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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393화 (393/517)

- 17권 1화

4()1 화

물론, 비단 자존심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목표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 느..’

말 그대로 압도적인 존재가 되어 야 한다.

당장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수호자, 카터마저 우습게 꺾어줄 만큼 성장해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기왕이면 ‘강

한 적’과 싸워야 한다.

본래 실전 전투만큼 가능성을 끌 어올리는 싸움은 어디에도 없었다.

특히나 지금 서준의 경우 혼돈의 시련을 받을 때부터 계속해서 한 가지 아쉬움을 느끼고 있었다.

‘혼돈기 자체를 다루는 데는 익 숙해졌지만, 직접 펼치는 무공과 어울려 사용해 본 적은 없어.’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혼돈 기를 기반으로 한 무공에 무결기를 더해내는 일을 실전에서 사용해본 적이 없었다.

연습이야 몇 번이고 해봤다지만,

실전은 또 다를 것이다.

혹여나 있을지 모르는 변수를 줄 이기 위해서는 더 약한 적을 상대 하는 쪽이 좋다고 볼 수 있었으나, 전투 중 생각 외의 숙련도와 성장 을 얻기 위해서는 강적을 상대하는 것이 옳았다.

‘쉬운 길이냐, 어려운 길이냐

서준이 갑작스럽게 생각에 빠지 자, 기대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던 카터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걸리는 점이 있는 건가?”

“아닙니다.”

서준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내저 은 후, 카터의 두 눈동자를 바라본 다.

“혹시 제가 더 강한 녀석을 상대 해도 될까요?”

이어서는 내심으로 내린 결정을 말했다.

“……지금 상태로는 힘들 걸세.”

카터가 눈을 가늘게 뜬 채로 서준을 훑어본다.

서준이나 다른 혼돈제들처럼 혼 돈구를 볼 수는 없었다.

하지만 다소 본능적으로 기운의

차이를 확연히 느꼈으며, 때문에 본인이 카리안을 상대하는 것이 현 명한 판단이었다.

그게 정론이고 올바른 길이라 생 각했으며, 지금도 그 생각에는 큰 변화가 없다.

허나 흔들림 없는 서준의 검은 눈동자를 보고 있자니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토록 바란다면 특별히 자네에 게 양보해주겠네.”

너무나도 바보 같은 선택에 카터 가 스스로도 황당하고 생각하며 뒷 말을 이어갔다.

“대신 패배하게 된다면 용서하지 않을 걸세.”

“아시잖아요, 저는 절대 실패하 거나 패배하지 않습니다.”

피식 웃은 두 사내가 그렇게 잡 담을 끝낸 뒤 서준의 신형이 허공 으로 떠오른다.

결정이 내려졌다면 지체하고 있 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 었다.

“준비가 조금 필요하여, 하루만 기다려 줄 수 있겠나.”

본래 마법사란 준비하는 자였다.

마음이 급하여 생각이 얕아졌음 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알겠습니다.”

곧장 고개를 주억인 서준이 떠올 랐던 몸을 지상에 안착시킨다.

“준비가 끝나시는 대로 가르쳐주 세요.”

생각해보면 너무 조급해 할 것은 없었다.

갑작스런 변화에 위협을 느꼈다 할지라도 카리안은 도망칠 수 없었다.

혼돈의 세계가 아무리 넓다 하여

도, 카리안쯤 되는 강자의 기운을 추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알겠네.”

이어서 고개를 주억인 카터는 곧 장 허공에 마법진들을 띄워 내며 준비에 들어갔다.

축제 분위기와 다름없는 철벽의 보루와 달리 카리안의 군단은 우울

하기 그지없는 상황이었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예 상치 못한 변수가 개입했고, 정말 말도 안 되는 패배를 겼었다.

‘ 빌어먹을.’

쾅-!

허공에 떠올라있던 서준의 얼굴 을 떠올린 카리안은 앉아있던 왕좌 의 손잡이를 강하게 내리쳤다.

‘녀석을 제거하지 못하는 한, 또 다시 지지부진하게 시간만 끌게 될 것이다.’

당장 허무하게 버려지게 된 시간 만 벌써 삼 일째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손을 써서 제거를 해내고 싶었다.

그러나 한서준이라는 인간의 실 력이 꽤나 만만치 않아 보였다.

‘멀리서 보았을 때만 하여도 혼 돈구가 넷이었다.’

불행이자 다행인 것은 보였던 능 력들을 보았을 때 대인전보다는 전 쟁에 유능한 편일 확률이 높다는 점이었다.

‘……암살이 가장 손쉬운 방법이 라는 건데.’

문제는 이 암살이란 것을 상대도 생각 못 할 리가 없다는 점이었다.

분명 카터가 갖가지 보호 마법을 펼쳐두었을 확률이 높았다.

그런 와중에 철벽의 보루로 들어 가 혼자 고립되어 두 명의 강자와 싸우게 된다면?

아무리 서준이 대인전에 약하다 고 하여도, 혼돈제에 오른 존재다.

혼돈왕급하고 말 그대로 격이 다 른 존재였다.

카리안, 본인이 운이 좋게 카터 와의 접전에서 승리를 점한다 할지 라도, 서준이 가세하면 패배할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어려워졌군.’

손으로 이마를 짚은 카리안은 생 각에 잠긴다.

‘미끼가 필요해.’

카터의 시선을 끌어주고, 자신이 한서준을 죽일 때까지 시간을 벌어 줄 수 있으면서도 적의 입장에서도 탐이 나는 존재.

감고 있던 눈을 문득 번쩍 뜬 카 리안의 시선이 주카로를 향했다.

[……어쩔 수 없나.]

이어진 그의 말에 검은 로브를 눌러쓰고 있던 주카로가 고개를 갸 웃거린다.

[주카로는 그 말이 무슨 의미인 지 알 수 없다.]

[네 힘을 보여줄 때가 온 것 같 다, 주카로.]

카리안은 냉정하게 판단했다.

아리안투와 주카로, 둘 중 다루 기 쉬운 측은 말할 것도 없이 후자 였다.

하지만 향후 전쟁에 있어 도움이 될 인물은 아리안투였다.

‘주카로처럼 길들이려면 시간이 조금 걸리겠지만……

마냥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기왕이면 전력을 온전히 유지한 채로 바깥 은하에 진출하고 싶었다.

하지만 상대가 저토록 처절하게 발악을 해대니 카리안도 무언가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

그런 카리안의 결론에 검은 로브 를 눌러쓰고 있던 주카로의 입가에 는 광소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크하하-! 이제야 카리안답군. 당장 선봉에서겠다. 나의 심복들을 죽인 한서준이라는 그 인간 놈 을 수백 갈래로 찢어서 잡아먹겠 다!]

[아니, 네 상대는 그 인간이 아

니…….]

말을 이어나가던 카리안의 눈이 화등잔만 해졌다.

꽤나 강대한 기척 둘이 멀리서부 터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다.

‘카터……. 그리고 한서준이라는 인간 놈? 선공을 택했다고?’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흘러나 올 지경이었다.

지금 카리안과 주카로가 있는 곳 은 그들의 본진이라 할 수 있는 곳 이다.

주신에 오른 혼돈왕이 수십에 달 하며, 거기에 더하여 백이 넘어서

는 혼돈영주들이 지키고 있는 힘의 집결지다.

이런 곳에 단둘이서 선공을 가해 온다니?

[하하! 자신감에 취해 말도 안 되는 오만을 보이는구나.]

카리안의 커다란 웃음에 의문을 느끼던 주카로 또한 한발 늦게 접 근해오는 기척을 느끼며 입가에 미 소를 피어낸다.

[어리석은 것들!]

카리안은 또 한 번 크게 웃을 수 밖에 없었다.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힘을 쓰

는 것밖에 없는 주카로에게 어리석 다는 소리를 듣는 존재라니!

‘이 세상이 나를 돕고 있구나.’

이건 놓쳐서는 안 되는 기회다.

처음 계획했던 대로 아무것도 잃 지 않고 승리를 거머쥘 수 있는 상 황이다.

너무나 긍정적인 흐름에, 오히려 불안감이 생길 지경이었다.

‘혹시 다른 숨겨둔 수가 있는 건 가?’

그런 카리안의 걱정은, 갑작스럽 게 자신의 눈앞에 생겨난 회색빛의 균열으로 인해 완전히 사라지게 되

었다.

거대하고 우람한 근육, 그에 걸 맞은 육중한 몽둥이를 든 외눈박이 의 존재가 요란한 굉음과 함께 걸 음을 옮기며 카리안과 주카로를 향 해 다가온다.

이어서 그가 물었다.

[내 군단들이 모두 죽었다는 말 이 사실인가?]

카리안을 향해 분노한 목소리로 되묻는 그의 정체는 또 다른 혼돈 제, 정복의 아리안투다.

지금 당장 폭발해도 이상하지 않 은 그의 분노를 직면한 카리안은

조금도 당황하지 않은 채, 접근해 오는 두 개의 기척을 향해 손가락 을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마침 그 원수가 제 발로 달려오 고 있네.]

하나뿐인 눈동자를 허공 너머로 내던진 아리안투가 아랫입술을 질 끈- 깨물며 등을 돌린다.

[네놈에게 패전에 대한 죄를 묻 는 것은, 저 녀석을 죽여 버린 이 후로 하지.]

아리안투가 전쟁에 참전을 선언 한 것이다.

이로서 카리안의 마음속에 작게

나마 깃들었던 불안감은 모두 사라 진다.

그리고 때마침이라는 듯, 빠른 속도로 접근해오던 서준과 카터의 모습이 그들의 머리 위로 번쩍하며 드러난다.

동시에, 수많은 혼돈왕, 영주들의 공격이 허공을 가득히 수놓았다.

서준은 전장에 도착하는 즉시 혼 돈의 골렘들을 소환하였고, 수많은 무구들을 펼쳐냈다.

‘혼돈 골렘들 하나하나는 영주 수준의 전투력을 가지고 있어.’

하지만 거기에 혼돈기로 만든 무 구들의 엄호가 더해진다면, 혼돈왕 들에게 대적할 수 있게 된다.

문제는 골렘들보다 주변에 존재 하는 혼돈왕들의 숫자가 더욱더 많 다는 것이었지만, 서준은 크게 걱 정하지 않았다.

‘어차피 골렘은 망가져도 다시 소환할 수 있어.’

그렇게 골렘들이 시간을 끌어주 고 있는 사이 카리안과 주카로, 두 혼돈제를 제거하여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낸다.

훌륭한 방법이라 할 수 있었다.

‘문제는 예상치 못했던 혼돈제가 나타났다는 건데……

다섯의 혼돈구를 가진 정복의 아 리안투의 등장은 분명 변수였다.

실제로 선공을 결정한 카터와 한서준도 이동하던 도중 갑작스럽게 나타난 아리안투의 기척에 잠시 공 격을 보류할까 고민을 했을 정도였 다.

허나 펼쳐진 광경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결국 두 사람이 내린 결 정은 계획대로 공격을 감행하는 것 이었다.

‘어차피 셋이나 되는 혼돈제가 동시에 철벽의 보루를 공격해오면 승산이 없어.’

요새에 남은 평화자 혼돈인들이 죽게 되어 균형이 깨진다면 전쟁은 패배한 것과 다를 바 없었다.

서준과 카터가 분전하여 승리를 거머쥔다 할지라도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된다는 것이다.

확정된 패배를 기다리느니 고된

길이라 할지라도 조금이라도 승산 이 있는 쪽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 한 판단이다.

그렇기에서준과 카터는 공격을 감행했고, 전투가 시작된 즉시 본 래 결정했던 것과 다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서준이 아리안투를 비롯한 혼돈 왕, 영주를 모두 상대한다.

그리고 카터 홀로 카리안과 주카 로를 감당한다.

회색빛 기운을 둘러 뻗어낸 아리 안투의 손짓에 강제로 찢어발겨 만 들어진 균열에서 쏟아져 나오는 군

세를 본 순간 결정한 것이었다.

계획과 다소 달라지게 되었지만, 제아무리 서준이라 할지라도 이런 상황에서 오기를 부릴 수 없었다.

‘이 혼돈제는 카터 님과 상성이 너무 좋지 않아.’

군단을 이끌고 다니며 예상치 못 한 변수, 어디서 쏟아질지 알 수 없는 공격들을 퍼부어대는 공격 방 식은 마법사인 카터에게 치명적이 다.

차라리 정해진 숫자의 적, 카리 안과 주카로 둘을 상당하는 것이 훨씬 더 편했다.

실제로도 이런 부담감이 없어서 인지 카터의 얼굴에는 여유가 가득 했다.

‘설마 혼자서 혼돈제 둘을 압도 해버릴 줄이야.’

사전에 준비를 끝마친 카터의 전 투 능력은 상상을 초월하고 있었다.

정복왕 이후로 뒤가 이렇게 든든 한 동료는 처음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전 투를 즐기거나 수련의 용도로 사용 할 생각은 없었다.

‘최대한 빠르게 끝낸다.’

서준의 대군전, 많은 숫자의 적 을 상대하는 능력은 분명 탁월하다.

문제는 아리안투가 쏟아내는 군 단은 그런 서준의 대군전을 조금 더 압도한단 것이었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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