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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434화 (434/517)

- 18권 17화

442화

“타협점이 없다면 어쩔 수 없겠 군.”

케탈루의 눈빛이 차갑게 빛난다.

하나 내뱉은 단호한 말과 달리 머릿속은 다소 복잡해져 간다.

사실 지금 그가 이끌고 온 광전 사들의 수는 정복왕의 사도 하나를 사냥하기 위한 전력이었다.

힘이 부족했다.

자연스레 케탈루의 시선이 허공

을 향한다.

“정복왕의 사도와 함께 이 자리 에서 영멸시켜 주도록 하지.”

케탈루의 말에 화답하듯 붉은 계 단이 다시 한번 모습을 드러냈다.

쿠궁-!

그 계단에서 셋이나 되는 광전사 들이 더 모습을 드러낸다.

하나 아직도 부족하다.

‘천마의 수호룡을 사냥하기에는 한참이나……

케탈루의 눈이 가늘어질 때였다.

“광기의 군단이여, 오너라-!”

쩌억-!

갑작스레 일어난 거대한 균열에서 붉은 안광을 번뜩이는 수천만에 달하는 군세가 모습을 드러낸다.

하나 역시나 부족하다.

그러나 이제 케탈루가 불러낼 수 있는 전력은 없었다.

허나 비장의 수가 없는 것은 아 니었다.

8명의 광전사들과 광기의 군단 외로도, 케탈루 역시 숨겨놓은 힘 들이 있었다.

하나하나가 모두 목숨을 걸어야

하는 힘인 만큼 쉽사리 꺼낼 수는 없었다.

“네깟 놈들 따위가 이 몸을 영 멸? 제정신이 아니구나-!”

위지율의 난폭한 음성이 유형화 되어 세계에 퍼져나간다.

무엇도 두려워하지 않던 광기의 군단의 위세가 움츠러든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위 지율이 퍼뜨리는 것은 드래곤 피어,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위압감이 어려 있었다.

잠시나마 스스로의 안위를 생각 한 스스로를 자책할 수밖에 없었다.

‘적은 드넓은 우주의 경쟁에서도 오랜 세월 살아남은 진정한 용족.’

어중간한 마음가짐으로는 도리어 영멸을 맞이할 뿐이다.

“위대한 광기의 기사들이여!”

케탈루가 창을 들어 올리며 외치 자, 그의 등 뒤로 또 다른 붉은빛 균열이 열린다.

그 너머에서 흘러나오는 것은 불 쾌하면서도 끈적한 기운이다.

척, 척, 척.

그저 발을 내딛는 것만으로도 세 계가 절규하며, 뒤틀려나간다.

파지지직-!

이윽고 열린 균열 너머에서 케탈 루와 닮은 갑주와 투구, 검과 방패 를 든 기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주샤콘의 총애를 받는 케탈루는 광제의 자리에 오른 이후, 수십의 은하를 평정해내었다.

그 은하 중에는 고대의 힘을 취 하여 황제에 오른 존재들이 지배하 고 있는 차원도 존재했다.

‘승리는 당연한 것이었지.’

중요한 것은 그들 중 일부, 3명 의 황제를 광기로 종속시켜 수하로 만들어 냈다는 것.

살아생전만큼의 강력함을 가지고 있고, 모두가 황제라 칭송받을 만 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광기의 기사들이여, 눈앞의 적 들에게 너희들이 억눌러두었던 모 든 감정과 악의를 터뜨려라-!”

케탈루가 고함을 내지르는 순간, 기다렸다는 듯이 광기의 군단들이 괴성에 가까운 목소리를 내지르며 땅을 박차며 달려 나간다.

크아아악-!

정신이 무너질 것 같은데 끔찍한 괴성과 같은 소리에 담긴 광기의 힘을 받은 군세의 몸에서 케탈루의

창과 같은 붉은빛이 터져 나온다.

해일처럼 밀려드는 붉은빛이 위 지율의 검은 기운을 몰아내기 시작 했다.

인상을 찌푸린 위지율의 입에서 낮고 난폭한 울음소리가 새어나오 려던 때였다.

“도울게요.”

그 뒤를 따라 서연의 힘이 위지 율의 기운에 가세한다.

기세 싸움, 숫자는 수천만.

하나 싸움은 팽팽하게 흘러가는 듯했다.

생각지도 못했던 상황에 케탈루 의 표정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생각보다 둘의 시너지가 좋군.’

단순히 힘이 얹어진 것이 아닌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그 이상의 힘 을 뿜어내고 있었다.

이유 또한 충분히 납득이 간다.

어째서인지 알 수 없었지만, 정 복왕의 사도와 초대 천마의 수호룡, 둘의 힘의 근간이 같았다.

‘세 배 아니, 그 이상인가……

나름 필사의 각오로써 전력을 불 러낸 것인데 예상했던 것과 다른

상황에 케탈루의 고심이 깊어질 때 였다.

하늘 위에서부터 전황을 바꿔내 는 갑작스러운 변화가 찾아온다.

기다랗고 검은 촉수들이 케탈루 의 군세와 위지율의 머리 위로 떨 어져 내린다.

콰과광-

이어진 폭음과 함께 대지의 일부 가 움푹 꺼지며 세계에 균열이 생 겨났다.

“쯧, 한 번에 두 눈을 뽑아낼 생 각이었는데, 아쉽게 됐군.”

동굴에 있는 것처럼 울려 퍼지는

목소리와 익숙한 기운.

케탈루는 입술을 깨물며 전장에 개입한 거북이의 얼굴을 한 괴인을 노려보았다.

“심연의 거주자!”

고대의 존재가 전장에 모습을 나 타낸 것이었다.

이는 전투를 치르고 있는 케탈루 는 물론, 주샤콘 또한 예측하지 못 한 일이었다.

아무런 움직임이나 낌새가 없던 고대의 존재가 갑작스럽게 변방의 은하에 모습을 드러냈다.

수호룡, 위지율의 참전만큼이나

당황스러운 사태였다.

아니, 어떤 의미에서는 더 난감 했다.

비록 제대로 된 이름도 얻지 못 하였지만 심연의 거주자 또한 고대 의 존재였다.

그야말로 상식을 아득히 벗어난 괴물이라는 것이다.

심연의 거주자의 힘은, 엄연히 말해 모든 군세를 불러낸 케탈루보 다 두 수는 위다.

실제로도 케탈루는 먼 과거, 주 샤콘이 직접 내린 총애와 군대를 동원해 심연의 거주자가 거느린 은

하를 침공했다가 패배의 고배를 마 시며 물러난 적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 이 상황에서 가장 큰 문제는 케탈루가 심연의 거주자 의 은하를 침공했다는 전적이 있다 는 사실이었다.

이미 한번 전쟁을 치룬 사이, 싸 움의 근원과 결과가 무엇이든 사이 가 좋을 리가 없지 않은가?

당연하지만, 전쟁을 치르게 된 이후 심연의 거주자는 주샤콘을 증 오하고 있었다.

‘이거 잘못하면……!’

그렇지 않아도 팽팽한 전장이 크

게 기울어 버릴 수도 있었다.

광기의 군세들 역시 갑작스러운 사태에 동요가 퍼져나가고 있었다.

실제로도 심연의 거주자의 검은 동공은 누구보다 먼저 케탈루를 향 했다.

“그날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만 나네.”

들끓는 살의, 이어서 뻗어진 촉 수의 형태가 변화하더니, 두 마리 의 상어를 닮은 괴생명체가 되어 단숨에 케탈루의 붉은 기운을 꿰뚫 고 쇄도해온다.

케탈루가 재빨리 창을 내뻗는 순

간이었다.

“여전히 멍청하네.”

심연의 거주자의 차가운 조소와 함께 케탈루를 물어뜯을 것만 같던 괴생명체들은 갑작스럽게 방향을 틀어내며 전면에서 있던 광기의 군세를 향한다.

‘ 빌어먹을-!’

뒤늦게 케탈루의 창이 움직이려 하였으나 말 그대로, 이미 늦은 후 였다.

콰지직-!

“끄으으읍-!”

수천만에 달하던 광기의 군세 중 천만 이상이 단숨에 두 동공이 뽑 혀지며 비명을 내질렀다.

“심연의 거주자!”

분노에 찬 케탈루의 음성과 시 선, 그리고 내뻗어진 창에서 뻗어 나간 붉은 기운이 어둠을 꿰뚫었다.

콰과광-!

하나 이미 심연의 거주자는 처음 서 있던 자리를 벗어난 지 오래였 다.

“그리 보챌 것 없어. 네놈의 두 눈도 조만간 뽑아 줄 테니까.”

커다란 웃음을 터뜨리며 허공으로 떠오른 심연의 거주자가 다음으로 촉수들을 내뻗은 곳은 다소 당 황스러운 표정으로 서있는 위지율 쪽이었다.

꼬리에서 뻗어진 촉수들로 빚어 진 상어와 비슷한 괴생명체 그리고 전신에 칼날이 둘러진 기이한 물고 기가 위지율의 비늘을 물어뜯고, 베어내려는 순간이었다.

“소멸해라!”

위지율의 몸 주변에서부터 검은 기운이 치솟는다.

그에 심연의 거주자가 쏟아내었

던 촉수들이 괴성과 함께 허공으로 흩어졌다.

삽시간에 벌어진 일이고, 가볍게 공격을 막아낸 것 같았지만 위지율 의 속마음은 그리 편치 않았다.

‘단순하지만 강해. 용언이 아니었 다면 쫓아낼 수 없는 수준이야.’

용언은 용족이 가진 강력한 권능 중 하나였다.

숨겨두고 싶었던 수를 곧장 꺼내 게 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심연의 거주자가 빚어낸 존재들은 용언이 아니었다면 떨쳐 낼 수 없을 정도로 지독한 위협을

가해오고 있었다.

순간적인 판단을 놓쳤다면 삽시 간에 당했을지도 모른다는 뜻이었다.

물론, 전력을 다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심연의 거주자 역시 전력 을 쏟아낸 것은 아닐 터였다.

“역시 위지강의 종속이라 그런 가, 나름 영리하군.”

심연의 거주자가 장난치듯 웃음 을 토한다.

그를 향해 분노의 공격을 감행하 려던 케탈루의 눈빛이 변했다.

‘심연의 거주자가 대체 무슨 의 도를 가지고 있는 거지?’

당연히 자신만을 공격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수호룡인 위지율에게까 지 싸움을 걸어왔다.

아무리 심연의 거주자가 강할지 라도 이 자리에 있는 모두를 감당 하는 것은 무리다.

미간을 찌푸린 채로 고민을 해보 았지만 답은 나오지 않는다.

아니, 애초에 알 수가 없었다.

‘심연의 거주자 또한 고대의 존재.’

인정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모시 고 있는 신, 주샤콘과 같은 드높은 존재라는 말이었다.

한낱 황제가 고대의 존재의 뜻을 헤아릴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리고 어찌 보자면 기회이기도 했다.

‘네 목표는 정복왕의 사도를 영 멸시키는 것.’

심연의 거주자와 수호룡, 위지율 의 싸움이라면 쉽사리 결판이 나지 는 않을 것이다.

‘나는 주샤콘 님이 내린 명령에 만 집중한다.’

심지어 지금은 위지율을 함께 상 대하기 위하여 군세를 모두 불러낸 상황.

처음에 비하여 정복왕의 사도를 사냥하기엔 더 적합하다.

“무기를 들어라! 목표는 정복왕 의 사도의 목과 심장이다!”

케탈루의 지휘에 따라 다시 한번 군세의 두 눈동자가 붉게 물들어간 다.

잠시 움츠러들었던 군세들이 빠 르게 광기에 물들며 미친 듯이 뛰 어가기 시작한다.

서연이 공허의 힘을 일으키며 다

시 한번 적들을 밀어내려 한다.

콰과광-!

폭음이 일고, 공간이 왜곡되며 무너져 내리지만 케탈루의 창이 내 뿜는 붉은 기운을 휘감은 군세의 힘은 상상을 초월했다.

거기에 더하여 최정예라 볼 수 있는 광기의 기사들이 서연의 주변 을 맴돌며 공격을 가해온다.

촤르르륵-!

사방을 뒤덮고 있는 촉수들로 기 사들을 구속하려 할 때면 광전사들 이 자신의 몸을 내던지면서까지 공 격을 막아 내준다.

심지어 팔과 다리가 부서지고, 심장마저도 꿰뚫렸지만 촉수를 물 어뜯고 베어내기도 한다.

그사이 케탈루의 광기의 군세는 빠른 속도로 돌진을 해온다.

두두두두-!

자연스레 전쟁이 낳은 광기가 일 대에 퍼져나간다.

그럴수록 케탈루가 내뿜는 영향 력은 훨씬 더 강해져만 간다.

죽음이 다가와서일까?

가까스로 억눌러두었던 감정들이 다시 한번 진하게 피어올랐다.

머릿속에 울려 퍼지는 공허의 목 소리가 감정을 지배하려 한다.

그 순간, 백색의 촉수들이 솟아 나며 쇄도해오던 적들을 휩쓸어낸 다.

케탈루의 붉은 기운도 광전사를 지킬 수는 없었다.

어떠한 공격에도 쓰러지지 않고 공격을 해오던 광전사들 중 하나가 삽시간에 영멸했다.

갑작스러운 변화, 눈을 휘둥그레 뜬 케탈루가 허공을 날아오르며 머 리를 부여잡고 있는 서연을 향해 붉은 창을 던져낸다.

콰직-!

피륙음과 함께 공중에 떠 있던 서연의 육신이 바닥에 내리꽂힌다.

“커헉-!”

피 분수를 토해낸 서연의 눈동자 의 검은빛이 사라지며, 백색으로 물들어간다.

어깨에 박힌 붉은 창에서 흘러나 온 광기가 서연이 뿜어내는 공허를 물들여가며 마구잡이로 훼방을 놓 는다.

그 비명에 고개를 돌린 위지율이 용언을 흘리며 케탈루의 움직임을 강제한다.

“내리꽂혀라.”

콰광-!

폭음과 함께 케탈루의 신형이 바 닥으로 추락한다.

하나 케탈루의 눈동자는 그 순간 에도 서연을 향한다.

“이걸로 끝이다, 정복왕의 사도 여.”

어느새 손으로 되돌아온, 붉은 창을 말아 쥔 케탈루의 눈에서 진 한 살기가 내뿜어질 때였다.

세계가 사라졌다.

그렇게밖에 말할 수 없었다.

시야를 가득 메울 정도로 많은 마법 진들이 그려지며, 세상을 뒤 덮는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강철 가시를 두른, 민달팽이의 형태를 한 고대 의 존재가 서 있었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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