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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451화 (451/517)

- 19권 9화

459화

물론, 이런 명칭 따위는 중요하 지 않았다.

통칭 운명의 이끌림이라 칭하는 이 느낌은 태초의 수호룡의 존재 의의라 할 수 있었다.

‘눈앞에 있는 존재가 모셔야 할 주인임을 알리는 신호.’

오랜만에 느끼는 운명적인 고양 감에 본래의 기능을 잃고서 죽어가 고 있던 심장이 거세게 날뛰기 시

작한다.

마나가 회전하며 전신의 상처가 회복되기 시작했다.

심지어 허겁지겁 도망치는 광기 제는 이런 상황조차도 눈치채지 못 하고 있었다.

허나 위지율은 쉽사리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큰 부상을 입었고, 무리한 힘의 운용을 한 만큼 아직 몸 상태가 온 전치는 못했다.

그리고 서준을 만났다.

동시에 광기에 물들어가며 괴로 워하는 서준을 보았다.

서준에게 이끌림을 느꼈기 때문 일까?

가슴이 아려오는 현실을 보고 싶 지 않아서 도움을 주기 위해 몸을 움직이려던 순간이었다.

서준은 스스로 광기를 밀어내고 광기제의 심장을 꿰뚫어냈다.

거센 풍파에도 꺾이지 않는 절벽 의 꽃처럼 고고한 듯한 그 모습은 위지율의 심장을 더욱 크게 박동하게 만들었다.

주샤콘에 의하여 공격을 당하는 순간에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그 와중에 자신을 감싸주는 서준

의 손길에 감동과 슬픔을 느꼈다.

허나 감정에 치우쳐 복수를 하기 에는 아직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훗날을 기약하기로 하며 조금이 나마 회복한 힘을 사용하여 황급히 자리를 벗어났다.

이제는 과거의 복수를 위해서 확 실하게 준비를 할 때였다.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나를 받아들여야 한다.”

물론, 이미 위지강이라는 계약자 가 존재하는 만큼 새로운 계약을 맺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오롯이 계약으로 종속되

는 것만이 유일한 수단은 아니었다.

파지직-!

위지율의 황금빛 눈동자에 수천, 수만 개의 마법진이 그려진다.

결단을 내린 듯한 위지율의 행동 을 보며, 서준 역시 무언가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더불어 머릿속에 계속해서 울리 는 메시지가, 현실을 깨닫게 도와 주고 있었다.

띵-!

[태초의 수호룡, 위지율이 사용자

‘한서준’에게 통찰하는 황금안을 넘 겨주려 합니다. (Y/N).]

서준이 놀란 눈으로 위지율을 바 라보았다.

“이건……

직접적으로 보거나 겪은 적은 없 었다.

하지만 수련하면서 위지강과 대 화를 나누던 도중 황금안에 대해 들은 적이 있었다.

계산하고 싸워서 무극에 도달할 수는 없으며 그게 허락된 존재는 황금안을 가진 태초의 수호룡들뿐

태초의 수호룡이 가진 특권 중 하나이자 진정한 싸움꾼의 눈.

“넘겨줄 수 있던 겁니까?”

“ 원한다면.”

그저 여태껏 우주의 역사상 수호 룡들 중 그 누구도 넘겨준 적이 없 기에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다.

허나 위지율은 과감히 결단을 내 렸다.

“고대의 존재들의 계획을 막기 위해서는 이 눈이 반드시 필요할 거야.”

오랜 세월을 함께해온 위지강, 동생과 같은 서연을 구하고 싶다.

물론, 구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 만으로 황금안을 선뜻 내어주는 것 은 아니었다.

앞서 서준에게 운명의 이끌림을 느꼈기에 이런 과감한 선택을 내릴 수 있는 것이다.

“이제는 하나가 되어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이다.”

서준은 섣불리 받아들일 수가 없 었다.

황금안을 넘긴 위지율의 전투 능 력은 전과 다르게 현저히 떨어지게 될 것이니 말이다.

“위지율 님이 직접 내리신 선택 입니다.”

계속해서 망설이고 있는 서준을 향해 혁련무강이 조심스레 입을 열 었다.

“너라면 조금도 아깝지 않다, 한서준.”

고개를 주억이는 위지율의 눈동 자를 마주한서준은 결국 마지못해 고개를 주억인다.

그.녀로서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

을 터다.

이미 충분한 각오를 했다는 말이 었다.

“이 자리에서 약속하겠습니 다……. 스승님과 위지율 님을 위 협하는 고대의 존재들을 모조리 말 살해서, 천 대륙을 지키고 스승님 의 행성을 되찾아내겠습니다.”

듬직한서준의 말에 위지율의 입 가에 미소가 가득해진다.

“맡기도록 하마, 내 눈과 앞으로 의 미래를.”

찬란한 황금빛 섬광과 함께 위지 율의 눈동자에 새겨졌던 마법진이

서준의 눈동자를 향해 쏘아졌다.

푸른 나무들이 줄지어 있는 숲에서 갑작스레 균열이 일어난다.

검은빛 균열 너머, 다소 느긋한 걸음으로 지면에 발을 디딘 첫 번 째 인물은 밤하늘처럼 어두운 검은 장포를 입고 있는 무인이었다.

그는 균열 너머의 세상에 도착하

자마자, 주변을 둘러보고는 하얀 이를 보이며 미소를 피워 낸다.

직후 크게 기지개를 켠다.

“으음……! 역시 집이 최고야, 아 주 좋아.”

우두커니 서서 큰 숨을 들이쉬 고, 내쉬던 사내의 얼굴이 와락-일그러졌다.

“이게 뭐지? 어디서 고대의 존재 들의 흔적이 느껴지는데……?”

일그러진 미간을 한 사내가 주변 을 빠르게 홅는다.

일대를 확인하고 있던 그의 뒤편 으로 또 하나의 기척이 걸어 나온

것은 그 순간이었다.

검은 머리카락, 백옥 같은 피부 에 큰 눈망울을 가진 여인은 기척 조차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가벼운 발걸음으로 지상에 안착한다.

이후 주변을 훑어보고 있는 사내 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무슨 문제가 있나요?”

“고대의 존재들의 흔적이 느껴지 고 있어, 기척을 숨기기 위해 상당 한 노력을 들인 것 같군, 쉽사리 잡히지는 않아.”

“……천 대륙에 고대의 존재들이 왔다고요?”

“혼적이 워낙 흐릿해서 남아있다 고는 확신할 수 없어, 그냥 정찰 삼아 왔다 간 것일 수도 있으니까.”

눈을 가늘게 뜬 여인의 얼굴에 뒤를 돌아보며 괜찮다는 미소를 보 인 사내가 답했다.

“그리고 설사 왔다 할지라도 상 관없지……

“찾아온 것을 땅을 치고 후회하게 되겠죠.”

기다렸다는 듯이 말을 이어가는 두 남녀의 입가에는 숨길 수 없는 미소가 흐른다.

헛된 자신감이 아니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있는 두 사람 은 공허제에 오른 한서연, 무극천마라 불리는 위지강.

고대의 존재들 한둘쯤 맞닥뜨린 다고 해서 문제 될 것은 없었다.

비릿한 미소를 홀린 서연이 허공 으로 날아오른다.

“확실치도 않은 고대의 존재들은 나중에 생각하고, 우선 언니가 걱 정하고 있을 테니 빨리 돌아가서 안부를 전하죠.”

이어진 그녀의 말에, 함께 허공 으로 떠오른 위지강이 혀를 찼다.

“고된 수련을 도와준 은인인 나

보다 위지율을 더 아끼는 것 같구 나……

“그렇게 치면 언니가 제 수련을 더 많이 도와준걸요.”

“반박할 수가 없구나.”

위지강이 피식- 미소를 홀리며 뒷머리를 긁적이고 있을 때, 서연 의 신형이 순식간에 앞으로 쏘아진 다.

“하나뿐인 제자의 남매 아니랄까 봐, 성격이 급한 것은 똑같구나.”

고개를 내저은 위지강은 다급히 그 뒤를 쫓아갔다.

성역에 도착한 서연의 얼굴이 악 귀처럼 일그러졌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위지율이 지키고 있어야 할 성역 이 제대로 된 흔적조차 찾을 수 없 을 정도로 부서졌다.

심지어 곳곳에서 고대의 존재들 의 흔적이 느껴지고 있었다.

그 사실에서연은 걱정스러운 마

음을 숨기지 못했다.

동시에 분노하기도 했다.

“이 빌어먹을 것들이, 감히 여기 가 어디인 줄 알고!”

“진정해라, 성역이 파괴되었을 뿐이지 이렇다 할 전투의 흔적은 크게 없잖느냐.”

차가운 눈으로 주변을 살피고 있 던 위지강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너도 알고 있지 않느냐? 우리가 아는 수호룡, 위지율은 쉽게 당할 만한 존재가 아니다.”

“그야 그렇지만……

“서연아 나도 너만큼 화가 나고 있단다.”

한 번도 아닌 두 번이었다.

위지강은 살아가던 차원을 이미 한 번 고대의 존재들에게 빼앗긴 적이 있었다.

오히려 위지강의 마음속에서는 서연보다도 더 강렬한 분노가 치솟 고 있었다.

허나 감정에 휘둘려 날뛰어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었다.

침착하게 상황을 인지하고 대처 해야 한다.

위지강이 가까스로 폭발하려는 감정을 억누르고 있던 때였다.

“저건......?”

분주히 주변을 살피고 있던 서연 이 갑작스럽게 짧은 말을 흘리자, 자연스레 위지강의 시선이 옮겨진 다.

파지지직-!

공간이 떨리는 소리와 함께 하늘 이 붉은색으로 물들어가는 모습에서연과 위지강의 얼굴이 일그러졌 다.

“가만히 있어도 알아서 찾아가줬 을 텐데 제 발로 찾아와줬군.”

그럴 수밖에 없었다.

하늘을 뒤덮는 거대한 동체(動 體), 그야말로 세상을 품을 것 같은 어둠을 두른 존재가 붉은 눈을 빛 내며 지상을 무섭게 내려다보고 있었다.

“수마나스.”

그 존재의 이름을 부른 위지강의 눈동자에 거센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

분노에 떨려오는 양다리와, 폭발 할 것 같은 감정을 주체하기가 힘 들었다 .

마음 같아서는 당장 뛰쳐나가 놈

의 목을 베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허나 그래서는 안 되었다.

“고대의 존재……

아직 부족한 서연의 능력으로는 승리를 확신할 수 없었다.

반면, 어느덧 마차의 위로 날아 오른 위지강의 몸에서는 칠흑의 기 운이 치솟고 있었다.

또렷한 시선으로 하늘의 어둠을 노려본다.

당장이라도 분노를 폭발시킬 듯 한 느낌이 드는 표정이다.

‘위지강 님이라면……

얼핏이나마 그 모습을 확인한 서 연은 속으로 기도했다.

고대의 존재들은 파멸이라는 이 명으로 불릴 정도의 강자였다.

절대적인 존재란 말이었다.

우주에서 이름을 날리는 주신들 조차도 고대의 존재들과의 싸움을 피한다.

실제로도 고대의 존재들이 요구 하고 바라는 것이 있다면 한발 물 러서서 협상을 건네는 것으로 대화 를 해결하려 할 정도였다.

한 은하를 파멸로 밀어붙일 수 있는 압도적인 괴물.

그 괴물과 같은 고대의 존재들이 이 자리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이따금씩, 이야기로만 들었던 그 들의 본신을 실제로 목격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위지강은 전혀 거리낌 없 이 고대의 존재를 마주한다.

‘절대 지지 않을 거야.’

서연은 그 순간 하늘을 가리고 있는 어둠보다도 위지강에게 더 큰 두려움을 느꼈다.

알 수 없는 고양감이 심장을 두 드린다.

“위지강.”

쿠르릉-!

음성은, 마치 하늘에서 떨어지듯 천둥이 되어 지면을 뒤흔들었다.

그 기세에 공포에 떤 세계가 뒤 틀려지는 순간, 다시 한번 위지강 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침착하고 차분하게 바라봐라, 거짓을 꿰뚫고 놈의 진체를 마주하 고 나면 편안해질 것이니.”

읊조리는 것 같은 혼잣말.

허나 누구에게 건네주려는 말인 지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 나.’

서연은 어째서인지 그 순간 정신 이 번뜩 돌아오며, 깊은 숨을 몰아 내쉰다.

그리고 다시금 시선을 돌려 하늘 을 바라본다.

어둠으로 뒤덮인 하늘, 어지간한 성보다 거대한 붉은빛의 눈은 그를 비웃듯이 바라본다.

“지금까지처럼 죽은 듯이 조용히 살아왔다면 두 번이나 같은 고통을 느끼지 않았어도 됐을 텐데, 어리

석구나.”

그 음성에 위지강은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치솟는 분노는 더 강렬해 졌다.

‘역시 이 어둠……

과거 잊힌 세계의 싸움에 참전을 했던 고대의 존재다.

단 한 번도 잊지 않았던, 잊을 수 없었던 원수 중 하나라는 것이 다.

입가로 웃음을 그린 위지강이 말 했다.

“내려와라.”

그 음성의 무게감이 하늘에 닿는 순간이었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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