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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387화 (387/517)

- 16권 20화

395화

[서준 님-]

구로그가 반가움이 잔뜩 담겨있 는 표정으로 황급히 뛰어온다.

“무사해서 다행이야, 구로그.”

허나 온전하다고는 볼 수 없었다.

“많이 작아졌네.”

허리춤까지는 왔었던 구로그가 작아진 형태로 눈앞에 나타났다.

이 작다는 것이 어린아이가 되었 다거나 하는 수준도 아니었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야구공만 한 형태가 되어 허공을 떠다닌다.

정확하게 한 손으로 쥘 수 있는 크기가 된 구로그는 마치 정령처럼 카터의 어깨에 앉아 서준을 향해 손을 혼들었다.

[혼돈기가 다 떨어져버렸어요, 원 래 다시 채워 넣기 전까지는 움직 이지 않는 게 좋은데, 자그마치 10 년 만에 뵙는 건데 인사는 하고 싶 어서 나왔어요!]

“10년?”

생각지도 못한 말에서준이 눈을 동그랗게 뜬다.

본인이 혼돈의 시련을 보낸 시간 이 그리 길단 말인가?

‘아니야.’

얼핏 계산해도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다.

머릿속이 복잡해져가던 찰나였지 만 다행히도 찾아온 의문은 빠르게 해결되었다.

[혼돈의 시련장은 시간의 흐름이 기이하게 흐른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근데 벌써 10년이라니……

체감상 기껏해야 1개월 정도밖에 안 됐던 시간인 만큼 서준은 큰 충 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모두 고생이 많았겠네요, 정말.”

진심 어린 서준의 말에 구로그가 연신 고개를 내젓는다.

[서준 님도 많이 고생하셨잖아요, 엄청나게 고된 시련들을 받으셨을 거잖아요.]

가만히 앉아서 상황을 지켜보고 만 있던 카터 또한 웃음을 흘린다.

“그래도 쉽지는 않았네, 자네가

고집을 부린 탓에 더 힘들어졌지.”

[하지만 무사히 시련을 극복하고 돌아와주셨잖아요. ]

“만약 돌아오지 못했다면 어떻게 든 쫓아가서 혼쭐을 내줄 생각이었 네.”

당시를 생각하는 것만으로 머리 가 아픈 것인지 카터가 손으로 이 마를 짚는다.

그 모습을 본 머쓱한 웃음을 홀 린 서준이 고개를 끄덕인다.

“죄송해요, 카터 님, 멋대로 고집 을 부려서요.”

“……이렇게 순순하게 받아들이

니 또 기분이 묘하군.”

“카터 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시 련을 받으러 들어가지 못했을 테니 까요.”

“그렇다면 이야기가 빠르겠군, 자네에게 확실하게 보답을 받을 걸 세.”

“얼마든지요, 저희가 이번 위기 를 무사히 넘기게 된다면 꼭 보답 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쉽사리 납득하고 받아들이는 서준의 모습에, 카터의 입가에 기분 좋은 미소가 흐른다.

“농담이었네, 자네가 무사히 돌

아와 이번 일에 동참을 해준 것만 으로도 충분히 보답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네.”

그렇게 말을 내뱉던 카터의 눈매 가 가늘어진다.

“그것보다 자네……

“왜 그러시죠?”

“얼마나 강해진 건지 말해줄 수 있나? 아까 대충 느끼긴 했지만 지 금 자네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정 확하게 알아둬야 전략을 짤 수 있 으니 말이야.”

노골적이라 말할 수 있는 카터의 질문에서준이 침음성을 흘린다.

“ O 으.”

— m .

곤란했다.

본래 무인이라면 자신의 힘을 온 전히 드러내서는 안 된다.

허나 카터는 든든한 아군이며, 큰 도움을 받은 만큼 힘을 숨길 이 유는 없었다.

하지만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저도 정확하게 알 수가 없네 요.”

엄청나게 강해진 것은 확실했지 만 한계가 어디인지는 알지 못했다.

지금 가진 힘을 시험해볼 수 있

는 강자와 맞붙어본 적이 없기 때 문이었다.

이럴 때는 보다 확실한 해결책이 있긴 했다.

“직접 확인해보는 수밖에 없겠 군.”

대련을 붙어보는 것뿐이다.

[카터 님 그건 조금 나중에 해도 되지 않을까요? 정말 오랜만에 찾 아온 휴식이기도 하고, 서준 님이 돌아오셨으니 가볍게 환영회라도 여는 게…….]

구로그의 말에 카터의 시선이 서준에게로 향한다.

“자네의 생각은 어떤가?”

이미 답은 정해져 있었다.

오히려 카터가 제안한 대련은 서준의 입장에서도 바라 마지않던 바 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의 나와 카 터 님이 어느 정도 차이가 나는지 궁금했거든.’

감히 수호자라 일컬어지는 존재 와 비견할 수 있을까?

이렇게 기대와 걱정이 뒤섞인 기 묘한 감정을 품은 상태로 온전히 축제를 즐길 수 있을 리가 만무했 다.

“우선 대련을 붙고 환영회를 하 고 싶네요.”

호승심 넘치는 서준의 모습에, 카터의 입가로 환한 미소가 떠올랐 다.

의문으로 인해 시작된 대련은, 철벽의 보루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이루어졌다.

혹여나 격해지는 둘의 싸움으로 인해 내부에 생길 피해를 염두에 두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바깥으로 걸어 나온 두 사람은 황량한 평야 한복판에서 승 부를 겨루게 되었고, 결과는 의외 로 상당히 빠르게 확인할 수 있었다.

“이만하도록 하지……!”

각자 기본기를 활용하며 빠른 속 도로 공방을 주고받던 중 카터가 다급한 안색이 되어서 소리친다.

“흐읍……

비슷한 심정을 느끼고 있던 서준

은 외침을 듣는 순간, 재빨리 공격 을 거두며 뒤로 물러났다.

허공에 떠올라 서로를 응시하고 있는 눈빛은 상반된다.

카터의 눈에 담긴 감정은, 입 바 깥으로 저도 모르게 흘러나올 정도 였다.

“대단하군, 대체 무슨 일을 겪은 거지? 당장 여기서 기본기 이상을 사용하기 시작한다면 서로 큰 상처 를 입을 것 같은 수준인데……

일정 수준 이상의 무위에 오른 고수들은 곧장 서로의 경지를 알 수 있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

니었다.

공방을 주고받는 순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정말 전력을 보여야 할 경우, 양 측 모두 완전히 성한 상태로 끝을 볼 수 없다.

당장 언제 어디서 파멸자들이 들 이닥칠지 모르는 상황에서 주요 전 력이라 할 수 있는 두 사람이 상처 를 입어서는 안 되는 만큼 힘을 끌 어낼 수는 없었다.

“아쉽네요.”

서준 또한 자신이 방금 느낀 감 정올 허심탄회하게 털어 놓는다.

방금 전, 주고받은 짧은 공방으로 알 수 있었던 것은 그저 서로가 만만치 않은 강자라는 것뿐이었다.

끝을 볼 때까지 달려 한계를 확 인하고, 더 이끌어내고 싶은데 상 황이 좋지 않아 힘을 이끌어낼 수 없었던 만큼 아쉬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혼돈의 시련이라…… 시간이 된 다면 나도 한 번 다녀와야겠군.”

“카터 님의 근간은 혼돈기가 아 니니 크게 의미가 없지 않을까요?”

혼돈기로 고리를 만들어내고, 중 심을 잡아내는 서준과 달리 카터는

마나라는 내공과 같은 성질이 중심 을 이루고 있다.

같은 시련을 받고 성장한다 할지 라도 효율이 다룰 수밖에 없었다.

이런 서준의 타당한 질문에도 카 터는 어깨를 으쓱하며 웃음을 흘리 고 있었다.

“당연히 자네만큼 성장할 수는 없겠지, 자네가 가진 성장 가능성 이 높기에 가능했던 일이었지만 고작 10년 만에 이 몸이 전력을 다하 지 않으면 위험하겠단 생각이 들게 할 정도면 들러볼 가치는 충분하 지.”

“그러면 시련을 받으러 가시기 전에, 저와 다시 싸워주실 수 있으 실까요?”

서준의 두 눈에 이글거리는 호승 심을 불태운 채 물었다.

마냥 이렇게 끝내기에는 역시나 참을 수 없던 탓이다.

카터 역시 호기심과 기대감이 가 득한 눈동자가 되어 고개를 끄덕이 며 화답했다.

“당연한 거 아니겠나, 오히려 내 가 요청하고 싶군.”

“약속하신 겁니다.”

“미리 밀하지만 그때는 정말 전 력을 다할 걸세.”

“바라던 바입니다.”

피식 웃은 두 사내가 상대의 빈 틈을 찾기 위해 쏘아 보내던 기운 을 빠른 속도로 갈무리해낸다.

그 속도가 별달리 차이나지 않 아, 카터는 다시 한번 전신에 소름 이 돋는 것을 느꼈다.

‘이 상태로 10년 정도 더 지나면 진짜 내가 따라잡힐지도 모르겠 군……

물론, 제대로 된 준비를 해놓고 싸웠다면 결과가 달라질 것이다.

허나 카터는 영겁에 가까운 시간 동안 혼돈을 다뤄왔던 존재라고 말 할 수 있었다.

반면 서준이 혼돈을 인식한 지는 이제 고작 10년도 되지 않았다.

어찌 그 성장이 두렵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한편으로는 걱정마저 들 정도였 다.

‘한서준은 너무 감정적인 사람이 다.’

폭발한 감정으로 인하여 저 큰 힘이 잘못 휘둘러지게 된다면 끔찍 한 재앙이 찾아올 것이다.

하지만 서준이 갖고 있는 신념은 믿을 수 있었다.

‘스스로의 힘에 취하여 해악을 끼치려 하지는 않을 거다.’

카터는 웃으며 고개를 주억인다.

“우선 돌아가도록 하지, 본래 목 표였던 자네의 수준이 어느 정도 인지 확실하게 알게 되었으니, 본 격적인 환영회를 즐기도록 하지.”

“좋죠.”

서로 다소 뜨거워진 마음과 몸을 억지로 식힌 두 사내가 철벽의 보 루로 되돌아가기 위해 몸을 틀었다.

회색빛으로 가득 찬 세계의 중 심.

마치 바깥 은하에서 볼 수 있는 왕좌와 같은 의자에 앉은 한 혼돈 인이 있었다.

그는 다른 혼돈인들과 달리 다소 특별한 모습이다.

당장 외형만 보더라도 바깥 은하

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간과 같은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혼돈인이라면 응당 가지고 있어 야 할 촉수들도 보이지 않았다.

물론, 완전히 인간과 똑같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얼굴 전체를 뒤덮을 정도로 시커 먼 심연의 눈동자가 자리 잡고 있었다.

신장 또한 인간들보다는 훨씬 더 거대한 4m나 되는 거대한 크기다.

물론, 혼돈인들 사이에서는 왜소 한 축이라 말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그 어떤 혼돈인도 그를

우습게 보지 못했다.

오히려, 검은 눈동자를 마주칠 때면 곧장 머리를 조아렸고, 몸은 사시나무처럼 벌벌 떨었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그 를 칭하는 호칭이 바로 ‘혼돈제’이 기 때문이었다.

바깥 은하의 숫자만큼이나 무수 히 많은 혼돈의 세계 전체에서도 정체를 드러낸 채로 활동하는 숫자 가 10명이 안 된다는 혼돈의 지배 자들 중에서 분노의 카리안이 바로 사내의 정체였기 때문이었다.

그런 카리안의 앞으로 그와 비슷

한 덩치를 가진 혼돈인이 검은 로 브를 깊게 눌러쓴 채로 유령처럼 스르륵 다가오며 말을 건네 온다.

[카리안.]

이름이 직접적으로 불렸지만 카 리안의 얼굴에 불편한 기색은 없었다.

애초에 혼돈제를 이렇게 부를 수 있는 건 같은 혼돈제에 오른 존재 뿐이다.

거대한 검은 눈동자로 상대의 존재를 인지한 카리안이 고개를 끄덕 였다.

[주카로.]

[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 거지?]

상대, 주카로가 미간을 찌푸린 채로 내뱉는 짜증 어린 말에도 카 리안은 여유로운 웃음을 짓는다.

[조급해할 것 없지 않은가? 우리 에겐 아주 많은 세월이 약속되어 있는데.]

[하지만 지겹고 지루하단 말이다, 계속 이렇게 소모전을 벌일 게 아 니라 우리가 직접 나서서 싸우는 건 어떤가?]

사실 주카로가 지금과 같은 이야 기를 한 적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과거, 혼돈제에 올랐헜지만 현재 의 주카로 또한 강력한 혼돈에 몸 을 맡긴 존재였다.

차오르는 욕망을 억제하는 것이 어찌 쉽겠는가?

때문에 주카로는 어떤 피해를 겪 더라도 전장에 직접 나가 싸우고 싶어 한다.

답답한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카리안은 이번에 도 늘상 내뱉던 말을 할 수밖에 없 었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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