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권 19화
419화
고작 뒤에 있는 조무래기들 따위 를 믿고 까불고 있다니 기가 찰 뿐 이었다.
고대의 힘들을 품고 있긴 했지만 많이 쳐줘봐야 티끌만큼의 수준에 불과했다.
“직접 위대한 힘을 느껴 보거 라.”
니컬러스가 손을 들어올리자 뒤 편에서 있던 숭배자들은 일제히
회색빛 구체를 입안으로 쑤셔 넣는 다.
직후, 숭배자들의 다리에서 혼돈 인들과 같은 촉수들이 솟아나기 시 작한다.
일대의 고대의 힘들이 폭발하기 시작한다.
계속해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기 만 하는 서준의 모습에 지레 겁을 먹은 것이라 생각했는지 니컬러스 의 입가에는 자신감이 어려 있었다.
“이제야 좀 현실의 벽이 느껴지 나?”
당연하지만 니컬러스 혼자만의
착각에 불과했다.
‘오히려 좋네.’
같은 동족이라 볼 수 있는 외형 을 가진 덕에 손을 쓰기가 꺼렸었 는데 이렇게 직접 인간의 탈을 벗 어던져주고 있었다.
심지어 살의 또한 피부가 아릴 정도로 강렬했다.
눈앞의 괴물들은 명백한 적이다.
더 이상 거리낄 것이 없다는 것 이다.
“편하게 죽일 수 있겠어.”
물론, 직접 손을 쓸 가치도 없었
억눌러두었던 힘을 풀어헤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작은 형태로 유지되고 있던 혼돈 구가 본래의 크기를 되찾으며 일대 에 막대한 양의 혼돈기를 발산한다.
“끄읍-!”
“끄아악-!”
니컬러스와 그를 따르고 있던 숭 배자들은 머리를 부여잡은 채로 고 통에 가득 찬 비명을 흘린다.
“네놈 대체 무슨 짓을……
“말해준다고 알 수 있을 것 같
아‘?”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여 자넷과 일대에 장막을 씌워내고 있던 서준 은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그래도 아직까지 제정신을 유지 하고 있는 걸 보면 꼴에 혼돈에서 파생되었다 이건가.”
모두들 뇌리에 파고드는 끔찍한 고통에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모습이었지만, 어찌 되었든 간에 두 다리로 땅을 딛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될 것은 없었다.
“이제부터가 진짜야.”
고작 하나에 불과했다.
서준은 보유하고 있던 혼돈구를 계속해서 개방해낸다.
가까스로 제정신을 유지하고 있 던 숭배자들의 정신이 무너져 내린 다.
당연한 결과였다.
기껏해야 찌꺼기에 불과한 양을 품고 있었을 뿐이다.
진정한 혼돈을 마주할 수 있을 리가 만무했다.
“죽어.”
일대의 혼돈의 주인이라 할 수 있는 서준의 명령이 떨어지는 순간
이었다.
콰직-!
숭배자들은 고대의 힘을 얻어 솟 아난 촉수들로 자신의 머리를 꿰뚫 어내며 스스로 목숨을 끊어낸다.
“뭐, 뭣들 하는 것이냐?!”
당황한 니컬러스가 다급히 소리 를 내지르며 만류를 했지만 그들의 행동을 말릴 수는 없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백여 명에 달 하던 숭배자들이 모두 실 풀린 인 형마냥 쓰러진다.
“나름 머리라고 제법 정신이 견 고하네.”
“닥쳐라! 이따위 공격 얼마든지 떨쳐낼 수 있다!”
고함을 내지른 니컬러스가 빠른 속도로 서준을 향해 달려든다.
웬만한 하위 신격, 높게 쳐준다 면 중급 신격에도 도달할 수 있을 정도였다.
이 상태로 계속 고대의 힘들을 얻어낸다면 상위 신격도 노려볼 수 있는 존재였다.
허나 결과는 전과 다를 바 없었다.
“느리네.”
콰광-!
니컬러스의 주먹은 애꿎은 지면 을 강타하며 거대한 크레이터를 만 들어냈다.
그 순간, 서준은 가볍게 공격을 피해내는 것도 모자라 어느새 니컬 러스의 팔을 베어내고 있었다.
“크하하! 그래, 칭송받는 리벨리 온 의장이라면 이 정도는 되어야 지!”
분명 압도적인 힘의 차이를 체감 하였을 텐데 니컬러스는 서준에게 위축되기는커녕 광소를 터트리며 즐거워하고 있었다.
“제대로 겨뤄보자고!”
니컬러스의 몸이 마치 당장이라 도 폭발할 것처럼 기이한 형태가 되어서 솟구친다.
뒤이어, 몸에서 회색빛 기운이 터져 나온다.
이윽고 니컬러스는 더 이상 인간 이라 볼 수는 없는 존재가 되었다.
크기는 4M에 달하며 상체와 하 체가 있어야 할 곳에는 수십 개의 촉수가 있으며 머리 또한 수직 형 태로 길게 뻗어있는 괴물로 변모하 였다.
“너는 좀 다르네.”
앞서 반쪽만 변모했었던 숭배자 들과는 다르다.
혼돈의 세계에서 보았던 혼돈인 들과 똑같은 모습이 되어버렸다.
심지어 단순히 생김새만 변한 것 이 아니었다.
니컬러스의 몸에서는 과거, 고대 의 존재들에게서 느꼈던 기운들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게 바로 선택받은 인간, 고대 의 존재님들의 총애를 받아 사도가 된 이들만이 가질 수 있는 힘이
니컬러스는 소리를 내지르며 촉
수를 길게 내뻗는다.
우우웅-!
공명음을 토해내던 회색빛 기운 이 한 점에 모여든다.
주변의 지축이 뒤흔들리며 자갈 과 훼손된 도로의 파편들이 중력의 법칙을 무시하며 하늘로 떠오른다.
자연스레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 던 서준의 눈매가 가늘어진다.
‘이건?’
괴물이 되어버린 니컬러스가 사 용하려는 힘은 혼돈의 세계에서 보 았던 혼돈인들이 사용하던 회색빛 광선과 똑같은 원리로 응집되고 있
었다.
웬만한 존재는 닿자마자 절멸할 것이고, 설사 막아낸다 할지라도 정신이 붕괴될 수 있는 위협적인 공격이었다.
하지만 하필 상대가 서준, 혼돈 의 세계에서도 혼돈제로 칭송받는 존재였다.
호기심에 사로잡혀 가만히 방치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여기까지 하자.”
서준은 주변을 배회하고 있던 혼 돈구를 모두 개방해낸다.
쿵-!
존재감을 드러낸 것만으로도 일 대의 세계가 내려앉는다.
빠른 속도로 세계가 무너져 내리 고 혼돈에 잠식된다.
자연스레 니컬러스의 얼굴에는 당황스러움이 묻어나고 있었다.
“말도 안 돼……!”
너무 아득해서 격차가 보이지 않 았었다.
허나 전력이라 할 수 있는 고대 의 힘을 개방하고 나니 보이기 시 작했다.
‘압도적이다.’
아니, 보이지도 않는다.
격차조차 가늠할 수 없었다.
그저 어렴풋이 드높은 곳에 있는 존재라는 것을 알 수 있을 뿐이었다.
넋을 놓고 있는 니컬러스의 모습 에서준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흐른다.
“이제야 보이나 봐?”
“사, 살려 주십시오.”
“늦었어.”
황급히 목숨을 구걸하고 있었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도
달해버렸다.
딱-!
고개를 내저은 서준은 가볍게 손 가락을 튕긴다.
마지막 순간에도 니컬러스는 간 절한 목소리로 말을 내뱉는다.
“위대한 존재시여, 부디……!”
허나 말을 끝맺지는 못했다.
콰직-!
폭발하듯 샘솟는 혼돈기의 압박 을 견디지 못하고 니컬러스의 머리 가 폭발한다.
동시에, 본래 머리가 붙어있어야
할 자리에서는 피 분수가 솟아난다.
생김새만 기이하게 변한 것이 아 닌지 머리를 베어냈음에도 여전히 목숨이 붙어있었다.
“저에게 자비를!”
니컬러스는 바닥을 나뒹구는 머 리로 간절하게 외쳐 보았지만 모두 헛고생에 불과했다.
서준이 곧장 니컬러스를 죽이지 않았던 것은 그저 같은 동족, 인간 이기에 보였던 자비였다.
하지만 니컬러스가 선택한 길, 변화한 모습은 서준의 사고가 그를 완벽한 몬스터, 적으로 인식하게
해주었다.
명백한 적으로 분류된 이들에게 는 망설일 것이 없었다.
삽시간에 일대의 숭배자들을 모 두 정리해내었지만 서준의 얼굴은 여전히 딱딱하게 굳어져 있었다.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네.”
자그마치 고대의 존재들과 연관 되어 있는 이들이다.
준비해놓은 함정이 이런 조잡한 것일 리가 없었다.
이번 일은 니컬러스가 벌인 독단 적인 행동일 확률이 높았다.
‘본래 다른 계획이 있었을 거야.’
생각할 것이 많아졌지만 다행히 도 어느 정도는 해답을 내어줄 수 있는 인물이 한 명 있었다.
자연스레 서준의 시선이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자넷에게로 향했다.
무결의 장막을 씌워놓은 덕분에 가진 혼돈구를 모두 개방해냈음에
도 자넷은 정신이 붕괴되지 않은 상태로 의식을 차릴 수 있었다.
“그러니까, 협회장님도 자세한 거는 모르셨다는 거죠?”
“정말이에요, 내부에 적이 있을 것이라고 유추는 하고 있었지만 설 마 니컬러스가……
거짓은 보이지 않는다.
애초에 니컬러스와 한 패였다면 함께 폭사시킬 생각조차 하지 않았 을 것이다.
“알겠습니다, 그것보다 본래 도 착할 목적지는 어디였죠?”
“……런던 타워였습니다.”
답변을 하고 있는 자넷의 얼굴에 그늘이 드리워진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런 던 타워는 가장 대표적인 상징물이 라 할 수 있는 곳이었다.
그런 런던 타워를 세계의 공적이 된 숭배자들이 본거지로 사용하고 있었다는 것이 알려지게 된다면 한 국가의 체면이 엄청나게 무너지게 되는 것이었다.
“걱정할 거 없습니다, 이번 일만 잘 정리된다면 어디 가서 함부로 발설할 생각은 없으니까.”
자넷은 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한 배를 타고 있는 동료라 볼 수 있었다.
임시적이라고는 하나 한 배를 탔 었던 동료가 곤경에 처하는 상황은 원치 않았다.
“최대한 협조를 많이 해줄수록 놈들을 조용하게 정리할 수 있을 테니까, 아는 것들을 모두 말해주 세요.”
“제가 말해드릴 수 있는 것들은 보고서에 적었던 것들뿐입니다.”
“아무런 정보가 없던데요?”
“그럴 리가요! 낱낱이 적어서 보 고서를 올렸었습니다.”
어째서 이런 상황이 벌어졌는지 이유는 충분히 예상이 갔다.
“영국의 고위층들이 모두 썩어빠 진 상태라는 거겠죠.”
아랫입술을 질끈- 깨문 자넷의 미간이 찌푸려진다.
“빌어먹을……
“화를 내는 것보다는 우선 보고 서에 적힌 내용들을 말씀해주세요.”
“숭배자들의 본거지로 추정되고 있는 타워 주변에 둘러진 회색빛 안개를 뚫고 진입을 한 부대원들 모두가 넋이 나간 상태로 되돌아왔 습니다.”
당연한 결과였다.
회색빛 안개 자체가 고대의 힘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혼돈으로 이 루어진 것.
일반적인 각성자들로는 내부에 제대로 된 진입도 해보지 못한 채, 모두 정신이 붕괴되어버렸을 것이 다.
“위성이나 마공학 드론들로 내부 를 관측해보려 했지만 큰 소득을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하나 같이 부정적인 말들뿐이었지만 애초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허나 예상치 못했던 말이 자넷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하지만 딱 한 대의 드론이 내부 로 진입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자넷은 말을 이어가며 자신의 스 마트 폰을 꺼내놓는다.
“이 부분은 뭐라 말씀드리기가 어려운 관계로 직접 보시고 판단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건네어 온 스마트 폰의 화면에 띄워져 있던 동영상을 확인한서준 의 눈매가 가늘어진다.
진입한 드론은 1초 남짓한 짧은 영상을 남기고 연결이 끊기게 되었
허나 아무런 소득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런던 타워가 아니네요?”
드론이 찍은 영상에 담겨 있던 것은 웅장한 성의 형태가 아닌 회 색빛뿐인 평야.
일전에서준이 다녀왔었던 혼돈 의 세계와 비슷한 느낌을 주고 있었다.
“현재 당국에서는 다른 차원으로 연결되는 문, 일종의 게이트라고 판단을 내려 둔 상태입니다.”
모두 하나같이 처음 듣는 정보들
이었다.
혼돈의 세계와 비슷해 보이는 다 른 차원으로의 이동, 일반적인 경 우라면 제대로 된 준비를 마치고 오지 않았다면 상당히 껄끄러운 상 황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층 성장을 해낸, 새로 운 경지에 들어선 서준의 입장이라 면 오히려 반가운 상황이라 할 수 있었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