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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428화 (428/517)

- 18권 11화

436화

“쿠엑-!”

폭발의 반동으로 인해 핏물을 쏟 은 카툴라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게 무슨…… 대체 수호자가 왜 이곳에?”

“운이 없었다고 생각하면 편할 걸세, 그저 동료에게 부탁하고 싶 은 일이 있어서 왔는데 자네들을 마주했을 뿐이니.”

카툴라는 상상치 못한 사태에 경

악하고 있었지만 애석하게도 아직 악몽은 시작도 하지 않은 채였다.

시야 속, 연이은 폭발을 무심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던 카터가 다 시 한번 마도서를 펼친다.

방금 전 보았던 것보다 더 많은 마법진이 그려지는 모습을 확인한 순간, 카툴라의 입에서는 저도 모 르게 욕이 흘러나온다.

“빌어먹을……!”

카터가 펼치는 마법들은 혼돈인 들에게 있어 파멸과 같았다.

항거할 수 없는 압도적인 화력이 쉴 새 없이 쏟아지는데, 그렇다고

마법사인 카터를 노리는 것 또한 불가능했다.

수호자, 카터는 홀로 혼돈제들이 이끄는 군세의 공세를 수년간 막아 낼 수 있을 정도의 강자였다.

육체적인 능력조차 카툴라가 좇 을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이었다.

절망감에 빠져있는 人}.이, 카터가 만들어 낸 마법진들이 공명음과 함께 빛을 토해내기 시작한다.

쏘아지는 마법들이 노리는 것은 카툴라.

콰과광-!

이어지는 폭격에 군단의 가장 용

맹한 선봉장이 무너져 내리며 추락 한다.

지휘관들의 연이은 실종 혹은 사 망에 혼돈인들은 더 이상 고민하지 않았다.

파멸이라 칭송받던 존재로서의 자존감마저 내팽개치며 도주를 택 한다.

“허허.”

부리나케 균열을 일으켜 도망치 고 있는, 혼돈인들의 뒤꽁무니를 바라보고 있던 카터가 너털웃음을 흘린다.

“반드시 복수해주마!”

간신히 몸을 수습하여 퇴각하고 있는 카툴라가 남기는 말은 우습지 도 않았다.

“수많은 혼돈인들에게 그 말을 들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된 복수 를 당해본 적은 없네.”

여유롭게 웃은 카터가 마도서의 페이지를 넘기던 도중, 눈을 빛내 며 지팡이를 내뻗는다.

그 순간, 거대한 뱀이 쏘아지며 카툴라의 뒤를 쫓는다.

이미 차원의 문을 넘어 도주한 직후인 만큼 마법이 제대로 닿았을 리는 없겠지만 적지 않은 충격을

입었을 것이다.

자연스레 카터의 입가에 즐거운 웃음이 흐른다.

“망각의 은하에서 누군가 내 욕 을 엄청나게 하고 있겠군.”

급하게 닫혀버린 차원의 균열의 흔적을 홅어보고 있는 카터의 주변 으로는 무수히 많던 마법진들이 자 취를 감추고 있다.

“귀한 마법들만 낭비를 해버렸 군, 휴식을 취하며 다시 충전을 해 둬야겠어.”

카터가 자신의 볼을 긁적이며 혼 잣말을 할 때였다.

[정복왕이 당신의 활약에 감사를 표합니다.]

메시지가 머릿속에 들려왔다.

동시에 눈을 휘둥그레 뜬 카터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소문이 사실이었군, 그런데 가 이사 자네가 왜 이곳을 지키려 하 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데 설 명을 좀 해줄 수 있겠나? 가능하다 면 자네와의 분쟁은 피하고 싶어서 미리 조심하고 싶어서 말이야.”

나름대로 조심스러운 행동을 보 이려 한 것이었지만 애석하게도 돌 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듣고서도 외면한 건지, 아니면 근래 들려오는 소문처럼 사정이 좋 지 않은 건지는 모른다.

“쯧……

카터는 가볍게 혀를 찼지만 더 이상 정복왕을 향해 따지지 않았다.

‘어차피 차기 수호자의 마음이 무너지는 것은 나도 바라지 않던 일이니.’

동료이자 후계자로 점찍어둔 서준을 위해서라도 이 정도 일쯤은 얼마든 해줄 수 있었다.

그렇게 생각한 카터가 고개를 주 억이고 있을 때였다.

“솔직히 한편으로는 걱정하고 있 었는데 카터 님 덕분에 큰 피해 없 이 막아냈네요.”

카터의 뒤편으로 조용하게 나타 난 서연이 인사를 건네 온다.

갑작스러운 등장에 화들짝 놀란 카터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한서준 군의 동생이었나? 이렇 게 다시 만나게 되어 반갑네.”

“반갑습니다, 한서연이라고 합니 다.”

“인사도 좋지만…… 우선 상황을 좀 정리해야 할 것 같군.”

카터가 고개를 돌리자 다소 당황 스럽게 그를 바라보고 있는 리벨리 온 연합의 주요 인물들이 보인다.

“……뒷일은 나라연천 님이 수습 할 거예요.”

“자네는?”

“오빠를 찾으러 가려고요, 정복 왕 님의 말씀도 전해야 하고 멋대 로 일을 떠맡긴 거에 대한 보수를 확실하게 받으려고요.”

“한서준 군은 지구에 없는 건 가?”

“근래 고대의 존재들을 사냥한다 고 떠났어요.”

“카툴라가 선봉에서는 군세라 면……. 아마도 서준 군은 망각의 은하 쪽에 있을 걸세.”

“정보 감사합니다.”

“괜찮다면, 나도 같이 갈 수 있 겠나?”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은하를 찾 아 헤매는 것보다 어느 정도 길을 알고 있는 길잡이가 있다면 시간이 엄청나게 단축될 것이다.

“저야 감사하죠.”

“출발은 언제 할 생각인가?”

“가능하시다면 지금 바로요.”

“성격이 급한 건 오빠와 똑 닮았 군.”

미소를 홀린 카터가 바닥에 지팡 이를 내려찍는 순간, 균열이 일어 나며 둘의 신형을 집어삼켰다.

고대의 존재들의 명령으로 인해 두 명의 황제가 자리를 비우게 된

탓에, 홀로 은하를 지키고 있던 망 각제, 카탈루는 갑작스레 펼쳐진 눈앞의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어려 웠다.

반 이상 뜯겨나간 육신을 이끌고 피를 쏟으며 들어오는 충직한 부하 인 카툴라와 눈에 띄게 줄어든 군 세.

두 명의 망각제들과 함께 출전을 했던 군단의 일원들이 모두 끔찍한 몰골이 되어서 돌아왔다.

“군단은 전투에서 패배했으며, 크라쿠 님과 카라주 님은 행방불명 되었습니다.”

이어진 보고에는 신음을 삼킬 수 가 없었다.

“뭐라고?”

저도 모르게 흘러나온 반문.

카툴라의 시선은 카탈루의 둥 뒤, 잿빛 신전의 중앙에 위치한 고 대의 존재의 형상을 빚어놓은 동상 을 향한다.

“위대하신 존재들이시여, 어째서 저희에게 이런 일을 예견해주지 않 으신 겁니까?”

질문을 던졌지만, 돌아오는 대답 은 없다.

애초에 고대의 존재들은 일방적 인 대화를 나눌 뿐이었다.

“설마……. 저희를 실험용으로 사용하신 겁니까?”

카툴라의 다소 원한 섞인 음성에 카탈루가 고함을 내지른다.

“감히! 방금 내뱉은 말은 위대한 분들을 모욕하는 것이다!”

머릿속에 강하게 각인되어 있는 의식에 저도 모르게 말이 흘러나왔 지만 카탈루 역시 떨리는 시선을 감출 수 없었다.

위대한 고대의 존재들이 단순히 실험용으로 사용하려는 것이 아니

었다면, 이 사태는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하나 인정할 수 없었다.

인정해선 안 되었다.

반역과 모독은 곧 죽음이다.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부 디 벌을 내려주십시오.”

카툴라 역시 같은 생각을 했는지 헛바람을 집어삼키며 황급히 고개 를 숙였다.

“감옥으로 들어가서 근신하고 있 도록, 남은 보고는 다른 장군들에 게 받겠네.”

단호한 카탈루의 말에, 카툴라는 고개를 숙이며 신전을 떠난다.

말이 근신이라는 이름의 벌이지, 사실상 그의 치료를 위한 휴식이기 도 했다.

떠난 카툴라를 대신하여 앞으로 나선 이는 망각왕이자 군단의 지휘 를 맡았던 사령관, 카투주였다.

“정녕 다른 망각제들이 모두 당 한 걸까요?”

“확실한 건 아니야, 하지만 정황 상으로 보면 정복왕의 사도가 갑작 스럽게 나타나 황제들을 이끌고 자 취를 감추었고……. 이후로 들려오

는 소식이 없지.”

“정복왕의 사도…… 허어…… 그 녀가 결국……

고대의 존재들조차도 위협을 느 꼈었던 존재

진정 정복왕의 사도라면 망각제 정도는 우습게 상대해낼 수 있을 것이다.

전성기 시절의 정복왕이 보인 힘 은 그야말로 우주의 패자라 불려도 손색이 없었으니 말이다.

하나 정복왕은 터무니없는 거래 를 진행하여 힘이 봉인되었다.

근래 들어 조금씩 힘을 회복하고

있다고 들었지만 전성기만큼의 기 량을 되돌리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 이다.

“말도 안 되는 기적에 가까운 일 을 벌인 만큼, 회복에 더 많은 시 간이 필요한 것이라 생각했거 늘…… 정복왕이란 존재의 힘이 그 리도 컸단 말인가.”

정복왕, 본신이 나선 것도 아니 고 사도에게 둘이나 되는 망각제를 혼자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강대 한 힘을 내어줬다는 것은 도저히 믿기 힘들었다.

“한서준이라는 놈은 얼굴조차 마 주하지도 못했습니다.”

“후후..”

카탈루는 쓴웃음을 홀렸다.

혼자서는 무언가 손을 쓸 방도가 없었다.

기껏해야 지끈- 거리는 머리를 간신히 부여잡는 것이 최선이었다.

물론, 아직 모든 것이 끝나지는 않았다.

“……차라리 잘됐어. 정복왕이 이렇게 직접적으로 개입을 했다면 고대의 존재들께서 단순한 실험에서 그치실 수는 없으실 테니.”

고대의 존재들의 충직한 수하,

은하의 관리를 맡길 수 있는 두 명 의 망각제를 잃었다.

심지어 정복왕이 개입된 일이다.

본래 정복왕은 우주 전체의 경계 대상이다.

과거와 같은 위협을 느끼지 않기 위해서라도 고대의 존재들은 다시 금 움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맞는 말씀이십니다. 봉인된 이 후 남은 힘을 잃었기에 방치해두었지만, 이렇게 강해졌다면 더 이상 방관할 수 없겠지요.”

때마침, 잿빛 신전 한편에 문이 열리며 작은 기척이 모습을 나타냈

다.

“감히, 이곳이 어디인 줄 알 고……

인상을 찌푸리며 전면으로 나서 려던 카탈루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 어졌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문 너머에서 모습을 드러낸 이는 검은 회오리를 휘감은 존재였다.

“나를 위해 지어진 신전에 내가 들어오지 못하는 건 말이 안 되지 않나?”

“주샤콘 님!”

갑작스레 모습을 드러낸 주샤콘

의 행보에 카탈루가 황급히 카투주 에게 눈짓했다.

물러나라는 뜻이다.

주변에 있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붕괴될 수 있는 만큼 카투주는 재 빠르게 고개를 주억이며 자리를 벗 어난다.

“신탁을 내리는 것이 아닌 직접 방문한 것은 오랜만이군.”

고개를 연신 두리번거리며 신전 을 둘러보는 주샤콘을 향하여 카탈 루가 황급히 고개를 조아린다.

“위대하신 고대의 존재님들을 뵙 습니다.”

망각제들은 수많은 은하를 파멸 시킨 만큼 많은 적들이 존재했다.

두 명의 황제가 소멸하여 약해진 지금, 기회를 노리던 적들이 수 없 이 달려들 것이다.

카탈루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도 고대의 존재들의 힘이 간절하다는 것이다.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출전 을 했던 이들은 대다수 죽거나 행 방불명 되었습니다.”

이어진 패전의 보고에 신전을 둘 러보던 주샤콘의 무심한 눈동자가 그때서야 카탈루에게로 향한다.

“크라쿠와 카라주가 소멸했지, 관리자급인 두 명의 황제가 소멸한 것은 나로서도 상당한 손실이지.”

“면목이 없습니다……

“입 발린 말은 됐어, 솔직히 말 하자면 다른 은하에서의 침략이 걱 정도 될 거고, 한편으로는 궁금증 이 앞서겠지, 내가 왜 이런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변방의 은하에 신 경을 쓰려는 것인지……

차마 부정할 수 없었다.

앞서 들었던 말처럼, 고작 변방 의 은하 따위를 이런 위험을 감수 하면서까지 고대의 존재들이 끈질

기게 노릴 이유가 없었다.

이런 카탈루의 의문을 아는 것인 지, 붉은 눈동자가 기묘하게 휘어 진 주샤콘이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정복왕 가이사, 그녀가 따르던 존재의 유산이 그 은하에 숨겨져 있거든.”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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