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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391화 (391/517)

- 16권 24화

399화

확신이 생겼다.

하늘에서 떨어지고 있는 운석들 은 한서준이 불러낸 것이다.

그 사실을 인지한 순간, 다시 시 선을 돌려 운석이 낙하하고 있는 지역을 바라본 크로고는 입을 크게 벌리며 웃을 수밖에 없었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운석들에 밀 려오던 적군들이, 으스러지고 짓뭉 개지며 자취를 감춘다.

영멸해 버린 것이다.

놀랍게도 운석을 떨어뜨린 것이 공격의 전부가 아니었다.

[저, 저길 봐……!]

운석이라 생각했던 둥근 구체들 이 한자리에 모여 합쳐지며 팔과 다리, 머리를 만들어내며 골렘의 형태로 변한다.

뒤이어, 가까스로 낙하의 여파를 벗어난 혼돈인들마저도 단순한 운 석으로 오인하고 있었던 골렘들의 주먹질에 가루가 되어 사라진다.

자연스레 성벽 위에서는 환호성 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수호자께서 적들을 물리치고 계 신다!]

[이길 수 있다! 파멸자들은 골렘 을 쓰러뜨리지 못한다고!]

[와아아-!]

넘치는 기쁨의 환호성을 들은 크 로고는 정신을 다잡고서, 본인이 수정해줘야 될 일을 인지해냈다.

[저 골렘은 수호자께서 불러내신 것이 아니다!]

커다란 목소리에 모두가 시선을 돌려 그를 바라본다.

표정에는 의문이 가득했지만, 크

로고는 곧장 촉수를 길게 뻗어 하 늘 위를 가리키며 다시 한번 소리 쳤다.

[바로 인간 아니…….]

크로고는 내뱉던 말을 황급히 회 수하게 된다.

어째서인지, 영문을 알 수 없었지만 자신의 머릿속에 번뜩 떠오른 단어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구원자, 한서준 님이 우리를 돕 고 계신다!]

구원, 참으로 낯선 단어였지만, 생기가 돌며 힘이 넘쳐나기 시작한 다.

이토록 힘이 들어가 본 게 얼마 만이던가?

그 놀라움에 잠시 몸을 멈추었던 평화자 혼돈인들이 다시금 환호성 을 내질렀다.

[인간이라고?]

[근래 합류했다던 그 인간?]

[그 인간 아니, 그분께서 이렇게 대단한 분이었어?]

바깥 은하의 인간은 혼돈인의 입 장에서는 대다수가 증오하거나 아 예 관심 밖에 속해있었다.

때문에 적지 않은 시간 동안 함

께 생활을 했지만 별로 신경을 쓰 지 않았던 혼돈인이 대다수였다.

그저 카터의 지인 정도로만 이해 한 것이다.

[그러고 보니 구원자님은 혼돈의 시련을 통과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기도…….]

[과연!]

[한서준!]

[구원자께서 우리와 함께하신다 -!]

[우리는 승리할 것이다-!]

크로고의 마지막 외침에 다시 한

번 터져 나온 전율의 함성이 전장 을 넘어 하늘까지 닿았다.

의식을 집중하여 오그쟈의 도움 을 통해 익혔던 분신, 골렘들을 소 환해내는 서준의 귓가에 혼돈인들 의 환호성이 들려온다.

이런 행동에서준은 혼돈인이 겉 모습과 태생은 달랐지만 분명 인간

과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체감했다.

또한 갑작스레 침략을 당하는 입 장이었을 텐데도 불구하고 인간을 증오하지 않는 그 마음에 감사함을 느꼈다.

‘이러면 더 힘을 내서 싸울 수밖 에 없잖아.’

카터의 부탁 때문에 시작한 싸움 이었다.

허나 지금의 싸움은 단순히 카터 에게 도움을 주기 위함이 아니었다.

‘지키기 위한 싸움.’

서준의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익

숙한 싸움이다.

더군다나 혼돈인들이 생각하고 있는 구원이 지금 상황에서는 큰 도움이 되고 있었다.

‘본래 보유하고 있던 것보다 더 많은 골렘을 소환하고 부리려니 꽤 나 혼돈기의 소모가 빨랐는데…… 다시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어.’

신명을 회복함으로 인해 신으로 서의 존재감이 바깥 은하가 아닌 혼돈의 세계에서 부각된 덕분인지, 세 개뿐인 혼돈구를 모두 채우고도 더 많은 힘이 전신에 차오르고 있었다.

그 충만한 충족감이 전신을 울릴 정도의 쾌감으로 변환된 순간, 서준은 자신의 주변을 회전하고 있던 혼돈구의 숫자가 하나 더 늘어난 것을 인지하게 됐다.

‘ 넷?’

혼돈의 시련을 끝내고 나온 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혼돈구가 하 나 더 늘어났다.

고작 한 개 더 늘어난 것이었지만, 그로 인해 느껴지는 혼돈기의 상승 폭은 엄청났다.

‘지금까진 기껏해야 골렘들을 전 장에 투입시키는 게 전부였는

데……

이 정도면 혼자서 적의 군세를 모조리 다 정리해낼 수 있을 것 같 았다.

“내가 뭐 도와줄 건 없나? 골렘 의 주먹을 버티려는 놈들이 몇 보 이는데 힘들다면 요격해줄 수 있 네.”

생각에 잠긴 사이 옆에서 말을 걸어오는 카터를 본 서준이 고개를 내저었다.

“일단은 지켜보기만 해주세요.”

골렘으로 상대하기에는 조금 벅 찬 강자들이 몇 있긴 한 만큼 도움

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적어도 지 금은 아니었다.

바깥 은하가 아닌, 혼돈의 세계 에 신명을 알리면 훨씬 더 큰 힘을 얻을 수 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이상 가능하 다면 혼자 상황을 해결하는 게 현 명한 판단이었다.

그리 생각한서준의 화답에 카터 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러고 보니 뭔가 기운이 더 증 가한 느낌이 드는군, 짧은 사이 무 슨 일이 있었던 건가?”

“상당히 좋은 일이 있었어요. 덕

분에 싸움이 훨씬 편해질 것 같거 든요.”

때마침, 골렘을 부숴내고 철벽의 보루를 향해 걸어오려는 혼돈왕의 모습이 하나 보인다.

바깥 은하의 수준으로 치자면 주 신에 이른 존재답게, 골렘을 무찌 르고 나서도 큰 상처 없이 정정한 모습이었지만, 서준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

‘혼돈구가 네 개가 된 덕에, 골렘 들을 부리면서도 싸울 수 있게 됐 거든.’

가볍게 손가락을 튕겨, 혼돈기를

이용하여 허공에 검의 형상을 빚어 낸 서준의 입가로 미소가 지어졌다.

혼돈제, 주카로는 머지않아 자신 이 발산할 포악하면서도 난폭한 힘 의 대상자가 될 카터를 바라보며 음흉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수호자를 짓밟는 느낌은 어떤 기분일까?’

상상만으로 짜릿해지는 상황에 온몸에 전율이 올라온다.

카리안의 말대로 머지않았다.

그리 생각하며 전장을 달리는 정 복의 군단을 보던 주카로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진 것은 머지않아서 였다.

갑작스럽게 하늘에서 운석이 떨 어져 내렸다.

처음에는 주카로 또한 그 운석이 누가 부리고 있는 것인지 몰랐다.

혹시 정복의 군단이 가진 특수한 능력이 아닐까?

크로고가 했던 것과 비슷한 생각 을 하는 게 전부였다.

왜냐하면 운석의 형태를 취하고 있는 구체가 혼돈기로 이루어져 있 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기묘했다.

분명 겉으로 보기에는 혼돈기로 만든 운석인데, 기묘한 기분을 느 끼게 하는 불쾌한 기운도 섞여있었다.

[이상하군.]

저도 모르게 내뱉은 혼잣말이었지만, 머지않아 이러한 감정을 느 낀 이유를 알게 되었다.

운석이 떨어진 위치가 정복의 군 단의 머리 위였다.

뒤를 이은 결과는 충돌과 영멸.

운이 좋게 충돌의 여파를 피해낸 병사가 있다 할지라도 영멸을 피하 지는 못했다.

떨어진 운석들이 한자리에 모여 들며 골렘의 형태를 취하여 정복의 군단을 짓밟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 주카로 는 저도 모르게 자리를 박차고 일 어나며 소리를 내질렀다.

[말도 안 돼! 수호자가 저런 능 력을 여태껏 숨기고 있었다고?!]

경악스러운 상황이지만 동요를 보일 필요는 없었다.

정복의 군단에는 일반 병사 외에 도, 영주 혹은 혼돈왕급이라 불릴 만한 존재도 다수 섞여 있었다.

골렘들은 쓸데없이 크기만 거대 하여 실질적인 힘은 혼돈왕을 쓰러 트리기에는 무리가 많았다.

그러니 조금 더 지켜보다 보면 결국 카터가 힘이 빠져 골렘을 거 둘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때 밀고 나가면 된다.’

인해전술을 떠올린 주카로가 애 써 침착함을 유지하며 상황을 지켜

보던 중, 드디어 첫 혼돈왕이 골렘 을 부숴내고, 적진을 향해 달려가 며 괴성을 내질렀다.

[끝났군.]

주카로의 입가에 숨길 수 없는 미소가 흐르고 있던 순간이었다.

하늘 위에서부터 갑작스럽게, 수 백 자루의 칼들이 쇄도하며 적진을 향해 달려가고 있던 혼돈왕의 다리 를 단숨에 베어낸다.

이어서는 춤을 추듯이 움직이며 팔과 머리마저 순식간에 베어내 버 리기까지 했다.

주카로는 저도 모르게 긴 촉수로

자신의 는을 비벼볼 수밖에 없었다.

[지금 내가 뭘 본 거지?]

검이 혼자서 춤을 추듯 허공을 날아다니며 혼돈왕을 베어냈다.

이해할 수 없는 광경에 마치 꿈 이라도 꾸는 듯한 기분이었다.

골렘으로 전선을 형성하고, 그

너머로 넘어오는 강대한 적은 혼돈 기로 만들어낸 무구를 이기어검으로 다뤄내어 직접 베어 내버린다.

간단해 보이지만 확실한 효과를 가진 이 전략은 카리안과 주카로가 이 지겨운 싸움의 종지부를 자신들 의 승리로 찍어낼 수 있을 것이라 자랑했던 정복의 군단을 아주 손쉽 게 박살내 버렸다.

분노한 주카로는 이성을 잃고 심 복들, 그중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 에 꼽히는 실력자를 출전시켰지만 부질없는 발악에 불과했다.

‘혼돈의 무구로 감당할 수 없는 적이 나타난 건 변수긴 하다만

지금의 서준은 혼자가 아니었다.

원거리 요격, 파괴를 보이는 데 최강이라 볼 수 있는 카터라는 든 든한 동료가 있었다.

“도움 부탁드립니다.”

“……드디어 내가 나설 수가 있 게 됐나 보군.”

“저쪽에서 생각보다 강한 전력을 투입했거든요.”

“그렇지 않아도 구경만 하느라 따분했는데, 잘됐군.”

자신감 넘치는 표정을 지은 카터

는 거볍게 고개를 끄덕인다.

“확실하게 처리해내겠네.”

아무리 제법 강력한 혼돈왕이라 고 할지라도, 수호자인 카터는 혼 돈제들조차 버거워하는 강자였다.

때문에 주카로가 보낸 혼돈왕은 결국 카터의 마법을 막아내지 못하 고 허무하게 영멸해버렸다.

[크오오오-!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

분노에 이성을 잃은 주카로가 고 함을 내지르며 전장에 뛰어들려 했 지만, 때마침 모습을 드러낸 카리 안이 재빨리 그를 말린다.

[진정해라.]

[참을 수 없다. 아니, 참지 않을 거다!]

주카로가 앞길을 막아 선 카리안 을 향해 크게 주먹을 휘둘렀다.

몸을 비틀어 공격을 회피해내고, 손을 내뻗어 주카로의 어깨를 짓누 른 카리안의 몸에서 강렬한 혼돈기 가 아지랑이처럼 피어올랐다.

[지금 나가면 네가 원하는 싸움 을 벌이지 못할 거다, 주카로. 멍청 하게 죽음을 자초하지 마라.]

[으으으...하지만.....

어깨를 짓눌린 주카로는 카리안 의 차가운 목소리와 강렬한 기세에 짓눌려 조금씩 이성을 되찾아간다.

같은 혼돈제라고 칭해지고 있긴 했지만 둘의 관계는 수평이 아닌 수직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주카로의 혼돈구의 숫자는 셋인 반면 카리안 은 다섯에 달한다.

같은 혼돈제라고 일컬어지고 있 었지만 엄연한 격의 차이가 있다는 말이다.

[곧 기회를 만들어주겠다. 하지만 지금은 물러나야 할 때다.]

[……으으, 답답하다.]

한숨을 푹 내쉰 주카로의 기세가 줄어드는 걸 느낀 카리안의 날카로 운 시선이 골렘들의 어깨 너머 공 중에 떠 있는 서준을 향했다.

‘저 인간은 도대체 뭐지?’

겉모습은 누가 보아도 보잘 것 없는 바깥 은하의 인간이었다.

이 혼돈의 세계에 존재하는 이들 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는 그리 위 협적이라고 생각할 필요 없는 존재 였다.

그런데 어째서 혼돈구를 두르고 있단 말인가?

의문을 이어가던 와중, 문득 머 릿속으로 5년 전 혼돈의 시련장에 누군가가 들어갔다는 소식이 떠올 랐다.

‘……그게 설마 저 인간이었단 말인가?’

짧게 혀를 찬 카리안의 눈에 불 길이 타오른다.

‘감히 나의 오랜 숙원을 방해해?’

참을 수 없는 불만과 분노가 들 끓어 올랐지만 지금은 억눌러야 한 다.

카리안은 자신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 혼돈인답지 않은 냉철한 판

단력이라고 생각했다.

[두고 보도록 하지. 인간.]

그렇게 서준이 들었다면 코웃음 을 쳤을 말을 남긴 카리안은 주카 로를 데리고 전장에서 종적을 감추 었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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