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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426화 (426/517)

- 18권 9화

434화

누구도 보지 못했을 정도의 빠른 검격과 함께 지구의 주변을 배회하 던 별 몇 개가 터져나갔다.

콰과과광-!

연이어지는 폭음, 그 이후 지구 전체에 잿빛 검격이 쏘아진다.

당장 베어져도 이상할 것 없는 상황이다.

다행히도 검격은 지구에 닿지 못 했다.

“감히-!”

라가 고함을 내지르며, 일으킨 불꽃들로 쏘아지던 검격들을 막아 낸 덕분이었다.

무사히 공격을 막아냈지만 좋은 상황이라고는 말할 수 없었다.

충격의 여파가 큰 것인지, 라의 입가에서는 붉은 핏물이 흘러나오 고 있었다.

-제법 쓸 만한 녀석이 있긴 하 군…….

오히려 이 상황이 즐겁다는 듯, 싱긋 웃은 검을 든 거인의 시선이 라에게로 향했다.

쾅-!

휘둘러진 검이 라의 육신을 가른 다.

서걱-!

섬뜩한 소리와 함께 라의 육신이 베어졌지만, 삽시간에 일어난 불꽃 이 회복시켜낸다.

-회복력 하나는 발군이구나, 베 어내는 맛이 있겠어.

“다들 움직여!”

그사이, 정신을 다잡은 나라연천 이 황급히 괴성을 내지르며 모두의 이성을 일깨워낸다.

넋이 나가있으면 죽는다.

한 명의 거인이 귀찮다는 듯 방 관하고 있을 때가 유일한 기회라고 할 수 있었다.

물론,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거인의 검격은 우주를 가르고 별 을 베어낸다.

기겁한 리벨리온 연합의 움직임 에 검을 든 거인이 커다란 웃음을 터트렸다.

-크하하! 마음껏 날뛰어 보거라. 어차피 찾아올 죽음을 피할 수 없 을 테지만!

이어서 휘둘러진 검격이 일으킨 바람에 가장 먼저 돌격하던 남도 차원의 전사들이 조각으로 찢겨 홑 날린다.

압도적이다.

하나 그 와중에도 특출난 능력을 보이는 이들이 있었다.

거센 검풍을 피해내며 검을 든 거인의 이마 위에 올라선 나라연천 이 손에 푸른빛 벼락을 일으키고, 말아 쥔다.

직후, 검을 든 거인의 눈을 찌른 다.

쩌정-!

마치 단단한 방벽에 막힌 듯, 아 무런 효용 없이 튕겨져 나갔을 뿐 이지만 말이다.

-바깥 은하의 쓰레기치고는 제법 이구나!

웃음 짓는 검을 든 거인의 포효 에 나라연천의 몸이 거짓말처럼 우 주 한복판으로 떠밀린다.

“……대체 이게 무슨?”

당황스러운 것은 압도적인 격차 뿐만이 아니었다.

검을 든 거인은 잠시 공격을 멈 추더니, 미간을 찌푸린 채로 생각 을 이어가는가 싶더니 입을 열었다.

-언어 체계를 보아하니 대충 이 렇게 말하는 건가?

“어떻게?”

검을 든 거인의 입에서는 명백한 한국어가 홀러나오고 있었다.

-간단한 일이지, 모두들 각자만 의 언어를 가지고 있지만, 결국 그 안에 담긴 체계를 이해한다면 쉽사 리 사용할 수 있는 거지.

갖가지 방법으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은하를 파괴했다.

그로 인해 자연스레 수많은 언어 체계를 습득해낸 결과라고 할 수 있었다.

두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든 상 황이었지만 대화가 통해서 나쁠 것 은 없었다.

‘시간을 끌어내야 한다.’

압도적인 격차를 직접 확인했다.

승산은 없었다.

그렇다면 해야 할 일은 리벨리온 연합의 주요 전력이라 할 수 있는 인원이 이 자리에 오기 전까지 최 대한 버티는 것뿐이었다.

“……네놈들은 대체 누구냐?”

이런 나라연천의 의도를 눈치챈 것인지 검을 든 거인의 눈매가 재

미있다는 듯 휘어진다.

-그래, 네놈 정도면 우리들의 이 름을 알 자격 정도는 있겠구나, 짐 은 크라쿠, 저기 놀고 있는 녀석은 카라주, 둘 다 망각의 황제라 칭송 받는 존재이지.

검을 든 거인, 크라쿠가 푸른빛 뇌전을 휘감은 나라연천에게로 향 했다.

“내 이름은 나라연천, 위대하신 무결의 신의 사도.”

적의 정체를 인지한, 나라연천이 차가운 눈을 빛내며 호홉을 가다듬 는다.

상대는 고대의 힘을 다뤄낼 수 있는 이들 중에서도 황제에 오른 존재.

부딪치면 죽는다.

틀림없이 뇌전이 베어질 것이다.

하나 피할 수가 없었다.

‘저 검을 피하면……

검격은 지구에 닿을 것이다.

어찌 보자면 싸워야 할 이유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나라연천…… 영광인 줄 알거라 위대한 망각제인 짐, 크라쿠가 네 놈을 영원히 기억해주도록 할 테니.

쾅-!

크라쿠가 마지막 말을 끝맺는 순 간, 검과 푸른빛 뇌전이 부딪치며 폭발을 일으켰다.

우주 한복판에서 폭발하는 듯한 빛이 사방으로 분사된다.

그 여파만으로 행성들이 뒤흔들 린다.

고작 두 거인의 등장 아니, 한 거인의 힘을 맞이한 것만으로 행성 들이 휘청이고 있는 것이다.

지금 지구의 힘으로는 막아낼 수 없는 재앙에 인류의 얼굴은 딱딱하게 굳어졌다.

피투성이가 되어, 당장에라도 죽 을 듯한 모습으로 허망하게 밀려나 고 있는 나라연천의 모습을 확인한 이들은 절망에 빠졌다.

‘하필 한서준 의장님이 없는 이 때……

이렇게 멸망을 맞이하는 것인가?

답답한 마음으로 마공학으로 제

작된 드론을 통해 전장을 바라보고 있던 강석호는 신음을 삼켰다.

갑작스럽게 모습을 드러낸 촉수 괴물, 혼돈인들과 그들의 지휘관으로 추측되는 거인은 지금까지의 상 식과 궤를 달리하는 압도적인 힘을 갖추고 있었다.

강석호는 옳다고 믿었던, 자신의 판단에 회의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넓은 우주를 너무나도 얕보고 있던 것인가.’

저런 압도적인 힘과 덩치를 가진 괴물들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애초에 고대의 존재들은 저런 전

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스스로를 파 멸이라 칭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니, 아니다.’

라의 지휘 아래 오벨리스크 차원 의 신들이 달려들며, 쓰러진 나라 연천의 모습에 악에 받친 고함을 내지른 남도의 전사들 역시 크라쿠 를 향해 공격을 쏟아붓는다.

-미개한 것들이 주제를 모르는 군.

비웃음을 보인 크라쿠의 커다란 검이 휘둘러진 순간, 기다렸다는 듯 우주의 어둠 속에서 튀어나온 명계의 왕, 하데스가 검격을 막아

낸다.

쾅-!

폭음과 함께 하데스의 신형이 뒤 로 밀려나며 근방에 행성에 처박힌 다.

허나 무의미한 것은 아니었다.

찰나의 순간, 하데스의 희생으로 만들어진 그 틈을 놓친 이는 누구 도 없었다.

거대한 용의 형상으로 변화한 자 칼이 크라쿠의 대검을 강하게 때리 며 휘둘러지던 검의 방향을 비틀어 낸다.

그사이 에우레시아의 정령들이

크라쿠의 육신을 휘감아낸다.

- 호오?

그 순간까지 여유를 부리던, 크 라쿠는 처음으로 헛웃음을 홀렸다.

연이은 충격과 더불어 계속해서 지구에서 쏘아져 나오는 공격들에 작은 불균형이 일어난다.

여기까지는 우스운 수준이었다.

그저 날벌레들이 피부를 문 수 준.

문제는 그 뒤로 이어진 공격이었다.

꺼지지 않는 불꽃을 휘감은 라가

무지막지하게 달려들었고 눈동자를 관통한다.

촤악-!

처음으로 크라쿠의 육신에서 잿 빛 핏물이 흐른다.

-귀여운 재롱이구나. 크하하!

웃음을 터트린 크라쿠가 양손으로 불타고 있는 눈동자를 감싸낸다.

콰과과광-!

방어가 무너진 이 순간을 기다렸 다는 듯 리벨리온 연합이 공세를 퍼부어낸다.

그사이 정신을 차린 나라연천이

푸른빛 뇌전을 쏘아내며 크라쿠가 육신을 쉽사리 움직일 수 없도록 강한 억제력을 발생시킨다.

어둠뿐인 우주가 몇 번이나 섬광 을 토해내며, 일대의 행성들이 흔 적조차 남지 않을 정도의 공격이 퍼부어진 직후.

“헉, 헉.I”

지친 나라연천이 거친 숨을 내뱉 으며 땀을 식힐 때였다.

쾅-!

거대한 먼지구름을 헤쳐 나온 크 라쿠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흐른 다.

-간지러운 수준이지만 감히 황제 의 옥체에 손을 댄 만큼, 즉결심판 을 내리도록 하마.

이후 번쩍이는 대검에서 뻗어 나 온 섬광이 드넓은 우주에 한 줄기 의 선을 그어내며 거칠게 휘둘러진 다.

모두의 눈에 경악과, 공포가 떠 오를 때였다.

솨르르륵-!

허공에서부터 울려 퍼진 바람 소 리와 함께 쏘아진 회색빛 촉수들이 거칠게 휘둘러지던 크라쿠의 팔을 강제로 멈춰낸다.

-감히-!

부풀어 오른 근육에 힘을 주어 보아도 촉수들은 쉽사리 찢어지지 않는다.

당황한 크라쿠가 허공을 바라본 순간이었다.

“정복왕님이 갑자기 왜 꿈에서 나타나셔서, 신탁을 내리시나 했더 니만……

검은 머릿결을 흩날리는 작은 생 명체가 천천히 다가온다.

- 인간?

놀란 눈을 한 크라쿠가 고개를

갸웃거린 순간이었다.

-피해라! 크라쿠!

상황을 방관만 하고 있던 카라주 가 거친 고함을 토해내는 순간, 일 권이 쇄도해온다.

콰과과광-!

뻗어진 주먹이 일으킨 바람만으로 별들이 부서졌으며, 우주가 충 격의 여파를 견디지 못하고 비명을 내지르고 있었다.

만약 정면에 행성이 있었다면, 공격의 여파를 견디지 못해 처참히 부서졌을 것이다.

하나 가볍게 손을 내뻗은 서연의

눈이 회색빛으로 물든 순간, 그 강 력한 힘은 마치 거짓말처럼 자취를 감추었다.

-무슨!?

카라주가 당황을 금치 못하고 있 는 사이, 서연이 싱긋 웃어 보인다.

“어딜 보고 있는 거야?”

카라주의 몸이 반쯤 돌아간 순간 이었다.

콰과광-!

완전히 자취를 감췄던 힘이 갑작 스레 다시 모습을 드러내며, 카라 주의 전신을 두드렸다.

쿠구구구, 쿵-!

-카라주!

놀란 크라쿠가 비명을 내질렀다.

대체 무슨 일인지 제대로 이해조 차 할 수 없었다.

-저 인간이 바로 정복왕의 사도 입니다! 위대한 황제들이시여!

갑작스러운 변수에 마찬가지로 당황했는지 멍하니 서 있던 선봉장, 카툴라의 다급한 음성이 들려왔다.

-어쩐지, 인간이라고는 믿을 수 없이 강하다 했더니만.

비릿한 미소를 홀린 크라쿠가 서

연의 검은 눈을 바라보았다.

감히 망각의 황제의 앞에서 도도 하고, 오연하며, 고고한 눈빛을 보 이고 있는 것이 납득이 간다.

-네놈을 고대의 존재들께 산 채 로 바쳐 주도록 하마! 위대하신 고 대의 존재들이여, 부족한 저에게 힘을 내려주소서!

괴성과 함께 내뱉은 음성에서 뻗 어 나온 잿빛 기운이 크라쿠의 전 신을 단숨에 휘감았다.

그 순간, 서연이 쏘아내었던 촉 수들이 끊어지며 크라쿠의 육신은 자유를 되찾는다.

쓰러져있던 카라주 또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황급히 몸을 일으키며 서연의 앞으로 뛰어들며 웃음을 터 뜨린다.

-크하하! 제대로 된 방비도 하지 않은 채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내 다니! 어리석구나!

강렬한 일격, 분명 충돌했다면, 충격의 여파만으로 지구가 위험했 을 수도 있는 공격들이었다.

하나 회색빛 눈을 빛낸 서연이 손을 내뻗은 순간, 결과적으로 두 망각제의 공격은 아무런 의미가 없 게 되었다.

우웅-!

짧은 진동이 두 망각제의 몸을 휘감았다고 느낀 순간, 주변의 풍 경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부유감에 휩싸여 허공을 유영하 듯 떠다니던 육신은 갑작스레 지상 에 안착한다.

-……여기는?

단숨에, 우주의 변방 행성으로 강제 전이당하며 공격을 허공에 때 린 두 망각제의 눈에 경악이 어린 순간이었다.

허나 놀라운 점은 이뿐만이 아니 었다.

-우리를 이동시킨 것도 모자라, 압축시켜냈다고?

거대했던 육신이 평범한 인간처 럼 작아져 있었다.

믿을 수 없는 상황에 두 망각제 가 당황하고 있는 사이, 그들의 눈 앞에서연이 모습을 드러냈다.

방금 전과 같은 소리 소문 없는 이동이었다.

“곧장 찢어발기고 싶었다만……. 지구에 싸움의 여파가 미치면 곤란 하거든.”

서연을 바라보는 망각제들의 두 눈동자에는 경악이 깃든다.

- 맙소사.

말도 안 된다.

이건 우주의 순리에 크게 어긋나 는 기하학적인 힘이다.

자연스레 두 망각제의 눈동자에 차오른 감정은 경악을 넘어서, 공 포로 변화한다.

그들을 바라보며 차가운 웃음을 보인 서연이 손바닥을 펼치는 순간 이었다.

쿠구구궁-!

하늘과 땅, 세계가 갈라지며 회 색빛 촉수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기이한 형태의 촉수들이 아무것 도 존재하지 않던 세계를 채워나갔 다.

“못 하는 게 말이 안 되잖아.”

비릿한 미소를 홀린 서연이 두 망각제를 바라보며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이 몸은 시공간의 지배자, 공허 의 주인으로 칭송받는 정복왕의 사 도.”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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