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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382화 (382/517)

- 16권 15화

390화

총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짧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오그쟈 로부터 많은 정보와 원하던 목표를 이뤄 내는 데 성공한서준은 드디 어 다음, 7층으로 향하는 계단의 입구 앞에 섰다.

-벌써 떠나는 거냐?

등 뒤에서 오그쟈의 섭섭한 음색 이 들려온다.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많은 대

화를 주고받은 덕인지, 그간 서준 에게 꽤나 정이 든 모습이다.

이런 오그쟈의 언행에서준은 묘 한 기분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카로스도 특이하다 생각했었는 데……

혼돈인이란 자들이 애초부터 바 깥 은하의 존재에 대한 분노와 질 투가 강렬한 만큼 서로 간에 감정 적 격차를 절대로 좁힐 수 없을 거 라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다.

바깥 은하에 속한 존재도, 혼돈 인들과 친해질 수 있다.

‘당연히 쉬운 길은 아니겠지

만……

난폭하고 포악하기만 한 혼돈인 들이었지만 그들도 밝은 면이 존재 했다.

‘꼭 대립을 통한 해답을 찾을 필 요는 없을지도 모르겠네.’

시련을 통하여 얻은 것은 비단 능력적인 성장뿐만이 아니었다.

가지고 있던 편견을 버리며 정신 적인 성장마저 이룩한서준이 오그 쟈를 향해 말했다.

“가야 해.”

-조금 더 있을 수는 없을까?

오그쟈의 마음이 납득이 간다.

몇천 년, 어쩌면 몇만 년이라는 시간 동안 홀로 이 6층을 지켜왔을 만큼 함께 웃으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제대로 된 친구를 가져본 것 이 손에 꼽을 것이다.

홀로 남게 되면 찾아올 쓸쓸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허나 애석하게도 서준이 시련을 받으러 온 것은 빠르게 혼돈의 세 계를 벗어나기 위함이었다.

“미안해. 나를 걱정하면서 기다 리는 사람들이 있어서 말이야.”

-바깥 은하의 존재들인가?

오그쟈의 목소리에는 질투가 깃 들어 있었다.

“응. 그리고 오그쟈 네 친구이기 도 하지.”

-내 친구라고? 난 바깥 은하에 친구를 만들지 않았어.

“하지만 모두 내 동료이자 친구 이기도 해, 비록 서로 태생과 종족 은 다르지만 모두 감정을 느끼고 사고를 가지고 있으니까, 서로를 좋아하게 될 수 있을 거야.”

-으음…… 하지만 바깥 은하의 존재들과 친해져 본 적이 없다.

“나도 바깥 은하의 존재잖아.”

-그건 서준, 네가 특별하기 때문 이다.

“개인의 감정과 사고들을 가지고 있는 존재 중에 특별하지 않은 사 람은 없어, 그러니까 오그쟈 너도 내 친구들을 좋아할 수 있을 거야.”

-……. 혹시라도 만나게 된다면 노력은 해보도록 하지.

웃음을 흘린 서준이 하늘 위까지 머리가 솟아 있는 오그쟈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고마워. 이제 진짜 가볼게. 다음 에 또 보자.”

-또 보자. 친구.

거대한 손을 혼드는 오그쟈를 뒤 로 한 채 다음 층으로 향하는 서준 은 생각했다.

‘10층에 달하던 탑 중 절반 이상 을 정복했어.’

이제 남은 것은 넷.

아직 많은 층이 남았다고 볼 수 있었지만, 6층에서 엄청난 성장을 이룩한 덕인지 크게 부담되지 않는 다.

오히려 자신감이 넘치는 상황이 다.

‘전부 극복해낼 수 있어.’

서준의 시련이 끝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1년이 넘는 시간은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리벨리온 연합은 고대의 존재들을 몰아내며, 내우주를 빠른 속도 로 안정시켜냈다.

심지어 혼란을 틈타 각자의 세력

을 꾸리고 야망을 품고 있던 잔당 들마저 처치해내고 있었다.

세간에서는 이런 행보들을 보며 과연 리벨리온 연합군이라 칭찬을 했지만, 실질적인 공을 따지자면 정복왕의 도움이 가장 컸다.

그녀는 서준이 갑작스레 사라진 순간부터, 그 누구와도 비견되지 않을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 다.

정확히 말하자면, 성장을 하는 것이 아닌 마치 본래의 힘을 되찾 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이런 가파른 성장세 때문인지 고

대의 존재들은 괜한 욕심을 부리지 못하고 퇴각을 선택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서준이 바랬던 대로 어떠한 존재라도 쉽사리 넘볼 수 없는 안정적인 평화가 찾아오고 있 는 수준이었다.

이렇게 평화가 찾아오게 되자 자 연스레 리벨리온 연합군은 서준의 수색 작전을 시작했다.

하지만 많은 인원이 투입되었음 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정확히는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는 표현이 옳았다.

자칫하여 혼돈의 세계와 연결이 되어버린다면 은하계 전체를 위험 에 빠트릴 수도 있다는 정복왕의 탓이었다.

괜히 섣불리 찾으려다가 돌아올 곳조차 남기지 못하게 할 수는 없 었다.

실제로 연합에 소속된 신격들도 혼돈에 대한 위험성을 누구보다 깊 게 체감하고 있기에 굳이 무리수를 두지는 않았다.

때문에 연합군은 천천히, 서로의 지식을 공유하며 조금씩 혼돈으로 향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

고 있었다.

문제는 아무래도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보니 연구에 대한 진전 이 다소 느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었다.

이때쯤 리벨리온 연합군의 임시 의장직을 맡게 된 서연은 정복왕을 향해 상담을 요청했다.

“이런 식으로는 백 년이 지나도 혼돈의 세계로 향하는 길을 열 수 가 없어요.”

테이블 너머, 침묵을 지키고 있 는 정복왕이 눈을 가늘게 뜬 채로

서연을 바라본다.

간절함이 가득한 눈빛.

지금 서연에게는 빨리 오빠를 찾 아내고 싶다는 열망이 가득했다.

“……심정은 이해하지만, 지금은 안 돼.”

고개를 내젓는데 정복왕의 모습 에서연의 미간이 찌푸려진다.

벌써 1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처음 수색을 시작할 때부터 중간 중간 혼돈의 세계에 대한 실마리를 찾으려 할 때와 현재까지.

“말씀하신 대로 모두 따랐고 그

동안 수없이 많은 사투와 수련을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습니다, 그런데 대체 언제까지 안 된다고만 하 실 건가요……

정복왕을 향해 언성을 높이려 하 던 서연의 전신에 갑작스럽게 소름 이 오소소 돋아났다.

쾅-!

그 순간 갑작스레 정복왕이 휘두 른 회색빛 기운에 거세게 맞은 서 연의 몸이 허공을 날았다.

불행 중 다행히도 본능적으로 펼 친 방어막으로 치명상을 막은 서연

은 곧장 벽면에 처박히며 피를 쏟 아냈다.

“커헙—!”

서연의 눈은 지진이라도 난 것처 럼 거세게 흔들리고 있었다.

비단 육체적인 충격에 대한 당황 스러움뿐만이 아니었다.

‘인지조차 하지 못했다니.’

사도로 임명받은 후 거쳐 온 사 투로 인하여 서연 또한 주신의 자 리에 올랐다.

정복왕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성장세를 보였다고 말할 수 있기에 충분히 강해졌다 생각했고 자신감

에 차 있었다.

그렇기에 정복왕에게 언성을 높 일 수 있던 것이다.

허나 오만이었다.

‘상상했던 것 이상이야.’

같은 주신이라 생각했거늘, 거리 가 너무나도 아득히 멀었다.

실제로도 단 일격에 내상까지 입 어 버렸다.

하지만 서연도 더 이상 물러날 생각이 없었다.

‘오늘은 반드시 대답을 들어야 해.’

부모님들이 최대한 내색을 하지 않고 있었지만, 가족인 서연이 진 심을 모를 리가 없었다.

간신히 되돌아왔던 자식이 또다 시 행방불명이 되었다.

심지어 본인의 능력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이 없기에 손을 놓고만 있 어야 하는 상황이다.

마음이 타들어 가다 못해 새까맣 게 변해버렸을 것이다.

스스로의 마음을 다잡은 서연은 재빨리 내상을 수습하고서 몸을 벌 떡 일으키며 자세를 다잡는다.

경계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정복

왕을 바라보고 있는 서연의 주변에 는 회색빛 촉수들이 일렁이기 시작 한다.

스스로가 빚어낸 공허의 힘.

언제 이어질지 모르는 정복왕의 공격을 생각하자면 서연의 입장에서는 최대한의 방비라고 해도 과언 이 아니었다.

그 경계심 넘치는 모습 속에서도 정복왕의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다.

“이런 약한 공격도 제대로 막아 내지 못한다면 결과는 뻔해.”

고개를 내젓고 있는 정복왕의 모 습을 보고 있자니 서연의 속이 부

글부글 끓었다.

가장 화가 나는 것은 반박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방금 전 내가 맞은 공격……

딱히 전력을 다해 휘두른 것이 아니었다.

그저 본보기를 보여주고 겁을 주 기 위해 펼친 공격이었다.

한데 그런 공격도 막아내지 못하여 치명상에 이를 뻔했다.

“혼돈의 세계는 네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위험한 곳이야.”

정복왕의 강한 경고를 듣고도 두

렵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손을 놓 고 있어야 하는 무기력함을 느끼고 싶지는 않아요.”

결의에 찬 서연의 말에도 정복왕 은 별다른 감정의 동요를 하나도 느끼지 않는다.

마치 이런 서연의 고집스러운 태 도를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담담히 받아들이고 있었다.

‘대체 뭐지?’

생명체들에게 정해진 운명 따위 는 없다.

미래를 예지하는 것 또한 불가능

하다.

그런데 어째서 정복왕은 마치 모 든 것을 예상했다는 듯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가?

여러모로 생각해도 기묘한 기분 이다.

“물론,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 니야.”

“감내해 낼 수 있어요.”

“섣부르게 대답하지 말고 일단 이야기를 듣고 결정해.”

정복왕이 손가락을 튕기자 한차 례 소란으로 파손되었던 공간이 단 숨에 본래의 형상을 갖춘다.

“맙소사……

이를 본 서연은 감탄을 감추지 못했다.

없던 물건의 형체를 통해 만드는 것이라면 주신에 오른 존재라면 못 하는 이가 없었다.

하지만 부서지기 전 본래의 형태 로 되돌려 놓는 것은 완전히 다른 영역이다.

‘시간을 다룰 수 있다는 거야?’

서연이 감탄을 금치 못하고 있는 사이, 어느새 의자에 앉은 정복왕 은 담담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지금의 상태로 혼돈의 세계로 가는 건 불가능해, 정확히 말하자 면 가봤자 개죽음을 당하겠지.”

스스로의 부족함에 말아 쥔 주먹 이 떨린다.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 같았지만 억눌러내야 한다.

결국 서연은 고개를 주억일 수밖 에 없었다.

그 모습을 확인한 정복왕은 여전 히 무덤덤한 표정으로 서연의 눈동 자를 마주한 채로 말했다.

“그러니까 방금 전 공격은 일종 의 최소한의 테스트라고 생각하면

편할 거야, 그 정도 공격도 받아내 지 못하면서 혼돈의 세계로 가는 것은 미친 짓이거든.”

거짓말은 아니다.

실제로도 말을 내뱉고 있는 정복 왕의 눈동자에는 한 치의 혼들림도 없었다.

애초에 의심할 수도 없었다.

‘아득한 격차였어.’

그런 정복왕의 눈썰미가 틀렸을 리 없었다.

이어서 고개를 주억이고 있는 서 연이 입을 열었다.

“그러면 제가 어떻게 해야 하 죠?”

“어떻게 해야 한다라……

이 또한 마치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턱을 쓰다듬으며 담담히 고개를 끄덕인 정복왕이 말한다.

“간단해, 강해져야지.”

강자존, 약자멸 그것이 포악하고 난폭한 혼돈의 세계의 기본 규칙이 었다.

머리로는 이해할 수 있었지만 받 아들일 수는 없었다.

“시간이 그리 많지가 않아요.”

신격에 오른 자신은 괜찮을 것이 다.

허나 필멸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 한 부모님들의 시간은 한정적이다.

무표정했던 지금까지와 달리 부 드러운 미소를 지은 정복왕이 말한 다.

“걱정할 거 없어, 내가 있잖아.”

실질적인 가족을 이루어 본 적은 없었다.

허나 가족과 같은 존재가 한때 정복왕을 지탱해주었던 적이 있었다.

만약 그 존재가 없었다면 정복왕 은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없었을 까?

정복왕은 장담할 수 있었다.

‘홀로 남겨졌을 때, 무기력하게 죽고 말았겠지.’

다시 한번 그 사람을 보고 싶다 는 일념 하나에 살아남았다.

도울 것이다.

정복왕은 이미 마음속으로 어느 정도 결론을 내린 채였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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