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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455화 (455/517)

- 19권 13화

463화

“이건.…”!”

“먹어 치워.”

뻗어진 손바닥에서 거대한 회백 색의 촉수가 허공으로 치솟는다.

회백색의 기운은 일대의 모든 것 을 빨아들이려는 듯, 하늘 위에 뜬 채로 세계를 휘감기 시작했다.

집어삼켜지는 세계 속, 캬주 또 한 안전할 수 없었다.

조여드는 촉수에 사지가 뭉개지

며 캬주의 입에서 비명이 흘러나온 다.

“크아아악-!”

온몸을 뒤틀며 괴로워하는 캬주 로부터 떨어진 서연이 이죽거리며 말한다.

“이게 전력이라면 상당히 실망인 데? 고작 이 정도로 자신감을 보인 거였어?”

캬주를 웅시하고 있던 서연은 어 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홀린다.

생각보다 무기력한 캬주의 모습 에 상당히 실망한 듯한 모습이었다.

그렇게 공허의 촉수가 치솟은 자

리, 단숨에 깊은 크레이터가 형성 된 중심에서 캬주는 전신이 낭자된 상태에서도 안광을 빛낸 채로, 의 식을 붙들고 있었다.

“그래도 방어력은 제법 좋은 편 이네, 공허에 흡수되어서 단숨에 영멸할 줄 알았는데.”

그 모습을 내려다본 서연이 이번 에는 양손에 회백색의 기운을 일으 켰다.

“전부 흡수해서 재조차 남기지 못하도록……

내뱉은 말을 끝맺기도 전, 한 줄 기의 섬광처럼 쏘아진 창이 서연의

머리카락을 베어내고 지나갔다.

아슬아슬한 간격, 간신히 창을 피한 서연의 눈매가 가늘어질 때였 다.

“확실히 정복왕에게 선택받을 만 하군.”

차가운 음성과 함께, 본래의 모 습으로 완전히 되돌아온 캬주의 주 먹이 서연의 호신강기를 부숴내고, 이어서 내지른 일장은 서연의 복부 를 두드린다.

콰광-!

허공으로 떠오른 후, 크게 밀려 난 서연의 신형이 휘청이며 간신히

제자리를 잡았다.

“크홉…… 생각했던 것보다 더 튼튼하네.”

입가로 흐르는 핏물을 닦으며 미 소를 보이는 서연의 모습에 캬주의 두 눈에 묘한 감정이 스쳤다.

“인정하도록 흐}마, 네놈은 황제 중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로 강하다, 허나…… 안타깝구나, 상대가 좋지 못했다.”

“너야말로 운이 없는 거지, 나름 이름 좀 날리는 것 같은데, 하필 상대가 나라니, 재수가 없어도 지 지리도 없네.”

조소를 흘리는 서연의 양손에 있 던 회백색의 기운이 허공을 갈랐다.

그를 가볍게 피하고, 쏘아 보냈 던 창을 다시금 쥔 캬주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이런 식으로 억제된 고대의 힘 은 원초적인 것을 넘어서지 못한다, 정복왕이 이런 기초적인 것도 가르 쳐주지 않은 것이냐?”

캬주의 질문에서연이 코웃음을 친다.

“당연히 알고 있지, 그런데 너 같은 놈 하나 잡자고 쓰기에는 아 까운 힘이거든.”

서연은 자신감을 증명하기라도 하듯이 발을 놀린다.

황제에 오른 존재들이나 구현해 낼 수 있는 공허의 무구들이 허공 에 생겨나더니 캬주의 미간을 노린 다.

“안쓰럽군, 스스로의 부족함을 억지로 포장하려 하다니……

“닥치고 영멸할 준비나 해.”

쐐에에엑-!

쏘아진 무구들은, 단숨에 캬주의 미간을 꿰뚫을 듯하다.

하나 그의 검은 갑주에서 뿜어져

나온 어둠은 무구들을 우습게 소멸 시켰다.

“통하지 않는다, 이 몸은 심연의 기人}, 어둠이 존재하는 한 그 어떠 한 것도 나를 소멸시킬 수 없다는 말이다, 이만 영멸하도록 해라, 정 복왕의 사도여.”

단숨에 지면을 박찬 캬주는 심연 의 기사라는 이명을 증명하기라도 하듯이 길게 늘어진 어둠이 되어 서연을 향해 쏘아져 나갔다.

그 시각, 계속해서 전투를 지켜 보고 있던 위지강은 무언가가 머릿 속에 떠오르고 있는지 눈을 가늘게 뜬 채로 캬주를 바라보았다.

“광기제, 심연의 기사……

제자리에 선 채로, 몇 번이고 같 은 말을 읊던 위지강의 미간이 찌 푸려진다.

아주 오랜 세월, 그 누구도 심연 을 넘볼 수 없도록 지켜왔다는 전 설의 기사.

은하를 빼앗긴 원한으로 가득 찬 주신들과 수호자마저 무찔렀으며, 아직까지도 심연을 지키고 있는 기 사에 대한 일화는 우주에서 익히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유명했다.

“조금…… 귀찮게 됐네.”

수마나스의 총애를 받아 심연과 하나 될 수 있는 능력을 부여받은 불멸의 기사.

그간 수마나스를 따른 많은 광기 제들이 있었지만 심연의 능력을 하 사받은 이는 누구도 없었다.

애초에 대다수가 거절했다.

심연과 하나가 된다는 것은, 달

리 말하자면 자신의 존재가 심연이 된다는 것이니 말이다.

그런 칠흑과 같은 어둠 속에 갇 혀 평생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치러야 하는 대가가 큰 만큼 견 뎌낼 수만 있다면 얻을 수 있는 힘 은 엄청났다.

‘심연이 존재하는 한 죽지 않는 다.’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 없는, 불 사의 육신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불사의 육체를 얻은 덕분일 까?

실제로도 캬주와 관련된 전설은

수도 없이 많았다.

‘수호자를 무찌른 최초의 황제, 심연의 수호자, 불패의 기사, 수마 나스의 호위대.’

수호자로부터 심연을 지켜낸 광 기제는 넷이었고, 그중 제일은 수 문장이자 가장 고대의 존재에 가까 운 존재라 불리는 심연의 거인, 키 투샤이다.

그리고 그런 키투샤와 유일한 호 적수라 불리는 상대가 있다면 그게 바로 캬주였다.

광기제들 중 제일, 실제로도 수 마나스의 총애를 어찌나 많이 받고

있는지 호위대라는 직위까지 내렸 을 정도였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강한 적이었다.

‘이건 예상 밖인데……

아무리 상처를 입어도 회복되는 육신은 파괴력이 다소 부족하다 볼 수 있는, 공허의 힘을 다루는 서연 이 상대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았다.

‘도와줘야 하나?’

불행 중 다행히도 서연이 다양한 무공을 펼치며 그 위협적인 공격을 모두 막아내거나 반격하고 있었지

만 이 상황이 오래가지는 않을 거 다.

캬주는 광기제, 전투가 지속될수 록 더욱 큰 광기에 물들어가며 무 시무시할 정도의 힘을 얻어가고 있었다.

나날이 상처가 늘고 지쳐가고 있 는 서연, 본래의 몸 상태를 유지하 는 것도 모자라 계속해서 강해지고 있는 캬주.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일 이긴 한데……

그간 지켜온 무도의 길이 무너진 다.

어쩌면 우주의 제약을 받게 되며 격이 떨어지게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하나뿐인 제자, 서준이 가족을 잃고 슬퍼할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고 싶지 않았다.

‘어쩔 수 없네.’

점점 더 격해지는 싸움의 풍경 속.

뒷머리를 긁적인 위지강을 발을 놀리려던 순간이었다.

[절대로 끼어들지 말아주세요.]

전음을 통해 전달된 서연의 목소 리가 귓전에 울려 퍼진다.

앞선 위지강의 다짐이 무색해져 버렸다.

무인으로서 본인의 의사가 이리 확고한데 어찌 싸움에 난입할 수 있단 말인가?

제멋대로 한 다짐으로 인해, 싸 움에 끼어드는 것은 서연의 자존심 을 박살 내는 행위였다.

평생을 원망받으며 살아야 한다 는 것이다.

“ o으.”

묵묵히 전음을 보낸 서연을 지켜 보던, 위지강이 침음을 흘린다.

“내가 실수했군, 처음부터 너를 믿었기에 시킨 대련이거늘……

쓸데없는 오지랖을 부릴 뻔했다.

위지강이 스스로의 뺨을 때리며 정신을 일깨운다.

“힘들긴 하겠지만 절대로 패배하 지는 않겠지.”

차분한 시선으로 계속해서 전투 를 지켜보고 있던 위지강의 입가에 는 환한 미소가 흐른다.

“계속…….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구나.”

당장 겉으로 보이는 상황만 보자 면 불리하다고 말할 수 있었다.

허나 숭기를 잡아가고 있는 것은 캬주가 아닌 서연이었다.

“애초에 그 독한 제자 놈과 같은 피를 가졌는데 질 리가 없지.”

현재 광기제, 캬주는 전력을 다 하고 있다.

반면 서연은 계속해서 성장해나 가고 있었다.

시작점은 엇비슷했다고 말할 수 있었지만 계속해서 격차가 벌어지 고 있다는 것이다.

‘무서울 정도군.’

실제로도 몰아치는 공격을 피해 다니기 급급했던 좀 전과 달리 서 연의 움직임에 조금씩 여유가 보이 기 시작했다.

‘이 상태라면…… 곧 결판이 나 겠군.’

위지강의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흐를 때였다.

콰광-!

지축이 뒤흔들리는 듯한 소리와 함께 쏟아지는 창격 사이로 뛰어든 서연이 손바닥을 내질렀다.

회백색의 기운이 응어리지며 회 전하더니 폭발하듯 솟구쳐 사방을 뒤덮는다.

그에 휩쓸린 캬주의 신형이 허공 을 돌아 시야의 끝에 보이는 돌산 에 처박힌다.

콰광!

거대한 돌산이 무너지는, 그야말 로 경악스러운 수준을 본 위지강의 입에서 감탄이 흘러나온다.

“훌륭해, 원초적인 고대의 힘에 무공을 접목시켜 내다니.”

위지강의 입에 환한 미소가 피어 났다.

서연은 손바닥 끝에 맺히는 저릿 저릿한 감각에 미소 지었다.

‘드디어 해냈어.’

직접적으로 무공을 익힌 시간이 오래되지 않은 만큼 다른 무인들보 다 사용 방법이나 이해도가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강한 힘을 얻을수록 무

공을 사용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있

었다.

하지만 서연이 무공을 아예 포기 한 것은 아니었다.

서준의 무공을 지켜보고, 참고하 는 것으로 남 몰래 무공을 갈고닦 아왔다.

‘공허신공(空虛神功)

고대의 힘, 공허의 기운을 체내 에 순환시키는 것으로 가히 신공절 학이라 불려도 아깝지 않은 공허의 무공을 만들어냈다.

이를 익히면서, 무수히 많은 공 허의 폭주에 몇 번이고 이성의 끈

을 놓을 뻔했다.

허나 위지율과 위지강과의 수련 을 통해 감정을 억제하는 방법을 익혔다.

물론,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아무리 능수능란하게 다룬다 할 지라도 역시 공허의 힘, 오래토록 사용하면 결국 집어삼켜진다.

때문에 방식을 바꿨다.

굳이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아닌 폭발시킨다.

서연은 애초부터 본인이 완벽하게 감정을 억누를 수 없음을 알고 있었다.

‘폭발하는 순간에도 조금이나마 의지를 잡아낸다.’

솟구치는 욕망을 살의로 변화시 킨다.

다른 황제들과 다른 점이 있다 면, 서연이 표출하는 욕망의 대상 은 단 한 명, 눈앞의 적이라는 것 뿐이다.

희미할 정도의 의식을 잡은 채로 그저 모든 욕망을 눈앞의 적을 죽 이겠다는 집념, 끔찍한 독심으로 바꾸어 표출해내는 거다.

공허의 힘을 완전히 표출해낼 수 있게 된 상태로, 눈앞의 적에게 무

공을 펼쳐낸다는 것이다.

서연은 끓어오르는 공허의 힘을 조율하며, 내부에서 날뛰는 감정을 향해 명령했다.

‘죽여라, 눈앞의 적을 영멸시켜.’

그 차가운 음성에, 미친 듯이 멋 대로 날뛰려는 공허의 힘들이 빠르 게 가라앉는다.

의견을 받아들이고 동조한다.

이것이 서연이 원하던 결과였다.

‘공허동화(空虛同化).’

고대의 힘, 공허와 하나 되는 것, 공허가 순순히 힘을 내어주는 느낌

은 상당히 짜릿했다.

억눌러 두었던 힘을 모두 개방한 서연의 주변으로는 회백색의 기운 이 넘실거리기 시작했다.

‘수련을 한 보람이 있네.’

넘치는 힘에서연의 입가로 주체 할 수 없는 웃음이 흐를 때였다.

쿵-!

“특이하군, 원초적인 것 같은데 절제된 느낌이라……

깔린 돌산을 밀어내며, 하늘로 치솟는 검은 기운과 함께 하늘 위 로 떠오른 캬주가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무공(武功)을 섞어 봤어.”

“위지강이 사용한다는 걸 따라 한 건가?”

“조금 다르긴 한데 결국 결은 비 슷해.”

“……결국 모조품에 불과하다는 것이군.”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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