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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418화 (418/517)

- 18권 1화

426화

강한 힘을 거머쥘 수 있는 혼돈 제, 한서준이라는 존재가 탐날 수 밖에 없었다.

‘운이 좋다면……. 고대의 존재들 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되 겠지.’

허황된 꿈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혼돈은 모든 고대의 힘에 근간이 되는 것이다.

잘만 흡수해낸다면 압도적인 힘

을 취해낼 수 있다는 말이다.

혼돈제, 한서준 정도 되는 방대 한 양의 혼돈을 가진 이의 영혼을 섭취할 수 있다면 고대의 존재들과 같은 선상에 설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더럽고 치졸한 고대의 존재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 다!’

이런 간절한 마음을 우주가 알아 준 것인가?

지배하고 있는 행성에 가까워질 수록 강렬한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 한다.

“이건?”

처음에는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거리를 좁혀갈수록 확신 이 든다.

이렇게 방대한 양의 힘을 가진 존재는 망각의 은하에서 황제라 칭 송받는 이들뿐이었다.

그런데 현재 망각의 황제들은 회 의를 끝마치고 각자의 행성으로 귀 환한 상태였다.

지금 행성에서 느껴지는 강력한 존재는 단 한 명뿐이라는 것이었다.

“우주가 나를 돕는구나.”

더러운 술수를 펼치지도 않았는 데 혼돈제가 제 발로 찾아왔다.

둘도 없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 다.

물론, 승리를 해야 한다는 전제 가 남아있긴 했지만, 이곳은 망각 의 황제들이 주신으로서 숭배받고 있는 은하였다.

같은 경지, 황제끼리의 싸움에서 는 패배할 리가 없었다.

한 은하에서 숭배받는 주신의 힘 이란 바로 그런 것이다.

‘이렇게 고대의 존재들과 같은 선상에 설 수 있게 되는구나.’

이제는 그 누구도 억압하지 못하 는 생활을 영위한다.

제멋대로 은하를 누비며 수많은 것들을 지워낼 수 있다는 말이었다.

그 생각이 들자 카리아나의 입가 에는 숨길 수 없는 미소가 흐른다.

‘상상만으로도 행복해 미칠 것 같군.’

동시에 마음 한편에서 욕심이 끝 없이 샘솟아나고 있었다.

한시라도 빠르게 혼돈제를 취하 고 싶어졌다.

카리아나가 황급히 몸을 놀린다.

후웅-!

광속의 속도로 움직이자, 성 꼭 대기 고고히 서 있는 한서준의 신 형이 눈에 들어온다.

당장이라도 한서준의 코어를 뽑 아내고 영혼을 취해내고 싶었지만,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할 일이 있었다.

다른 망각의 황제들이 붙여놓은 눈들이 잿빛 기운에 몸을 숨긴 채 로 전황을 시시각각 보고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를 본 카리아나는 망설임 없이 거대하고 기다란 촉수를 휘두른다.

“죽어.”

이후 허공을 향해 망각의 힘을 발산한다.

쿠구구궁-!

천둥과 같은 울림이 행성을 뒤흔 들었다.

단 한 번의 휘두름이었지만 다른 황제들이 붙여놓은 감시자들을 소 멸시키기에는 충분했다.

비록 공격에 휘말려 죽음을 맞이 한 숭배자들이 조금 있긴 했지만, 한서준의 영혼을 온전히 섭취할 수 있다면 아무런 문제가 될 게 없었다.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는 잿빛 공 터에 안착한, 카리아나의 눈동자에 는 숨길 수 없는 욕심이 피어나고 있었다.

“혼돈제, 한서준.”

강력한 힘을 얻게 되고 자유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은, 망각의 황제 들의 가장 큰 염원이었다.

그 염원을 이룰 수 있는 열쇠가 눈앞에서 있었다.

나름대로 억누르고 있는 것이었지만, 카리아나의 입가에서는 웃음 이 계속해서 새어나온다.

“나를 선택해주다니, 정말 고마

워.”

“무슨 뜻이지?”

이해할 수 없는 카리아나의 말에서준의 고개가 갸웃 젖혀졌지만, 다행히도 그 의문은 오래가지 않았다.

“혼돈은 모든 힘의 근간, 홉수해 낸다면 한층 더 강력해질 수 있거 드 ”

“흡수한다라……. 그건 날 이겼 을 때나 가능한 거 아닌가?”

“그건 걱정하지 마.”

서준을 응시하고 있던 카리아나 가 혀끝으로 입술을 핥고 있던 때

였다.

펑-!

폭음과 함께 카리아나의 머리가 띵- 하고 울려왔다.

“ 어?”

의문을 느낀 카리아나의 몸이 허 공을 노닐며 날아가기 시작한다.

콰과광-!

이어서 서 있던 위치에서, 그대 로 허공으로 떠오르게 된 카리아나 의 두 눈에는 경악이 담긴다.

혼돈제, 한서준의 전신에 휘감겨 있는 회색빛 기운, 혼돈기가 카리

아나의 뇌에 인식되기 시작했다.

“시작부터 전력을 다한다니, 성 격이 많이 급한 편인가 보네.”

황급히 자세를 다잡아낸 카리아 나의 말에, 혼돈기를 휘감은 서준 이 코웃음을 치며 답한다.

“전력으로 보이나 보네?”

“괜히 허세 부릴 것 없어.”

카리아나의 눈동자가 사냥감을 노리는 뱀과 같이 가늘어진다.

후웅-!

하체를 대신하고 있는 거대한 촉 수가 휘둘러진다.

초광속, 빛을 넘어선 움직임이었다.

어느새 카리아나의 촉수가 서준 의 신형이 서 있던 지면을 찢어발 긴다.

하지만 여유로운 뒷걸음질로 공 격을 피해낸 서준이 코웃음을 치고 있을 뿐이었다.

“아직도 허세로 보이나?”

“고작 한 번으로 기고만장하다 니, 귀엽네.”

콰드득-!

무언가 뒤틀리는 소리와 함께 카

리아나의 신체가 변화한다.

거대했던 한 개의 촉수가 수백 가닥으로 갈라지기 시작한다.

아니, 촉수는 시작에 불과했다.

이어서 카리아나의 육신 전체가 기묘한 형태의 촉수로 변화하기 시 작하며, 난생처음 보는 듯한 기이 한 괴물의 모습으로 변한다.

“본 모습이 조금 특이하네.”

서준이 여유로운 미소로 말하고 있던 순간, 전과 같이 촉수가 쏘아 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결과는 전과 달랐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한 가닥뿐이었던 전과는 달리 이제는 수백 개의 촉수를 피해내야 한다.

결국 카리아나의 촉수가 서준의 볼 끝을 스치고 지나갔다.

“제법이네……

“망각의 황제이자, 분열의 카리 아나인 이 몸의 진체이자, 네놈의 힘을 삼키게 될 주인이다.”

카리아나의 촉수들이 어마어마한 속도로 궤적을 그리며 날아온다.

‘나름 황제라 이건가.’

괜히 혼돈제와 같은 황제의 이명

을 거머쥐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어느덧, 수천의 촉수들이 눈앞에서 쇄도해오고 있었다.

그에 맞춰 서준도 곧장 초광속의 영역으로 진입한다.

콰과과광-!

주고받는 공방 속, 서준은 확신 을 가질 수 있었다.

‘그래도 생각했던 것만큼 강하지 는 않네.’

벽을 하나 넘어선 덕분일까?

망각의 황제인 카리아나조차도 그리 위협적이지 않았다.

헛웃음을 지은 서준이 거리를 벌 리며 입을 연다.

“이제 그만, 전력을 다하는 게 어때?”

서준이 던진 의문에, 카리아나는 비릿한 비웃음으로 답해주었다.

“이런 무의미한 공방에 힘을 낭 비할 이유가 없지.”

“말하는 걸 보니 뭔가 숨겨둔 한 수가 있나 봐?”

“황제에 오른 존재가, 세 치 혀 나 놀리고 있다니 한심하기 그지없 네.”

“한번 떠봤다고 덥석 미끼를 무 는 네가 무식한 거겠지, 그 머리로 잘도 황제에 올랐네?”

비릿한 미소를 홀린 서준이 카리 아나의 촉수들을 하나하나 홅어본 다.

“특별히 숨겨놓은 힘을 꺼낼 기 회를 줄게, 지금은 너무 시시해서 여흥거리도 안 되고 있거든.”

“푸흐흐……. 어리석은 혼돈제여. 믿고 있는 것이야 뻔하겠지.”

카리아나의 입가가 기묘하게 뒤 틀린다.

“혼돈기를 사용해서 망각의 힘을

집어삼키려는 거겠지, 그런데 아쉽 게 됐어.”

계속해서 분열되고 있는 촉수.

이제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촉수를 바라보고 있는 카리아 나가 웃음을 흘린다.

“분명 혼돈은 고대의 힘의 근간 이자 먹이사슬의 꼭대기에 있는 힘 이지, 하지만 여기는 이 몸, 카리아 나를 주신으로서 숭배하고 있는 망 각의 은하다.”

“ 흐음.

“망각이 질서로 자리 잡고 있는 세계라는 것, 쉽게 말하자면……

분열된 촉수 하나하나에 잿빛 기 운이 어리기 시작한다.

“황제이자 너희들의 신으로서 명 하겠다, 은하에 떠도는 망각의 힘 들이여 이곳, 차원으로 모여들어 라!”

콰릉-!

세계가 흔들리고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던 공터에 잿빛 회오리 가 몰아치기 시작했다.

망각의 은하.

모든 것을 봉인하고 잊게 만들 수 있는 그 힘으로 카리아나가 지 워 낼 것이 몇 가지일지, 또 어떤

것일지는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당장만 해도 눈에 띄는 변화들이 생겨나고 있었다.

‘사라지고 있네.’

몸 주변을 배회하고 있던 혼돈구 의 형태가 점점 더 흐릿해져가고 있었다.

자연스레 몸에 두르고 있던 혼돈 기가 옅어지기 시작한다.

“신기하네.”

서준의 눈에 이채가 어린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여 태껏 혼돈기를 집어삼켰던 힘은 그

무엇도 보지 못했다.

주신으로서 은하의 힘을 빌리긴 했지만, 눈앞의 카리아나는 혼돈기 를 억제해내고 있었다.

허나 딱, 억제를 하는 것뿐이었다.

아직까지는 특별한 무언가가 보 이지는 않았다.

계속해서 몰아치고 있는 잿빛 회 오리에도 서준의 눈동자는 무심하 기 그지없었다.

“설마 이게 끝은 아니겠지?”

“그렇게 여유를 부리는 것도 마 지막일 거다.”

카리아나의 입가에 명백한 조소 가 피어난다.

“혼돈기뿐만이 아닌 너라는 존재 자체를 지워내고, 새로이 만들어 나에게 절대 복종하도록 만들어 주 마.”

자신만만한 표정을 한 카리아나 는 생각지도 못했던 정보까지 발설 해주고 있었다.

“망각의 힘으로 기억을 지워내고 덧씌울 수도 있나 보네.”

“이제 와서 후회해봤자 늦었다! 꼭두각시가 되어 내가 우주의 패자 의 자리에 오르기 위한 발판이 되

도록 하거라!”

“생각보다 훌륭한 능력이네.”

“이제야 알겠느냐? 이게 바로 진 정한 망각의 힘이다, 먹이사슬의 최상위에 있는 혼돈기가 봉쇄시킬 수 있는 힘이란 말이다!”

“대단하긴 한데, 어디까지나 같 은 전력일 때나 가능한 거 아니 야‘?”

“네놈이 나보다 더 높은 경지에 있다는 것인가?”

서준은 대답 대신 씨익- 미소를 지은 채로 고개를 주억인다.

“혼돈제의 근간인 혼돈기가 잊혀

정신이 나갔나 보군, 더 이상 정신 이 무너지기 전에 거두어 주도록 하마!”

카리아나를 휘감고 있던 잿빛 회 오리가 몰아친다.

그 뒤를 따라, 숫자를 셀 수조차 없는 수많은 촉수들이 매서운 기세 로 쏘아지고 있었다.

심지어 계속해서 모여드는 잿빛 기운들이 서준의 존재를 지워내려 고 하고 있었다.

피할 곳은 없었다.

애초에 망각의 은하에서 망각의 힘을 피해 도망친다는 것이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끝이다, 혼돈제! 크하하!”

카리아나가 확신에 찬 말을 내뱉 고 있을 때였다.

“만물(萬物), 세상 모든 것은 천마 앞에 무릎 꿇는 법이지.”

서준은 가벼운 미소와 함께 정 면, 카리아나를 향하여 팔을 내뻗 었다.

아직 거리가 좁혀지지 않았던 만 큼, 뻗어진 주먹은 본래 카리아나 에게 닿지 않았어야 한다.

허나 애초에 거리를 좁힐 필요가 없었다.

“죽어.”

콰광-!

묵직한 굉음이 일대에 울려 퍼진 다.

동시에 일대를 감싸고 있던 잿빛 기운들이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 것 마냥 흩어지기 시작한다.

무결천마, 운명을 확정짓는 절대 자가 지금 이 자리에서 모습을 드 러낸 것이다.

“내, 내 망각이……!”

믿을 수 없는 현실에 카리아나의 육신이라 할 수 있는 촉수들이 거

세게 흔들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카리아나에게는 이런 경 악조차도 사치였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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