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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465화 (465/517)

- 19권 23화

473화

크로투의 도끼가 휘둘러지며 광 풍을 일으킨다.

단숨에 발을 놀리며 몰아치던 공 격을 피해 낸 서연의 눈이 반짝 빛 났다.

매섭게 쇄도해오는 크로투의 공 격들에 보이는 아주 자그마한 빈틈, 확실하게 보인다.

“끄아아-!”

스스로도 그 빈틈을 아는 것인지

고함을 내지르며 광기를 발산한다.

일순간적으로 시야가 흔들리며 머리가 아려왔지만 무의미했다.

‘결국 기운을 이용한 사자후의 일환이야.’

고막을 내력으로 덮어낸다면 아 무런 문제가 될 게 없다는 것이었다.

내공으로 단숨에 고막을 막아내 자 뒤흔들리던 시야가 본래의 형태 를 찾는다.

자그마한 빈틈이 확연하게 보이 기 시작한다.

내달려오는 공격에 맞을 연유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척거리까지 다가온 크 로투의 도끼가 허무하리만큼 허공 을 베고 지나간다.

후웅-!

위험했다.

맺혀있는 힘만으로 피부가 베이 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허나 위협과 착각일 뿐이다.

결국 닿지 않는다면 실질적인 타 격은 없다.

“꾜아아악-!”

다행히도 광기에 물든 크로투의

머릿속에는 더 이상 이성이란 존재 가 남아있지 않았다.

물론, 오랜 세월 쌓아온 격과 힘 이 있기에 마구잡이로 날뛰는 것 같이 보이는 움직임에는 무의 묘리 가 담겨 있었다.

허나 결국 이성이 존재치 않으면 한계점이 명확했다.

찰나의 빈틈을 파고들며 공격들을 피해낸 서연의 신형이 어느덧 크로투의 지척거리에 당도한다.

“느려.”

쿵-!

말아 쥔 주먹이 복부를 강타한

크로투의 신형이 일그러지며 뒷 걸음질을 치고 있었지만 여전히 이 성은 남아있지 않았다.

“크아악-!”

회피 따위는 없다.

광기에 잠식된 크로투가 보일 행 동은 전진뿐이다.

크로투의 손이 다시 한번 빛살처 럼 움직인다.

하지만 서연의 움직임은 그보다 더 빨랐다.

‘공허의 금나수.’

회백색의 기운이 맺힌 서연의 손 이 날아오던 크로투의 손목을 낚아 채고 휘게 만든다.

후웅-!

크로투가 쏘아낸 권격의 경로가 뒤틀리고, 허공으로 솟아올라 커다 란 폭발을 일으켰다.

콰과광-!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은 위용을 보인다.

“힘은 무식하게 좋네.”

거듭 말하지만, 닿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

입가에 비릿한 미소를 흘린 서연 의 손이 다시 한번 움직인다.

“아무리 발버둥 치려 해봤자, 이 미 승자는 정해졌어.”

공허의 힘에 적응한다.

동시에 성장해가고 있다.

수련을 끝마친 이후, 광기제에 오른 강자와 제대로 된 싸움이 두 번째인 서연은 공허의 힘에 대한 적응이 모자랐었다.

하지만 직접적인 전투들을 겪으 며 확실하게 감을 잡고, 한발 더 성장해 나가고 있었다.

“방금 전 싸움으로 내가 공허의 힘을 어디까지 무공에 접목시킬 수 있는지 확실히 알았거든.”

서연이 양손을 넓게 펼쳤다.

파지직-!

양손에 회백색의 기운을 휘감아 낸 서연의 눈빛이 흉흉한 빛을 발 한다.

“공허장, 제2식, 포식.”

서서히 다가오는 죽음에 크로투 의 눈이 휘둥그레 떠진다.

‘죽는다고.’ 말도 안 된다.

허나 거부하려는 이성과 달리 육 체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다급히 등을 돌려 도망치려는 크 로투의 육신을 향해 서연의 가슴 팍, 중앙에 맺힌 원형의 구체가 쇄 도해온다.

공격을 받아칠 수 없다.

저건 포식자다.

잡히는 순간 잡아먹힌다.

그러나 도망을 칠 수도 없었다.

초광속, 빛을 뛰어넘은 속도의 구체가 어느덧 크로투의 지근거리 까지 쇄도해온 상태였다.

끝이다.

하나 이 자리에서 허무하게 죽음 을 맞이할 생각은 없었다.

생존본능에 각인된 크로투의 힘 이 폭발한다.

맞서 싸운다.

최선을 다한다.

마지막 최후의 힘을 이끌어 내어 공격을 맞받아치려 했지만 사실, 결과는 머릿속에 그려져 있었다.

파지지직-!

회백색의 기운으로 뭉친 응집체 가 크로투가 내뻗은 주먹을 집어삼

켜내기 시작한다.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팔목, 어깨를 넘어 파고드는 포 식자의 힘.

죽음이라는 존재가 턱 밑까지 다 가와 숨통을 조이고 있었다.

‘끝이군.’

크로투의 입가에 씁쓸한 웃음이 흐른다.

너무나 허황된 욕심이었다.

‘결국 내 그릇이 이것밖에 되지 않았던 건가……

오만했던 과거에 대한 대가다.

아무런 의미 없는 죽음이다.

분노나 아쉬움 따위도 존재치 않 았다.

허무한 눈동자를 한 크로투가 담 담히 고개를 주억이는 순간이었다.

“끝이야.”

“괴물 같은……

현실을 받아들인 크로투가 무언 가 말을 내뱉으려 했지만 애석하게 도 끝을 맺지는 못했다.

콰직-!

뒤틀리고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크로투의 신형이 구체 안으로 빨려

들어간다.

구체 내부에 넘실거리는 촉수들 은 크로투의 영혼마저 집어삼켜내 며 포식을 한다.

완전히 집어삼켜짐으로써 죽음을 맞이하게 된 크로투의 최후를 확인 한 서연은 자신의 손바닥에 맺힌 회백색의 기운을 확인한다.

차오르는 부정적인 감정, 힘이 늘어나서인지 공허의 힘은 주인의 의지를 벗어나려 하고 있었다.

“고작 이 정도로 주도권을 뺏길 뻔하다니, 아직 멀었네.”

가야 할 길이 멀었다.

허나 멈춰서 있는 것은 아니었다.

입가에 흡족스러운 미소를 띤 서 연이 곧장 발을 놀려 지상으로 돌 아가는 순간, 앞길을 막아선 위지 강이 고개를 내젓는다.

“척 보기에도 가까스로 눌러내고 있는 게 느껴질 정도로 상태가 좋 지 않아 보이는데 무리할 거 없다, 어차피 승기는 넘어왔다.”

빈말이 아니었다.

방금 전, 위지강의 공격과 금양 백이 이끄는 정예 무인들이 대요괴 들을 모두 죽였다.

그런데 서연이 요황이라 칭송받 던 크로투마저 죽었다.

남은 요괴들의 수가 엄청나게 많 긴 했지만, 요괴들은 이성보다는 본능으로 움직이는 종족이다.

짧은 순간, 믿고 있었던 우두머 리들을 모두 잃은 요괴들은 혼비백 산하며 도망을 치고 있었다.

그에 비해서 무림맹의 무인들은 눈앞에 아른거리는 승리를 향해 거 침없이 나아가고 있었다.

이미 승부는 갈렸다.

실제로도 요괴들과 무림맹이 격 돌하고 있던 전선이 서서히 뒤로

밀려나기 시작했다.

전장의 판도는 확실하게 뒤집어 졌다.

인간의 승리가 눈앞에 보이고 있었다.

물론, 이 상태로 천천히 전선이 밀려나는 것을 관망하고 있을 생각 은 없었다.

이미 참전한 싸움, 아군이라 볼 수 있는 무림맹의 인원들이 승리할 수 있도록 확실하게 돕는다.

“나머지는 내가 정리하도록 하지.”

위지강의 육신이 허공으로 떠오 른다.

이후 무심한 눈동자로, 지상의 요괴 군단을 바라본다.

“소멸해라.”

간결한 말이었다.

허나 그 여파는 절대로 간결하지 않았다.

위지강이 손을 내뻗은 손에서 검 은 빗줄기가 쏟아져 내린다.

콰과광-!

지축을 뒤흔드는 굉음과 함께 요 괴들의 비명소리가 터져 나온다.

“끄아아악-!”

“끄악-!”

짧은 꿈, 요괴들의 소망이 허무 할 정도로 빠르게 사라졌다.

대륙의 중심, 천제궁.

황제가 기거하고 있던 공간에서 검은 형상의 존재가 무거운 눈을 들어 올렸다.

“고대의 존재시여!”

수마나스가 의식을 끝마칠 때까 지 우직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던 광기제, 키투샤의 목소리에 홍분이 가득했다.

하나 뒤이어진 고대의 존재의 말 에는 저도 모르게 얼굴을 굳힐 수 밖에 없었다.

“세 명의 광기제, 이 몸의 친위 대들이 모두 사라졌다.”

키투샤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 졌다.

“짜증 나는군.”

수마나스의 미간이 찌푸려져 있 었지만 다행스럽게도 그의 시선은

키투샤가 아닌, 허공의 어둠을 향 하고 있었다.

그 순간, 어둠 속에 숨어있던 붉 은 눈이 빛을 발한다.

“소문으로 들었던 것에 비해서 보잘것없네, 셋이서 시간조차 제대 로 끌지 못하다니.”

애초에 이길 것이라 생각하지 않 았다.

허나 시간 정도는 끌어줄 수 있 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일주일도 버티지 못하고 모두 소멸해버렸다.

심연을 불러올 준비를 하고 있던 수마나스와 주샤콘의 입장에서는

짜증이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제, 제가…… 목숨을 불살라서 라도 막아내 보겠습니다!”

무릎을 꿇은 키투샤가 강한 결의 를 보인다.

허나 고대의 존재들은 고개를 내 젓고 있었다.

“어리석은 선택이다, 키투샤 네가, 광기제들보다 강하긴 하지만 너도 크게 결과는 다르지 않을 거다.”

“그러면 어찌……

“부족하지만 어쩔 수 없겠군.”

쿠궁-!

말과 함께 이어진 가벼운 눈짓에 천제궁의 깊숙 한곳에서부터 칠흑 의 어둠이 홀러나오기 시작한다.

고오오-!

끝이 보이지 않는 심연이 준동하 고, 천 대륙이라는 세계에 퍼져나 가기 시작했다.

“설, 설마?”

다른 세계에 심연을 불러낸 적은 많다.

이번에도 같은 방식으로 침공을 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토록 진한 어둠을 불러

낸 것은 단연코 처음이었다.

“새로운 심연을 맞이할 준비를 해라, 키투샤.”

“충-!”

충직하게 대답을 하는 키투샤에 게 시선조차 주지 않은 수마나스의 입이 다시 한번 열렸다.

“주샤콘.”

그 부름에, 어둠 속에 몸을 숨기 고 있던 주샤콘의 신형이 드러난다.

“과감하군.”

“마지막 기회라 할 수 있는데, 실패할 수는 없지.”

입가에 비릿한 미소를 흘린 주샤 콘이 고개를 끄덕인다.

오랜 세월 우주에 큰 변화가 없 었던 것은 균형이 지켜져 왔기 때 문이었다.

헌데 근래에 보크루그, 고대의 존재가 소멸했다.

최약체라고 불렸던 만큼 아주 작 은 균열이라고 볼 수 있었지만 어 찌 되었건 광기, 파괴, 망각, 공허 가 이루고 있던 균형이 무너진 것 이다.

‘머지않아서 전쟁이 일어날 거 다……

아무런 대비 없이 손을 놓고 있 다면 주샤콘과 수마나스도 언젠가 는 그 전쟁의 업화에 휩쓸려 죽음 을 맞이하게 된다는 말이었다.

“위지강과 한서준을 죽이고 놈들 의 힘을 집어삼킨다.”

최대한 많은 힘을 비축해낸다.

잠시, 그 모습을 조용한 눈으로 지켜보는 주샤콘의 눈매가 일그러 진다.

“약조는 잊지 않았겠지?”

“걱정하지 마라, 위대한 신께서 공증하신 계약이니.”

반박을 할 수가 없었다.

어기게 된다면 수마나스라 할지 라도 끔찍한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힘을 합치어 우리의 어둠, 심연 으로 우주를 집어삼켜낸다.”

그 시작점은 위지강의 힘을 취하 는 것부터다.

아무런 대책 없이 허황된 꿈을 품는 것은 아니었다.

수마나스는 침착하게 가능성을 고민했고, 계획을 짜냈다.

아무런 대비 없이 무극에 오른 존재와 정면에서 맞선다면 상당한

난적이 될 터다.

승리한다 할지라도 큰 부상을 입 어 다른 고대의 존재들에게 표적이 된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심연을 불러올 수 있다면?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심연이 내 리깔린 상황이라면 이야기가 달라 진다.

“다소 다급하게 불러낸 것이 흠 이긴 하다만……

부족한 부분은 광기로 채워내면 그만이다.

결론을 내린 수마나스의 거대한 동체에서 검은빛이 흘러나오더니,

신형이 조금씩 작아지기 시작한다.

인간과 비슷한 듯한 모습으로 변 한 수마나스의 시선이 주샤콘에게 로 향한다.

“전투를 준비하도록 하지.”

“사냥이라는 표현이 옳겠지.”

비릿한 미소를 홀리며 답한 주샤 콘의 신형도 붉은 눈의 남성으로 변화한다.

“쯧, 방심은 독이 되는 법이거 늘.”

혀를 차는 수마나스가 고개를 내 젓고 있었지만 주샤콘은 조금도 개 의치 않는다.

“그렇게 걱정할 거 없다, 너의 심연과 내 광기가 어우러지는 이상 우리가 패배할 일은 없으니……

무극에 오른 위지강, 고대의 존재를 처치한 한서준, 정복왕의 사 도라 칭송받는 한서연까지.

우주에서도 이름을 날리는 강자 들과의 전투를 앞두고 있다고는 볼 수 없을 정도로 가벼운 모습이다.

썩 만족스러운 태도는 아니었지만 감히 그 말에 반박할 수 없던 수마나스는 결국 고개를 주억였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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