의 장막, 형체조

차 남기지 못하고 사라진 육신, 나 약하기 그지없어졌다.

그 모습을 확인한서준이 비릿한 미소를 흘리며 입을 열었다.

“묻고 싶은 게 몇 가지 있는데, 성실하게 답하는 게 좋을 거야.”

서준은 머리를 움켜잡고 있는 손 에 강하게 힘을 주며 크투가를 압 박했다.

“크, 크흡-! 사, 살려만 주면! 뭐 든지 다 말하겠다, 제발……!”

“곧 이어질 전쟁과 네놈의 형제 들이 일으킬 반역이라는 게 뭐지?”

머리를 움켜잡고 있던 서준이 손

아귀에 힘을 풀며 질문을 던졌다.

“전쟁은 균형이 무너진 고대의 존재들끼리의 싸움, 반역은 모든 고대의 힘을 모아 고대의 신을 살 해하고 그 자리에 도달하는 것이 다!”

크투가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알고 있는 정보들을 말했다.

“답변 고마워.”

환한 미소를 보인 서준은 머리를 움켜잡고 있던 손아귀에 힘을 준다.

콰직-!

수박이 터지는 소리와 함께 크투 가의 머리가 부서졌다.

“자, 잠깐……

머리통이 부서졌음에도, 고대의 존재들은 일반적인 상식을 벗어나 있는 생물인 만큼 죽음을 맞이하지 않았다.

‘아예 혼돈으로 치워버려야겠군.’

혼돈기가 거의 바닥을 보이고 있 었지만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크투가를 집어삼키기에는 충분했다.

“이제 정말 끝내자.”

서준이 손바닥을 펼치며 혼돈기 를 발산하려던 순간이었다.

“지금쯤 다른 형제들이 약해진

주샤콘을……

크투가는 간절한 목소리를 홀리 며, 뒷말을 덧붙였지만 애석하게도 너무 늦어버렸다.

발산된 혼돈기는 거침없이 크투 가의 육신을 집어삼켜버린다.

크투가의 육신은 한 줌의 가루조 차 남기지 못하고 사라졌고, 서준 의 몸에 붙어있던 불꽃도 완전히 사라진다.

크투가의 죽음을 확신한서준이 뒷머리를 긁적이며 아쉬움을 표했 다.

“……조금 기다려볼 걸 그랬네.”

상당히 중요해 보이는 정보를 들을 수 있었을 것 같았는데, 너무 성급하게 손을 써버렸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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