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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372화 (372/517)

- 16권 5화

380화

“무슨 일인가?!”

의식을 집중하여 서준에게 혼돈 의 운용 방식을 일러주던 카터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저도 고리를 만들어내면 되잖아 요.”

“자세히 설명해줄 수 있겠나 ……?”

당연하지만, 여태껏 쌓아올렸던 것들을 포기한다는 선택을 내렸을

리가 없다.

분명 무언가 다른 방법이 떠올랐 다는 것이었다.

“혼돈의 힘으로 고리를 만들어내 면 되는 거잖아요.”

“고리를 혼돈의 힘으로 만들겠다 고? 죽고 싶은 건가?”

무릇, 그릇에는 한계가 존재하는 법이다.

주신에 오를 정도로 강인한 육체 라도 이 법칙에서는 벗어날 수 없 었다.

그런데 서준은 이미 기운이 가득 차있는 육신에 새로운 힘을 받아들

여 내겠다고 말하고 있었다.

심지어 받아들일 힘은 가장 포악 한 힘인 혼돈이었다.

폭주하는 힘을 견디지 못한 육신 이 붕괴하게 될 것이었다.

“실제로 고리를 만들겠다는 건 아니에요, 임시적으로 만드는 거 죠.”

«..2”

서준의 영문 모를 말에 카터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간단하게 설명해 드리자면 제가 품고 있는 혼돈의 힘, 그러니까 혼 돈기를 심장의 형태로 끌어올려낸

후에 고리의 형태로 계속 회전시키 는 거예요.”

“괜찮은 이론이긴 한데 위험할 수 있네.”

혼돈기로 빚어낸 고리가 타고 들 어오는 무결의 힘을 적으로 인지하 고 충돌할 수 있었다.

일전에 실험을 하던 때와는 차원 이 다른 문제였다.

다른 곳에서 충돌하는 것도 아 닌, 생명의 근원지라 할 수 있는 심장에서 부딪히는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실패할 경우 적지 않은 내상을 입게 될 것이다.

허나 그렇기에 지금 도전해봐야 만 했다.

‘지금이 아니라면 기회가 없을 거야.’

혼돈의 세계에 홀로 있는 것이었 다면 위험해서 시도조차 하지 못했 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옆에는 카터라는 든 든한 보호막이 있지 않은가?

‘해 보자.’

대신 고리를 만들어내는 과정 중 조금이라도 회복이 더뎌진다거나,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내리면 곧장 물러선다.

결단을 내린 서준은 눈을 감고 의식을 집중한다.

순식간에 단전에 모여 있던 혼돈 의 힘, 혼돈기를 심장으로 끌어올 린다.

여기까지는 어려울 것이 없었다.

이미 혼돈기를 다뤄왔던 만큼 당 연한 일이었다.

뒤로 이어지는 것은 혼돈기를 회 전시키며 고.리의 형태를 만들어내 고, 고정시키고 무한히 회전시키는 것.

‘ 될까?’

의문에 대한 답은 머지않아 풀렸 다.

심장 한편에서 회전하고 있는 혼 돈의 고리를 통하여 무결기를 방출 해낸다.

손바닥 위에 피어난 찬란한 금빛 기운의 구체, 그 중심지에서 스산 한 회색빛이 발산하는 걸 확인한서준은 카터를 바라본다.

이어서 카터의 입가에는 헛웃음 이 흘러나온다.

“허허……. 가능은 할 거라 생각 했는데 설마 한 번에 성공을 해낼 줄은 몰랐군.”

“카터 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힘 들었을 거예요.”

빈말이 아니었다.

혼돈의 힘을 다루는 원리와 방식 을 알지 못했다면 엄두조차 내지 못했을 것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이런 방 식 자체를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닐세, 애초에 이런 방식을 생 각한다고 해서 쉽게 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네, 자네가 특별한 것이 지.”

“아니에요, 저도 방식만 익혔을 뿐이에요, 아직 한참이나 부족하

죠..

스스로를 낮추는 것이 아니었다.

본래 서준이 상상하던 것, 카터 가 혼돈의 힘을 다뤘던 방식에서 핵심, 중심올 이루는 것은 회색빛 기운, 혼돈기였다.

허나 방금 전 서준이 생성해낸 구체의 중심점이 되는 것은 무결의 힘이었다.

애초에서준이 형성해낸 고리가 서클이라 불리는 마나가 아닌 혼돈 기로 빚어졌기에 생기게 된 역전의 현상이었다.

“원래 혼돈에 규칙은 존재하지

않네, 자네가 내디딘 걸음이 곧 길 이 되는 걸세.”

카터의 격려에도 서준의 입가에 씁쓸한 미소가 흘렀다.

“하지만 이것 말고도 메꿔야 할 부분들이 수도 없이 많죠.”

우선 첫 번째로는 지속 시간이 극히 짧았다.

방금 전 손바닥 위에 피어났던 구체는 빠른 속도를 자취를 감춰간 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실용성이 없 다는 점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심장에 혼돈기

를 고리의 형태로 유지하는 작업 자체만으로도 그리 녹록치 않았다.

혼돈기는 포악한 힘인 만큼 계속 해서 제멋대로 날뛰려 하고 있었다.

‘완벽하게 제어해내야 해.’

다른 부위였다면 모를까, 생명의 근원지라 할 수 있는 심장에서 이 루어지고 있는 만큼 일말의 빈틈도 존재해서는 안 되었다.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만큼 당장 가만히 서있는 상황이었음에 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준비 시간 이 필요했다.

만약에 치열한 접전올 벌이고 있

는 도중이었다면?

고리를 만들어 낼 엄두조차 내지 못했을 것이다.

“조급해할 필요 없네, 부족한 부 분은 지금부터 채워나가면 될 테 니.”

지속 시간이 짧은 것은 계속해서 혼돈기를 모아내면 된다.

그리고 두 번째 문제인 실용성은 수련을 통해 메꿔나갈 수 있었다.

‘모두 시간과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야.’

비단 당장의 성장뿐만이 아니었다.

혼돈의 고리를 완벽히 통제하고 유지할 수 있다면 파괴, 공허와 같 이 다뤄낼 수 있는 고대의 힘들을 담아낼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혼돈의 고리가 파괴나 공 허의 힘을 묶어낼 정도로 튼튼해진 다면……

상상조차 가지 않는 위력에서준 의 입가에 미소가 피어난다.

물론,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해내야만 해.’

그 길의 끝에서준이 찾는 자신 만의 무극(武極)의 경지가 있다는 직감이 강렬하게 찾아온다.

의지를 불태우는 서준을 보며 미 소를 지은 카터가 물어왔다.

“생각보다 빠르지만, 본격적으로 수련을 시작하겠나?”

서준은 대답 대신 환한 미소를 보이며 고개를 주억였다.

일단 지금처럼 나약한 혼돈의 고 리가 버티기 힘들 것 같은 공허와

파괴의 힘은 봉인한다.

혼돈의 고리의 능력에 대한 검증 을 마친 둘은 이제 서준이 전투 중 에도 확실하게 유지하고, 통제할 수 있도록 실전과 같은 대련을 시 작했다.

“전력으로 하게, 나는 자네가 생 각한 것보다 엄청나게 강하니까 말 이야.”

카터는 당당하게 선언했고, 서준 또한 처음부터 적당히 할 생각이 없었기에 그야말로 전력을 쏟아냈 다.

하지만 빠르게 판별이 났다.

“미안하네, 이런 식의 대련이 오 랜만이라 힘 조절이 안 되어 버렸 네.”

카터가 쏘아낸 혼돈의 마법들에 포격당하고, 한참 동안이나 의식을 잃어버렸던 서준이 뺨을 두드리는 감각과 함께 들려오는 말소리에 정 신을 차린다.

스스로의 부족함을 느낀 서준은 정신을 다잡아낸 후, 자리에서 벌 떡 일어나 다시 한번 도전장을 내 밀었다.

그러나 결과는 애석할 정도로 좋 지 못했다.

똑같은 상황이 계속해서 벌어졌 다.

‘내 공격이 전혀 닿지를 않아.’

마치 움직임이 모두 읽히고 있는 것 같았다.

그 기묘한 기분에서준이 질문을 던졌다.

“혹시 제 움직임에 어떤 습관 같 은 게 있나요?”

“그럴 리가. 매번 방식을 바꾸고 있는 거 아닌가?”

정답이다.

비록 서준이 무극의 경지에 도달

하지는 못했다고는 하나, 나름대로 높은 무를 쌓아낸 상태다.

“그런데 어떻게 다 피하시는 거 죠?”

“전부 보인다네.”

“……그 말씀은 제가 느리다는 건가요.”

“정답이네.”

담담한 표정을 대답하는 카터의 모습에서준의 입가에 헛웃음이 흐 른다.

“잊지 말게, 자네는 지금 신격을 잃은 상태야, 그간 사용해왔던 힘 들 대다수가 봉인된 상태라는 거지,

그런데 수천 년간 혼돈의 세계에서 살아온 나에게 대적할 수 있을 리 가 없지 않은가?”

자존심이 상하지 않는다면 거짓 말이다.

하지만 기이하게도 기분이 좋기 도 했다.

이런 강자와의 대련을 계속해서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계속해서 싸워나가다 보면 길이 보일 것이고 깨달음을 얻고 성장해 나갈 것이며, 종국에는 눈앞의 카 터를 넘어설 것이다.

그 승리의 순간올 위해서라도 확

실하게 확인해둬야 할 부분이 있었다.

“혹시 지금 저랑 대련할 때 어느 정도의 전력을 쓰고 계신 거죠?”

“절반 정도를 쓰고 있네.”

대화를 이어나갈수록 충격적인 말들에서준의 머릿속에는 계속해 서 새로운 질문들이 떠오른다.

“……혹시 해서 묻는 말인데 카 터 님과 같은 강자가 더 있나요?”

“우선은 우리가 처치해야 하는 혼돈제 정도가 있겠지.”

“끝인가요?”

“질문이 나와 같은 강자라면 더 떠오르는 존재는 없네, 하지만 나 보다 강한 자들은 존재하네. 우선 당장 떠오르는 것으로는…… 얼굴 이 없는 자 정도가 있겠군.”

“얼굴이 없는 자? 상당히 강한가 보네요.”

“……목숨은 간신히 부지할 수 있었지.”

피식 웃은 카터가 고개를 내저었다.

“하지만 천 년도 더 된 일이라 지금 다시 싸우게 된다면 그때처럼 쉽게 패배하지는 않을 걸세. 뭐 놈

도 감춰둔 수가 더 있긴 할 테지만 당장으로서는 확신이 없군, 우선 당장 자네가 걱정할 거는 아닐세.”

“흠……:

정말 이 우주는 넓고, 방대하면 서도 상상 이상의 강자들이 많다는 현실을 체감하고 있을 무렵이었다.

수련장 내부에 붉은 경고등이 번 쩍이기 시작했다.

“이건......?”

“주변에 파멸자 혼돈인들이 접근 하고 있네, 어떻게 하겠나? 피곤하 다면 요격으로 처리할 수 있네.”

질문을 던진 카터가 허공에 지팡

이를 들어 올린 채로 휘두르려던 순간이었다.

서준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마침 워밍업도 끝냈으니 실전 수련하기 딱 좋은 상황이잖아요.”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에 카터가 미소를 지은 채로 서준을 바라본다.

“혹시 도움이 필요한 건 없겠 나?”

“괜찮습니다.”

“그래도 혹시 죽을 것 같으면 소 리를 내지르게, 곧장 도와주러 갈 테니 말이야.”

“저희 고향 말 중에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쓸 필요가 없다는 말 이 있죠, 조무래기들 정도는 저 혼 자서도 충분해요.”

당당하게 말하며 몸을 일으킨 서준은 기운을 느끼고는 눈을 동그랗 게 떴다.

“단순한 조무래기라고 보기에는 상대 중에 혼돈왕이 있군.”

혼돈왕이라면 일반적인 주신과 비슷한 격을 갖추고 있는 강자였다.

정상적인 서준의 상태라면 어려 움 없이 처치할 수 있었겠지만, 현 재는 많은 격을 잃어버린 상태였다.

심지어 새로이 갈고닦은 능력까 지 실전에 시험을 해봐야 하는 상 황이었다.

절대 쉽다고는 볼 수 없는 상황 이었다.

“혼돈왕은 내가 처리……

카터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려 했지만 서준이 손을 내뻗으며 만류 했다.

“정말 괜찮습니다.”

말을 끝맺은 서준은 곧장 걸음을 옮기며 수련장을 벗어난다.

순식간에 사라진 서준의 모습에

카터가 턱에 손을 괸 채로 고민에 빠진다.

“ 흐음......

-혼돈왕은 엄청 강해요, 카터 님 이 도와주셔야 해요!

수련을 지켜보고 있던 구로그가 다급하게 다가오며 걱정을 토해낸 다.

“괜찮을 걸세.”

하지만 생각을 끝마친 카터의 얼굴에는 조금의 걱정도 존재하지 않 았다.

자신감 넘치는 카터의 말에도 구 로그는 떨리는 시선을 감추지 못하

고 있었다.

-말도 안 돼요! 일개 영주가 아 니라 자그마치 혼돈왕이잖아요!

“친구여, 걱정하지 말게, 한서준 이 가진 재능은 그간 내가 마주해 봤던 존재 중에도 단연 최고라고 자부할 수 있으니까 말이야.”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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