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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476화 (476/517)

- 20권 9화

484화

쏘아지는 불꽃들을 직시하고 있 던 서준은 망설임 없이 주먹을 내 뻗는다.

단순히 쇄도해오는 공격을 받아 치기 위함이 아니었다.

확인을 해보기 위함이었다.

쾅-!

폭음을 일으키며 흩어지고 있는 불꽃들을 보며 서준의 입가로 미소 가 흐른다.

‘ 역시……

그사이, 불길이 더욱더 매섭게 치솟으며 압박을 가해오기 시작했 다.

무언가를 숨기려는 듯한 다급한 움직임이다.

서준도 다급히 발을 놀리며, 사 방 곳곳에서 날아드는 불꽃을 피해 낸다.

파바바바밧-!

하나 모든 불꽃들을 피해낼 수는 없었다.

‘확실해.’

크투가가 숨기려 하는 것이 무엇 인지 명확히 보인다.

서준은 홍겹게 웃으며 세계에 퍼 지고 있는 불꽃을 직시한다.

“홀륭하군.”

크투가가 갑작스럽게 음성을 흘 리자, 치솟던 불길이 원형을 그리 며 일대를 휘감아낸다.

“ 뭐야?”

눈을 가늘게 뜬 서준이 주변을 둘러보고는 헛웃음을 흘렸다.

“본체를 숨기려는 노력이 가상하 네……

어느덧, 수백에 달하는 크투가의 신형을 한 불길들이 서슬 퍼런 미 소를 홀리며 서준을 바라보고 있었다.

“쓸데없는 노력이야.”

서준은 개의치 않았다.

각양각색의 방법으로 본체를 숨 기려 하고 있었지만 오히려 확신이 되고 있었다.

지금 이 세계를 휘감고 있는 불 길 전체가 크투가라는 존재다.

“힘을 다루는 방식도 독특하고 눈썰미도 나쁘지 않은 편이라……. 이 정도라면 합격점을 줄 수는 있

겠군, 혼돈제여, 나의 형제들과 함께 반역을 벌여보겠는가?”

“반역?”

다소 익숙한 단어에서준은 호기 심이 동한 눈빛으로 귀를 기울였다.

지금 고대의 존재들이 바라는 것 이 뭔지 알아낼 수 있다면 앞으로 의 움직임에 대한 방향성을 확실히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반역을 일으켜 기존의 모든 것들을 바꿔내는 것이다, 그 저 먼저 태어났다는, 오랜 세월을 살아왔다는 걸로 정통성을 부여받 는 이 우주의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지 않느냐?”

“고대의 존재인 네가 할 말은 아 닌 것 같은데, 아니 대체 누구한테 반역을 일으키겠다는 거지?”

“아직은 답할 수 없다, 허나 나 의 형제가 된다면 모든 것을 이야 기해주지.”

단호한 크투가의 대답에서준이 아쉬움에 입맛을 다셨다.

‘……아쉽게 됐네.’

분위기상 쉽사리 말해줄 것이라 생각했다.

헌데 예상외의 신중함을 보이고 있었다.

“뭐, 상관없지.”

때리고, 쓰러뜨린 채로 물어본다 면 말해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서준이 차가운 눈동자로 크투가 를 바라보자 수백의 불길이 코웃음 을 친다.

“동맹이 아닌 대립을 선택하다니 너무 어리석은 선택을 하는군.”

“난 그냥 너희 고대의 존재들이 싫어.”

“스스로 황제의 자리에 올랐음에 도 근간이라 할 수 있는 나와 형제 들을 거부하고 있다니, 역설적이 군.”

헛웃음을 흘린 수백의 크투가들 이 서준을 바라보며 자세를 다잡는 다.

“지금 내린 선택을 뼈저리게 후 회하고 절망하게 될 것이다, 혼돈 제여.”

고대의 존재, 크투가.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 삽시간 에 일대의 불길이 거세게 치솟는다.

“의미 없다니까……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불길을 바라보고 있던 서준의 눈이 휘둥그 레졌다.

‘정령?’

텅 비어있었던 형체들에 강렬한 영체가 깃든다.

더 이상 형체만을 가진 허상이 아니었다.

모두가 진짜 크투가가 된 것이 다.

심지어 불길을 쏘아내는 방식이 나 형태가 모두 달랐다.

다 같은 불길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다.

‘이건 좀 위험하겠는데.’

쏟아지는 불길의 수가 단숨에 수

천에 달하게 된다.

재빠르게 대응하려 했지만 사방 에서 쏟아지는 공격들을 모두 피해 낼 수는 없었다.

옷이 불탔고, 피부가 타오르는 듯한 고통이 느껴진다.

몸 곳곳에는 화상으로 인한 상처 들이 생겨난다.

‘다행히 치명적인 상처는 없어.’

아직까지는 괜찮다.

허나 곧 생각이 뒤바뀌었다.

‘ 피부가……

회복되지 않는다.

화르륵-!

계속해서 타오르는 불길.

꺼지지 않는 불꽃을 본 서준이 헛웃음을 홀렸다.

“고대의 힘……. 파괴 쪽인가?”

보라색 불길에 스며들어 있는 고 대의 힘, 파괴가 계속해서 불타오 르며 서준의 전신을 태워버리려 하 고 있었다.

억지로 꺼내려 한다면 가능하겠 지만, 크투가가 그 틈을 줄 리가 만무했다.

화륵-!

계속해서 쏘아지는 불길들 때문 에 육신에 붙은 불길을 떼어내기가 힘들었다.

“서서히 타들어가면서 죽는 것이 다.”

수백이나 되는 크투가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흐른다.

“말하지 않았느냐, 후회하고 절 망하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에는 여유로움이 가득 묻 어나고 있었다.

“그럴 일 없을걸.”

후웅-!

바람 소리와 함께 미소를 흘리고 있던 크투가의 신형이 마치 존재하 지 않았던 것처럼 자취를 감춘다.

“벌써 통찰해낸 건가?”

눈을 휘둥그레 뜬, 크투가들이 흥미로운 시선으로 서준을 바라보 았다.

어느덧 서준의 두 눈동자는 황금 빛으로 물들어있는 상태였다.

황금안.

확실하게 이해하고, 통찰해낸다 면 무(無)로 돌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네가 내 육신에 심어준 불길 덕 분에 손쉽게 파악할 수 있었지.”

모두 다른 영체를 가지고 있다지 만 결국 같은 불길이다.

통찰해내었다면 모두 흩어낼 수 있었다.

실제로도 서준의 시선이 닿는 곳 마다 불길이 허무하리만큼 쉽게 사 라져간다.

“재미있군.”

여유를 부리고 있는 사이, 단숨 에 수백에 달하던 크투가들의 신형 이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다.

“역시…… 본체는……

수백에 달하는 크투가 중에도 없 었다.

허나 당황할 것은 없었다.

이미 예견했던 일이었다.

서준의 시선은 세계를 휘감고 있 는 불길로 향했다.

“세계를 휘감고 있는 불길 전체 구나.”

차가운 눈동자를 한서준이 주변 을 빠르게 홅어내고, 통찰해낸다.

“알고 있다고 해서 감당할 수 있 는 것은 아니지.”

허나 거센 불길에서부터 들려오 는 크투가의 목소리에는 아직까지 도 여유가 홀러넘치고 있었다.

서준이 눈을 가늘게 뜬 채로 불 길을 바라보고 있을 때였다.

“고작 이따위 공격으로 이 몸이 다루는 영원의 불을 이렇게 쉽사리 끌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느냐?”

화르르륵-!

자취를 감추었던 불꽃이 다시금 거세게 피어오르며 크투가의 형상 을 취한다.

여전히 여유롭다는 듯 웃고 있는 크투가의 표정에 자연스레 서준의

미간이 찌푸려진다.

“귀찮게 구네.”

고대의 존재들과의 싸움은 모두 쉽지 않았다.

허나 크투가는 그중에서도 가장 귀찮은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다시 한번 날뛰어 보거라.”

수백에 달하는 크투가들이 자세 를 다잡더니, 허공을 박차고 서준 을 향해 달려든다.

‘이전처럼 소멸시키기만 해서는 아무런 의미 없어.’

황금안을 사용해 무로 돌린다 해

도 세계 전체를 휘감고 있는 불길 을 꺼버리는 게 아닌 이상 의미가 없었다.

‘본체를 잡아내야 한다.’

머릿속으로 계산을 이어가던 서준은 무언가 결심을 내린 듯, 고개 를 주억였다.

‘다른 고대의 존재들이 보고 있 을 것 같아서 아끼고 싶었는데.’

어쩔 수 없었다.

크투가는 단순히 까다롭고 귀찮 은 상대가 아니다.

자칫 한 번의 실수로 인해 패배 를 맞이할 수도 있는 강적이다.

‘전력을 내보일 수밖에 없겠네.’

고대의 힘으로 만든 무공들, 아 티팩트, 특수한 능력들까지.

가진 전력을 모두 사용해야 한 다.

‘황금안 개방.’

이미 한번 통찰해내었던 만큼 쏟 아지는 불길들을 흩어놓는 것은 어 렵지 않다.

자연스레 타오르던 불길이 홑어 진다.

길은 열렸다.

전처럼 확실하게 제압해낸다.

‘ 망룡질주.’

흩어놓은 불꽃들을 거닐며 세계 를 망각에 휘감아낸다.

세계 자체가 사라진 만큼, 한동 안 불길이 치솟지는 못할 거다.

“의미 없는 발악을 하는군.”

크투가는 조금도 당황하지 않는 다.

자그마한 불씨가 남아있는 것만 으로 삽시간에 불길이 거세지는 법 이다.

세계 전체를 망각으로 휘감는 것 이 아닌 이상 불길이 꺼질 일은 없

다는 것이다.

잠시 불길이 사그라들었다 해서 위협을 느낄 이유가 없었다.

허나 서준 또한 이 사실을 모르 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준은 움직 임을 멈추지 않는다.

타닥-!

오히려 더욱더 빠르게 움직인다.

체내의 모든 힘들을 움직이는 데 쏟아낸다.

‘ 태초소유 (太初 m 流).’

고대, 태초의 힘들을 활용하는

경신법.

내딛는 발걸음마다 서준이 품고 있는 각기 다른 고대의 힘들이 세 계로 퍼져나간다.

“호오.”

크투가의 입에서 감탄사가 홀러 나온다.

“끄어어억-!”

하나 그 감탄은 곧, 비명이 되었다.

고대의 힘이 남아있는 곳은 모두 서준의 지배하에 놓인 것이다.

원한다면 언제든지 이동할 수 있

는 본인의 영역이 되었다는 말이었다.

흐르듯이 세계를 자유롭게 노닐 며 다시 타오르는 불씨를 짓밟고, 또 짓밟아낸다.

타닥-!

이윽고, 계속해서 분주히 움직이 던 서준의 발걸음이 바닥에 거대한 용의 형상을 그려낸다.

“태초성보 제2식, 파룡강림.”

그 이후 일어난 것은 하늘로 치 솟는 거대한 용의 승천이었다.

바닥에 그려진 용의 문양에서 보 랏빛 기운이 치솟는 즉시, 세계를

뒤덮고 있던 불길들이 혼적조차 남 기지 못하고 흩어져간다.

파지지직-!

“끄아아악-!”

비명을 내지르는 크투가의 형상 들이 파괴의 용에 집어삼켜지며 일 말의 불씨조차 남기지 못한다.

콰과과광-!

세계가 부서진다.

그렇게 느낄 만큼의 커다란 충격 과 함께 하늘로 치솟던, 용의 형상 이 사라진다.

서준은 그 모습을 보면서도 얼굴

이 딱딱하게 굳어있었다.

“역시 이게 전부는 아니었네.”

불꽃은 부가적인 능력 중 하나였 다.

크투가는 가진 고대의 힘을 보이 지 않았다.

실제로도 불길은 완전히 사라졌 지만 일대에서 느껴지는 크투가의 존재감은 여전히 그대로였다.

“생각 이상이야…… 실로 훌륭하 군.”

아무것도 남지 않은 폐허의 중 심, 불길에 휩싸인 악마의 형상을 한 크투가는 감탄을 토해내고 있었

서준은 그 모습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이렇게까지 멀쩡할 줄은 몰랐 네.’

전처럼 매서운 불길을 뿜어내는 것은 아니었지만 큰 부상을 입지는 않았다.

불길들을 소모하여 스스로의 몸 을 지켜냈다고 할지언정 크투가의 실력 역시 상당히 뛰어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정도는 해줘야지.’

상대했던 고대의 존재들 중 그

누구도 손쉬웠던 상대는 없었다.

심지어 이곳은 혼돈의 세계.

고대의 존재들의 고향과 같은 땅 이라 할 수 있었다.

본래 제 집에서는 반은 먹고 들 어간다고 하지 않는가?

‘고작 불길이 꺼진 걸로 죽을 정 도로 나약하면 안 되지.’

입가에 호선을 그린 서준이 자세 를 다잡고서 크투가를 바라보며 입 을 열었다.

“감탄만 내뱉고 있을 거야? 아니 면 이제 겁이 나서 못 싸우겠어?”

많은 양의 고대의 힘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일까?

오랜만에 억눌러두었던 감정이 폭발할 듯이 치솟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눈앞의 적을 찢어발 겨버리고 싶을 정도였다.

“탐이 나는군.”

휘감고 있는 불길 너머, 크투가 는 아쉽다는 듯 혀로 입술을 핥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묻지, 정말로 나의 형제가 될 생각은 없는가?”

“말이 되는 소리를 해, 늑대가

어찌 개 밑으로 들어가겠어?”

“아쉽지만, 어쩔 수 없겠군.”

결심을 내린 듯, 고개를 주억인 크투가의 눈에 진한 살기가 차올랐 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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